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경 비교적 평일에 비해서 일찍 일어나서 TV보고...컴퓨터하고...빈둥빈둥 거리지만
그다지 시간이 빨리 가지를 않더군요
딸아이는 친구들과 가평에 물놀이를 간다며 휭하니 나가버리고...
할 수 없이 늦잠을 자고 있는 와이프와 아들아이를 깨워서
"아침겸 점심으로 맛있는 것을 사줄테니 드라이브나 가자"하고 서둘러서 몰고 나왔습니다
목적지는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있는 "앤 . ."
광주지나서 팔당대교쪽으로 갈 때 앞에서 엉금엉금 기어가시던 김여사님 두 분 빼고는 별 스트레스
받을 일 없이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아침겸 점심을 한 뒤에... 이제껏 한번도 이용하지 못했던 춘천고속도로를
타고 귀가하려 계획을 세웠습니다
화도IC 근처에서 살짝 정체현상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정체현상이 전혀없더군요...
중부고속도로쪽으로 내려와서 판교쪽으로 빠지면서 일이 생겼습니다 ^^;;
1차선에서 잘 가고 있는데 갑자기 2차선에서 달리고 있던 회색 그랜져xg차량이
깜빡이도 없이 제 차선으로 쑤우욱 들어오더군요(특별히 2차선에서 갑자기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평소 고속도로를 달릴 때 라이트를 항상 켜놓고 달리는데 ...순간적으로 상향등을 깜빡대며 클랙션을 무쟈게
눌러댔습니다...조수석에 있던 집사람은 어어 하면서 소리를 질러대고...
대개의 경우에는 그 정도로 경고표시가 되면 움찔하면서 자기 차선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일텐데
그 인간은 대책없이 계속 들어오더군요^^;;(제 차를 전혀 인지하지 않은거죠)
거의 중앙분리대쪽으로 밀려가면서 브레이크를 잡아서 간신히 사고를 면했습니다
순간 열이 나서 2차선으로 차선변경하고 창문을 내리고 그 차 옆에 붙어서 삿대질을 해가며
마구마구 욕을 해대었습니다...반응이 없습니다 ^^;;; "쟤 왜 저래?"하나 봅니다 ^^;;
다시 그 차 앞으로 들어가 서행을 하면서 시위를 했습니다...역시 반응이 없습니다
집사람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가자"하지만 저는 그게 잘 안됩니다
룸미러로 혹시 옆차선으로 튀지 않나 감시를 하면서 5분 정도를 달렸을까? 이놈이 뭔가 석연치 않았는지
슬그머니 옆차선으로 다가오더군요 속도도 거의 보조를 맞추어주고...조수석 창문을 내렸더니 자기도 운전석 창문을
내립니다
악을 써봅니다..."야 이 ...운전을 그 따위로 하면 어떡해!!! 사고날 뻔 했잖아!!!"
'아니 뭘 어쨌다고 자꾸 그래.........요' 하더니 다시 창문을 올리더군요
손으로 창문 내리라고 했는데도 또 다시 반응을 안 하고 튑니다 저도 똑같은 속도로 옆에 붙어 나란히...
얼핏 그 차의 뒷좌석을 보니 어린아이의 머리가 보이더군요
어린아이를 보는 순간 흥분되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니 놈이 딴생각 하다가 사각에 놓인 내 차를 놓친 것이 분명하겠지...아이때문에 봐준다...'
s모드로 변경을 하고... 보기 싫은 놈 점 만들어 놓고...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안정모드로 느긋하게 내려오고 있는데 영동고속도로로 분리가 되는 지점을 지날 때
갑자기 앞쪽에서 제 얼굴쪽으로 무언가 날라듭니다
'앗 돌멩이다' '따아악' 순간 또 식겁했습니다 화물차가 있던 것도 아니고 버스 두대,봉고차 한대가 옆차선에서
가고 있었을 뿐인데...돌멩이 하나 때문에 세개의 곰보자국이 생겼더군요 유리가 안 깨진 것이 천만다행이지만
무척 약이 오릅니다
'오늘은 일진이 사나운 날인가? 왜 그러지?'
집에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혹시 집에 포도 사놓은 것 있니?"
'아니 없는데...'
"그래 마침 담배도 떨어졌으니까 xx슈퍼에서 사가자"
'아니 거기 말고 요기 xx쇼핑이 과일은 더 좋아 내가 가서 포도 고르고 담배도 사올테니까
차 세우고 잠깐 기다려'
차를 세우려는데 차가 더이상 진행을 안하고 약간 울컥하는 느낌이 납니다
파킹포지션에 놓고 파킹어시스트 당겨놓고...막간을 이용하여 담배 한대 필 요량으로 내렸습니다
주차장옆의 인도턱이 보이는데 일부가 금이 가서 밀려있더군요...
'이렇게 날림공사들을 하니 ...쯧쯧'
차 앞으로 다가간 순간....'으악 내 차 범퍼가 왜 여기까지 나와있는거야?'
앞범퍼의 앞쪽과 아래쪽사이의 모서리가 우툴두툴해지고 일부에서는 페인트가 까지면서 곰보로 눌려있고...
1년4개월만에 대형사고를 쳤습니다 아래쪽이면 거의 안보이는 부분이라서 넘어가겠지만
이건 대충보아도 "긁었음"이라고 되어있더군요 ^^;;
"아 아까 xx슈퍼로 갔어야 하는데...왜 여기 xx쇼핑으로 오자고 해서..."
집사람에게 투덜대었더니
'자기 할머니도 옛날에 본인이 잘못하고도 꼭 남탓을 하셨다고 들었는데...할머니 꼭 닮았네..'
아주 고소한 표정을 지으며 핀잔을 주더군요 ^^;;
저녁이후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오늘은 더이상 요상한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첫댓글 이궁 많이 놀라시고 맘이 아프셨겠네욤~~^^:
제일 안타까운 것이 범퍼 긁어먹은 것입니다 ^^;;
범퍼 긁은 것 정말 맘 아프죠 --;
정말 일진 사나운 날이네요... 사건이 하나만 났어도 그냥 참고 넘어가는데 글 보니 평정심을 잃기 딱 좋겠어요. 好事多魔(호사다마) 라고 하잖아요~ 뭔가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기분 푸시고 휴일 마무리 잘 하세요~ ^^*
진짜 더 안 좋은 상황이 안 생긴 것을 감사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있는 차와 시비더이상 안붙으시고 그냥 가신건 정말 잘하신일 같습니다. 저도 욱하는 성격이라 화를 속으로 삭이는게 잘안되는데..^^
정말 희한한 것이...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갈때까지 가보자'하는 심정이였는데...아이를 보는 순간에 갑자기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더군요...제가 태우고 간 애는 23살이라서 별로 쓸모가 없었습니다 ^^
이럴 때는 맥주 한 잔 카~ 하시고 쉬시는게 ^^:
진짜 맥주 한 잔 해야하는데...일요일에 과음하면 다음날이 괴로워서 그냥 참았습니다^^
급 흥분하셔서.. 일을 계속 하다가 보면 어떻게 되었건 일이 터지더라구요.. 흥분하지 마시고.. 차분하게 차분하게 하시면.. 그게 더 정신 건강에 좋더라구요.. 너무 흥분하시면 안됩니다. 모든 일들이 다 꼬여요. ^^; 기분 푸시구요. ^^
원래 전혀 다혈질이 아닌데...요상하게도 차에 올라타면 야수로 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ㅋㅎ 착하게 살아야 할텐데 말이지요^^
ㅎㅎㅎ 아, 마지막 언니의 말씀이 왜 이렇게 웃긴지요 ㅋㅋㅋ 맞아요, 그런 날이 있어요^^ 어쨌든 고생하셨네요^^ 그리고 차선 막 끼어드는 그런 차와는 그냥 욕 한바가지 해주시고 그냥 보내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숫자로는 열일곱이상도 세었습니다 ^^;; 미안하다는 표시로 깜빡이를 켜든지...손이라도 한번 들어줬으면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너무 얄미워서 순간 이성을 잃었죠 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