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을 노래하면서 친일노래를 부른다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 강연
“요즘에는 학교에서 우리음악을 가르쳐 다행”
“애국가가 들어있는 ‘한국환상곡’에도 만주와 일제 찬양 주제가 있어 심각한 문제”
“우리음악은 즉흥적이다. 즉흥적인 것은 창의적인 것이다”
“영주 정서에 맞는 ‘영주가락’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들려주는 것도...”
10월 9일 저녁 농협파머스마켓 3층 회의실에서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의 음악 강연회가 있었다. 민족문제연구소 경북북부지회가 주최했다. 강연회에는 북부지회 회원들과 시민 등 250여 명이 참석하여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박수를 치며 강사와 함께 1시간 30분 간 호흡을 맞추었다.
박태서 북부지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일제왜놈들이 남기고 간 민족말살의 음악을 아무런 생각 없이 우리의 음악인양 마냥 부르며 즐거워 했다.”면서 “이 강연을 통해 스스로를 되짚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연시작 전에 초담예교 김은주교사와 초등학생들의 오카리나 연주와 영일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의 율동도 선보였다.
노 교수는 “음계는 음악의 계단을 줄인 말이라면서 5음계, 7음계, 12음계, 22음계 등 수많은 음계가 있을 수 있는데 7음계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높고 낮음, 길고 짧음, 선율, 화음으로 음악을 만든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 진 음악은 음악의 밥그릇이 있는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음악은 서양 밥그릇이었다. 우리가 흔히 듣는 ‘그네’, 베토벤의 ‘운명’, 모차르트 음악, 젝스키스 ‘폼생폼사’, ‘뽀뽀뽀’, ‘올드블랙조’, 등이 모두 서양 밥그릇이었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서 쓰레기차에서 흘러나오는 ‘소녀의 기도’를 자주 듣다보면 우리의 감성이 서양밥그릇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80년대는 무드음악으로 ‘아들린느를 위한 발라드’나 조용필의 ‘친구’, HOT 등의 노래가 서양밥그릇에 기초한 노래로 100년 간 학습해서 한국화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식 밥그릇에 가사만 바꾸어 부른다고 우리 노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릴 때 불렀던 ‘학교 종’이 바로 일본 박자와 선율에 기초한 것인데 가사만 우리나라 말로 바꾸었던 것이다. 이 노래를 작곡한 사람이 일본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밤이 새었다 희망의 아침’으로 노래하는 홍난파의 ‘희망의 아침’이나 ‘만세 불러 그 때를 보내는 이날’로 노래하는 박태준의 ‘지원병장행가’는 모두 친일 노래들이다.
동요 ‘여우야 여우야’, ‘세세세’, ‘똑똑똑’도 일본 음악이다. 그리고 우리는 거리에서 부른 노래라는 뜻의 ‘엔카(演歌)’, 뽕짝뽕짝하는 리듬의 ‘뽕짝’이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세뇌되어 우리의 노래로 알게 되었다. 좋게 말하면 음악의 세계화에 앞장서 온 것이다. 그리고 으악새로 시작되는 ‘짝사랑’, 60년대 이미자를 여왕으로 만든 ‘동백아가씨’, 심수봉, 70년대 조용필, 80년대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도 모두 일본 엔카류의 뽕짝이다. 그리고, 우리가 겉으로는 민족을 노래하면서도 속으로 일본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독도는 우리 땅’이 그 노래이다.”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계속 말했다. “우리에게는 일본, 중국, 미국적인 중층적 밥그릇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장점으로 나타난 것이 요즘 한류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우리 음악을 배우지 않았는데 요즘 초등학교 7차 교육과정, 유치원 6차 교육 과정으로 개편하면서 45% 우리음악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우리음악은 즉흥적이다. 서양에서 즉흥적인 것은 재즈뿐이다. 즉흥적이라는 것은 창의적인 것이다. 우리민족은 노래를 해야 시원하다.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어릴 때부터 우리 정서에 맞는 노래를 배웠다. 자장가, ‘짝자쿵’, ‘잼잼’, ‘곤지곤지’, ‘도리도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이런 사실에 대해 교육학자들은 교육심리학적으로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또 노 교수는 말했다 “학교에서 헤겔은 배웠어도 다산의 ‘목민심서’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고, 베토밴을 배웠어도 김창조의 가야금 산조를 배우지 않았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수천 년 동안 자장 자장 자장가를 부모로 부터 들어 왔기 때문에 지난 월드컵 때 3박자로 된 ‘대~한민국 짝짝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최근에는 ‘칠갑산’, ‘어디로 갈거나’, 신중현의 ‘애인’, ‘오나라’같은 우리 밥그릇으로 된 노래도 나오고 있다.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듯이 우리음악과 외국음악을 모두 잘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영주의 역사 문화 정서가 밴 ‘영주 가락’을 만들어 영주역 같은 곳에서 지속적으로 들려주면 지역민이나 외지인들도 어디서든 이 리듬을 들으면 영주를 연상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영주를 위한 제안도 했다.
노 교수는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들 몇 명의 질문에 답했다. “애국가가 있는 ‘한국환상곡’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국환상곡’은 만주와 일본제국을 찬양하는 ‘만주환상곡’의 핵심적인 주요 주제 두 개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애국가가 만들어 질 때까지 불러야하지만 알고는 있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일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민족문제연구소 영주지회는 설립된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에 와서 행복했다”고 말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노 교수는 곡명을 말할 때 마다 직접 피아노로 연주했고, 우리나라 노래와, 미국 일본 중국 아프리카 노래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매우 열정적으로 강연을 했다.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 노동은 교수 : 연세대학교 대학원 졸업, 서울대 미학과, 고려대 강사 역임, 한국음악학회장 역임, 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창작음악학과 교수, 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부위원장 >
권석렬 기자 www.yjreport.com 영주생활뉴스
첫댓글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