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1982년 한국 프로야구의 원년 우승팀이 OB 베어스(현 두산)란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OB 우승의 주역인 MVP 투수 박철순 선수를 떠올린다.
첫걸음마를 뗀 프로야구팀들인 삼성 라이온즈,MBC 청룡,롯데 자이언츠,해태 타이거즈 등과 같은 추억의 틈새에 ‘삼미 슈퍼스타즈’는 만년 꼴찌팀으로 남아 있다. 팀의 마스코트가 야구 방망이를 든 슈퍼맨이었던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 요즘 들어 이 꼴찌팀이 주목받고 있다. 며칠전 개봉한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책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통해서 이 꼴찌팀이 조명을 받기도 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와 1승15패1세이브의 기록을 가진 야구선수 감사용씨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보면서,또 꼴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일등에 집착하며 좌절했는지 반성해본다. 사실 우리는 일등 최고 우승 성공이라는 단어에 집중하고 그들을 조명하며 바라보는 데 익숙하다.
프로야구 20년 역사상 758명이라는 많은 선수들이 마운드를 밟고 은퇴했다. 그 중 10승 이상 거둔 투수는 126명뿐이며 1승 이상 거둔 투수는 431명이지만 이름 없이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소개된 야구선수 감사용씨의 과거와 현재의 삶이 보여주듯 일등이든 꼴찌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한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감씨는 한 인터뷰에서 “다른 팀과의 뚜렷한 실력차를 극복하기 위해 비아냥과 수모 속에서도 묵묵히 노력했던 삼미 선수들의 눈물과 땀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지 말고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늘 우리들의 현실이 만년 꼴찌팀이라는 멍에를 안고 마운드에 서야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와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고난과 좌절 속에 낙오자로 낙인찍혔던 인물인 모세나 요셉,다윗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꿈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주어진 현실에서 우리도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