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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별의 첫나들이 보시럿이 도시를 찾아서
샤르별의 전체는 큰 선경세상이라면, 샤르별에 흩어져 있는 도시들은 작은 선경세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은 마을이나 정원 같은 곳은 무릉도원으로 이름을 붙일 수 있었다.
샤르별은 전체가 복사꽃으로 덮혀 있고, 복사꽃들은 사철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어디를 가든지 복사꽃 향기가 진동하였다.
그래서 샤르별은 신선이 살지 않더라도 천상의 선경세상이라고 과히 이름을 붙여 줄만 했다.
츠나음이 연구소에서 첫 열흘간 여독을 푼 후에, 샤르비네는 본격적으로 나를 위한 샤르별 여행의 일정을 잡기 시작했다.
맨 먼저 여행의 목적지는 뵤시럿이 도시였다. 샤르별에서 두 번째 가는 큰 도시라고 하는데 츠나음이 연구소에서 500km쯤 날아가면 그곳이 있었다.
샤르별에는 지구처럼 국경이나 나라들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샤르별이라고 하는 큰 나라의 틀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크고 작은 도시와 마을들만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도시라고 해서 지구처럼 사람이 붐비고 집들이 밀집해서 지어져 있지 않았고, 수풀이나 초원 위에 듬성듬성 성처럼 예쁜 집들이 지어져 있는 모습이 샤르별의 도시였으며 작은 선경세상이기도 했다.
뵤시럿이는 샤르별에서 오사미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라고 했다. 뵤시럿이는 샤르비네가 태어난 고향이고 그곳에서 23년 동안 의무교육을 마친 곳이기도 했다. 친척들이 그곳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살던 집은 현재 그녀의 큰어머니인 루스버 선녀(초시의 첫 아내)의 몫이라고 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샤르별은 지구처럼 많은 국가나 민족들이 갈라져서 살고 있지 않았고, 샤르별 전체가 하나의 큰 국가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또한 샤르별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들이 한 민족 한 핏줄들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국경이 없는 세상이 샤르별인데, 땅덩어리의 크기는 지구의 70배에 달하고 인구는 200억에 달했다. 그 넓은 땅에서 그 많은 숫자의 인류들이 국경도 없이 한 민족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샤르별의 선경세상 도시들은 끝없는 대자연의 물결 속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촌락의 집결된 모습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으며, 지구의 도시들처럼 하늘로 치솟는 빌딩의 숲이나 사람들이 붐비며 살아가는 거리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샤르별에서는 신선인류들이 모여 사는 도시의 이름을 커디무니라고 부르는데, 지구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촌락집단이란 뜻이 적절할 것 같았다.
다시 말해 샤르별에는 아무리 우주첨단문명이 꽃피고 있는 선경세상이라 할지라도. 지구에서 말하는 현대화된 도시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복잡다단한 생활구조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었다.
초원과 밀림과 복사꽃의 물결, 그리고 맑은 물로 이루어진 대자연의 물결 속에 조용하게 어우러지며, 띄엄띄엄 우주건축양식(4차원적인)의 신선집을 짓고 커디무니라고 하는 촌락집단을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들이 샤르별의 신선들이었다.
샤르별의 존재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신선복장을 하고 있었고, 잘나고 못난 존재를 가릴 것 없이 신선이 아닌 존재들이 없었으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든 모습은 신선놀음 그 자체였다.
춘우셔시 비행체를 타고 연구소를 떠나서 뵤시럿이 선경세상의 상공에 도착했을 때 맨 먼저 눈 아래 펼쳐지는 모습은 거대한 복사꽃의 물결과 초원이었다. 복사꽃 물결의 사이사이로 성처럼 뾰족뾰족한 지붕의 집들이 그림처럼 지어져 있었다. 수풀 주변에는 복사꽃과 함께 형형색색의 꽃들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질펀하게 피어나고, 수로와 수로로 연결된 맑은 연못들이 작은 호수처럼 사방에 고여 있었다. 그렇게 초원과 수풀과 복사꽃과 맑은 물의 조화로 이루어진 뵤시럿이 도시의 선경세상에는 어디에도 도시 같은 건축양식이나 붐비는 인파도 없었다.
뵤시럿이 초원의 한 복판으로는 니비누시라고 하는 큰 강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는데, 강폭이 매우 넓어서 바다처럼 보이고, 초원 사이사이로 니비누시 강의 지류들이 동맥처럼 갈라져서 흐르고 있었다. 강가에는 수초들이 크게 자라서 밀림처럼 우거져 있고, 수많은 종류의 새떼들이 물 위에서 날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뵤시럿이 초원의 도시에는 어디에도 걸어 다니는 길이 없고 물을 건너는 다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샤르별에서 이동하는 모든 교통수단은 춘우셔시 하늘자동차였으며, 하늘자동차는 공중에서만 날아다니지 않고 초원 위에서 썰매처럼 미끄러져 다니기도 하고, 물 위에서 배처럼 떠다니기도 했다.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는 땅과 물과 하늘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샤르별의 교통수단이었으며, 춘우셔서 하늘자동차는 광속으로 움직이면서 아무 장소에나 자유롭게 뜨고 내릴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한 교통수단이었다.
우리가 뵤시럿이 초원에 도착했을 때 빨강, 노랑, 파랑 등 형형색색의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들이 잠자리 떼처럼 수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고, 초원과 물 위에서도 한가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소리 없이 하늘에서 날아다니고 물 위에서 떠다니고 초원 위에서 미끄러져 다니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었고, 그렇게 그림처럼 움직이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를 타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무한한 삶의 자유와 여유를 즐기는 신선인류들의 신선놀음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지구에서도 아름답고 멋진 집을 가리켜 그림 같다고 평가하지만, 진짜 그림 같은 집들은 모두 샤르별에 지어져 있었다.
복사꽃으로 뒤덮인 초원과 숲속의 집들은 대부분 단층건물인데, 성처럼 높이 솟은 지붕들마다 뾰족탑과 안테나처럼 보이는 장치들이 세워져 있고, 뾰족탑과 안테나 장치에서 쉴 새 없이 반짝거리는 빛들이 발생하며 하늘을 향해 쏘아지고 있었다. 우주와 교신이 이루어지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림 같은 집들은 복사꽃의 그늘에 가려 있어 지붕이 보일 듯 말 듯 한데 지붕의 탑에서 하늘을 향해 반짝거리는 빛을 보고 집이 지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샤르별의 나무들은 수십 미터가 넘게 매우 크게 자라고 있었고, 성같은 지붕의 뾰족탑보다 높게 자란 나무들이 많았다.
더구나 초원의 집들은 띄엄띄엄 지어져 있어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도 걸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래서 가까운 이웃을 방문하더라도 걸어서 다니는 일은 드물며, 대부분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를 이용해서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더러는 말과 사슴의 중간 종처럼 생긴 부미라는 짐승을 말처럼 타고 초원을 달리거나 멀리 떨어진 이웃을 방문하는 모습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복사꽃 그늘의 집들은 수풀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서 별도의 넓은 정원을 가꾸고 있었고, 복사꽃 수풀을 울타리로 삼은 정원에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이 활짝 피어 있고 온갖 향기가 집 안에 가득했다.
귀여운 애완용 동물들은 한가롭게 정원에서 뛰어다니고 복사꽃과 어우러진 수풀에는 반짝거리는 열매들이 별처럼 수없이 달려 있었다. 반짝거리는 빨갛고 노란 열매들은 마치 수풀에서 촛불이 타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등을 설치해 놓은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뵤시럿이 초원에는 가끔씩 초대형 높은 건물도 눈에 띄었다. 높은 건물들의 용도는 주로 사원이나 교육 수련원, 신선들이 신선놀음을 즐기는 문화공간 같은 공공시설들이었다.
아주 높은 건물은 500미터에 이르는 우디 피라미드도 있었고, 1,000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흐우탑도 있었다. 우디 피라미드는 멀리서 보면 산처럼 보이고, 흐우탑은 멀리서 보면 꿈틀거리는 거대한 동물처럼 보였다.
하늘 높이 솟은 흐우탑은 구불구불 휘어진 모습으로 지어져 있고 바람이 불면 꿈틀꿈틀 흔들리면서 움직이는 건물이었다.
우디 피라미드는 샤르별에서도 유명한 정신수련원이었고, 흐우탑은 4차원 공간을 체험하는 시설이었다.
흐우탑 내부에는 수많은 공간과 방들이 만들어져 있고 미로와 같은 통로로 이루어져 있으며, 새로운 방이나 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미지의 세상과 연결되는 4차원 세계의 문이 달려 있었다.
이렇게 푸른 초원과 복사꽃의 수풀 속에 이국적인 분위기의 집들이 띄엄띄엄 지어져 있는 뵤시럿이 초원의 선경세상은 끝도 보이지 않을만큼 광활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샤르비네는 이렇게 거대하고 조용한 뵤시럿이 선경세상에 도착해서 전체적인 상공을 몇 바퀴 선회한 후 땅으로 내려와 타고 온 춘우셔시를 풀밭에 세워 두고, 신비한 기운이 감도는 흐우탑 건물로 들어갔다.
흐우탑 맨 꼭대기에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초원의 선경세상보다 높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흐우탑 건물 속에서는 아무리 높은 곳의 장소를 찾아가더라도 승강기나 계단 같은 것을 이용하지 않았다. 아무 위치나 공간에서도 가상의 문을 열면 바로 찾아가고 싶은 위치의 공간이 나타났다. 곧 가까운 방이나 멀리 떨어진 방이나 높은 곳에 위치한 공간이나 낮은 곳에 위치한 공간이나 일부러 발품을 팔며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고, 가상의문만 열면 바로 옆방을 찾아가듯 쉽게 공간이동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와 함께 흐우탑 입구로 들어가 문을 여니 거대한 공간의 로비가 나타나고, 로비에는 다양한 휴식공간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뵤시럿이 도시의 신선들은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면서 끼리끼리 어울리며 정담을 나누거나 규시아 신선주를 마시며 신선놀음을 즐기고 있었다.
로비의 벽면에는 가상의 문들이 달려 있고 가상의 문만 열면 원하는 위치의 장소로 공간이동이 되었다.
샤르비네와 내가 가상의 문으로 다가가 여는 순간 곧바로 1,000미터 높은 곳의 전망대 공간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보시럿이 선경세상 전체를 둘러 본 후, 흐우탑 내부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 방과 공간들을 가상의 문을 열고 들락거리며 공간이동으로 찾아다녔다. 그리고 다양한 내용의 4차원 현상들을 체험했다.
흐우탑을 빠져 나와 주변의 풀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샤르비네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샤르비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곳 선경세상이 우리 샤르별에서 두 번째로 큰 제2의 도시에요. 이 도시에서 제가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그래서 구석구석 모르는 곳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러므로 샤르앙이 이 도시에 대해서 궁금하고 의문나는 사항은 무엇이나 질문하세요. 궁금증을 다 풀어 드릴게요. 그리고 4차원 문명세계의 진면목을 모두 체험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빠짐없이 구경시켜 드리도록 할게요."
하지만 나는 좀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대답했다.
“샤르비네의 말대로 뵤시럿이가 샤르별에서 두 번째로 큰 선경세상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많은 기대를 하고 이곳을 찾아 방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찌하오?"
“어떤 기대를 했길래..."
“선경세상의 우주첨단문명이 화려하게 꽃피우고 있는 진면목이랄까…. 지구에 있을 때 샤르비네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겪었듯, 뉴욕, 파리, 동경, 홍콩 등등.... 지구의 모든 문화와 문명이 집약되어 있는…. 그런 모습을, 즉 말하자면 샤르별의 뛰어난 문명과 문화가 집약되어 있는 진면목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샤르별 제2의 도시라고 하는 뵤시럿이는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오.”
“북적거리는 많은 인파들... 끝없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빌딩의 물결, 그리고 화려한 거리들을 머리에 떠올렸는데... 그 속에 집약적으로 녹아 있는 샤르별의 문명과 문화의 사회상을 한눈에 관찰하고 싶었는데, 그런 모습들을.. 뵤시럿이 도시의 선경세상에선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다는 의미이군요?"
"사실을 말하자면 그렇소."
“지구의 큰 도시들과 비교하면 샤르앙의 생각은 무리가 아닐 거예요. 샤르앙의 상상은 이해가 되요. 복잡하고 시끄럽고 요란한 지구 도시의 모습과는 달리, 조용하고 한적한 샤르별의 도시들은 지구 인류들이 바라보기엔 시골과 같은 분위기에 지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지어져 있는 선경세상의 조용한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구 인류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4차원 문명세계의 첨단이기들이 자리 잡고 있어요. 겉으로는 조용하고 전원적 분위기에 지나지 않는 뵤시럿이에서도 샤르앙의 가슴을 놀라게 하는 우주첨단문명과 문화들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그러므로 지금부터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샤르별은 선경세상이라고 하는 빛의 나라란 사실을 명심한다면 그런 옹색한 상상은 떠올리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 샤르별은 외부에서 볼 때는 정중동의 조용한 분위기를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얼마나 역동적이며 4차원 문명세계의 꿈을 불태우고 있는지 몰라서 가진 소감일 거예요. 지구는 물질론적 유한이론의 세상이라면, 샤르별은 초물질적 무한이론의 세상이란 걸 잊지 마세요. 유한이론과 무한이론의 사이에는 많은 모순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유의하길 바래요."
"그럴까요? 보시럿이 도시의 겉모습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했나 보군요. 샤르비네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대를 해보겠소. 겉으로 조용한 모습과는 달리 내부적으로 우주첨단문명과 문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역동적인 선경세상의 신선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직접 경험하며 느껴보도록 하겠소. 사실 흐우탑에 들어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건물의 미로와 같은 방들을…. 가상의 문을 열고... 모든 방들을 공간이동으로 드나들며 4차원 현상들을 다양하게 체험한 기억은 새롭기만 하오. 그와 같은 4차원 문명세계의 다양하고 새로운 체험이 많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게 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하지만 걱정도 있어요.""나 때문에 걱정한다는 뜻인가요?"
“그래요. 샤르앙의 높은 기대감을 어떻게 충족시켜 주어야 하나 벌써부터 걱정이 많이 되요. 채워 주어도 채워 주어도 부족한 그 기대감, 참 샤르앙은 욕심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참! 샤르비네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저의 높은 기대감, 욕심 등등이라니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샤르앙이 지구에 있을 때 우리들 해저기지를 방문한 후 그 속에 펼쳐진 상상초월의 환경들을 직접 목격했고, UFO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면서 신출귀몰한 현상들을 수없이 체험했으며, 샤르별 상공의 하늘도시 우주타운에 펼쳐진 우주첨단문명의 현상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으면서도... 그러한 정도만으로도 샤르앙은 얼마나 많은 4차원 문명세계의 진면목을 실감했는데…. 그래서 이제 샤르앙은 웬만큼 새로운 현상 앞에서도 별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 그러한 생각이 들진 않나요? 제 말이틀린 것 같아요?"
"샤르비네의 말이 사실이긴 하지만……. 아직 저는 더 큰 기대감에 목마르고, 더 새로운 세상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배고파요. 그리고 아직 체험하지 못한 4차원 문명세계의 진면목은 샤르별의 넓은 세상 구석마다 기다리고 있을 줄로 믿어요. 그러한 저의 기대감에 대한, 샤르비네 마음의 부담이 큰가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수록 샤르앙의 높고 커져만 가는 기대감....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봐요. 빠른 속도로 진화되어 가는 의식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커지고 그럴수록 더 큰 세상에 대한 기대감은 늘어만 가지요. 샤르앙도 그러한 심리적 과정을 겪고 있으며, 우리 샤르별에서 그러한 샤르앙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함이 없을 거예요. 아무튼 좋아요. 얼마든지 큰 기대를 하더라도 그 이상의 기대가 샤르앙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세요. 그 책임은 이 샤르비네가 질게요."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샤르비네와 나는 다시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를 타고 뵤시럿이 선경세상의 상공을 낮게 날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보다 더 세밀하게 뵤시럿이의 이곳저곳을 시찰했다. 뵤시럿이의 면적은 지구 면적의 3분의1에 해당할 만큼 광활한 지역이었다.
복사꽃의 물결과 숲의 조화로 이루어진 초원에 보일 듯 말 듯 지어진 집들은 드문드문 많은 거리를 두고 지어져 있고 복잡한 빌딩의 숲이나 인파가 북적거리는 거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볼거리가 참 많은 선경세상의 도시였다.
뵤시럿이에는 숫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그림 같은 집들로 이루어진 자연 촌락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촌락들마다 역사가 깊고, 촌락들 나름대로 특색 있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처음 방문한 마을은 너사미란 이름을 가진 신선마을이었다. 너사미 마을은 흐우탑에서 700km 정도 떨어진 먼 곳이지만,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로 이동하면 금방이었다. 너사미 신선마을의 집들은 500여 호의 듬성듬성한 촌락으로 이루어졌고, 니비누시 강의 지류를 따라 길게 형성된 마을이었다. 너사미 신선마을을 처음 방문한 이유는 그곳이 샤르비네가 태어난 곳이고 옛집이 있기 때문이었다. 샤르비네의 옛집에는 현재 그녀의 큰 어머니인 루스버 선녀가 살고 있다고 했다.
너사미 마을을 향해서 니비누시 강 상류의 상공을 날아가니 거미줄처럼 연결된 수로의 지류들이 대동맥처럼 넓은 초원으로 뻗어가고 있었고, 니비누시 강 지류의 강변마다 뵤시럿이의 신선마을들이 촌락을 이루며 한 폭의 그림들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어디를 지나가든 숲이요, 꽃물결이요. 푸른 초원이었다.
니비누시 강의 지류들은 각각 다른 이름들이 붙여져 있었는데, 그 지류의 이름을 따서 뵤시럿이 신선마을들의 이름이 정해지고 있었다. 샤르별의 집들은 대부분 맑은 강변을 따라 지어져 있었고, 샤르비네의 옛 고향인 너사미 마을은 니비누시 강의 지류인 너사미 강변을 따라 자연부락처럼 형성되어 있었다. 지류들의 강변에는 다양한 생태계의 수초들이 자라서 일대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 지류들마다 조금씩 특색이 다른 생태계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강의 둔덕을 끼고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초원 위에는 복사꽃의 물결과 숲이 조화를 이루며 선경세상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성처럼 아름다운 집들이 대자연의 물결과 함께 조용히 숨 쉬고 있는 신선마을의 풍광이었다.
신선들이 사는 모든 집들은 성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어져 있고, 뵤시럿이 도시의 시민이며 신선들인 성주들은 각각의 취미대로 집을 설계하고 가꾸어서 신선놀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신선들이 사는 성들의 뾰족탑에서는 별빛처럼 반짝이는 빛들이 쉬지 않고 반짝거리며 우주와 교신을 나누고 있었다.
한마디로 큰 집 작은 집의 구분도 없고, 부잣집 가난한 집의 표시도 없는, 누구나 비슷비슷한 규모의 성을 소유하고 성주로 살아가는 샤르별의 신선인류들... 그 성 속에서 하루하루 일상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선인류들의 삶이 한없이 궁금하게 느껴졌다.
춘우셔시를 타고 니비누시 강 상공을 날아서 상류에 다다른 후 너사미강 상공으로 비행방향을 바꾸자 비로소 그림 같은 절경의 너사미 신선마을의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사미 강변의 초원을 따라 이국의 정취를 마음껏 발산하며 지어져 있는 500여 호의 아름다운 성들이 드문드문 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내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우와! 저렇게 아름다운 마을과 저렇게 아름다운 집들이 지어져 있는 세상은 아직 책에서도 보지 못했소. 저 아름다운 마을, 저 아름다운 집들…. 과연 누구의 솜씨로 지어진 누구의 작품인지, 하늘의 신들도 내려와 감탄을 아끼지 않을 것 같소. 지구에서는 아무리 부자라 해도 저렇게 아름다운 성으로 된 집은 평생 가져보지 못할 텐데..."
내 말을 듣고 샤르비네가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거들었다.
“저 마을이 바로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곳인데 샤르앙의 눈에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다니 다행이네요. 사실 우리 너사미 신선마을은 뵤시럿이에서도 손꼽히는 절경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소문나 있지요. 잠시 후면 제가 태어난 집도 직접 방문하고 구경할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제가 살던 집도 샤르앙이 보면 꿈 속의 성처럼 아름답게 느껴질 거예요."
“너사미 마을이 보시럿이 도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신선마을이라구요?"
“그래요. 우리 뵤시럿이 도시의 마을들은 모두 아름다운 경관 속에 묻혀 있지만, 그리고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마을들도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경관으로 소문난 곳이 우리 너사미 신선마을이지요."
"그렇군요. 그래서 샤르비네도 이 아름다운 신선마을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정기를 받아 아름다운 미인선녀가 되었나 보군요."
"호호호, 샤르앙은 그렇게 쑥스러운 말까지 제게 할 필요가 있나요? 미인이란 칭찬은 지구 인류들이나 우리들 세계의 신선들이나 누구나 듣기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우리 샤르별에는 저보다 더 아름다운 미인선녀들이 훨씬 더 많이 살고 있어요. 그 아름다운 미인선녀들을 만날 때 샤르앙은 저에게 실망할 지도 몰라요."
“정말이오? 샤르별에는 그렇게 아름다운 미인들이 많이 살고 있소? 그렇다면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걸 어쩌지요?"
"그래도 할 수 없을 걸요? 우린 이미 일심동체의 언약을 맺었으니까…. 하늘이 그걸 증명하니까.... 아무리 아름다운 선녀가 나타나 누굴 더 예쁘게 생각해도 그림의 떡일 걸요?"
“아하! 그렇던가요? 그러면 제가 멋모르고 엉겁결에 샤르비네에게 코가 꿰이고 말았군요. 이걸 어쩌지? 무를 수도 없고...."
“뭐예요? 샤르앙 진짜 저를 놀릴 건가요?"
이런 농담을 이어가면서 샤르비네는 일부러 화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나의 옆구리를 찌르며 간질이고 꼬집기도 했다.
둘이는 서로 “하하하." "호호호." 하고 웃어넘기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너사미 신선마을에 다달아 낮게 상공을 날며 다양한 모습으로 지어져 있는 신선의 집들을 구경하고 다닐 때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광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건축양식은 4차원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기하학적 설계들로, 하나도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지 않은 수많은 형태의 성들을 바라보면서 과연 신선들이 살만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샤르별의 모든 신선인류들은 저마다 멋진 성으로 된 집을 소유하고 있고, 그 멋진 성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성주들은 무한한 여유로움과 세상의 근심걱정을 모르고 신선놀음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과연 빛의 나라라고 하는 선경세상은 지구의 삶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문드문 먼 거리를 두고 지어져 있는 성들의 사이사이로 작고 맑은 연못들이 고여 있기도 하고, 잘 다듬어진 풀밭에는 이름도 모를 화초들이 무리지어 피어나 향기를 흩날리며, 부드러운 풀밭에서 한가롭게 뛰어다니는 동물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마을 신선들의 모습은 잘 눈에 띄질 않는데, 많은 인조인간들이 여기저기서 풀밭을 손질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인조인간들은 얼핏 보면 일반 사람하고 구별하기 어려운데, 구별이 쉽도록 특수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신선들이 입는 신선복장과 인조인간들이 입는 노동복은 천이나 디자인부터 달랐다.
가끔씩 풀밭에서 움직이고 있는 마을 신선들이 눈에 띄었지만 그들의 복장은 누구나 신선이나 선녀의 의상을 걸치고 있었고, 인조인간들은 활동하기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간편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신선과 인조인간을 구분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많은 인조인간들이 풀밭과 성 주변에서 쉬지 않고 개미처럼 일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마을 신선들의 여유로운 삶이 느껴지기도 하고, 선경세상의 이색적인 문명을 단편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현상인 것 같았다.
인조인간들이 성의 집 밖으로 나와서 풀밭을 관리하고 화초를 가꾸며 연못을 손질하는 모습들이 매우 익숙해 보였다. 어쩌면 인조인간들이 사람하고 똑같은 모습으로 일을 하고 행동을 하는 건지.. 그러한 인조인간들을 시켜 부족한 일손을 충당하고 있는 샤르별의 생활상이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너사미 신선마을의 상공을 낮게 날며 이런저런 모습들을 시찰하고 있을 때, 문득 머릿속을 스쳐가는 이상한 생각이 있었다. '신선마을에 신선들의 모습은 왜 눈에 띄지 않을까?'
그랬다. 마을의 여기저기 초원이나 풀밭에서는 동물들이 한가롭게 뛰어다니고 인조인간들이 밖으로 나와 열심히 일들을 하고 있는데, 마을 신선들의 모습은 간간히 몇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도무지 신선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인지 그렇지 않은 빈 마을인지 의문이 앞섰다.
그러한 의문을 샤르비네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도시의 모든 신선시민들이 일터나 교육장으로 출타한 시간이라서 거리들이 한산하지요. 그렇지 않다면 풀밭이나 정원에서 신선놀음에 열중인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아쉬워요."
"이곳의 신선들도 지구 인류들처럼 일터로 나가고 학교로 나가고…. 일터로 나간다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인지, 생계를 위한 목적인지... 떠 오르는 궁금증이 많군요."
"우리들 세상에서 돈이 필요하진 않아요. 우리들 세상은 돈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세상이 아니라서 돈 같은 것은 쓸모가 없어요. 돈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부터 만들고 있지도 않구요. 그래서 지구에서 아무리 돈 많은 부자가 와도 우리 샤르별에서 돈으로 구할 수 있는 물건은 없을 걸요?"
“그래요. 샤르별에는 돈이 필요 없다고 했지요.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나 다 가질 수 있는 세상이라서.. 집이나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나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서,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경제도 없는 세상이라고 했지요. 그런데 무엇을 얻기 위해 신선시민들이 이 시간에 일터에 나가 일을 할까요? 그게 의문이라는 뜻이오.”
“신선들이라도 필요한 물건을 얻기 위해서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하늘자동차, 신선들이 살고 있는 멋진 집, 그리고 집안마다 설치되어 있는 우주첨단문명의 장비들…. 이런 것들이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지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들 세상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일터에 나가 일정 시간씩 봉사를 한답니다. 그러한 공동봉사를 통해 필요한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물건은 누구나 공평하게 분배해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 샤르별의 모습이랍니다. 지금 시간이 바로 신선님들이 모두 일터로 나가 봉사를 하고 있는 시간이라서 모든 마을들이 한가한 편이지요."
“샤르별의 신선들은 모든 어려운 일을 인조인간에게 맡기고 편하게 생활하는 것 같던데…. 그러면 인조인간들이 물건을 만드는 일터에서 할 일은 없소?"
"왜 없겠어요. 물건을 만들거나 집을 짓는 현장에서 모든 위험하고
어려운 일들은 인조인간들이 도맡아 하지요. 다만 신선시민들은 인조인간들이 하는 일들을 감독하고 지시하고, 설계라든가 기획하는 일 등을 책임 맡게 되지요."
“신선과 인조인간이 할 일이 따로 있군요?"
"그렇답니다. 신선과 인조인간들은 각각의 역할을 분담하여 우리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를 이끌어 가지요."
“샤르비네의 설명을 듣고 보니 납득이 가는군요. 아무튼 신선들도 마냥 신선놀음만 즐기지 않고 무언가 해야 할 일들이 있고, 맡겨진 일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은 풍습으로 느껴지오.”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누구나 태어나서부터 신선이 되는 훈련과 교육을 받으며 신선의 모습으로 성장하지요. 하지만 우리들 세상의 신선은 아직 육체의 몸을 소유하고 있고 온전한 빛의 몸으로 이루어진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육체적 활동도 그만 둘 수 없어요. 그래서 온전한 빛의 몸으로 화신하기까지 육체적 수고를 감당하면서 단련을 받아야 해요.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각자 한 분야에 달통한 전문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러한 전문능력을 발휘해 사회를 위해 봉사하지요. 그러한 봉사의 결과에 의해서 무한이론이라고 하는 우리들 세상의 4차원 문명세계가 펼쳐지고 있고 인류문명의 종착지라고 하는 선경세상을 건설해서 살아가고 있지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 우리들이 누리고 바라보는 이 선경세상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각각 전문능력을 보유한 신선들의 봉사활동에 의해서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와 선경세상이 건설되고 있다는 설명이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소. 아무튼 모든 샤르별의 신선인류들이 각각 한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라니... 부럽기도 하고 얼른 이해되지 않는 말이기도하오."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태어나서 걸음마를 떼고 말을 배울 무렵부터 마을의 신선학교에 나가 26세가 될 때까지 신선의 자질을 갖추도록 의무교육을 받게 되지요."
"태어나서부터 신선교육을 받는다는 의미군요?"
"우리들 세상이 선경세상이요 신선의 나라이긴 하지만, 우리들 세상의 존재들이 신선이기 이전에 육체를 가진 인간일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신선학교에서는 사람이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갈 때 필요한 덕목뿐만 아니라, 본래 우주의 유아독존이며 우주의 자유자인 신선의 본성을 완전하게 몸에 익히도록 교육하지요. 그러한 신선교육을 마친 후부터, 각자의 소양과 적성대로 각 분야의 도통을 이룰 때까지 전문교육을 받게 되는데 그 기간이 보통 30여 년 정도 소요되지요. 30여 년의 전문교육을 받고 나면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특정분야에 도통을 이루고 전문가로 태어나게 된답니다. 그리고 250세가 될 때까지 전문능력을 발휘하여 사회를 위해 봉사하게 되지요."
"샤르별의 존재들은 무엇 때문에 신선교육을 받고 신선으로 살아갈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신선은 우주의 자유자이며 모든 영의 본성이지요. 그래서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영의 본성대로 살기 위해 신선의 길을 가며 그 길을 선도라 하고 태어나서부터 신선의 선격을 갖추기 위한 훈련과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완벽한 사람의 인격과 신선의 선격을 모두 갖춘 후 30여 년동안 익힌 전문기술로 200세가 될 때까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샤르별의 존재들이라…. 오로지 한 분야에서 우주나이로 30여 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그 분야에서는 도를 통하고도 남겠군요?"
"우리들 세상의 모든 학문은 무한이론을 바탕으로 한답니다. 무한이론은 물질법칙에 근거를 둔 유한이론에 반하는 우주학문으로, 곧 4차원 문명세계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인데, 이러한 무한이론을 근거로 30여년 교육을 받은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도통을 이루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러한 제도로 인하여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는 나날이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는 계기를 만들겠군요. 그래도 신선의 신분을 가진 샤르별의 존재들이 직장에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들이 있을 법한데…. 어떤 직업이 신선들에게 인기가 있고 사회적으로 대우가 좋은 편인가요?"
"신선이라도 좋아하는 일이 있고 싫어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지요.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각자의 자질과 개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특별히 선호하거나 선호하지 않는 일들이 따로 없어요. 그리고 지구에서처럼 일을 하는 대가로 보수를 받는 제도라든가 그에 따르는 대우가 없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직종이나 기피하는 직종이 따로 있을 수 없어요. 순수하게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봉사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를 이행할 뿐이지요. 더구나 힘들고 위험한 일들은 모두 불사신인조인간들이 도맡아 하기 때문에, 전문직에 종사하는 신선시민들의 역할은 인조인간들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 임무인 거예요."
"그렇게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신선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공평하게 소유할 수 있다고 했던가요? 주거지든, 교통편이든, 그리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무엇이든?"
"그럼요. 신선시민들은 무엇이나 필요하면 누구나 공평하게 소유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다 있어요."
"그렇다면 직장에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놀고 먹으면서 편하게 지낼 수도 있지 않겠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무의도식하며 할 일 없이 놀고 지내는 것보다, 무언가 세상을 위해 자기 역할을 다하며 봉사하는 일들을 더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즉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은 누구나 자기 전문분야의 도통을 이루고 도통신선이 되어 살아가고 있으며, 도통신선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행복과 보람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러한 대가가 아니었다면 무한이론이라고 하는 우주의 첨단문명과 4차원 문명세계는 세상에 꽃을 피울 수 없었을 거예요. 또한 꿈속의 세상 같은 선경세상도 나타나지 않았을 거예요.”
“도통신선들의 역할로 샤르별에 4차원 문명세계가 펼쳐지고 선경세상이 열렸다는 설명이군요?"
“그래요. 이 아름다운 선경세상과 4차원 문명세계는 모두 도통신선들의 작품이에요."
“샤르별의 존재들은 누구나 도통신선들인가요?"
“태어나서 스물여섯이 될 때까지는 신선의 교육을 받고, 오십육 세까지는 각각 전문분야의 도통공부를 하며, 도통공부를 마친 후부터 도통신선으로 살아가지요. 다만 우리 샤르별의 존재들이 모두 신선으로 살아가지는 않고, 200억의 인구 중 70억은 지구처럼 물질문명의 세계에서 원시적 삶을 추구하며 살아간답니다."
“도통신선의 자격을 갖춘 자들만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선경세상을 위해 봉사할 권리를 가진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군요?"
“그렇답니다."
"그렇다면 도통신선들이 각자 일터를 찾아가 하루에 봉사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오?"
"우주시간으로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 하지만 도통분야에 따라서는 하루 온종일은 물론 거의 평생을 몸 바쳐 봉사하는 경우도 있지요. 주로 우주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신선들인데.. 제 아버지나 측요스 신선님과 같은 경우이지요. 저도 우주도통 공부를 하고 있으니까 결국은 아버지나 측요스 신선님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거예요."
"제가 몰랐던 사실들이요. 4차원 문명세계와 선경세상은 그냥 열리지 않았고 도통신선들의 값진 노고와 희생봉사로 이루어진 결실이란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소."
"장차 지구에도 샤르별과 같은 선경세상이 펼쳐진다면 누군가의 값진 희생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우주의 무엇도 대가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으니까요."
“지구에도 장차 선경세상이 열릴 것으로 확신하오?"
“샤르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요."
"지구를 선경세상으로 만들려면 샤르별처럼 많은 도통신선들이 나타나야 하는 것이 아니오?"
“앞으로 샤르앙이 쓴 책을 통해 도통신선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믿어요."
“샤르비네가 우주도통을 이룬 후 도통선녀가 되어 그 도술의 힘으로 도와준다면 가능할 것도 같소."
"우리 선경세상의 도통신선들이 큰 도술을 발휘하여 샤르앙을 돕도록 노력할게요."
"고맙고 든든한 말이요."
"샤르비네를 믿으세요. 샤르비네는 샤르앙의 영원한 일심동체니까요."
"그건 그렇고, 샤르별은 하루가 우주시간으로 35시간이라고 했지요?"
“그렇지요."
“그 중에 5시간은 봉사활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무엇들을 하는지…. 도통신선들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오.”
"신선들이니까 당연히 신선놀음을 즐기지요."
"신선놀음의 내용이 궁금하오.”
“다양한 문화생활, 취미생활, 여행, 학문, 자기 수련 등 신선들의 취향이 천태만상이라서 무어라 다 설명하기가 곤란하네요. 아무튼 우리 샤르별의 신선인류들은 여가시간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내며 각자의 행복을 향유하기 위해 노력하지요."
“그렇게 충분한 여가를 즐기면서도 4차원 문명세계의 풍족한 삶과 신선놀음을 즐기는 샤르별이 부럽소. 그렇게 신선놀음을 즐기다가 신선들의 마지막 생애는 무엇으로 마감하는지 궁금하오."
“샤르별의 존재들은 태어나서 3세가 될 때부터 26세까지 23년 간신선이 걸어야 할 소양교육을 마친 후, 각자의 적성에 따라 전문분야를 정한 후 30년 간의 도통공부를 마친답니다. 도통공부의 과정에서 하늘과 땅의 이치를 통달하고 무한이론의 숙지를 완성하며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경지에 이르는 도술을 터득하게 된 후 도통신선의 길을 걷게 되지요. 그 후 우주나이 250세가 될 때까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나머지 시간은 거의 100년 간 세상에 더 머물며 빛의 화선을 위해 노력하지요."
“빛의 화선이 무슨 뜻이오?"
"육신의 몸 대신 빛의 몸을 입은 신선으로 화한다는 뜻이지요."
“빛의 몸을 입은 신선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뜻이오?"
“빛의 화선이 되면 이미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므로 죽는 것이 무엇이며 사는 것이 무엇이겠어요. 빛은 빛으로서 그대로일 뿐이지요."
“샤르별의 존재들은 마지막 생애가 참 의미 있고 값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신선의 길은 아름답지요. 지구의 동방에도 이미 신선의 나라가 세워졌었고, 샤르앙의 몸에는 그 혈통이 흐르고 있으며, 결국 샤르앙도 신선의 길을 걷게 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저는 샤르별에서 샤르앙은 지구에서 열심히 신선의 길을 걷고 함께 빛으로 화선하여 우주의 영원한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해요. 저랑 약속할 거죠?"
"약속하겠소."
“그 약속을 들으니 너무 기뻐요. 당신은 제 분신이요 일심동체 477...."
“샤르비네의 나이는 우주나이로 몇 살이라 했던가요?"
"우주나이 스물아홉...."
“지구의 나이로 환산하면 저보다 몇 배나 많은 나이인데……. 몸매는 저보다 훨씬 어리게 보이고... 샤르별의 존재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아요."
“지구 인류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늙어간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우리들 세상에서는 나이와 노화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아요. 몸은 마음따라 가는 것이지 나이 따라 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샤르비네는 지금 도통공부를 하는 학생의 신분이겠군요?"
“그래요. 저는 우주도통을 공부하는 학생이에요."
"학생의 신분으로 공부는 하지 않고 수년을 우주여행이나 다녀도 상관없소?"
"우주여행을 하는 것도 우주도통 공부의 한 과정이니까요."
"샤르비네가 공부하는 우주도통학교는 어디에 있소?"
“오사미라고 하는 도시의 선경세상에 있답니다. 샤르별에서 가장 큰
도시인데 여기서 거리는 8만 km 정도 떨어져 있지요.”
"엄청나게 먼 거리에 떨어져 있군요?"
“광속으로 비행하는 하늘자동차를 타면 금방이지요.”
"그러면 이제 학교에 나가 도통수업도 받아야 하지 않소?"
"학교수업도 받아야지요. 하지만 샤르앙과 함께 보내는 지금의 모든 순간들도 도통수업의 연장이랍니다. 지구에서, 우주여행을 할 때 UFO에서, 그리고 샤르앙과 함께 하고 있는 틈틈이 전자책을 통해 보고를 하고 있는 내용들이 학교수업의 연장이랍니다. 물론 며칠 내로제가 등록되어 있는 학교를 방문하고 제 스승인 이이스도 만나 뵈어야 되겠지만..
그 때 샤르앙을 제 스승에게 소개해 드릴게요."
“그러면 저야 영광이지요. 그런데 도통학교에 다니는 신선학생들의 정상적인 수업시간은 하루 몇 시간 정도 되는지 궁금하오.”
“5시간이랍니다. 학생들의 도통공부 시간과 도통신선들의 봉사활동시간은 5시간씩 똑같아요."
이런 대화를 나누며 너사미 신선마을 상공을 천천히 날며 배회를 하고 시찰을 하는 중에, 쉬지 않고 떼 지어 날아다니는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늘자동차들은 날개가 없고 타원형, 세모형, 둥근형 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늘자동차들의 크기는 자가용으로 사용하는 소형의 경우 길이가 3, 4미터, 대형은 50미터 이상, 초대형은 200미터나 300미터가 넘는 것들도 있었다. 대형이나 초대형 하늘자동차들은 대부분 화물이나 단체인력을 수송하는데 이용하고 있었다.
초대형 하늘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거대한 빌딩이 날아가는 현상 같았고, 아무리 큰 하늘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녀도 시끄러운 소음 하나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신선들은 구름을 타고 다닌다고 하지만, 샤르별의 신선들은 하늘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우주첨단문명을 즐기고 있었다.
춘우셔시 하늘자동차들은 소형이나 대형을 막론하고 광속의 속도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아무리 먼 거리라도 순간 이동을 하듯 도착할 수 있었다. 때로는 구름처럼 느리게도 날고 애드벌룬처럼 공중에 멈추기도 하면서 다양한 곡예비행을 하는 비행체가 춘우셔시 하늘자동차였다.
광속운행을 하는 춘우셔시 때문에 샤르별은 멀고 가까운 곳이 없는 한 집안과 같은 세상이기도 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