내년 4·10총선을 200여일 앞둔 시기에 국민의힘이 시대전환과 합당을 추진하고 문재인 때 고위 공무원을 영입키로 했다. 총선을 앞둔 빅텐트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에게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가자’고 영입을 제안했다”며 “조 대표가 합당을 선언한 후 국민의힘이 시대전환을 흡수 합당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장은 “조광한 전 경기 남양주시장도 더불어민주당 출신 탈당자 등 2000명과 함께 들어올 것”이라며 “내일(20일) 국회에서 입당식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입당식 참석 대상은 조 대표 등 6명이라고 한다.
조정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열흘 전쯤 국민의힘 지도부로부터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연대체를 만들려고 한다. 시대전환이 합류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합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어 그는 “그간 시대전환 지도부와 치열한 논의를 거쳤고 어느 정도 결론을 냈다”며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고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0년 2월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시대전환을 창당한 조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제명 형식으로 탈당한 후 시대전환에 복귀했다.
진보 진영에서 의정을 시작했지만 2019년 조국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에 비판적 자세를 견지했다. 최근엔 야당이 추진한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하는 등 국민의힘과 보조를 맞췄다. 조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광한 전 경기 남양주시장.
조광한 전 시장은 진보 정당에서 30년 넘게 당원 생활을 하다 지난해 탈당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소속으로 남양주시장에 당선됐는데, 임기 중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과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계곡 정비 치적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한 게 탈당의 계기가 됐다.
지난 대선 때도 이재명 (민주당)을 비판하다 당 주류인 친명계의 비판을 받았다.
조 전 시장은 19일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이재명이 있는 민주당과는 도저히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느껴 지난해 탈당했다”며 “이젠 국민의힘 쪽에 서서 이재명의 포퓰리즘 정치와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의 단식에 대해서도 “아무런 명분도 없는 방탄 단식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때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사장도 입당한다.
김 전 사장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맞다”면서도 “입당 계기 등은 입당식에 말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때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과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을 지낸 고기철 전 청장도 영입 인사에 포함됐다.
청년 인재로는 KBS 공채 개그맨인 김영민(42)씨가 포함됐다.
1981년 전북 남원 출생인 김씨는 KBS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하다 2020년부터 보수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 풍자를 주로 하는 그의 채널 ‘내시 십분’은 구독자가 43만명이 넘는다.
경제 전문가로는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지낸 박영춘 전 부사장이 참석한다.
개그맨 김영민씨가 운용하는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 사진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입당식은 김기현 대표가 추진해온 빅텐트 구축의 일환”이라며 “총선 승리의 필수 요소인 외연 확장을 위해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두루 입당시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