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근감소증, 사망 위험 높여… 방법은 단백질 섭취 뿐
노인 3명 중 1명이 ‘근감소증’
근육 줄어든 자리에 지방 채워져
체중 변화 없어 근감소 못 알아채
근육 원료인 단백질 섭취는 필수
나이 들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기력이 떨어진다. 바로 근감소증 때문. 근육의 양과 근력이 모두 줄어드는 근감소증을 관리하려면 단백질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감소증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따로 없기에, 근력 운동과 영양 섭취를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기력이 달린다. 체력은 근육에서 온다. 우리 몸을 지탱하고 뼈를 보호하는 근육은 40대 전후로 줄어들어 80대가 되면 절반으로 감소한다. 근육이 줄면 혈당의 흡수와 배출 기능이 나빠져 당뇨에 걸리기 쉽고 뇌 수축에 영향을 끼쳐 치매 위험도 커진다.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팔다리가 가늘어지거나 특별한 병이 없는데 쉽게 피곤하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야 한다. 근감소증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오직 근력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만이 해결책이다.
◇노인 3명 중 1명 근감소증… 70세 이후 근육 급격히 줄어
계단 내려가기가 힘들어 난간 손잡이를 잡게 되고 걸음걸이가 느려진다면 이미 근육이 꽤 줄어든 상태다. 뻐근하고 저린 팔다리를 계속 주무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근육의 양과 근력이 모두 줄어드는 근감소증은 각종 질병과 사망 위험을 높이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명지병원의 연구 결과 근감소군은 정상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3.7배 높았다.
근육이 줄면 숨쉬기도 어려워진다. 강북삼성병원이 50세 이상 성인 2만8623명을 분석한 결과 골다공증-근감소성비만인 집단은 폐쇄성 폐 기능 위험이 64% 증가했다. 허리디스크도 문제다. 척추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에 부담이 커져 허리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고 퇴행성 변화 역시 심해질 수 있다.
근육은 우리 몸의 비상식량이다. 중년부터 비축해야 노년에 올 수 있는 사고와 질병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 들어 근육이 줄어든 자리에 지방이 채워지면 체중 변화가 없어 근감소를 알아차리기 어려워 주의해야 한다.
캔을 딸 때 전처럼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소파에 앉았을 때 다리가 많이 벌어지는 것도 근육이 줄어서다. 근육이 줄면 악력이 떨어지고 허벅지 안쪽 근육이 약해져 다리를 모으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벌어질 수 있다.
◇65세 이상 절반 단백질 섭취 부족
근감소증은 적절한 운동과 영양 섭취를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근육의 원료인 단백질이다. 노년층의 경우 단백질 부족 상태에서 운동만 하면 오히려 근육이 더 빠지므로 반드시 충분한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항체와 백혈구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는 필수 영양소로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해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을 키운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칼프로텍틴(calprotectin)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단백질은 하루 얼마나 먹어야 할까? 60kg 성인이라면 최소 하루 72g 정도의 단백질을 채워야 하며, 이를 위해 달걀 10개나 우유 2000ml 또는 소고기 300g을 매일 먹어야 한다. 그러나, 소화력이 떨어진 고령층이 음식만으로 단백질을 먹는 건 한계가 있어 65세 이상 남성의 절반, 여성은 3명 중 2명이 1일 섭취량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내 65세 이상 여성의 아침, 점심, 저녁 단백질 섭취량은 12~14g, 남성은 16~20g에 불과해 식사 외 추가로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나이 들어 씹기도 소화도 부담스러워지면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진다. 육류 섭취가 어려울 경우 유제품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단백질은 소화가 더딘 영양소인 만큼 빠른 흡수율도 중요하다. 입자 크기가 작은 산양유 단백은 소화가 잘돼 속까지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