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가 전달의 3분의 1 수준으로 격감할 것으로 전망돼 경상수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 경제 동향' 자료에서 "8월 수출과 수입의 차이가 17억달러 흑자를 보임에 따라 경상수지가 15억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7월(44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1월(16억달러 적자)을 제외하고 3월 66억달러, 4월 42억달러, 5월 35억달러, 6월 54억달러 등 30억~60억달러 수준의 흑자를 기록해왔다.
8월 들어 경상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감소한 이유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선박 수출 감소와 자동차업계 파업에 따른 자동차 수출물량 차질로 8월 수출이 20.6%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8월 선박 수출액은 26억달러로 1년전보다 33.6% 감소했다. 또 수입물량 역시 경기 침체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2.2%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선박 수출은 2~3년 전 수주물량을 반영한 것"이라며 "9월부터는 선박 수출물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기아차 등 자동차 파업으로 인해 차질을 빚은 수출물량도 회복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도 다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의 하락(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다만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계속 사들이면서 달러가 유입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 요인이 더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7월 5조6000억원에 이어 8월에도 3조1000억원을 순매수(매수에서 매도를 뺀 것)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8월에도 소비재 판매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8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0.9% 늘어나면서 2개월만에 다시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도 1년 전보다 7.7% 상승해 6개월 연속 늘어났다. 국산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량도 1년 전보다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 등 민간 부문 회복은 아직 미흡하고 유가도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