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삼척시 맹방 해변의 소나무 천여그루가 며칠 사이 모두 잘려나갔습니다.
고작, 골프코스 3개를 만들기 위해, 50년 넘게 마을을 지켜 온 방재림이 한 순간에 초토화됐습니다.
최성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밑둥이 잘려나간 소나무들..
토막난 채 여기 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 사이, 소나무..
천 여그루가 잘려 나가면서 축구장 6개 면적의 방재림이 사라졌습니다.
이 소나무 숲은 지난 1960년대, 주민들이 강한 바닷바람으로 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가꿔놓은겁니다.
소나무를 자른 이들은 부근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업체입니다.
골프 코스 확장을 위해 벌채 작업을 벌이다, 지난해 7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설해목 제거작업을 빌미로 마구잡이 벌채를 감행한 겁니다.
<인터뷰>김필영/맹방해변 주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예요.
감히, 어떻게 여기 소나무를 벨 수 있겠습니까.
주민의 생존하고 바꾸는 일이거든요."
1983년 이후..
수차례 해일 피해를 경험했던 주민들은 그동안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던 소나무 숲이 사라지자, 상실감은 더 컸습니다.
<인터뷰>진광선/삼척시 맹방2리 이장
"베는 날에 지진해일 대비훈련을 했었거든요.
하는 날에 우리 방재림을 벌목하는 모습을 보고 진짜 참담했습니다."
삼척시는 뒤늦게 상황 조사에 나섰지만, 이미 잘려진 소나무와 무너진 신뢰는 되돌릴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최성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