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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의 핵심은 사라진 돈 1조6679억원의 행방이다.
그런데 문재인 때 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수사를 담당했던 전(前) 검사들의 말, 사건 당사자의 증언과 법정 기록, 그리고 실사보고서 전체본을 통해 그간 정황만으로 제기됐던 ‘부실 수사’ 의혹의 면면을 짚어봤다.
미공개 상태인 라임의 실사보고서 전체본.
미공개 ‘실사보고서 전체본’ 보니, IIG·라움·쌍방울 등 누락
지난 4년간 라임 사태를 지켜본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전방위(全方位)적인 은폐가 있었다”면서 “자금의 종착지와 용도를 철저히 숨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그가 말한 ‘시작’은 라임자산운용의 실사(實査)보고서다.
지난 2019년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고 한 달 뒤 라임자산운용은 회계법인에 펀드에 대한 실사를 의뢰했다. ‘투자 대상이 실제로 있었는지’ 등을 자체 검증해 보이겠다는 차원이었다.
피해자는 물론, 정치권과 금융권, 학계에서는 일제히 실사 결과에 주목했다. 결과는 2020년 2월에 나왔다. 그러나 공개된 보고서는 ‘요약본’이었다. 국회의 요구에도 전체본은 아직까지 미공개 상태다.
당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사보고서 소유권이 라임에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제출하는 것도 라임이 결정할 문제”라며 “국회에도 요약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전체 보고서는 제출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전체본’을 소유한 A씨를 어렵게 만나 이를 들여다봤다. 1, 2차로 작성된 실사보고서는 총 494페이지에 달하며, ‘본 보고서에 수신인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거나 회계법인이 제시한 Hold Harmless Letter(면책확인서)에 서명하여 이를 제출하지 아니한 자는, 본 보고서에 접근 권한이 없음’이라고 기재돼 있다.
확인 결과 실사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된 펀드의 개수보다 적은 규모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라임의 자(子)펀드는 173개인데, 157개에 대해서만 실사가 진행됐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금 흐름 감지와 라임 사태를 촉발한 ‘IIG펀드 거래 손실’ 배경 또한 누락돼 있었다.
이 밖에도 라임의 아바타운용사인 라움자산운용과 자금 운반 조직도에 속해 있는 쌍방울, 필룩스 등 코스닥 기업 등에 대한 실사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추가 조사 진행 여부도 불분명했다. 참고로 ‘경제공동체’로 지목된 쌍방울 김성태·KH필룩스 배상윤 회장은 이재명을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이다.
이렇듯 부실한 실사보고서는 라임 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됐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라임의 형사소송에서 제출되기도 했다. A씨는 “외부에는 철저히 기밀에 부쳤던 실사보고서가 수사 근거 자료로 쓰인 것”이라면서 “지난 2022년 2월 라임이 파산했음에도 이를 세상에 내놓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자본시장 흐름에 밝은 A씨는 이어 “실사는 부실하지만, 이를 통해 펀드 전체적인 구조는 대략 파악이 가능한데, 라임은 비공개 펀드의 위험을 공개 펀드에 전가(轉嫁)하는 불법성을 띤 구조로, 개별 펀드의 수익률, 환매 가능 여부가 아니라 태생 자체가 특혜”라면서 “이 구조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당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자금 이동의 흔적도 보인다. 애초에 자금을 움직이기 위해 설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사에서 빠진 사태 촉발 원인 ‘IIG’
라임 사태는 해외로 빠져나간 돈 때문에 발생했다. 촉발이 된 건 미국 사모펀드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에 투자된 뒤 종적을 감춘 2억 달러(2438억원)다.
지난 2017년 5월 라임은 신한금융투자와 명의신탁을 맺고 IIG의 두 펀드(GTFF·STFF)에 각각 7000만 달러, 1억3000만 달러를 넣었다. 그런데 라임이 투자할 당시 IIG는 이미 부실기업이었고, 2019년 11월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는 증권 사기 혐의로 IIG 등록을 취소하고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라임 측은 “우리도 IIG에 사기를 당한 것”이라 주장했지만, SEC의 IIG 기소장에 따르면 IIG는 이미 2007년부터 돌려 막기로 근근이 버티는 회사였다.
기소장에 따르면 STFF의 경우에는 라임과 신한금투가 먼저 IIG에 조성을 제안한 펀드기도 하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또한 2018년 6월 IIG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판매사에 이를 알리지 않고, 오히려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도록 지수를 조작했다.
그해 11월 라임과 신한금투는 IIG가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됐다는 메일을 수신했지만, 부실을 다른 정상 펀드에 떠넘기기 위해 펀드 구조를 바꾸고, 싱가포르 로디움 펀드에 수익권을 넘겼다. 그러나 이 역시 깡통이어서 결국 2438억원은 증발했다.
SEC는 IIG가 한국에서 돈을 끌어오기 직전에 빼돌릴 창구를 만들어놨다는 점에 주목했다.
IIG는 라임이 돈을 입금하기 직전 ‘파나마론(Panama Loans)’이라는 상품과 함께 유령회사들을 만들어 놨다. 돈이 들어오면 곧장 유령회사들에 흘러가는 구조였다. 자금의 ‘용도’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는 얘기다.
기소장에는 IIG가 돈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라임의 대리인도 비실명으로 등장한다. ‘직원-1(Employee-1)’인데, 이 인물의 변호사가 미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는 “‘직원-1′이 수사에 협조했으니 수사 자료에 이 직원의 신원을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구절이 있다.
해외 은닉재산 추적·환수·국제소송 전문인 백왕기 변호사는 “파나마의 유령회사들은 라임이 돈을 은닉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SEC와 FBI는 2억 달러 중 IIG의 사기죄를 9500만 달러에 한해서 인정했다.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은 1억500만 달러는 의뢰인(라임)의 요구대로 돈이 사용됐다는 의미다.
SEC와 FBI는 1억500만 달러가 파나마의 페이퍼컴퍼니 5개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회사 명단과 함께 구체적으로 밝혔는데, 현지 변호인들과 접촉하면 각각의 법인 GIS(등본·주주명부)를 발급받을 수 있다. 페이퍼컴퍼니일 수도 있고, 페이퍼컴퍼니끼리 감싼 형태일 수도 있지만, 이 관계를 끝까지 추적하다 보면 1억500만 달러의 최종 수령자가 나올 수도 있다. 그가 사태의 범인 중 주범일 수 있다.”
이런 내용 모두 애초에 실사되지 않은 거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검찰 또한 IIG 펀드와 관련 신한금투 임직원과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을 기소한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파나마론으로 빠져나간 자금의 추적은 없었다.
라임을 수사했던 B 전 검사는 파나마론과 관련해 “IIG가 폰지 사기로 돈을 어떻게 돌렸는지까지는 우리가 파악할 수 없었고, 라임에서도 그런 내용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라임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로디움 펀드)에 다시 매각을 하는 절차들이 있었다.
이건 수사 내용에 들어가진 않고 정황으로 들어갔던 건데, 이와 관련해서는 로펌들이 민사적으로 국제 분쟁 차원에서 대응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백왕기 변호사는 “관점에 따라 ‘수사 마무리’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행위자에 대한 처벌 여부’가 주요 쟁점”이라면서 “이 사건에서 행위자는 라임의 대리인 ‘직원-1′이며, 파나마로 흘러간 돈의 최종 수령자까지 밝혀야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라임의 IIG 투자가 ‘결과적으로’ 부실했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IIG 펀드 손실과 관련 재판을 받은 이는 신한금투 임직원과 이종필 부사장뿐이다. 그런데 이들의 판결마저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라임의 2심 판결문에 따르면 막상 이들이 IIG 투자로 피해자들에게 손실을 끼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수조작’에 대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IIG 펀드 손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셈이다.
2000억원 횡령자금, 검찰은 알고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24일 라임이 투자한 5개 회사에서 2000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발표했다.
이 중 약 300억원은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유용했다고 밝혔다. 유용자금 중 276억원은 2018년 12월 필리핀 이슬라리조트를 차명으로 매입하는 데 썼고, 25억원은 각각 장모씨와 전모씨에게 건네진 정황이 있다고 했다.
장씨는 민노총 출신으로, 이재명의 외곽 조직인 ‘기본경제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고 전씨는 민주당 강원도당 후원회장을 지냈다.
금감원이 ‘처음 발표’했지만, 사실 검찰은 3년 전부터 이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고소가 접수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슬라리조트와 채권 추심을 벌이던 고소인은 당시 김영홍을 특경법상 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도박개장죄, 범죄수익은닉죄 등으로, 장씨와 전씨는 강제집행면탈죄로 수차례 고소했다.
고소인은 “라임 돈 300억원이 김영홍 개인으로 흘러들어 갔고 그 자금이 민노총 장씨, 민주당 강원도당 후원회장 전씨 등에게 건네진 정황과 이들의 인적사항, 자금 흐름도 및 차명계좌 등 증거자료를 모두 제출했지만 전혀 수사가 되지 않았다”면서 “이 정부 들어 이제야 계좌를 들여다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김영홍 사건의 경우 2020년 11월 서울남부지검으로 이관됐는데, 3년간 손을 대지 않아 지난해 5월 참고인 중지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이다. 1조6679억원 중 3500억원(최대 6000억원까지 추산)이 흘러들어 갔고, 이 돈은 메트로폴리탄 20여 개 계열사로 흩어진 뒤 대부분 증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메트로폴리탄과 관련된 인물은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는 문재인 정부 당시 라임 관련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도 있다.
캄보디아 해외 은닉자산도 미리 알았다
이번에 금감원에서 처음 발표한 횡령 금액에는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사업에 투자된 1억 달러(1279억원)도 포함돼 있다.
라임은 지난 2018년 10월 상장사 S사(社)와 공동으로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사업을 진행했는데, S사 임원 등이 투자금을 조세피난처 소재 법인 등에 이체해 횡령한 정황이 확인됐다. 라임은 이때 자신의 아바타운용사이자, 김영홍이 대주주인 라움자산운용에 주문자위탁생산(OEM) 펀드 설정을 맡겼다.
검찰은 이 자료 또한 3년 전부터 확보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10월 해당 사업의 이해관계자가 라임이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홍콩 소재 특별목적회사(SPV)인 위 탈렌트(We Talent)에 1억 달러를 송금한 기록 등 횡령 내역을 제보했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20페이지에 달하는 ‘해외 은닉자산 제보서’에 김영홍, S사 대표이사 등 피제보인 11명의 인적사항과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S사 공시자료 및 위 탈렌트 홍콩 주주명부 등 20개 증거자료도 함께 첨부하며 “위 탈렌트로부터 제3국으로 빠져나간 돈의 흐름을 쫓아가며 조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까지 썼다.
이 제보서는 문재인이 2018년 5월 설치한 대검찰청 ‘해외범죄수익환수 합동조사단’에 제출됐지만, 합조단은 이를 남부지검에 넘겼고, 제보자에게 3년간 단 한 번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다.
제보자는 “조세 피난처로 돈을 모두 도피시켰고, 신속하게 추적해서 환수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합조단에서 맡아달라고 했었다”면서 “그런데 남부지검으로 이관됐고, 연락도 한 번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3년이 지나 금감원 발표가 나와 의아했다”면서 발표 직후 남부지검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들려줬다.
통화에서 제보인이 사건 진행 상황을 묻자, 검찰 관계자는 “피제보인인 김영홍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기소 중지 상태가 돼 수사가 재개되지 않았다”면서 “그 자료는 기록 창고에 보관돼 있다”고 했다.
김영홍이 해외로 도피한 건 2019년 10월이다. 제보인은 “결국 이 제보서는 3년 동안 창고에 있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펀드 구조 들여다보지 않은 검찰
이번 금감원 조사 발표로 ‘문재인 검찰에서 덮었던 것을 제대로 수사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검사들은 “당시 금감원에서 통보받은 자료는 모두 충실하게 수사했다”면서 ‘문재인 때 덮었던 것을 재조사·재수사한다’는 분위기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A 전 검사의 말이다.
“그때 라임 펀드 자체에 대해서는 수사팀에서 직접 건드렸다기보다는 금감원과 협조했다. 당시 금감원에 ‘펀드 전체를 전수조사해서 문제 있는 것을 빨리 보내라’ 해서 받았고, 펀드 관련해서는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문제 된 부분(2000억원 횡령 건)은 (내가 수사할 당시) 금감원에서 넘어온 내용이 아니었다.”
그는 이어 “물론 그때 금감원과 공조가 잘되긴 했는데, 워낙 사건이 크고 이슈가 되다 보니 문제 있는 걸 다 못 잡아내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이번에는 그때 미처 발견 못 했던 부분을 결국 다 들여다본 것이고, 펀드 간 판매 과정에서 구조를 바꾸는 부분(라임의 모자(母子)펀드 구조)은 사실 그 당시에는 관심이 뜨거운 주제는 아니었다”고 했다.
참고로 라임은 모자펀드 구조변경을 통해 IIG 등 해외무역펀드의 손실 발생을 숨길 수 있었다. 이를 당시 금감원과 검찰 모두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B 전 검사 또한 “당시 (라임) 수사팀이 3개가 있었는데, 다른 팀에서 수사가 안 끝난 부분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 팀에서는 금감원 통보를 받은 내용들을 모두 수사했다”면서 “지금 금감원에서 의지를 갖고 들여다보면 잘못된 게 더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3.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한 라임 로비 의혹이 불거지던 2020년 10월 무렵 김봉현은 옥중 편지를 통해 당시 로비가 있었던 건 여권이 아닌 야권(국민의힘)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2020년 4월 검거 후 이송 중인 김봉현.
“김봉현 (옥중편지의) 정치인 위주 수사”
라임 돈은 대부분 문재인 때 움직였다. 보유자금 중 약 절반이 들어온 시기며, 공격적인 투자도 이때 이뤄졌다.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을 대폭 완화한 문재인은 ‘사모펀드 정부’로도 불렸다. 라임, 옵티머스, VIK, 디스커버리, 조국 펀드 사건 모두 그때 터졌다. 2019년 7월 처음 의혹이 제기된 라임의 실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건 2019년 10월경이다.
당초 라임 수사는 남부지검 합수단이 담당했다.
그러나 추미애는 그 직후인 2020년 1월 합수단을 돌연 해체했고, 일부 검사들의 반발에도 문재인은 ‘검찰개혁’을 앞세워 이를 강행했다. 그 여파로 94%(2016~2019년 평균)이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처리율은 2020년 14%로 급락했다.
추미애는 이어 2010년 10월에는 “중앙·남부지검은 윤석열 총장 지휘를 받지 말고 결과만 보고하라”면서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했다. 김봉현의 옥중편지를 기해서다.
라임과 관련 민주당 인사들의 로비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오던 무렵 김봉현은 옥중편지에서 “라임에 연루된 여권(민주당)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다”면서 일부 야당(국민의힘) 정치인에게 로비한 정황, 그리고 윤석열 사단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라임 사건은 ‘야권(국민의힘) 정치인 및 검찰 게이트’로 탈바꿈했다.
실제로 A 전 검사는 “그 무렵 이미 재판 중인 관련자들 공소유지 관리 외에는 김봉현과 관련된(옥중편지에서 언급한) 정치인들을 주로 들여다봤다”고 했다.
전 라임 수사 지휘 검사 “추적 쉽지 않을 것”
라임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던 한 금융사 관계자는 “추미애가 어떻게든 육탄방어를 한 건 라임의 돈이 (당시) 여권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합수단 해체 등으로 초동수사는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지난 4년간 검찰이 수사한 건 자금 추적이 아닌 라임 관련자들의 리베이트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정도밖에 없다”고 했다.
금감원은 이번 재조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에 더해 FIU를 통한 자금 분석까지 모두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FIU를 통한 자금 분석 또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라임 수사를 담당했던 A 전 검사는 “FIU 정보가 대검 범죄정보과 등을 통해 구체적인 행위자와 혐의점을 포함해 내려오면 일선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당시 라임과 관련 그러한 정보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장관 부임 후 부활한 남부지검 합수단 또한 최근 라임 펀드 재수사를 본격화한 상태다.
합수단은 전체 자금의 흐름은 물론 자금이 어느 지점에서 최종적으로 끊겼는지 등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자금을 왜 주고받았는지와 어느 용도로 사용됐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합수단 해체 이후 라임 수사를 지휘했던 한 전직 검사는 ‘사라진 돈 1조6679억원의 실체와 행방이 이번에 밝혀질 것 같냐’는 질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계좌가 해외에서 끊긴다”고 했다. 재수사 결과가 이 말을 반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