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앞에 서는 준태.
엘리베이터 지하에서 올라오고 있다.
준태, 손목 시계보고 고개 들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기태가 타고 있다.
준태 (깜짝 놀란다)
기태 내리면서, 준태 머리를 잡고
신문지로 싸인 칼을 준태 목에 댄다.
기태 까불면 죽어.
<달려오는 양순의 모습>
오명근 지금 준태를 놓아주면
아무일도 없었던 걸로 해주겠
어. 여기있는 사원들이 증인이야.
기태 당신을 믿으라고? 저리 비켜.
오명근 (다가간다) 이러지마. 빨리 풀어줘.
기태 한걸음만 더 와.죽여버릴거야.
오명근 ....
기태 ....
오명근 너는 못해. 너는 그럴 배짱이 없어.
(한걸음 내딛는다)
기태 (신문지뭉치 쳐든다) 가까이 오지마.
양순 (뛰어오며) 안돼유! 그만해유!
기태 저리가! 오지마!
양순 (울부짓는다) 안돼유! 제발 안돼!
(피토할 듯 울부짓는다) 사랑해유!
기태 ...(양순을 바라본다)
양순 ...(기태를 바라본다)
기태 (갈등한다)
양순, 성큼성큼 기태에게 다가간다.
양순, 멍해서 서있는 기태의 손을 탁 쳐서
들고있던 신문지 뭉치가 탕하고 떨어진다.
양순 가유. (기태의 손목을 잡고 나간다)
비켜유! 뭘봐유! 구경났슈!
기태를 끌고가는 양순.
보고있던 직원들 모두 멍해서 쳐다만 본다.
준태, 정신이 나가서 서있다.
오명근, 정친차리고 준태에게 달려간다.
걸어나가는 양순 기태.
#0/ 회사 근처 길
기태의 손목을 잡고 걸어나오는 양순.
양순 (정신이 나가서 걷기만 한다)
기태 (역시 정신이 나가서 끌려가는데)
양순 (갑자기 기태의 팔을 뿌리치듯 놓는다)
기태 (그제야 정신이 드는 얼굴이다)
양순 (매우 세게 기태의 뺨을 후려친다)
기태 (꿈쩍도 않고 그대로 양순을 바라본다)
양순 (매우 세게 기태의 뺨을 또 친다)
기태 (그대로 나무처럼 서서 맞는다)
양순 (그제서야 눈물이 나는데)
양순, 화가나서 가버린다.
기태, 그대로 멍하니 서있다.
#0/ 양순 옥상
화나서 있는 양순.
건너편 옥상으로 기태 올라온다.
기태, 마치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넋나간 얼굴로 방으로 들어간다.
양순, 순간 불안해져서 밖으로 내려간다.
#0/ 기태 옥상(낮)
계단을 급히 올라오는 양순.
양순, 기태 방문을 두드린다.
양순 이봐유. 이봐유. 문 좀 열어봐유.
이봐유.
(잠시후 다시 문 두드리며) 이봐유.
뭐해유 지금. 문 열어봐유. 이봐유.
불안한 얼굴로 기태 방분을
바라보는 양순에서 어두워진다.
#0/ 기태 옥상(낮)
(일주일 시간 경과 보여진다)
기태 방문 앞에서 나오지 않는
기태를 부른 양순의 하루하루 모습.
다음날
양순 (화낸다)
(문 쾅쾅 두드리며) 뭐 잘한게
있다고 문 걸어잠그고 난리유!
정말 이 문 안열거유! 문 열어유!
3일째
양순 (걱정한다)
혹시 어디 아파유? 별 일 없는거지유?
말을 해야 알지유. 정말 괜찮아유?
4일째
양순 (협박한다)
정말 안나오면 이 문 확
부숴버릴거예유!
5일째
양순 (회유한다)
불고기도 구워났구 잡채도
해놨어유. 냄새 나지유?
다 좋으니께 나와서 밥이나
먹구 다시 들어가는게 어때유?
6일째
양순 (포기한다)
좋아유. 아저씨 마음대로 해유.
나도 인제는 신경 안쓸테니께.
7일째
양순 (매우 화난다)
(문 쾅쾅 두드리고) 내 말 잘
들어유! 똑똑히 들어유.
(문에 바짝 얼굴을 대고 악쓴다)
만약에 오늘도 안나오면 앞으로
얼굴 안볼테니께 그렇게 알아유!
거짓말 아니유. 앞으로 절대.
하는데 문 쾅 열리면서
양순 그대로 뒤로 쓰러진다.
문 열고 나오는 기태.
수염은 덥수룩하고 머리는 까치집이다.
넘어진 양순을 타넘고 앞으로 나선다.
기태 (눈이 부셔서 햇빛을 가린다)
아 눈부시다.
#0/ 양순방 앞
평상에서 밥 먹는 기태.
걸신들린 듯 밥그릇 입에 대고 퍼먹는다.
양순 (상 위에 물컵 탁 내려놓으며)
(퉁명스럽게) 밥 한그릇 더 줘유?
기태 (끄덕인다)
양순 벌써 세 그릇 짼디, 짜부나지
않겄어유?
기태 (씩 웃으며 비굴하게)짜부나도
내가 나. 밥좀 더줘.
양순 (아무래도 기태의 행동이 예전
같지않아 이상하다)
(뒤춤에 들고 있던 밥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기태 (새 밥그릇 끌어안 듯 앞에
놓고 먹는다)
양순 일주일동안 방구석에 틀어백
혀서 뭐 했어유?
기태 일주일동안 나 없어도 세상
돌아가나 안돌아가나 봤지.
양순 그럼 세상 안돌아가겄어유?
기태 (비굴한 약한 모습으로)
돌아가지. 돌아가더라고.
그러니까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동안 내가 잘난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아니라
이거야.
양순 철 났나벼? (옆에 걸터 앉으며)
기태 (양순 쳐다보며 씨익 웃는다)
양순 엄마? 왜이래유? (다시 일어난다)
이때 들어오는 만복 엄지.
만복 어라? 방에서 기어나왔네?
기태 예.(몸을 긁적인다)
엄지 꼴이 말이 아이네... 이기
산적이가 거렁배이가...
엄마야 내 몸이 와 근지럽노.
기태 씨익 웃는다.
#0/ 목욕탕
기태 등을 밀어주는 만복.
만복 국수발이네 국수발...
이거는 노파심에서 하는 얘긴디,
기태 너 말이여 너무 우리 양순
이한테 빈대붙는거 아니냐?
기태 죄송해요. 인제 안그럴거예요.
만복 (달라진 기태의 태도에 잠시
멈칫한다) 워째 고분고분하냐?...
어쨌거나 내가 보니께 우리
양순이가 기태 너 땀시 맨날
발만 동동 구르고... 밥 맥여줘
물 맥여줘.
뭐 모자라면 뭐 챙겨줘 ... 하여
간에 너 땀시 양순이가 상당히
피곤혀.
기태 죄송해요.
만복 우리 양순이가 왜 너 땀시 그런
고생을 하겄냐?
기태 죄송한데요 몰라요.
만복 그거를 나도 모르겠어어 너한테
묻는거다.
니가 시방 가진게 있냐 그렇다고
비전이 있냐?
니가 양순이한테 직접 한번 물어봐.
기태 예. 죄송해요.
만복 애가 아주 일주일 사이에 상당히
순종적으로 됐네.
자. (때 수건 주고 돌아앉는다)
기태 (등 밀어줄줄 몰라서 그대로 자기
팔의 때 민다)
만복 (등 대고 기다리다가)
(돌아서 기태 등을 짝 때리며)
밀어.(등 돌린다)
기태 죄송해요.
#0/ 동 탈의실
옷 입는 기태 만복.
목욕 끝내고 바나나우유
먹고 있는 6세 소년.
기태 아저씨.
만복 왜.
기태 저거 쟤가 마시는거 하나만
사주세요.
#0/ 공원
샌드위치차가 와서 선다.
내리는 석구 양순.
양순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서 차를 본다)
석구 그렇게 좋아?
양순 야. 석구오빠 덕분에 싸게 샀어유.
고마워유.
석구 고맙긴. 열심히 해봐.
근데 이거 혼자 할 수 있겠어?
양순 기태 아저씨랑 같이 할라구유.
석구 (섭섭하다) 어...
양순 이 차 산 돈에 기태 아저씨 돈도
들어있거든유.
석구 기태는 괜찮니? 방에서 나왔어?
양순 야. 좀전에 나왔어유. 시방 우리
아부지랑 목욕갔어유.
석구 그렇구나.
(차를) 이거 아무래도 중고라서
천막이고 옆에 기둥이고 손을 좀
봐야될텐데.
양순 장사 할 사람이 손 봐야지유.
석구오빠 아르바이트 늦었잖아유.
어여 가보세유.
석구 (시계 보며)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자 차 열쇠.
양순 야. 여기까지 차 몰아줘서 감사해유.
지가 나중에 우리 샌드위치로
한턱 낼게유.
석구 (가면서) 그래. 사먹으러 갈게.
양순 (허리 숙여서 인사하고)
(자랑스럽고 신나서 차를 둘러본다)
#0/ 동네 길
바나나우유 빨대로 빨며 오는 기태.
만복 (좀 이상해서 갸우뚱거리며 기태를 살핀다)
기태 왜요?
만복 (갸우뚱거린다) 머리 아프거나
좀 어지럽거나 뭐 그런 증상은 없어?
기태 아니요.
만복 상태는 분명 안좋은데...
신나서 뛰어오는 양순.
양순 목욕 잘 하셨어유 아부지?
만복 오냐. 양순아 기태 얘가 시방 상태가.
양순 아저씨. 쪼께 할 말이 있으니께
좀 따라와유.
기태 뭔데?
양순 아 따라와보면 알아유.
빨리 와유.(먼저 간다)
기태 (빈 바나나우유를 만복에게 주고
간다)
만복 (가는 양순 기태를 쳐다보며 무
심코 빨대 빨다가 퉤하고 뱉는다)
#0/ 공원
샌드위치차 서있다.
양순 아저씨. 저 샌드위치 차 우리
거예유.
기태 우리?
양순 내가 아저씨 집에서 일할 때 샌드위치
는 솔찬히 만들었잖아유. 아저씨도 샌
드위치 맛은 까탈스러우니께, 우리 샌
드위치 맛있어서 잘 팔릴거구만유.
기태 (윽박지르지 않는다) 양순아, 너 저게
‘우리’ 거라고 그랬냐?
양순 야. 저 찻값에 아저씨 돈도 들어있어유.
아저씨가 우리식구 방값 내줬잖아유.
350만원. 그게 저기 찻값에 들어있는
거예유.
기억안나유? 내가 아저씨한테 우리
시골집 계약하자고 서울 올라올 때
돈 갖고 올라온거 기억 안나유?
그돈 우리 엄니 아부지 몰래 꿍쳐두
느라 혼났슈.
그돈하고 내가 일해서 번돈하고
합쳐서 샀어유.
기태 (자신의 계획이 확고히 섰기 때문에)
나는 말이야. 이런 거는 못해.
못하겠어.
양순 누구는 뭐 해봤어유? 그냥 열심히
하면 되잖겄어유?
(신나서) 잘 봐유. 이렇게 하고
이렇게.(천막을 펼치는데)
천막 대가 덜렁인다.
양순 (히죽 웃으며) 중고라서 그래유.
그래두 그돈에 이정도면 잘 사도
한참 잘 산거유.
어때유? 참 좋지유?
여기서 아저씨하고 나하고 돈 많이
벌거유.
기태 너 말이야. 진짜로 나 사랑하니?
양순 (들떠있던 기분이 일순간 얼어붙는다)
기태 너 나 사랑한다고 말했잖아.
양순 그거는 아저씨가 하도 말도 안돼고
위험한 짓을 하고 있길래 그냥,
그냥 흉내내서 소리질러 본 것 뿐이유.
영화같은데서 못봤어유? 여자주인공들이
그러잖아유.
절대 내 진심은 아니니께 아예 오핼랑
은 말어유.
기태 오해할걸 오해해야지. 내가 그걸
오해하겠니?
양순 (내심 섭섭해서)됐네유. 오해할 걱정
없어서 됐네유.
(따지듯이) 근데 왜 새삼스럽게 물어유?
기태 이런 샌드위치 장사를 같이 하자는둥
어쩌자는둥 하니까, 살짝 오해할뻔
해서 물어본거야.
나는 이런거 못해.
바빠서 먼저 간다. (간다)
양순 이봐유.
#0/ 양순 방 앞
평상에서 밥먹고 있는 만복 엄지.
옆에 걸터앉아 먼데 보고있는 양순.
엄지 (양순이 쟤 왜저러냐는)
만복 (저쪽방 기태하고 양순이하고
이상하다는)
엄지 (고개 살살 흔든다)
만복 어이 잘 먹었다. (일어난다)
엄지 다 드셨어예?
만복 천천히 들어. 내가 커피 타올게.(들어간다)
엄지 고마워예.
양순 (돌아보며) 엄니 아부지는 딴거는
몰라도 금실은 참말로 표창장감이여.
엄지 부부는 돈도 명예도 아이고 금실인기라.
양순 어떻게 우리 엄니 아부지는 그럴까?
엄지 비결은 너그 아부지나 내나 둘 다
두 번째 사랑인기라.
첫사랑은 절대 안이루어져.
그라니까 첫사랑은 살짝 맛빼기로
하고 때리치와.
양순 ....
엄지 엄마 말 반드시 명심하거래이.
첫사랑은 살짝 맛빼기로 하고
고마 때리치와.
그라고 여자는 절대로 먼저 사랑
한다꼬 말하면 안된대이.
그라믄 백이면 백 다 깨지더라.
여자가 먼저 사랑한다카면 남자는
맥이 풀리가가 도망가는기라.
양순 ....
엄지 양순아. 꼭 엄마 말대로 해야된대이.
양순 ...야.
#0/ 거리.
기다리고 서있는 기태.
영찬, 차를 몰고와서 길가에 세운다.
영찬, 기태를 보고 겁을 먹고 내린다.
영찬 (겁을 먹고 기태 앞으로 간다)
기태 (영찬을 보고 갑자기 바지 주머
니에서 손 뺀다)
영찬 (반사적으로 막으며 몸을 피한다)
기태 (활짝 웃으며 그 손을 악수로
내민다) 반갑다 영찬아.
영찬 (의아해서) 어? 어 (악수한다)
기태 영찬아. 나와줘서 고맙다.
안나올줄 알았지.
영찬 (아직도 어리둥절) 나와야지 왜
안나와.
기태 그동안 내가 너한테 너무 잘못한
게 많지?
(고개 숙여서) 미안하다 정말.
용서해주라.
영찬 야 왜이래.
기태 내가 그동안 뭐가뭔지 모르고
날뛰기만 한것같다.
미안하다. 내친구는 너 영찬이
아니냐?
우리 옛날처럼 그렇게 지내면
내가 참 고맙겠다.
영찬 그럼. 우리는 친구지.
야 기태야. 정말 잘 생각했다.
가만 있어봐. 기태 너 옷부터
한 벌 사 입자. 가자.
기태 아니야. 됐어.
영찬 아니다. 기태 너는 내 차에서 기다려.
내가 니 옷 한 벌 사갖고 올게.
친구들 만나고 회사에도 오고 그
럴려면 옷부터 입어야지. 갖다올게.
기태, 영찬의 차로 간다.
#0/ 영찬 차 안
기태, 주위살피며
영찬의 차 안을 살핀다.
이때는 예전의 기태모습니다.
기태, 영찬의 다이어리를 빠르게 넘긴다.
다이어리 마지막 장에
?준태 나희. 8시. 클럽 씨나인?
기태, 그 장을 떼서 주머니에 넣고
다이어리를 제자리에 둔다.
#0/ 일식집
문정임 오명근 이사1.2.
차를 마시고 있다.
문정임 바쁘신데 이렇게 뵙자고해서
죄송합니다.
용건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명근 사장님도 마찬가지십니
다만, 여기계신 박이사님이나
최이사님 모두 한기태군을 어
렸을 때부터 봐오신 분들입니다.
이사1.2. 문정임에게 미안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오명근 (말 자르듯 끼어든다) 물론이죠.
나나 이사님들이 젊어서부터 키
워온 회사아닙니까.
문정임 이사님들도 들으셨겠지만 한기태
군이 회사에서 나가서는 몹시 방
황하고 극단적인 행동까지도 저지
르고야 말았습니다.
창업주인 한기태군의 아버지를
봐서라도 우리가 한기태군을 외면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1.2. 끄덕인다.
오명근 ....
문정임 기태군이 생계걱정은 하지않을
방도는 마련해줘야하지 않겠습니까?
작은 판매지사라도 하나 내주시면
기태도 고마워할겁니다.
꼭 좀 부탁드립니다.
이사1.2. 끄덕이며 오명근을 본다.
오명근 (웃으며)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습
니다. 조만간 결과를 연락드리겠습니다.
문정임 (뭔가 노리고 있는)....
#0/ 준태 사무실
준태 한기태 요즘은 통 움직임이
없어요 아버지.
오명근 잠잠한 것이 불안하구나.
준태 아무 힘도 없는 놈이 뭐가
불안해요?
한번만 더 허튼짓 하면 아주
감옥에 쳐넣버리겠어요.
오명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이야.
상대를 제거할 때는 다시는 일어
서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제거해
야한다.
준태 ....
오명근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희가 자꾸
걸린다.
준태 아버지. 나희는 확실하게 내 사
람으로 만들면 되잖아요.
만약에 아니면 확실하게 제거해
도 늦지 않아요.
#0/ 기태 방
(영찬이 사 준)새 양복 입고 있는 기태.
?준태 나희. 8시. 클럽씨나인?
이라고 쓰여져 있는 다이어리 종이.
기태의 눈이 반짝인다.
진지하게 뭔가 생각하는 기태.
#0/ 아카데미 강의실
양순과 보배가 짝이 되어
서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보배의 얼굴은 화사한 핑크빛으로
양순의 얼굴은 핫 핑크 컬러 아이라이너에
레몬색 아이세도우. 입술은 투명 립글로스.
뒤에는 석구와 루비 몇몇 학생들이
앉아 있다.
각자의 책상 앞에 놓여진 메이크업 도구든.
주수봉 오늘은 차양순 학생하고 송보배
학생이 시범을 보여 줬는데요
설명을 해볼래요.
보배 (양순의 얼굴을 가리키며)
오늘 메이크업의 주제는 ‘도발’
입니다.
핫 핑크 컬러에 과감한 레몬색.
어디론가 튈지 모르는 여인의 마음!
주수봉 (보배의 머리를 한 대 때린다)
메이크업을 하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입니다.
붉은색에 노란색 아무나 못쓰는
겁니다.
좋게 말하면 과감한 시도라 말할 수
있지만 평상시 보배학생을 봤을 경우
정서불안 증세가 보이죠.
보배 (날카로운) 선생님!
주수봉 (양순의 입술 가리키며)
입술은 이게 뭡니까?
튀김 먹었습니까? 립글로스 바를때는
입술 주름을 따라서 위에서 아래로
발라주시구요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부딪히며 퍽퍽) 하면 딱지 생깁니다.
주의하세요.
양순양! 설명해줄래요.
양순 (심란하다) 그냥 했어유. 이게
보배한데 어울리잖아유.
주수봉 (짖궂게) 양순양! 요즘 사랑에 빠졌죠?
그것도 첫사랑!
양순 (당황해서) 아니어유. 사랑 같은 거
안해봤어유.
선생님 왜 그러세유.
주수봉 첫사랑은 처음 하기 때문에 그 감정이
어떤건지 모른다. 요즘 괜히 가슴
설레고 웃음 나고 때로는 눈물 나고
그러죠?
양순 아니어유.
주수봉 화장품을 배우는 여러분이 주의 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메이크업은 하
는 사람이 좋아서 하는게 아니라 상
대방에게 어울리는 색조를 골라야
합니다.
(보배 얼굴 가리키며) 이 얼굴에 첫
사랑이 가당키나 합니까?
보배 (버럭) 선생님!
#0/ 아카데미 앞 (밤)
강의 끝나고 나오는 양순 보배 루비.
오토바이크 타고오는 주수봉.
주수봉 차양순. 송보배. 안루비
돌아보는 양순 보배
주수봉 스노이 화장품에서 우리 아카데미
원생 중에서 아르바이트생 구한다
니까 내일 본사로 가봐.
보배 무슨 일인데요?
주수봉 몰라. 가보면 알겠지. (타고 간다)
양순보배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0/ 기태방 앞(밤)
불이 켜져있는 기태의 방.
문에다 대고 말하는 양순
양순 아저씨. 내일부터 샌드위치 장사
나가야는디 워쩔거유?
젊은 남자가 샌드위치 만들고 그
라면 남사시럽다는거는 알아유.
하지만 워쩌겄어유. 자금이 없는
거를.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도 나중에
커지면 그것이 중요하지 않겄어유?
아저씨? 아저씨?
#0/ 기태 방
양순 (들어오며) 아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방안에 아무도 없다.
양순 뭐여....
책상위로 눈길이 간다.
다이어리 한 장 놓여있다.
?준태 나희. 8시. 클럽씨나인?
양순 (갑자기 불안해진다).....
이게 또 뭔 일이래... 또 무슨 사고
를 칠려구 여기를 가...
(뛰쳐나간다)
#0/ 클럽 룸
술 마시고 있는 준태 나희 영찬.
준태 (목걸이 케이스를 내놓는다)
나희 이게 뭔데?
준태 열어봐.
나희 (케이스를 열어본다)
케이스에 목걸이 담겨있다.
(화려한 목걸이)
영찬 우와...
나희 이거 나 주는거야?
준태 (끄덕인다)
나희 이런걸 왜 날 줘?
준태 프로포즈하는거야.
나희야 나하고 결혼해 줘.
나희 (당황스럽다)
갑자기 뭐야. (영찬을 본다)
영찬 (민망해서 고개 돌린다)
준태 프로포즈라는거 언제나 갑자기 아니야?
대답을 해줘. 영찬이 형도 이
자리에 부른건 증인이 돼달라는
뜻이야.
나희 청혼하는데도 증인이 필요한거야?
준태 약혼식장에서 한번 도망갔던
여자한테는 증인도 필요한거
아니야? 하하하. 농담이야.
나희 (얼어붙는다)
준태 어서 대답을 해줘야지?
이때 들어오는 기태.
준태 나희, 놀라서 기태를 본다.
#0/ 거리(밤)
다급해서 뛰어오는 양순.
#0/ 클럽 룸.
놀라서 보는 나희 준태.
영찬 기태야.
기태 (비굴하게, 자존심을 죽여서)
준태야 그동안 잘 지냈냐?
준태 나희, 의외라는 표정.
기태 나희도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
나희 ...응.
준태 여기는 무슨 일로 왔어?
기태 너희들 다 모여있는 것 같아서
왔어.
준태야. 그동안 미안했다.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주라.
나희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기태 (자숙하는 분위기) 나 준태
너한테 칼들고 덤비고 난 다
음에 나혼자 생각 많이 했어.
인정할 걸 인정안한면 앞으로
나는 계속 힘들고 어려운 인생
만 살아갈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그게 너무 두려워.
준태야. 그리고 나 너희들
말고는 친구도 없잖니.
너무 외롭다.
나 인제 잘 할테니까. 옛날처럼
우리 그렇게 지내자. 준태야
안되겠냐? 정말 잘할게.
준태 간단하게 한마디로 애기해봐.
지금 이렇게 태도가 바뀐
이유가 뭐야?
기태 나 너무 힘들어서 그래.
돈 없이도 못살겠고, 친구
없이도 못살겠어. 그것 뿐이야.
준태 (영찬을 본다)
영찬 (준태에게 끄덕여보인다)
기태 나 때문에 분위기 썰렁해졌지.
내가 분위기 한번 띄워볼게.
(노래연주기 누르고) 자 마시자 마셔.
(잔에 따라서 한잔 쭉 마시고 노래부른다)
영찬 (어색하고 안스럽다)
나희 (괴롭다)
준태 (의심의 눈초리)
나희 (참지 못하고 나간다)
준태 (그런 나희를 시선으로 쫓고있다)
#0/ 클럽 홀
룸에서 나오는 나희.
다급하게 들어오는 양순과 마주친다.
양순 기태아저씨 여기 왔지유.
나희 (기가막히다는 듯 보다가)
기태 오빠 오는 데는 당연히
너도 따라오는 거니 이제?
양순 기태 아저씨 여기 왔지유?
나희 그래 왔어. 왜 왔는지 알어?
기태오빠 외로워서 왔데.
양순 ....
나희 기태오빠 외로워서 여기 온거라구.
무슨 말인지 알어?
상관하지 말고 가. (손가락으로 어깨를 민다)
양순 (뿌리치는데)
영찬이 룸에서 나온다.
양순, 그 룸으로 들어간다.
#0/ 클럽 룸
노래부르고 있는 기태.
들어오는 양순.
양순을 따라들어온 영찬 나희.
기태,양순을 보고 멈칫하지만
이내 재빨리 몸을 돌려서외면한다.
그 와중에 테이블 위의 술잔을 엎는다.
술이 쏟아져 일어나며 바지를 터는 준태.
기태 (얼른 마이크 내려놓고) 아이구 미안 미안.
괜찮냐? 많이 안젖었어?
(한쪽 무릎 꿇고 옷소매로 바지를 닦아준다)
준태 됐어. 됐어.
기태 미안하다. 고의로 그런거
아닌거 알지? 미안해.
양순 아저씨! 지금 뭐하는거예유?
왜이래유?
기태 (신경질적으로) 내가 뭘.
양순 지금 여기서 뭐하는 짓이냐구유!
빨리 나와유. 가유!
기태 나 이제 니네처럼 살기 싫어.
어차피 나는 니네랑 부류가 틀려.
양순 (기가막혀서 외면하는데 나희와 시선 마주친다)
잘해봐유 그럼. (나간다)
#0/ 클럽 홀
기막히고 화나서 걸어나가는 양순.
#0/ 클럽 룸
분위기 냉냉해져 있다.
기태 야 정말 미안하다. 내가
다시 분위기 한번 띄워
볼게. 앉어 앉어. 나희야
앉어. 영찬아.
준태 됐어. 오늘 그만하지. (나간다)
기태 (머리 긁적이다가 따라나간다)
준태야.
#0/ 클럽 앞 (밤)
나와서있는 기태 준태 나희.
영찬 (나온다)
준태 영찬형 대리운전 불렀어?
영찬 조금있으면 올거야.
기태 나희는 준태가 데려다
주고가는거고 응?
준태 내가 알아서 할게.
기태 준태야. 사실 나 부탁좀
하러 왔다.
전에 경찰서에서 너 내
목걸이 가져갔잖냐?
나희 (찔린다)
준태 그런데?
기태 그거... 나 도로 돌려주면
안돼냐?
그거 나한테는 좀 귀중한거
라서 말이야.
준태 (나희를 쳐다본다)
나희 (외면한다)
준태 그 목걸이 어디 쓸데도 없
고해서 버렸어.
기태 (순간 불끈하는 눈빛이지만
이내 비굴해진다)
그... 그래? 어... 어디에
버렸는데?
준태 한강고수부지 잔디밭 어디에
버렸는데 잘 모르겠어.
그거 돈 몇푼 안하겠던데,
새로 하나 사.
(만원권 열장 정도 뽑아서
준다) 자. 받어.
영찬 준태의 차가 도착한다.
기태 (받는다)....
각자 뒷좌석에 탄다.
준태 기태형 먹고살거는 내일 회
사로 나와서 얘기해보자구.
내일 나와봐.
기태 그래. 고맙다.
영찬 준태 차 떠난다.
#0/ 거리 (밤)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걷는 기태.
쪼그리고 앉아있는 걸이에게
준태에게서 받은 돈을 모두 놓고 간다.
#0/ 고수부지 (밤)
의미없이 풀밭을 이리저리 찾아보는 기태.
찾을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기저기
찾아본다.
절망감에 고개를 떨어뜨린다.
괴로운 마음에 앉아서 강을 바라보는 기태.
#0/ 옥상 (밤)
계단을 올라오는 기태.
방으로 들어가는 기태.
방에 불이 켜진다.
양순방에서 나오는 양순.
양순, 평상에 앉는다.
양순, 손바닥에 기태의 목걸이 들려있다.
인서트) 제9부에서
-준태가 목걸이 나희에게 주고
나희 풀밭에 목걸이 던져버린다.
-양순, 풀밭을 헤매며 찾는다.
-밤에 불꽃 빛을 받아서 반짝이는 반지.
양순 그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디
거기 가서 노래를 해..
참말로 바보같은 사람이여....
내가 이걸 뭐하러 갖고 있어.
얼른 줘버리고 말어야지.
(일어난다)
#0/ 기태 방 (밤)
노크소리
문을 열고 들어오는 양순.
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있는 기태.
양순 (기태 얼굴을 보니 화가난다)
양순, 목걸이를 기태의 손바닥
위에 놓는다.
기태 (감은 눈이 움직인다)
양순, 나가려는데
갑자기 양순의 팔을 확 채서
끌어당기는 기태.
양순과 기태의 얼굴이 거의 닿는다.
기태 자고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다 자는건 아니야.
양순 (뿌리치고 나간다)
기태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없어 마음 아프다)
(벌떡 일어나 쫓아 나간다)
#0/ 공원 (밤)
기태, 한 손에는 손전등이
한 손에는 연장 도구를 가지고
샌드위치 차 앞으로 온다.
기태, 한 쪽에 손전등을 내려 놓고
낮에 보았던 망가진 천막을 수리한다.
#0/ 공원 (새벽)
양순과 보배 트럭에 장사할
물건들을 싣는다.
빵, 햄, 계란, 참치, 각종 야채들.
보배 (양순이의 손을 들어 코를
밀어 올린다.)
양순 뭐하는 거여?
보배 (가만히 있어봐) 돼지머리야 너.
(빌면서) 첫 장사 나가는데
고사는 지내야지.
양순 참 나.
보배 차사장 잘 부탁해.
양순 송사장 잘 부탁해.
보배 너 이거 기태 아저씨랑 할려고
하다가 괜히 나랑 하게 돼서
섭한 거 아니지?
양순 아니여. 니가 있어서 좋아.
보배 나는 말이야 친구 배신하는 거
용서 못하는데 남자 때문에
배신하는 건 용서한다.
(양순 옆구리 찌르는)
양순 (말돌리는, 트럭 차양 만져
보면서)
석구 오빠가 언제 와서 이걸
고쳤데. 참 고맙구먼.
보배 우리 오빠 너한데 지극 정성이다. 그치.
양순 자꾸 왜 그려?
보배 사랑은 어렵다. 왜 이렇게
엇갈리는 거야. 서로!
그냥 태어 날 때부터 정해져서
나오면 얼마나 좋아.
양순 (착찹하다)
보배 (운전석에 올라타면서)
가자! 양순아! 대박 내자고.
양순, 조수석에 탄다.
#0/ 나희 집 마당
나희, 출근복 차림으로 나온다.
마당 한 쪽에 테이블이 놓여있고
문정임이 앉아 있다.
나희 엄마!
문정임 (나희와 얼굴도 안 마주친다.
대답도 않는)
나희 (문정임 앞으로 간다)
엄마! 나 할 말 있어.
문정임 (외면 한다)
나희 기태 오빠 얘기야.
문정임 (나희를 쳐다본다)
나희 (약도 그린 그림을 준다)
여기 기태 오빠 집 약도야.
기태 오빠 좀 이상해.
문정임 이상하다니? 아파?
나희 엄마가 가 봤으면 좋겠어.
(건내주고 나간다)
문정임 (약도를 받아든 문정임
집으로 들어간다)
#0/ 회사 경비실
경비원들 앉아 있고
보배와 루비 이쁜 대바구니에
투명 케이스에 포장한 샌드위치와
커피를 돌리고 있다.
보배 (애교) 새로 요 앞 차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오픈했거든요.
많이들 이용해주세요.
선전도 해주시구요.
루비 배달도 됩니다.
#0/ 회사 앞 샌드위치 차
루비, 차 앞에서
호객 행위 하고 있다.
앞치마 이쁘게 하고 있는 세사람.
양순 여기 있다가 단속이라도
걸리는 거 아니야?
스노이 화장품에서 가만히 놔둘까?
보배 다 로비 하고 왔어.
경비 아저씨가 그러는데 여기는
스노이 화장품 관활 외 구역이래.
근데 얘는 왜 안와.
그리고 이따가 아르바이트 면접도
있는데 여기서 바로 가면 좋지.
차를 끌고 영찬이 온다.
영찬 (차에서 내리면서) 왜?
보배 (영찬 옆구리 찌르는) 만나자
마자 왜가 뭐냐?
영찬 너 오빠한데 자꾸 까분다.
보배 너 기획실장이지? 나 사장이다.
나 샌드위치 가게 차렸거든.
개시는 니가 해줘야지.
영찬 그래. 그럼 하나만 줘.
보배 남자가 쪼잔하게.
양순아 아까 내가 50개 포장
해놓으라고 한거.
양순 (커다란 쇼핑백에 담겨있다)
여기유.
보배 (영찬이 오른손에 하나,
왼손에 하나 쥐어준다)
한 개에 2천 5백원이니까 12만 5천원!
영찬 야!
보배 지갑 꺼낼 손이 없네. 내가 꺼내간다.
(영찬의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돈 뺀다)
(루비에게 싸인주는)
루비 오빠 고마워요.
(영찬 볼에 뽀뽀 하려는데)
영찬 (낼름 차에 타고 가버린다)
양순 (보배에게서 돈 뺐는다)
보배 (놀라 쳐다보는데)
양순 돈은 내가 관리 하기로 했잖여.
#0/ 회사 앞
준태차 온다.
준태 옆좌석에 앉아 있는 나희.
준태와 나희, 양순의 샌드위치 차 보게 된다.
나희 쟤 양순이 아니야? 뭐하는 거야?
준태 (양순 본다)
#0/ 기태 집 앞 골목
문정임과 안성댁 같이 걸어오고 있다.
문정임 손에는 약도가 한 장
들려 있다.
안성댁의 양 손에는 반찬이 든 찬합과
김치통이 들려 있다.
문정임 (주변을 둘러 보니 한숨이 절로 난다) 휴~
안성댁 (딱하다는 듯이)
아니 기태 도련님이 이런 동네에서
사신단 말이에요? 어머나....
한 번도 집 얻어 본 적도 없을텐데.
이 동네는 어떻게 알았데?
문정임 (마음이 아프다. 약도 확인해 보고)
이 집인 것 같은데....
문정임 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뒤쫓아 오르는 안성댁.
#0/ 기태 방 앞
기태, 반지 목걸이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INSERT)
4회 빌딩옥상씬)
양순(E) 실망을 뭐하러 해유.
지는 어차피 성공할 건데.
기태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는)
한기태!
너는 성공한다. 꼭
성공한다. 반드시 성공한다.
문정임과 안성댁 올라온다.
문정임 기태야!
안성댁 도련님.
기태 (얼른 반지를 바지 주머니
속에 넣는다)
#0/ 기태방
문정임, 기태 앉아 있다.
안성댁 방으로 들어온다.
안성댁 도련님! 냉장고도 없어요?
기태 그냥 아무데나 놓세요.
안성댁 엉덩이를 방안으로
들여민다.
문정임 (주변을 둘러본다. 마음이 아프다)
안성댁 (눈물을 찍어내며) 곱디 곱게 자란
도련님이 이게 무슨 날벼락이래요.
에구....
문정임 (안성댁 주의 준다) 안성댁!
안성댁 (혼자 눈물을 수습하고)
문정임 기태야. 불편하지? 이런데서
니가 고생이 많구나.
기태 (비굴하게) 뭐, 사람 사는게 다 똑같지요.
문정임 내가 오피스텔 하나 얻어 줄테니까
집 옮겨라.
기태 (아무런 비전도 목표도 없다)
집만 옮기면 뭐해요. 능력도 없고....
좋은 그릇에 콩 한 조각 있는 꼴이에요.
저랑 이 집 딱 맞아요.
문정임 다시 추스르고 재기 해야지.
기태 (완전히 자포자기 한 것으로 보이려는)
제가 재기를 어떻게 해요? 능력도
없는 놈인데.
그냥 이렇게 살다 뭐.....
준태 한테나 잘 보여서 입에 풀칠이나
하던가요.
안성댁 (맥없는 기태 모습에 놀래서) 도련님.
문정임 기태야. 니가 어떻게 이렇게 됐니?
기태 (아무렇지도 않게 비굴하게)
혹시 주실 수 있는 돈 조금 있으세요?
안성댁 (거의 통곡 수준이다) 에구~ 사람
팔자 모른다더니.
(기태 잡고 통곡이다) 도련님.
정신차리세요.
문정임 (차마 앉아 있지 못하고 일어선다)
(기태 모습을 보니 분통도 터지고
슬프기도 하다)
#0/ 기태 방 앞
문정임, 화가 나서 나온다.
뒤따라 나오는 안성댁, 기태
문정임 (눈물 나오려는 것 참고)
기태, 너한데 실망이다.
니가 가진 것 다 잃었어도
앞으로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오기와 희망은 있을
줄 알았어.
내가 더 이상 도와 줄 게
없구나.
(간다)
기태 (끝까지 비굴하다)
어머니 돈 안주고 가세요?
안성댁 (지갑에서 돈 꺼내 다 주고 간다)
도련님!
(문정임 앞에 가는 것 보고)
사장님 같이 가요.
기태, 문정임을 내려본다.
문정임, 뒤도 안돌아 보고 간다.
안성댁 연신 기태와 문정임을
번갈아 보며 걸어간다.
기태, 아무생각 없이 손흔든다.
사라지는 것 보고 표정 굳어지는 기태.
#0/ 나희거실
문정임 전화 통화중이다.
문정임 지난 번에 기태 때문에
부탁드렸던 거.
#0/ 사장실
오전무 쇼파에 앉아 문정임과
전화 통화중이다.
오전무 옆에 준태 앉아 있다.
오명근 지사 내주는 문제요?
문정임 미안하지만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
오명근 (의아해서) 없었던 일이라니
무슨 말씀인지....?
문정임 기태 본인한데 그런 의지가 없습니다.
그냥 없었던 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끊겠습니다.
준태 거 보세요. 기태형이 이상해졌다니까요.
오명근 문사장이 그렇게 느낄 정도면
기태가 좀 심각한 모양이야.
준태 사람이 가진 것 많다가 없어지
니까 정신이 나갔나봐요. 오만
방자 했던 한기태가 없어졌다니까요.
오명근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을
수 없구나!
#0/ 샌드위치 차
양순, 보배, 루비, 석구 같이있다.
석구 얼마나 팔았어?
양순 아침에 한 30만원 어치 팔았시유.
석구 너희 그러다 금방 부자 되겠다.
보배 오빠는 안 팔아줘? 다들
맛있다고 난린데.
석구 뭐가 제일 맛있나?
보배 양파 샌드위치가 제일 잘나가.
양순 (하나 만들어 준다) 어때유? 맛나유?
석구 맛있네. 독특하고.
양순 그럼유 예전에 까다로운 기태
아저씨 입맛도 맞추었는디.
분위기 갑자기 썰렁 해진다.
석구 그.... 그래.
보배 (분위기 수습한다)
야, 시간 다됐다. 우리는 빨리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가야지.
오빠, 우리가 다 만들어 놨으니까.
팔기만 하면 돼.
양순 부탁혀유.
석구 (웃으며) 그대신 너희 이제
사장님들이니까 나 아르바이트
비 줘야 한다.
#0/ 면접실
양순, 보배, 루비 앉아 있다.
문열리자 세사람 벌떡일어나 인사한다.
양.보.루 안녕하세요.
나희 (서로 눈마주친다)
신제품 테스트 하게 아르바이트생
보내달라고 했더니 어디서 저런
애들을 보내왔어.
기껏 회사에서 지원해서 교육생
키우라고 했더니 자원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양.보.루 (화나지만 참는다)
양순 (말 자르듯) 저희가 해야할
일이 뭔지나 말씀해주세유.
나희 아르바이트생은 하나면 족해.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안면있는 옛날
가정부 뽑아 줘야 하지 않겠어?
인맥 좋다는 게 뭐야?
#0/ 회사복도
투덜되며 걸어오는 보배와 루비.
보배 (나희 흉내낸다) 옛정이 있는데....
인맥 좋다는 게 뭐야? (온 몸을
떨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
하는 과야.
파충류보다 더 싫어.
루비 (무서운 표정으로) 언니 차라도
긁어 놓을까?
보배 (갑자기 루비가 섬뜻해진다)
#0/ 회사 현관
기태, 모범 택시에서 내린다.
길건너편 샌드위치 가게가 보인다.
석구가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왠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 인 것 같다.
석구가 기태를 보고 가볍게 목례를 한다.
기태, 외면하고 회사로 들어간다.
#0/ 면접실
양순, 기다리고 있다.
직원1.2 박스 6개씩을
각각 카트에 싣고 끌고 들어온다.
직원1 아르바이트생이죠?
양순 야. 맞는데유.
박스 하나 내려서 화장품 선전용
전단지 한 묶음 꺼내서
직원1 이거 개발실장님이 다 접어서
봉투에 넣으라고 했어요.
오늘 아르바이트 일이라고.
양순 화장품 신제품 테스트 라고
들었는데유.
직원1 그건 잘모르겠는데요.
직원1.2 나간다)
양순 (전단지 살펴 보다가 기가막히다)
(화난다)
#0/ 본부장실
나희 기분 좋아 앉아있다.
준태, 나희 앞으로 와서앉으며.
준태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나희 아르바이트생좀 보내달라고 했더니
양순이가 왔지뭐야. 일 좀 시켜놨어.
준태 (빙긋이 웃으며) 제발로 걸어들어온
셈이네?
나희 (통쾌하다는 듯 웃는다)
준태 근데 나희야 한기태 말이야.
나희 왜?
준태 난 한기태의 본심이 영 헛갈리거든.
진심인지 아닌지.
나희 ....
이때, 기태 노크하고 들어온다.
기태 준태야. 나 왔어. (눈치보며)
니가 어제 나보고 오라고 그랬잖아.
시간 맞춰 온거지? 나 무슨 일하게
해줄거야. 아무거나 괜찮은데.
준태 형, 아버지가....
기태 왜 오사장님이 용서 안하셔?
가서 빌까? 그래 빌어야지.
내가 잘못했는데.
미안한데 준태야 좀 같이 가줄래?
#0/ 회사복도
준태, 기태, 나희 같이 나온다.
기태, 준태 기분 맞추며
준태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
맞은편에서 씩씩대며 양순이 걸어온다.
양순 (기태 보니 화난다. 당당하다)
이것봐유! 윤나희씨!
나희 이게 어디서 이름을 불러?
양순 내가 여기 아르바이트 온거는유
화장품 신제품 테스트라고 해서
온거지 화장품하고 하나도 관련
없는 전단지 접으러 온거는 아니여유.
그럼 뭐하러 아카데미 학생을 써유.
아무나 해도 되는 일인디.
나희 너 돈 벌기 싫어?
양순 그렇게 까지 하면서 돈벌긴 싫구만유.
(기태 쳐다보며) 지는 유 비굴하게
돈 벌지는 않아유.
돈이란건 말이지유 정당하게 벌어서
정당하게 써야 되는 거여유.
준태 (엄하게) 여기가 어디라고 큰소리야.
양순 그렇게들 살지 말아유.
(간다)
나희 (약오른다. 화나서 씩씩대며 쫓아
가려한다)
준태 나희야. (나희를 붙잡는다)
기태 (순간, 양순이 자신에게 말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이내
표정 비굴하게 짓는)
#0/ 사장실
오명근 책상 앞에 앉아 있다.
기태 앞에 서있다.
기태 지난 번에 제가 무례하게 준태한데
굴었는데 너그럽게 용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명근 (기태 행동 이상하다)
기태 사장님, 저 좀 먹고 살게 해주세요.
사장님 사실 제 아버지 같으신
분이 잖아요.
한 번만! 딱 한 번만 밀어 주시면
기회가 되는데로 은혜 갚을게요.
오명근 (문사장, 준태 말이 사실이었구나)
기태야, 알았다.
기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90도로 절하는 기태)
#0/ 회사복도
나희, 씩씩대고 있다.
준태 그냥 무시하면 안돼?
나희 오빠, 기태 오빠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고 그랬지.
기태 오빠 손으로 양순이 쫓아 내라고 그래.
회사 앞에서 장사 하는 꼴 못 보겠어.
준태 (그러면 되겠구나 싶다)
#0/ 본부장실
준태와 기태 앉아 있다
기태 (놀라지만 내심 속마음을 숨기고)
양순이 샌드위치 차를 내 쫓으라고?
준태 형이 얘기하는게 제일 좋을 것 같아서 그래.
아까 형도 봤잖아. 양순이 걔가
우리 앞에서 까부는 거.
기태 그래. 내가 보더라도 마음에 안 들더라.
좋았어. 지금 하지 뭐.
갔다올게
준태 아니야. 같이가.(일어난다)
기태 (순간 망막하다)
#0/ 샌드위치 차
기태, 샌드위치 차를 향해 걸어간다.
뒤에서 보고있는 준태 나희 영찬.
걸어오는 기태를 의아하게 보고있는 양순.
기태, 갈등하며 걸어간다.
기태, 양순 앞에 선다.
양순 (기태를 쳐다보고)....
기태 우리 회사 앞에서 노점상하지
말고 딴데 가지?
양순 뭐라구유? 시방 뭐라 그랬어유?
기태 누구 허락받고 여기서 노점상
하냐구.
좋은 말로할 때 정리해서 딴데로 가봐.
우리 회사 앞은 안돼.
(준태 쪽을 힐끔 본다)
양순 왜이래유? 지금 뭐하는거예유?
기태 방금 얘기했잖아. 빨리 우리회사
앞에서 차 치우라구.
양순 웃기지마유. 여기서 한발자국도
못움직여유.
기태 말로해서 안들으면 딴 방법밖에 없어.
양순 정말 왜이래유! 돌았어유?
제발 정신차려유. 사람이
왜그렇게 못났어유?
챙피하지도 않어유?
기태 마지막으로 얘기할게.
지금 당장 차 치워.
양순 절대 못해유.
기태, 갑자기 천막을 뜯는다.
벌여놓은 장사판을 정리한다.
양순 왜이래유 정말! (몸을 막는다)
기태 (양순을 밀치고 정리한다)
보고있는 준태 나희 영찬.
양순 (울음 터질것같다) 참말루 왜이래유!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유!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가 있어유!
기태 (마음아프지만 계속 다 걷어치운다)
보배 루비, 물통 들고 오다가 뛰어온다.
보배 양순아 왜그래? 뭐예요? 왜그래요?
양순 (독하게) 보배야 놔둬.
보배야 운전해서 차 빼자.
보배 ....
양순 나 앞으로 이 사람 얼굴 안볼거구먼.
(조수석으로 가서 탄다)
보배 루비, 차 타고 떠난다.
기태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하지만 비굴하게 웃으며 준
태쪽으로 돌아선다)
(준태에게 손 흔든다)
준태 나희, 만족한 표정.
기태 (웃으며 손 흔든다)
#0/ 공원
훼손된 샌드위치 차가 서있다.
보배 (차를 둘러보며) 망할자식.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원래 그런 놈들은.
양순 ....
보배 (화나서) 야! 양순아! 니가 직접 봤지?
한기태, 그런 놈이야. 잊어버려!
너 그 자식 좋아했었지? 좋아하지마!
그런 자식 깨끗하게 잊어버려.
양순 (참았던 울음이 터진다)
보배 ....
그런 새X 때문에 울지도 마.
눈물이 아깝다.
양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터진다)
보배 야 이 바보야. 미련곰퉁아. 그만 해.
사람을 그렇게 볼 줄 모르냐?
그만 울어.
양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0/ 사장실
오명근 기태한테 적당한 자리 하나 내줘라.
우리가 기태한데 베푼다는 인상
주는 것도 회사 분위기에 나쁘지 않다.
준태 예 아버지.
하기태를 보니까 말 잘 듣는 개 보는
것같습니다.
잔뜩 겁을 줬더니 주인만 보면 꼬
리만 치는 개 말입니다.
오명근 안보여서 불안해할 것없이 곁에 두
고 길들이면 그것도 좋겠지.
준태 알겠습니다 아버지.
#0/ 바
기태 준태 영찬, 술마시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영찬 자 들자구. 건배.
하하. 얼마나 좋으냐. 이렇게 옛날
처럼 우리 셋이 다시 웃을 수 있을
지는 정말 몰랐다.
준태 기태 형이 생각 잘 한거지. 어려운
결심 했어 형.
기태 (웃으며) 준태 너한테 고맙지.
준태 형 회사에 자리 하나 내줄게.
영찬 정말이냐? 야 정말 잘됐다.
잘 생각했어.
준태 기태 형 무슨 자리 원해?
기태 내가 뭐 특별히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월급만 조금 받으면 돼.
차라리 그냥 공장에 보내주면 좋겠어.
준태 공장에?
기태 어. 진짜야. 공장에라도 보내주면
열심히 할게.
준태 하하하. 형 정말 사람이 달라졌네?
좋아 형. 당장 공장으로 자리 하나
내줄게.
기태 고맙다 준태야.
#0/ 거리 (밤)
길을 걷는 기태.
가슴이 너무나 답답하다.
주머니 속에서 반지 꺼내본다.
#0/ 회상 몽타주.
기태의 시선, 반지 관련 장면.
1회)
31씬 양순옛날집 양순이 물속에서
목걸이 발견하는 것.
71씬 나희 집 앞 첫 번째 찾아 주
는 것. 신문지에 싼 목걸이를 주는 것.
3회)
46씬 기태거실 양순의 시선으로
부모님 액자속 반지 보는 것.
테라스에서 반지 만지고 있는 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