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제252차 산행기
일시:2010.2.5.10:00 - 12:45 ( 12:45 - 14:00 )
참가:화산,태화,백사,국은,난곡,벽암,연암,영암,혜종,춘성,덕인,천박사.
간길:회동댐-오륜본동마을-부엉산-오륜대-선동신현마을-선동상현마을-식당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비밀번호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 너나할것없이 사람들은 비밀번호 몇 개는 다 가지고 산다. 통장번호, 인터넽 비밀번호, 그리고 아파트 비밀번호는 알고 있어야 집에 들어 갈수가 있다. 이 비밀번호 시대속에 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여는 비밀번호는 무엇일까? 미소를 담은 경쾌한 인사가 될수도 있고, 정다운 말한마디 일수도 있으며, 때로는 커피 한잔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산삼회 친구들의 마음을 여는 비밀번호는 어쩌면 만남 그 자체가 아닐까! 오늘 만남의 비밀번호는 42번, 99번, 179번이었다.
동대마을 입구에 있는 버스종점에서 반가운 얼굴 12명이 정이 흐르는 악수를 나누었다. 남계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통에 무릎 종주뼈를 다쳐 기부스를 해야 함으로 당분간 참석할 수가 없다고 백사가 알려주어 모두가 걱정하고 안타까워했다.
화산이 오늘 산행을 즐겁게 잘 하자는 뜻으로 먼저 혈액 순환제 한잔씩 하고 가자며 1리터 패트 인삼주병을 열었다. 땅콩 안주를 미리 담은 작은 잔을 받아서 콩은 손에 쥐고 술을 한잔씩 받아서 출발 산삼을 외쳤다. 신경 쓰고 준비한 회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버스주차장을 뒤로 돌아 하천 둑길을 따라 회동 댐 쪽으로 걸었다. 댐 아래 하천 왼쪽위로 횟집, 오리집 등 음식점이 줄지어 있는 길을 지나 산책길 진입로로 들어섰다. 천박사가 제주올레길 못지않다고 한다. `올레`란 자기 집 마당에서 마을 어귀까지 이르는 골목길을 말한다고 했다. 오늘 우리도 `서명숙씨`가 말한데로 놀멍,쉬멍, 걸으멍 하며 즐겨보자.
오른쪽 아래로 호수의 잔잔한 물을 보며 잘 다듬어 놓은 길을 걸었다. 본래 땅위에는 길이 없었을 것이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고 또 그곳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길이 생겨났을 것이다. 오늘 우리 산삼회 친구들 12 명의 발자국이 지나가면 산삼회의 길도 생겨 날 것이다.
어제가 입춘이지만 봄기운은 전연 일어나지 않고 응달의 바람 끝은 차갑기만 하다.
호수 둘레로 난 길을 돌아 댐이 마주 보이는 쉼터에 앉았다. 벽암이 큰 비스켙 같은 빵을 한 박스 내놓았다. 케익 하나와 새코미(요구르트) 한통을 먹으니 간식배가 찬다. 마침지나가는 아줌마 2 명이 있어 케익을 나누어 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멀어져간 등 뒤에 대고 `이것 말고 그것주면 더 좋을 것인데`라고 춘성이 말하자 알아들었는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숲길을 지나기도 하고 호수가로 난 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변화와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순응하는 속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인 등산길이 멋진 우리의 인생길이다. 찬바람이 불어와도 푸르럼을 간직하며 절개를 지키는 소나무도 있고 찬 서리 눈비를 피해 낙엽을 떨구어 내고 겨울을 이겨나가는 갈잎나무도 있다. 우리도 각자가 준비하고 살아온 모습을 보일 것이고 그 다양한 어울림이 더욱 아름답다. 그래서 산삼회는 금요일 아침 또 다시 만날 것이다.
호수 산책길은 앞으로 더 정비되고 다듬어 더욱 좋아 질 것이지만 지금도 곳곳에 벤치와 화장실, 쉼터를 마련해 놓아 산책객을 위한 배려 흔적이 많다. 초가 지붕정자에서 연암의 가양주(매실주)를 한잔씩 했다. 산삼회 친구들의 건강비결중 하나가 베품인가 보다. 모두가 무엇이라도 베풀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니 어찌 건강하지 아니 하리오!
오륜본동 마을을 지나서는 호수 길은 끊어지고 부엉산을 넘어야 했다. 산의 절벽이 호수 속에 있으니 어찌 길을 낼 수 있으랴. 절벽위에 오륜대 전망대가 있다고 한다.동래부 읍지에 오륜대의 유래를 설명해 놓았다.`시내와 바위가 기이하며, 옛날 다섯명의 노인이 지팡이를 꽂고 놀며 즐긴 곳 이라고 하여 오륜대 라고 하는 설이다`산을 내려와 호수가의 전망대에서 본 부엉산의 절벽이 장관이었다.
오륜대를 지나 신현마을 입구 쉼터에서 잠깐 쉬었다. 벽암이 배낭을 열었다. 아예 배낭을 비울 속셈인지 맛사탕 봉지를 꺼내 또 한집씩 앉긴다. 이렇게 자꾸 주점부리를 하고서는 밥과 술은 어디다 넣을 것인지!
12시 45분 꼬박 2시간 30분을 걸어서 목적지 선동 상현마을에 왔다. 이왕이면 아는 집을 가자고 하여 골목 안 상현집에 갔다.
주인은 막걸리는 없고 이 동네 슈퍼에도 안 판다고 했는데 영암이 3병을 사들고 왔다. 걸어 올 때 `왕종근`사진이 붙어있는 집을 봐 두었다는 것이다. 눈썰미 좋고 씨 할 친구다.
오늘의 메뉴는 메기탕이다, 한상에 한 냄비씩 3床이다. 얼큰한 메기 매운탕에 소주는 한 병으로 족하다. 추가로 생탁을 2병 더 가져 왔고 백사와 춘성은 오늘 금주 하는 날이었다. `한용운`은 보고, 보지 않는 것을 자유자재로 하는 것을 `밝음`이라했고, 이기고, 이기지 않음을 마음대로 하는 것을 `용기`라고 한다고 했다. 술을 보고 모른 체하고, 마시지 않는 백사와 춘성이 진정 용기 있는 친구라고 해야겠다.
모든 역사는 땅에다 그 흔적을 남겨 둔다고 했다. 오늘 우리 12 명은 회동동에서 선동상현마을 까지 이십리 길을 살아온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뒤 돌아 보면 아쉽고 안타까운날도 있었을 것이니 앞으로 살아갈 날을 더욱 소중히 하자.
여산은 수술 잘하고 집에서 잘 조리하여 설 지나고 친구들 보러 나오겠다고 안부 전해달라는 전갈을 태화가 전했고, 26일 삼포(미포,청사포,구덕포)가는 길의 모임장소를 장산역에서 해운대역으로 바뀌였음을 국은이 당부하였다. 동기 카페에도 고쳐놓는다고 했다. 다음 12일은 금련산 역입니다.- 회장-
첫댓글 이 산행기를 읽으니 한편의 詩를 읽는 것 같이 정감있고 가슴을 감동시키는 아름다운 문장이 많이 있네요.
회동수원지 근처 메기탕이 일품이지요. 댓글을 쓰는 지금 침이 굴꺽--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 비밀 번호가 몇 있네요. 그런데 나는 그 번호를 까 먹기 일수여서 수첩에 적어 놓으니 그게 비밀번호역할을 상실한 거 아닌가요?
그런 비밀번호는 적은 것이 좋겠고, 미소, 정겨운 말한마디 등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군요. 산행기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여산 남계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빕니다.
산삼회에 대한 물순이님의 애정어린 관심표현 감사합니다. 말씀한데로 그날의 메기탕 맛이 이거 였습니다. 여산과 남계의 회복도 기원해주시는 만큼 빠른 쾌유가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梅一生寒님...아! 글 멋지게 쓰셨네요 **;
이 코스..꼭 동참하고 싶었으나..여의치 못해 아쉬워요..
부엉산..멋지지요... 산 頂上에 올라 서면.
너무나 眺望이 좋아....몇번 가보니..
아마 부엉이가 우는 山이라 "부엉산'이라고..
가을 단풍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 동박새님이 올려준 길안내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엉산 정상은 못 올라갔는데 기회가 되면 꼭한번 가 봐야 겠고 가을 단풍이 멋지다고 하니 가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매일상한님은 작가가 다 되셨군요. 건필을 빕니다.
시인이 칭찬을 주시니 고맙기도 하지만 일변 부끄럽기도 합니다. 산행 할때 계속해서 좋은 말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시보다 더 아름다운 산행기 행복하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 전문가라 다르군요. 거기 도보를 했지만 그 산이 부엉산인줄 몰랐습니다. 알고나니 더 의미심장하네요. 산행 참가수가 점점 많아지니 정말 좋군요. 아마 봄이 되면 더욱 문전성시를 이룰것 같습니다. 저도 그 때쯤 참가회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산과 남계 빠른 쾌유를 빕니다.
영운님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지요. 빠짐없이 산행기를 읽어 주시니 고맙습니다. 전문가라는 표현은 과찬이시고 멋있는 산삼회친구들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올려 놓았습니다.그리고 우리 회장 화산의 덕망이 높아 산행에 참가하는 수가 많아지니 즐겁습니다. 꽃피는 봄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