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레방아는 저리 잘 도는데
흐르는 저 물이 여름도 같이 흘러보낼 것이지
어쩌자고 처서가 왔는데도 여전히 폭염경보라
두문불출도 한도가 있거늘
어찌타 이 여름은 이리도 길고 지루하단가.
하루가 천추같음이
과거 보러간 낭군 기다리는
아낙의 처절한 기다림같네.
처서에 창을 든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가 오다가다 길에서 만났다.
모기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란 귀뚜라미가 그 사연을
묻는다.
"미친놈, 미친년 날 잡는답시고 제가 제 허벅지 제 볼때기 치는 걸 보고
너무 우스워서 입이 이렇게 찢어졌다네"
라고 대답한다. 그런 다음 모기는 귀뚜라미에게
"자네는 뭐에 쓰려고 톱을 가져가느냐"
고 물었다. 그러자 귀뚜라미는
"'긴긴 가을밤 독수공방에서 임 기다리는 처자 낭군의 애(창자)
끊으려 가져가네"
라고 말한다.
<남도지방에서 처서(處暑)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안녕 그러게나 70평생 처움인것갇네 어디서또이런글을 ㅋ차표한장손에쥐고 당신은상행 나는하행 (남도)
YS 모양 닭의목아지 비틀어도 훠씨즌의 순리는 ㅎ처서 찬바람은불어오네 컨디션조절 그럼
본 적은 없지만 너무 정겨운 댓글에 훈훈해졌습니다. 감사하고 마지막 더위 잘 견디시기를.
처서에 창을 든 ~
모기와 톱을 든 귀뚜라미 의 한풀이가 넘 재미 있구려
금순이는 언어의 마술사 ... 보고푼대 언제 보나 ?
그러게요. 지방마다 이야기 만들기는 모두 수준급입니다. 특히 남도인들의 만담은 더 하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