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내용은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소개된 글을 옮겨와서 소개하는 내용이며
환우님의 빠른 쾌유를 응원 드립니다,
제 아내는요...쿨 해요 (1)
우선..열띠미살자님의 아내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부디 좋은곳에서 더이상 아프지 않게 지내셨음 합니다.열띠미살자님도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제 아내는요..
어찌보면 굉장히 쿨 합니다
제가 아는 시한부(?) 암환자 중에 제일 쿨 할겁니다
제 아내는..
뇌종양 환자입니다
교모세포종이라는 신경교종 암 환자 입니다
( 교모세포종= 간단히 말하자면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하게 걸리지만,.가장 독하다는 종양)
평균 수명이 길어봤자 14개월 이라는데 대개는 1년 내외라고 생각 하면 됩니다
왜이리 평균 수명이 짧냐 하면..재발율이 100%라 그렇습니다.
5년이상 생존율은 8%라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더 밑이라고도 들었습니다.
뚜렷한 치료방법도 없구요.
처음 뇌종양 판정 받고..
아내는 그날로 판정받은 지방 대학병원에서 바로 수술받겠다고 했습니다
다른분들처럼 이곳저곳 병원 알아보고.,.
그런거 안했습니다
이유는? 집이랑 가까워서 입니다(서태웅 인줄..)
저보고 아침 저녁으로 집에가서 강아지들 밥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뇌종양 판정 받고 다음날 저희는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아내는 강력히 싫다 했지만..제가 고집을 좀 부렸습니다.10년 연애 했는데..
제 아내 처럼 멋있는 여자는 못봤거든요..ㅎㅎ
(지금까지 이선택은 제인생의 선택중 가장 잘한 일인듯 합니다)
암튼 수술받았는데...
정말 거짓말 처럼 후유증 하나 없었습니다.
종양이 5cm를 넘어서 꽤큰편이었는데...
운동신경이랑 붙어 버려 수술후 왼쪽 편마비는 무조건 올거다..치매증상도 각오해라.,.라고
의사쌤이 저에게 말했으나...
수술후 중환자실로 옮기며 쿨하게 왼쪽손을 들어버리고...
장모님 목소리에 마취도 안깨고 엄마? 라고 말하는 기적을 보이더군요
그때..전 저여자 멋있다....
또 반했습니다
수술 다음날..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고는...
저에게 처음 한 그 한마디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회사에 세금계산서 제출해야돼..
pc 할수 있는곳 수배해봐..“
다행이 병원에 유료 pc가 있어 미션을 수행할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주변에 하면 안믿습니다. 근데 진짜입니다
뚜껑(저희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열고 수술 하고 다음날 세금 계산했다니까요?
진짜로!!
수술후 10일 정도 되었을때 종양 조직검사가 나왔습니다
저혼자 교수님께 갔었죠..교모세포종이라 말씀하시며..(위의 설명 참조)
아직 젊으니 포기 말라고..최대한 2년을 목표로 살아보자셨습니다
전 아내에게 처음엔 거짓말 했습니다
근데..보험회사 제출용 진단서에..
떡 하니 교모세포종이라 한글로 적혔더라구요.
(그전에 다른 서류에 영어로 적혔길래..진단서에도 그럴줄 알았음.)
그걸 보고 아내는...
"에이씨 교모세포종이네!!!
이럴줄 알았다..
어설프게 거짓말 하지마라 알았나?" 라고 말하며 씨익 웃더군요
"교모세포종이 먼지 아나?"
"내가 조직검사 기다리면서 뇌종양 공부도 안할줄 알았나? 공부 다했다"
"미안..
근데 내입으로 말 못하겠더라.."
"됐다..
니잘못이가?
얼마나 산다던데?"
"일단....2년을 목표로..."
"알았다"
정말 대화는 저게 끝입니다.
울지도 않더라구요 (저 없을때 울긴 했겠지만..)
한번씩 제가 물어봅니다. 억울하지 않냐고..
그럼 아내는..
" 억울하기도 하지..
내한테 왜이러나..싶고..
근데 우짜노?
이미 병 걸린거..걍 인정해야지."
또 가끔 이런말도 하긴 합니다
" 내가 그동안 머땜에 그리 아둥바둥 살았는지 모르겠다.
이래 될꺼...
걍 좀더 즐길껄.."
저희 부부는 뇌종양으로 인생을 배워 갑니다
전 팔자에 없을줄 알았던 공장생활이란걸 몇년째 하며 노동의 드러움(?)을 좀더 배웠고..
(절대 비하가 아닙니다..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의 드러움을 말하는 겁니다)
오늘 하루 웃으며 지내는게 얼마나 소중한건지를 배웠고..
제 아내가..얼마나 멋지고..
사랑스럽고 좋은 여자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요즘 아내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합니다
지나가다 X이소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을 보며..
이래서 대구가 발전이 없고 안되는 거라며 분노 하고..
옛날에 산 제 일본 게임기를 보고 저한테 매국노라..
호통을 치며..
본인이 즐겨 먹던 음료가 X데 꺼라고 안마신다고 혼자 대국민 약속도 합니다
작년에 산책중 쓰러져...
지나가던 정말 감사한분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 후 혼자서는 절대 바깥 출입을 안하는 아내는..
제가 쉬는날이 유일한 외출날 인데도..
저 피곤하다며 나가자는 소리도 안하고..
돈 한푼 더벌겠다고 특근하겠다 하면...
그냥 아껴쓰면 되니 하지마라 화도 내며....
제가 어쩌다 화를 내면 받아치지 않고 일단 참아주는 현명함도 있으니..
전 참.. 행복한거 같습니다
한번씩 약때문에 튀어나온 배를 탕탕 두들기며..
"아..이거 우짜지?" 혼자 고민하는 모습조차 사랑스럽습니다
자랑 하고 싶은것도 많고..
에피소드들도 많으나.. 글재주가 없고..
워낙 즉흥적으로 적어본 글이니 두서 없어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나름 재밌게..웃으며 지내는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열띠미살자님의 글들을 보고...
나도 조금은 이 상황들을 적어보자는 생각에 적은 글이니..
부디 제아내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endif]-->
이유없이 욕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보니깐..
제 아내는요...쿨 해요 (2)
그냥 별생각없이.. 열띠미살자님의 글에 가슴이 먹먹해 즉흥적으로 적은 글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이 있을줄을 몰랐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한분한분의 댓글에..답글을 달려 했지만..도저히..도저히..너무 많아서..중도 포기 했습니다.응원과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잠도 안자고..답글을 달다..아내에게 걸렸습니다
아내는 어디 나서거나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새벽글 적은것도..걸려서..혼나고...
내용을 보고는 그나마 참아주긴 했습니다만..(사실 욕은 없었으니..)
눈치는 보이네요..
일단..전 진짜..가볍게 쓴글이고..
그냥..아~이런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실줄 알았는데..
식사 하자는 분도 계시고..과일 보내주신다는 분도 계시고..
커피한잔 하자는 분도 계시고..(전부 정중히 사양했습니다.챙피하고 부끄러워서..)
저희부부를 멋지다 칭찬 해주시고..
너무 좋게만 봐주시는것 같아 창피합니다
제 아내는 몰라도..
전 그런사람이 아니거든요
성격이 좀 모난구석도 있어서 한번 아닌건 아니다 싶어 외곬수 기질도 심하고..
낯가림도 심하고..
개인주의에..머..그렇습니다
좋게 봐주시는거 정말 감사드리고...
저도 봐주시는거에 부응까진 아니더라도 10분의1이라도 좋은사람이 되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제일 중요한 말씀을 드리고 싶은게...
전의 글에서..제가...시점을 잘못 잡았더라구요..
사실...
아내는 수술 받은지가...3년이 넘어 4년차 입니다
앞으로 2년 힘내라 하시는 분들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2년 후 후기를 올려 달라는 분들이 정말 많으셨는데..
지금 말씀 드리자면...
2년까지는 잘지냈습니다
2년 6개월쯔음에..산책하다 한번 쓰러져 요단강 건널뻔 했으나..
귀인분들 덕분에 살았습니다(예전에 이와 관련 글을올리긴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먹으며 잘지내고 있습니다
본의아니게 오해 하게 만들어 죄송합니다..^^;;
아내가 글을 읽고...
댓글은 안봤습니다
(예전 글이 뉴스로 나갔는데..댓글보고 충격 받은것도 있고...원래 글읽는걸 싫어해요)
제가 간략하게 간추려 말해줬습니다
"니보고 멋있단다."
"머가?"
"니 마인드가 괜찮다는데?"
" 니가 글을 그리 적어서 그렇지 사람 다 똑같다"
네..제가 포장을 잘했나 보네요..ㅎㅎㅎ
쿨한데 쿨한척 안해서 좋아요
전 찌질한데 쿨한척 해서 혼나요
다시한번 응원과 조언,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그리고..비록 나이롱 이지만 어릴적 세례받은 가톨릭 신자 입니다
아내가 아프고 지금까지 거의 매일 기도는 하고 있습니다
하는일이 주말도 없이 일을하는거다 보니...
미사보러 가지는 못합니다만..
마음속으로 항상 기도는 합니다(제가 기도빨이 좀 있는듯 합니다)
기도라도 하라는 댓글을 보고 쫌 억울해서...해명아닌 해명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제 아내는요...쿨 해요 (3)
우선..
너무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 조언 등..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정말...한분한분께 답글을 달려 했으나..
도저히..너무 많아서..할수가 없었어요
공장 생활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루 12시간을 일하고..(집이랑 회사도 멀어..왕복 2시간 거리라..)
총 14시간을 회사 다녀오면..
씻고 밥먹고 앉아서 잠깐 티비 보다 졸다..그냥..자는게 일입니다 ㅎㅎ
한마디로.. 시간이 없다는 소리지요..
요즘엔 특근도 많아서..ㅜ.ㅜ
그래도 불만은 없습니다
이렇게 일하면 적어도 아내가 좋아하는 소고기 한번은 사줄수 있으니까요..ㅎㅎ
암튼..다시한번 격려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글구..
글 적다 보니 잼나서 또 적어 볼려구요 ^^
아내와 전 10년을 만나고 결혼하고..지금 결혼 4년차 입니다
(투병도 4년차 입니다. 의사가 말한 2년은 넘었습니다)
꽤 오래 만났습니다.( 왜그랬는지..)
그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큰일이 닥치니..참..새삼 못보던 모습을 많이 보게 되더군요
아내가 수술 받기전..
수술 날짜가 잡히지 않아 입원해서 하염없이 기다릴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강아지들 밥주러가며 울고...
밥주고 강아지들 안고 울고..운전 하며 울고..
가만히 있다가 복도 계단에서 울고..
그거 아세요? 대학 병원 계단엔..
새벽에 훌쩍이는 소리가 참 많이 나요.
전 잠을 제대로 잔게 몇일이나 되었는지...
밥먹은지가 몇일이나 되었는지도 모르채,..그냥 있었죠.
그날도 잠이 안와 혼자 멍하니 복도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는데..
자는줄 알았던 아내가 슬며시 다가와 앉더군요
"안자나?" -아내
"잠이 안오네" -나
" 이야기나 좀 하까?"
"먼이야기?"
" 잘들어라.
니가 정신 단디 챙기야 된다.
내가 수술받고 잘못되면..
내 보험비 나오는거랑 해서..
니가 정리 잘해야된다."
........
....
이야길 하는 동안 아내는 냉철했고.
단호했고. 굳건했습니다
내가 아는 여자가 맞나? 싶었습니다.
몇일동안 생각을 많이 한듯..
막힘없이 자신이 잘못된 이후의 일을 제게 지시(?) 했습니다
제겐 그게 참..머랄까..낯선 그녀의 모습에 그냥 아팠습니다
저런 모습이 저아이의 본모습은 아닌데..
왜이리 됐을까..
내가 생각없이 저아이 옆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저리 됐나..
내가 하도 미친짓을 많이해 속이썩어 저리됐나....
"이왕 이리된거..할수 없다..
니탓 아니니까 깊게 생각 마라.원래 이리될꺼 였는갑다."
이와중에 제속을 꿰뚫어 보고 있었네요.
"자기야..
나도 겁난다.무섭다.
아직도 수술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갈등도 되고..
근데 우짜노..
이리 된거..
그냥 일단 해봐야지."
"내가 미안타."
"자기가 와?
자기가 내 이리되라고 빌었나?
아니잖아. 그런생각 하지마라"
이와중에 절 위로도 해줍니다
쩝....
아내는 자신의 병을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알리길 원치 않았습니다
(양성 뇌종양이라 수술후 요양만 하면 되는걸로 알렸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쓰러지기전까진..비밀이었죠
작년에 아내가 쓰러지고 나서..
제가 처형과 저희 친가쪽에만 알렸습니다
아내가 깨어난후...
자신의 언니와 시댁에 알려졌다는 사실때문에..
살짝 분노는 하더군요
왜그리 병을 알리는게 싫으냐?
큰병은 알려야 낫는다더라 하면..
"내병을 알고..나를 만나면 상대방은 편하겠나? 머하러 스트레스 주노?
걍 내만 조심하면 되는긴데.."
제 아내는요.. 쿨해요..
옛날에 전 찌질해도 쿨한게 좋았어요
먼가 멋져 보였어요
아내는 항상 말해요
"세상에 쿨한게 어딨냐? 쿨한척 하다 맞아봐야 정신차리지."
근데..
어느순간 아내는 쿨해요
쿨하다 못해 담담해요
담담하다 못해 냉정해요
전 가끔..
쿨한게 무서워졌어요
글쓴이: 레버문트
자료출처: 보배드림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best&No=232177&v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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