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이영표의 소속팀으로 널리 알려진 프리미어쉽클럽 토튼햄 핫스퍼가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3년간 지휘봉을 잡고 있던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 마틴 욜을 하차시키고 새로운 감독 후안 데 라모스 체제로 들어선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세비야를 2년 연속으로 UEFA컵 정상의 위치에 올려놓고 리그 3위로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획득했던 라모스 감독은 토튼햄에서도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의 첫 발걸음을 떼어내고있다. 욜 감독 시절 다소 들쑥날쑥한 출장기회로 좋은 활약상을 보이기 힘들었던 이영표도 새감독 부임 이후 주전 경쟁자인 웨일즈 출신의 윙백 가레스 베일의 부상공백을 틈타 일단 주전자리에 입성한 상태다. 물론 베일의 복귀 이후에 벌어질 최종적인 주전경쟁의 승리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프랑스 대표팀 감독 출신이던 지크 샹티니의 수석코치로 처음 토튼햄과 인연을 맺은 마틴 욜은 샹티니가 시즌 도중에 개인적인 사유를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나자 곧장 감독직을 승계받았다. 이후 그는 중위권에 머물던 토튼햄 구단을 혁신시키며 2년 연속 팀을 리그 5위로 끌어올렸고 토튼햄을 챔피언스리그 가시권까지 올려놓는데 큰 역할을 해내었다.
선수들과의 친화력을 우선시하고 훈련 중 선수들을 껴안으며 늘 시끄럽게 떠들기를 좋아했던 마틴 욜은 팀 구성원들과 선수들에게 신망이 두텁고 인기가 높은 감독이었다. 그리고 다른 프리미어쉽의 감독들이 멋진 수트나 코트를 입고 경기장에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늘 추레한 팀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장에 등장하는 몇 안되는 감독이기도했다.
05-06시즌 토튼햄은 마지막 경기에서의 패배로 아쉽게 5위를 기록하고 마는데 이 당시 팀의 주축을 이뤘던 선수가 현재는 미들스브로에서 이동국과 함께 뛰고 있는 이집트 출신의 골잡이 미도, 거의 대부분의 전경기에 풀타임 출전했던 윙백 이영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잉글랜드 대표팀의 중심선수로까지 치고 올라간 마이클 캐릭등이다. 당시 토튼햄은 짜임새 있는 전력과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시즌 말미까지 상위권 팀들을 위협했고 팬과 구단 그리고 축구 전문가들조차 마틴 욜 감독의 끈끈한 축구스타일을 극찬했다. 허나 마지막 경기에서의 아쉬운 패배는 라이벌팀 아스날에게 리그 4위 자리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이것은 결국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잃는 악재로 이어진다.
이로인해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기를 원했던 주축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이 팀에 이적을 요구했고 토튼햄 구단은 1650만 파운드라는 이적료에 그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들은 850만의 파운드의 이적료를 지출하며 각 명문구단의 구애를 받고 있던 르샹피오나 생티에넨 소속의 수비형 미드필더 디디에 조코라를 영입한다. 영입 당시 조코라는 캐릭보다 풍부한 국제경험과 경기전개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속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고 토튼햄 구단 또한 조코라가 캐릭의 공백을 어렵지 않게 메워주리라 예측했다. 허나 그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르샹피오나에서 송곳 같은 패스와 돌파력 그리고 뛰어난 수비능력까지 다재다능한 솜씨를 뽐내던 조코라는 프리미어리그의 속도넘치는 플레이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팀의 미드필더 진영이 지난해보다 헐거워지자 조직력이 깨지며 쉽게 실점을 허용하는 일이 잦았다. AS 로마로의 이적을 거부하며 한동안 벤치에 머물러야했던 이영표는 가을을 기점으로 라이벌 베누아 아수 에코토를 밀어내고 다시금 주전자리를 되찾았지만 그의 복귀 후에도 팀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때 팀을 구한 인물이 전방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였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영입되었던 이 골잡이는 시즌 초 기민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골을 터트리지 못하며 전문가와 팬들의 악평에 시달렸으나 이내 팀에 녹아들어가며 골세례를 퍼부었다. 특히 팀을 위해 헌신하는 그의 움직임은 토튼햄의 공격진에 다양한 리듬을 살려냈고 후반기 토튼햄은 연승행진을 내달리며 다시금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친다.
그리고 올시즌 토튼햄은 그 어느 팀보다 많은 선수 보강으로 큰 기대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1450만 파운드라는 거액에 잉글랜드 대표팀의 차세대 골잡이 대런 벤트를 영입했고, 10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웨일스 대표팀의 차세대 수비수 가레스 베일을 영입해내는데 성공한다. 또한 이 외에도 타 팀으로의 이적이 예상되던 저메인 데포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팀에 잔류시키는등 알찬 내실로 드디어 2년 연속으로 꿈에 그쳤던 리그 4위등극이 가능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 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허나 리그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토튼햄은 기대와는달리 처참하게도 강등권인 리그 18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고 팬들의 기대 또한 크게 엇나가고 말았다.
나락으로 떨어진 팀의 결속력과 최악으로 치닫은 분위기 속에서 2년여간 성공적으로 팀을 지휘해왔던 욜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았고 결국 그는 팀의 주축선수이자 에이스였던 베르바토프와 불화설까지 일으키며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고 말았다.
프리미어리그 전문가들은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되던 토튼햄이 이렇게 갑작스레 하락세를 겪은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해내고있다. 일단 첫 번째는 불균형한 선수영입이 불러온 예견된 재앙이라는 주장이다. 마이클 캐릭을 떠나보내고 조코라를 영입했지만 그는 프리미어쉽에서 검증된 선수가 아니었기에 좀 더 신중하게 영입결정을 내렸어야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영입해 실패를 겪은 선수영입의 예 또한 적지않다. 핵심 수비수이자 팀의 주장역할을 맡던 레들리 킹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젊은 수비수 마이클 도슨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그들은 벤피카에서 히카로드 호차를 영입했다. 또한 그들은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서 영입한 왼쪽 수비수 이영표가 공격적 부분에서 예상했던것만큼의 공헌을 하지 못하자 프랑스 렌으로부터 공격적인 윙백 베누아 아수 에코토를 영입한다. 하지만 그들은 프리미어쉽에서 검증된 선수라고 보기 어려웠고, 성공유무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지금까지는 명백한 영입실패의 예시로 남고있다.
경질된 후 마틴 욜 감독이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경험많은 미드필더과 윙 공격수를 팀 스쿼드에 포함시키기를 원했지만 레비 구단주와 코몰리 단장의 반대로 이를 이루지 못하고 유네스 카불, 대런 벤트등의 원치 않던 선수를 임의로 스쿼드에 포함시킬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거기에 한 술 더떠 선수들을 팀에서 하차시키는 결정 또한 감독이 아닌 구단주와 단장이 내린다고 주장했다. 지난시즌 AS로마 이적이 확정되었으나 이를 거부해 팀에 잔류한 이영표가 대표적인 선수다.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고 잔류시키고 싶은 선수를 마음대로 잔류시킬 수 없으니 감독의 전술 또한 제대로 돌아갈 수 없고 이것이 토튼햄이 겪은 부진의 이유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이유로 마틴 욜 감독의 카리스마 부족을 꼽는다. 늘 웃고 떠들며 서스럼없이 선수들을 대했지만 그러한 욜 감독의 태도가 감독 생활 말미에 들어서는 지도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너무 희화화되었다는 것이다. 주전으로 기용되지 못하자 공공연히 불만을 터트렸던 저메인 데포와 스타팅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유로 욜 감독과 신경전을 벌였던 베르바토프의 행동은 이를 뒷받침한다. 선수들을 너무 감싸고 돌았던 욜 감독이 결국은 선수들에게 비수를 맞은 꼴이다.
세 번째 이유는 변화되지 않고 늘 고정화되어있던 전술적 답답함이 근거한다. 욜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경질되는 그 순간까지 컴팩트하고 토탈적인 4-4-2를 추구했으며 전방에 키핑력 있는 공격수를 두고 미드필더 진영의 플레이메이커의 기량에 의존하며 공격을 풀어나가는 전술을 사용했다. 05-06시즌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중앙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마이클 캐릭의 공이 컸고, 06-07시즌 막판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순식간에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공이 매우컸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하고도 정형화된 패턴을 읽은 상대편은 토튼햄 특유의 전술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경기에 임했고 이 같은 전술적인 오류를 욜 감독은 빠르게 수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비록 끝모습만은 아름답지 못했지만 지난 2년여간 마틴 욜 감독이 토튼햄을 프리미어십 출범 이후 최고 성적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지도자생활을 해왔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와 대립각을 세우던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등도 그의 퇴진은 부당한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높이기도했다. 또한 아약스, 풀햄등의 구단이 그를 감독으로 데려가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뜨고 있으니 그로서는 이번 경질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수도 있겠다.
아무튼 토튼햄은 이제 세비야를 이끌던 명장 후안 데 라모스의 손에서 다시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들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다시금 정상권을 노리는 막강한 다크호스로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무너져 다시금 회복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강등권에 계속 머물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최근 주전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이지만 가레스 베일의 복귀 이후 이영표가 계속 주전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않다.
프리미어십이라는 거친 전장은 그래서 즐거운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확실치 않기에.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출처 - http://blog.naver.com/lifestyle88.do
첫댓글 05/06 시즌때 토트넘 축구가 정말 재밌었는데..
지나간 얘기지만.... 구단주와 단장이 팀을 망쳐놓은 주범일지도.... 감독에게 전권을 줬다면, 필요한 선수만 영입하는등 팀을 제대로 꾸려나갈 수 있었을텐데...
그럼 영표 AS로마 이적이 성사 안된게 구단주가 팔지 말라고 해서??
욜과 영표는 토트넘에 있길 원했는데 구단주가 팔라고 한거 아녜요??
기사가 잘못된듯..베르바 토프는 06-07부터 뛰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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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잘못된듯..04-05시즌 토튼햄은 9위를 기록했습니다
맞아요;; 05-06이 5위;;;
05-06시즌때가 제일 좋았는데...
음? 이거 누가 쓴거지
다니엘 레비 구단주.... 참;;;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사줘야지.... 지가 좋아하는 선수를 비싼 값에 사대니원.... 팬으로써 참 짜증;;
이건 뉴스가 아니고 그냥 블로그 포스팅같은데,,
이영표 영입이 실패작이란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