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중궁궐(九重宮闕)
아홉 번 거듭 쌓은 담 안에 자리한 대궐이라는 뜻으로, 접근하기 어려울 만큼 깊이 자리한 궁궐을 일컫는 말이다.
九 : 아홉 구(乙/1)
重 : 겹 중(里/2)
宮 : 궁궐 궁(宀/7)
闕 : 궁궐 궐(門/10)
(유의어)
구중심처(九重深處)
구금(九禁) 구중(九重)
궁가(宮家) 궁금(宮禁)
궁방(宮房) 궁성(宮城)
궁액(宮掖) 궁우(宮宇)
궁위(宮闈) 궁장(宮牆)
궁전(宮殿) 궁정(宮廷)
궁침(宮寢) 궐정(闕廷)
금궐(禁闕) 금성(禁城)
금액(禁掖) 금중(禁中)
내리(內裏) 단봉(丹鳳)
단폐(丹陛) 대궐(大闕)
대내(大內) 봉성(鳳城)
신궐(宸闕) 신액(宸掖)
어궁(御宮) 왕궁(王宮)
용궐(龍闕) 자어(紫籞)
전사(殿舍) 제궐(帝闕)
천궐(天闕) 황궁(皇宮)
황궐(皇闕)
옛날 임금이 사는 궁궐을 이야기할 때 흔히 구중궁궐이라 한다. 구중이란 아홉 겹이란 뜻인데, 꼭 숫자로 아홉 겹은 아니고 아홉이란 숫자는 수의 극대치다.
황제가 살던 중국 북경의 자금성(紫禁城)을 두고 말하면 거의 아홉 겹이다. 맨 밖으로부터 북경성의 외성(外城), 내성(內城)으로부터 자금성(紫禁城)의 정문인 오문(午門) 등이 있다.
황제는 함부로 궁궐 밖으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백성들의 말을 직접 들을 수가 없고 세상 물정을 알 수가 없다.
정확한 판단은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야 하는데 직접 정보의 원천에 접근하지 못하니 황제의 결정은 환관들이 주는 정보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었다.
1644년 나라가 망하여 자살한 청나라 마지막 숭정(崇禎) 황제는 나라를 중흥해 보려고 16년 동안 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황제에게 주는 정보가 엉터리기 때문에 판단하는 것마다 잘못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청나라에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병부상서 원숭환(袁崇煥)을 적과 내통하고 있다고 의심하여 능지처참형에 처했다.
이자성(李自成)의 농민 군대가 북경성을 압박해 오는데도, 환관들이나 아첨하는 신하들은 '지방에서 약간의 소요가 있을 따름입니다'고 보고했다.
마침내 이자성의 군대가 북경성을 포위하였을 때 황제는 비상을 걸었지만, 단 한 사람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황제는 황후와 두 딸을 반란군에게 욕을 보지 말라고 칼로 베어 죽이며 '어쩌다 불행하게 황제의 딸로 태어났느냐?'고 탄식했다.
명나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왕조가 마찬가지다. 나라를 세운 시조는 전쟁터에서 나라를 얻었지만, 후세 왕들은 구중궁궐에서 지내다 보니 정보가 없어 점차 나라가 쇠퇴해져 갔다.
반면 만주족의 누르하치는 1583년부터 군대를 일으켜 명나라와 싸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명나라 군사력이 100분의 1도 될까 말까 했다.
그러나 거의 연전연승이었다. 모든 전투에서 군사들과 같이 생활하며 최선두에서 솔선하여 지휘했다. 모든 생생한 정보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작전이 정확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도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에 갇혀 있어,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지금 청와대 비서들은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 같다.
수재를 만나서 살길이 막막한 백성들 앞에서 대통령은 4대강 사업 문제점을 찾으라 하고, 아파트 값 대책을 내놓은 지 며칠도 안 되어 아파트 값이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구중심처(九重深處)
아홉 겹으로 둘러싸인 깊은 곳이라는 뜻으로, 깊은 곳에 자리한 궁궐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는 국가를 형성한 후, 신속하게 입법, 사법, 행정으로 권력을 나눈 정치체제를 구축했지만, 여전히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신권(神權)정치를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처음부터 독제적 전제왕권을 확립했고, 시종일관 전제군주 외의 권력이 형성되는 것을 거부했으며, 삼권분립이라는 정치적 견제제도를 갖출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전제군주는 산천(山川)의 신을 임명하기도 했다. 군주는 전제왕권이라는 통치제도 아래 각급 기관을 두고 다양한 정무를 분담시켰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통치자는 측근에게 황실 바깥을 다스리게 하는 이내어외(以內馭外), 작은 조직으로 큰 집단을 다스리게 하는 이소어대(以小馭大), 안과 밖을 긴밀한 조직으로 묶는 내외상유(內外相維), 국면을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어 서로를 견제시키는 견아교착(犬牙交錯) 등의 비상조치를 강구해, 사다리 위에 누각을 올리는 방식으로 하부조직을 통제했다.
그 결과 관리(管理)하는 관리(官吏)는 많았지만, 일하는 관리는 적은 방대한 행정망을 형성했다. 이러한 정치 시스템에서는 인치(人治)가 중요하게 작용했고, 은밀한 정치적 권모술수가 분쟁해결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권모술수는 공개적으로 체계화되지 못했다. 병가(兵家)에서는 속임수를 노골적으로 전략적 지혜로 삼았다. 권모술수는 수많은 정치투쟁 과정을 거쳐 중요한 수단으로 응용됐다.
속임수가 지혜로 변한 배경에는 중국인의 전통적 우주관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이 있다. 그들은 천지와 사람의 일은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천지의 허무하고 가물가물한 모습을 인격화했다.
한대(漢代)의 백과사전인 백호통의(白虎通義)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하늘에는 진(鎭)이라는 의미가 있어서 높은 곳에서 사람을 지배한다. 남녀를 합하여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천지를 합하여 부르는 말이 천원지방이다. 그러나 하늘과 땅은 형태와 작용이 다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평평하면서도 각이 졌다. 하늘은 왼쪽으로 돌고, 땅은 오른쪽으로 돈다. 군신(君臣)의 관계도 이와 같다."
천지를 군신관계에 비유하는 군주는 백성의 하늘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므로 하늘의 아들인 천자이다. 하늘은 높고 두터워서 수직으로는 중천(中天), 선천(羨天), 중천(衆天), 갱천(更天), 수천(燧天), 곽천(廓天), 함천(咸天), 침천(沈天), 성천(成天)이라고 하는 9겹이 있다. 그것을 구천(九天)이라 한다.
그 각각은 다시 수평적으로 9개 분야로 나눈다. 중앙은 균천(鈞天), 동쪽은 창천(蒼天), 동북쪽은 변천(變天), 북쪽은 현천(玄天), 서북쪽은 유천(幽天), 서쪽은 호천(皓天), 서남쪽은 주천(朱天), 남쪽은 염천(炎天), 동남쪽은 양천(陽天)이다. 9겹의 하늘은 군주가 거처하는 곳이므로 천자의 궁을 구중심처라고 한다.
9가지의 수평적 영역은 인사(人事)를 말한다. 천자는 중앙에서 거처하고 나머지 여덟 방향을 백성들이 둘러싼다. 그것을 정전법(井田法)이라고 한다. 술수가 천지에 이르고, 마음대로 조화를 부린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영웅은 마음대로 천지의 조화를 이루는 천하의 주인이었다. 천자의 구중심처는 외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신비와 위엄의 상징이었다.
진(秦)의 조고(趙高)는 이세황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천자의 거처는 존귀하므로 무슨 소리든 들을 수는 있지만, 신하들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곳은 아닙니다. 폐하께서 반드시 여러 가지 일들을 모두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무슨 말을 하시면, 대신들은 당장 그것을 이용할 생각을 합니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천자에게 도(道)가 있으면 주인으로 밀어 올리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쓸모가 없다고 버린다. 실로 두렵기만 하다."
▶️ 九(아홉 구, 모을 규)는 ❶지사문자로 玖(구)와 동자(同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네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아홉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九자는 숫자 '아홉'을 뜻하는 글자이다. 九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九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손과 팔뚝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又(또 우)자처럼 사람의 손을 3개의 획으로만 표기했었지만 九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부러진 팔뚝까지 그린 것이다. 九자는 구부린 사람의 팔뚝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의미도 '팔꿈치'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아홉'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후에 肘(팔꿈치 주)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九(구, 규)는 ①아홉 ②아홉 번 ③많은 수 ④남방(南方), 남쪽 ⑤양효(陽爻), 주역(周易)의 양수(陽數) ⑥오래된 것 ⑦많다 ⑧늙다 그리고 모을 규의 경우는 ⓐ모으다, 모이다(규) ⓑ합하다, 합치다(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홉 겹으로 구중궁궐의 준말을 구중(九重), 많은 영토를 구유(九有), 아흔의 한자어를 구십(九十), 한 해 가운데 아홉째 달을 구월(九月), 나라의 영토를 구주(九州), 넓은 하늘을 구건(九乾), 아홉 마리의 소를 구우(九牛), 땅의 가장 낮은 곳을 구지(九地), 사방으로 곧게 십자로를 이루고 옆으로 여러 갈래로 된 도시의 큰 길을 구규(九逵), 맑게 갠 가을 하늘을 구민(九旻),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구미호(九尾狐), 아홉 층으로 된 탑을 구층탑(九層塔), 아득히 먼 거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만리(九萬里), 구멍이 아홉 뚫린 탄을 구공탄(九孔炭),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을 구절초(九節草), 아홉 마리의 봉황을 수놓은 베개를 구봉침(九鳳枕), 여러 가지 꽃무늬를 놓은 아름다운 장막을 구화장(九華帳),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을 이르는 말을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이르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아홉 번 꺾어진 양의 창자라는 뜻으로 세상이 복잡하여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을 구절양장(九折羊腸), 아홉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을 이르는 말을 구사일생(九死一生) 등에 쓰인다.
▶️ 重(무거울 중, 아이 동)은 ❶형성문자로 부수(部首)에 해당하는 里(리)는 단순히 자형(字形)상 이 부수(部首) 글자에 포함되었다. 음(音)을 나타내는 東(동, 중)과 사람(人)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무겁다'를 뜻한다. 重(중)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이거나 動(동)할 때의 손에 오는 느낌, 무게, 무거움, 또 일을 충분히 하다, 겹친다는 뜻에도 쓰인다. 또 童(동)이라고 써서 重(중)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았다. ❷회의문자로 重자는 '무겁다'나 '소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重자는 里(마을 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마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重자는 東(동녘 동)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東자는 본래 끈으로 사방을 동여맨 보따리를 그린 것이다. 금문에 나온 重자를 보면 人자 아래로 東자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등에 짐을 지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重자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무겁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보따리에는 곡식의 씨앗과 같은 매우 중요한 것이 담겨있다. 왜냐하면, 重자에는 '소중하다'나 '귀중하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重(중, 동)은 (1)무엇이 겹쳤거나 둘이 합쳤음을 뜻함 (2)크고 중대함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무겁다 ②소중하다, 귀중하다 ③자주하다, 거듭하다 ④무겁게 하다, 소중히 하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조심하다 ⑥보태다, 곁들이다 ⑦붓다(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부어 오르다 ⑧더디다 ⑨겹치다 ⑩아이를 배다 ⑪많다 ⑫두 번, 또 다시 ⑬심히 ⑭늦곡식, 만생종(晩生種) ⑮젖 ⑯짐 ⑰무게, 중량(重量) ⑱위세(位勢), 권력(權力) ⑲임시 신위(神位) ⑳사형(死刑) 그리고 ⓐ아이, 어린이(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벼울 경(輕)이다. 용례로는 매우 귀중하고 소중함을 중요(重要), 같은 것이 두 번 이상 겹침을 중복(重複),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중요한 자리에 있어 비중이 큰 사람을 중진(重鎭),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중출(重出), 거듭 겹치거나 겹쳐지는 것을 중첩(重疊), 매우 위중한 병의 증세를 중증(重症), 큰 힘으로 지구가 지구 위에 있는 물체를 끄는 힘을 중력(重力), 태도가 점잖고 마음씨가 너그러움을 중후(重厚), 중요한 점이나 중시해야 할 점을 중점(重點), 중요한 자리에 임용하는 것을 중용(重用), 무겁게 내리 누름으로 강한 압력을 중압(重壓), 중요한 책임을 중책(重責), 부담이 많이 가게 과하는 것을 중과(重課), 건물 등의 낡고 헌 것을 다시 손대어 고침을 중수(重修), 공경하고 중하게 여김을 경중(敬重), 매우 조심스러움을 신중(愼重), 높이고 중히 여김을 존중(尊重), 다른 사물과 견주어지는 사물의 중요성을 비중(比重), 용서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함을 엄중(嚴重), 매우 귀중함을 소중(所重), 귀하고 소중함을 귀중(貴重),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중요하지 아니한 것과 중요한 것을 경중(輕重), 어떤 일에 중점을 둠을 치중(置重), 몹시 무거움을 과중(過重), 더 무겁게 함 또는 더 무거워짐을 가중(加重), 몸의 무게를 체중(體重), 매우 중요함이나 더할 수 없이 소중함을 막중(莫重), 점잖고 묵직함으로 친절하고 은근함을 정중(鄭重), 한 말을 자꾸 되풀이 함을 이르는 말을 중언부언(重言復言), 오래 동안 몹시 앓고 난 뒤를 일컫는 말을 중병지여(重病之餘), 겹겹으로 포개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중중첩첩(重重疊疊), 겹겹이 높이 솟아 삐죽삐죽함을 일컫는 말을 중중촉촉(重重矗矗), 흙먼지를 날리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한 번 실패에 굴하지 않고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남을 일컫는 말을 권토중래(捲土重來), 밖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참고 감추어 몸가짐을 신중히 함을 이르는 말을 은인자중(隱忍自重),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김을 일컫는 말을 애지중지(愛之重之), 복은 거듭 오지 않으며 한꺼번에 둘씩 오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복불중지(福不重至), 죄는 크고 무거운 데 비하여 형벌은 가볍다는 뜻으로 형벌이 불공정 함을 이르는 말을 죄중벌경(罪重罰輕), 무거운 물거운 지고 먼 곳까지 간다는 뜻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음을 이르는 말을 부중치원(負重致遠) 등에 쓰인다.
▶️ 宮(집 궁)은 ❶회의문자로 宫(궁)은 간자(簡字)이다. 건물이 많이 늘어선 집을 나타낸다. 옛날엔 귀천(貴賤)에 관계없이 썼으나 진(秦)나라 이후 대궐의 뜻으로만 쓴다. ❷회의문자로 宮자는 '집'이나 '대궐', '궁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宮자는 宀(집 면)자와 呂(등뼈 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서는 여러 형태의 宮자가 등장하고 있다. 어떤 것은 네모가 서로 연결된 모습이고 또 다른 것은 여기에 宀자가 더해져 있었다. 이것은 여러 채의 큰 집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바로 '대궐'이다. 금문에서는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던 모습에 宀자가 더해지게 되었고 소전에서는 이것이 다시 呂자로 바뀌면서 지금의 宮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니 宮자에 쓰인 呂자는 '등뼈'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宮(궁)은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옥(屋),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사(舍),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 전각 전(殿), 대궐 궐(闕) 등이다. 그래서 宮(궁)은 (1)궁전(宮殿) (2)대군(大君), 왕자군(王子君), 공주(公主), 옹주(翁主) 등 왕족(王族)이 거처(居處)하던 곳. 궁가(宮家). 궁방(宮房) (3)사궁(四宮) (4)장기에서 장수격으로 되는 큰 쪽. 장(將)자나 한(漢), 초(楚)자가 새겨져 있으며, 다른 쪽보다 큼. 이것을 먼저 잡는 사람이 이기게 됨 (5)장기판에서, 궁이 다닐 수 있는 정(定)해진 밭 (6)성(姓)의 하나 (7)궁형(宮刑) (8)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쓰이어 궁전(宮殿) 또는 왕궁(王宮)을 나타내는 말 (9)천구(天球)의 한 구분(區分) (10)동양 음악의 오음(五音), 또는 칠음(七音) 음계의 하나. 궁조의 으뜸음임. 장음계(長音階)의 도에 해당함. 오행설(五行說)에서는 이 음(音)을 중앙에 있는 토(土)에 해당시켜 군주(君主)에 비유함 등의 뜻으로 ①집, 가옥(家屋) ②대궐(大闕), 궁전(宮殿) ③종묘(宗廟: 역대 임금과 왕비의 위패를 모시던 왕실의 사당) ④사당(祠堂) ⑤절, 불사(佛寺) ⑥학교(學校) ⑦담, 장원(牆垣) ⑧마음 ⑨임금의 아내나 첩 ⑩소리의 이름(오음의 하나) ⑪궁형(宮刑: 생식기를 없애는 형벌), 오형(五刑) 중의 하나 ⑫널(시체를 넣는 관이나 곽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⑬두르다, 위요하다(圍繞--: 어떤 지역이나 현상을 둘러싸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임금이 거처하는 집을 궁궐(宮闕), 임금이 거처하는 곳을 궁정(宮廷), 천자가 거처하는 왕궁을 궁전(宮殿), 궁궐 안에서 대전이나 내전을 가까이 모시는 내명부의 총칭을 궁녀(宮女), 나인으로 조선시대에 궁궐 안에서 왕과 왕비를 가까이 모시는 내명부를 통틀어 이르던 말을 궁인(宮人), 대궐 안의 마당을 궁정(宮庭), 대궐의 안을 궁내(宮內), 궁궐을 둘러싼 성벽을 궁성(宮城), 혼인할 신랑 신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추어서 길흉을 점치는 방술을 궁합(宮合), 황후 또는 그 처소를 곤궁(坤宮), 궁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입궁(入宮), 그 가운데 들어가면 손쉽게 나올 길을 찾을 수 없게 되어 있는 곳 또는 문제나 사건 따위가 얽혀서 쉽게 가릴 수 없게 된 상태를 미궁(迷宮), 동양 음악의 오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궁전은 울창한 나무 사이에 서린 듯 위치함을 일컫는 말을 궁전반울(宮殿盤鬱), 문이 겹겹이 달린 깊은 대궐을 일컫는 말을 구중궁궐(九重宮闕), 전설에서 달에 있는 궁에 산다는 선녀 또는 견줄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월궁항아(月宮姮娥) 등에 쓰인다.
▶️ 闕(대궐 궐)은 형성문자로 阙(궐)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문 문(門; 두 짝의 문, 문중, 일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모자라다, 비다의 뜻(缺; 결)을 나타내는 欮(궐)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闕(궐)은 (1)임금이 거처(居處)하는 곳의 통틀어 일컬음 (2)여러 차례 참여하거나 또는 하여야 할 일에서의 몇 차례가 빠짐 (3)많은 자리 중에서의 일부 자리가 빔. 결원(缺員) 등의 뜻으로 ①대궐(大闕) ②대궐문(大闕門) ③조정 ④흠 ⑤궐하다(마땅히 해야 할 일을 빠뜨리다) ⑥이지러지다(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없어지다) ⑦이지러뜨리다(이지러지게 하다) ⑧파다 ⑨뚫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궁(宮), 대궐 신(宸)이다. 용례로는 대궐의 안을 궐내(闕內), 대궐의 밖을 궐외(闕外), 대궐을 출입하는 문을 궐문(闕門), 임금이 거처하는 집을 궁궐(宮闕), 대궐 안으로 들어감을 입궐(入闕), 실수나 부주의 등으로 인한 잘못을 궐실(闕失), 끼니를 거름을 궐식(闕食), 제사를 지내지 않거나 지내지 못하여 빠뜨림을 궐사(闕祀), 글자의 획을 빠뜨리는 일을 궐획(闕劃), 참여해야 할 데에 빠짐을 궐도(闕到), 군사의 정원을 채우지 아니하여 부족이 생기게 함을 궐립(闕立), 차례가 되었는데도 번을 서지 않고 빠짐을 궐번(闕番), 종자가 부족함을 궐종(闕種),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거두어들이는 종이를 궐지(闕紙), 죄인에 대하여 추문하는 일을 하지 않음을 궐추(闕推), 있어야 할 것이 빠져서 모자람을 궐핍(闕乏), 일을 할 장정이 없는 집을 궐호(闕戶), 문장 중에서 빠진 글자나 또는 빠진 글귀를 궐문(闕文), 문장 가운데 빠진 글자를 궐자(闕字), 벼슬아치가 결근함을 궐사(闕仕), 지위가 빔 또는 그 지위를 궐위(闕位), 참여한 일에나 장소에 빠짐을 궐참(闕參), 가난하여 끼니를 거름을 궐취(闕炊), 한참 동안 빠지거나 궐함을 구궐(久闕), 빈 자리를 만듦을 작궐(作闕), 자기의 부족한 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온 힘을 기울이는 일을 공궐(攻闕), 벼슬아치가 자리를 오랫 동안 비움을 광궐(曠闕), 일정한 수량이나 정도에 차지 못하고 모자람을 흠궐(欠闕), 반드시 하여야 할 일을 지체하여 빠뜨림을 계궐(稽闕), 벗어나거나 빠짐을 탈궐(脫闕), 문이 겹겹이 달린 깊은 대궐을 일컫는 말을 구중궁궐(九重宮闕), 의심이 나는 일은 억지로 자세히 캘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의자궐지(疑者闕之), 상소할 때에 도끼를 가지고 대궐문 밖에 나아가 엎드리던 일을 일컫는 말을 지부복궐(持斧伏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