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런 걸까?
라는 의문에 답을 하기 전에,
뒤끝이 없는 사람들부터 한번 살펴봅시다.
뒤끝없다라는 특성 자체가 일견 쿨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들이 왜 뒤끝이 없을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사정은 조금 달라져요.
왜 그들은 뒤끝이 없을까?
간단합니다.
이미 속 안에 있는 감정들이나 할 말들을
쾅 하고 폭발시켰기 때문에 남은 게 없어서 뒤끝이 없는 거에요.
즉,
뒤끝이 없다 = 앞끝이 있다 라는 얘기
타이머 없는 시한폭탄
바꿔 말하면,
뒤끝있는 사람들은 앞에서 해결을 못 봤기 때문에
그게 남아서 저 뒤에서 빵하고 터지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뒤끝이 있다 = 앞끝이 없다
분명 내가 지금 불편한데,
이 얘기를 꺼내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면,
분위기가 안 좋아질 것 같아, 상대방이 싫어할 것 같아,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불편해질 것 같아.
그냥 나만 참으면 갈등 없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잖아.
'휴우, 그냥 참고 넘어가자'
타인의 안위에 따라서 내 마음의 불편감이 요동을 치는 사람들,
"BIG 5"에서 얘기하는 고高 우호성의 핵심 특질입니다.
(BIG 5 성격검사에 대해서는 제가 하도 우려낼대로 우려먹어서
카카오X서울대행복연구소의 무료검사링크로 갈음하겠습니다.)
우호성이 높을수록,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착하다"라는 표현을 주로 쓰죠.
사람을 잘 믿고, 진정성 있고, 협력 잘하고, 이타적이고, 공감을 잘해주고, 겸손하고 ...
원래 착하다는 표현은 칭찬에 가까웠는데,
시대가 흐를수록 착함 = 비효율 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퍼주다보니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소홀해질수 밖에 없는 착한 사람들의 특징 때문이겠죠.
비극적인 것은,
그들이 언제까지나 친절할 수만은 없다는 겁니다.
친절과 배려는 여유에서 나와요.
하지만, 착한 사람들의 내면은
무엇이든지 담을 수 있는 요술주머니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 바닥을 드러내게 돼 있습니다.
전 이걸 "내면의 강바닥"이라고 부릅니다.
하천이 자정능력이 떨어지면,
침전물과 부유물이 쌓이면서 강바닥이 점점 높아지고
결국에는 바닥을 드러내게 되잖아요.
인간도 비슷합니다.
테이크 없는 기브의 연속
누군가로부터의 감정쓰레기통 역할
내 호의를 권리처럼 여기는 주변 사람들
이런게 쌓이고 쌓이다보면,
앞끝없이 모든 걸 품던 이 "착한천"이라는 강이 메마른 강바닥을 드러내며
그제서야 무시무시한 뒤끝을 작렬하게 돼요.
그렇게 앞서 쌓아왔던 착함의 공적을 고스란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난 마음이 넓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
'얼마나 마음을 졸이게 만드려고 그렇게나 넓은 마음이 필요하려나?'
서로가 상식적으로 행동한다면 굳이 마음이 넓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착한 사람들의 주변에 상식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비유하자면,
그 강에 자정작용을 일으키는 생물들이 많이 있다는 거에요.
기브 앤 테이크가 적절히 이루어지고,
내가 들이는 노력과 보상에 대한 밸런스가 조화를 이루게 되면,
착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뒤끝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반면, 내가 지금 바닥이 드러나려 한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라고 한다면,
주변인들을 둘러보세요. 여러분의 환경을 점검해보세요.
내가 4급수, 5급수가 되기 전에,
신속하게 자정활동을 펼치셔야 합니다.
거리두기, 잠수, 손절......
마음이 불편해서 다른 사람에게 칼같이 선을 못 그을 것 같다면,
차라리 혼자 지내는 편이 낫습니다.
그 시간동안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을 하면서,
나에게 잘해주면서, 나에게 친절하고, 나를 배려하면서,
점점 내면의 강바닥을 정화시켜 나가는 겁니다.
그렇게 마음에 다시 여유가 생기면,
그 때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돌아와도 돼요.
"휴우우, 나 너무 번아웃이 와서, 혼자서 머리 좀 식혔어."
이 때, 내 거리두기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수근대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을 굳이 옆에 둘 필요가 있을까요?
진정 나를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나에게 공감해주고, 오히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봐 줄 겁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필터링으로 주변인들을 한 번 걸러내구요,
혼자 지낼 때, '내 호의를 권리처럼 생각했던 둘리는 누구였나'를 생각해보고,
그런 사람에게는 다시는 돌아가지 마세요.
그런 사람에게 돌아가봐야 나라는 강에 녹조현상만 짙어질 뿐이니까요.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글을 읽는동안 많이 공감하고
예전보다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는 지금의 내 모습이
잘못된게 아니라는
믿음을 얻어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뒤끝없다는건 예의고 뭐고 모르겠고 나는 기분 나쁘면 대놓고 욕하는 사람이다 이런거 아닌가요
모든 사람과 친하게 또는 잘지낼 필요가 없다는걸 점점 느낍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쏟을 에너지가 부족한데 쓸데없는 감정 소비는 안하게 됩니다. 점점
감정소비 금지합시다!!!
잘 읽었습니다...!!
항상 잘읽고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앞끝이 있다.라임 좋습니다 ㅎㅎㅎ
마침녹색ㅋ
이번내용은 제가 평소에 자리잡고 있던 생각이네요.
뒷끝있는사람ㅋ
내가 참으면 조용히 넘어간다는 마인드라 점점 쌓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