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단맥산행기] 대포산~연하산~연설산~황학산 (2014,9/5,금)

[로마시대]

         대포산~연하산~연설산~황학산

추석을 사흘 앞 둔 날, 대포산을 시작으로하여 연하산과 연설산을 거쳐 황학산을 오르는

 산행이다.여주시 태평리 버스정류소에서 택시를 타고 들머리인 안금리로 향하는 들녁은

수확의 계절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때이른 느낌이 들 정도로 푸르름이 한창이고

기세는 꺾였다고해도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하다.

벼 이삭은 아직도 푸른 기운이 역력하고 밭 곡식도 통통하게 여물려면 땡볕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안금1리 마을을 지나면 곧바로 야트막한 고개가 나온다(9시30분).

고개 좌측의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데 마땅한 산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입산객이 빈번한 숲이라면 뻔히 있을 만한 지점을 가늠해서 무턱대고 숲을 헤치고

올려칠 수밖에 별 수가 없다.그래야 고작 십여 분도 안돼는 수고이니 머뭇거릴 이유는

 없지싶다.언제 맡아도 싫지않은 땅냄새와 초목들에서 풍겨나는 녹향은 그윽하다.

입산객들의 발길이 뜸한 숲길의 초입은 으례 잡풀과 잡목에 묻히게 마련이다.

십여 분도 안돼는 수고 끝에 비교적 번듯한 산길을 만난다.호젖한 산길이다.

온갖 종류의 산매미들의 다양한 울음소리와 풀벌레의 노래가 오케스트라처럼 울여 퍼지는

산길은 역시 산길 걷기를 밝히는 등산객에게는 소음에 지친 귀를 닦아내는데에는 더할 게

 없으리라.산길바닥에는 표피를 반짝거리며 뒹구는 도토리가 지천이다.아직도 시들기를

 거부하는 녹음사이로는 말도 살찌게 한다는 높고 파란 하늘이 가없다.

삼십 분 정도의 발품으로 비교적 쉽게 오른 해발 251.5m의 대포산 정상에는 철구조물

위에 자리한 산불초소가 초병 노릇을 하고 있으며 낡은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삼각점이 심어져 있는 이 멧부리에서 십여 분을 이동을 하면 삼거리 산길이 나오는데,

우측의 산길은 희미하고 믿음을 못주는 상태인지라 뚜렷한 산길의 좌측의 산길을

따르기로 한다.이 산길의 선택이 앞으로 닥칠 고난의  시련의 단초가 될 줄은 다섯 노마

들은(老馬;청아,달거,신바람,회산,나) 까맣게 인식을 하고 있지 않았다.

잘 닦여있는 산길을 따르면 능선 좌측아래로는 이름 모를 사찰도 눈에 띄고 멀리서 차량들

의 분주한 소음도 바람에 어렴풋이 실려온다.삼거리 산길,등산지도를 훓어보면  이쯤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꿔야 옳지싶다.고도를 낮추어 가면서 그나마 희미하게 명줄을 이어

가던  산길도 어느사이 종적을 감추며 고난의 시험을 강요한다. 행로는 영동고속도로 직전

에서 우측으로 이동을  하다가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지하도를 통과하여 산길을 이어나가야

한다.

등산지도에 따라 영동고속도로 직전까지 도착했으니 이제는 지하도가 기다리는 우측의

어디엔가(명품아울렛 부근) 까지 이동을 서둘러야 한다.번듯하지 않아도 감지덕지 할 판이고

희미한 산길이라도 만나면 화수분 아니겠는가? 이건 도대체가 쟝글만리가 따로 없지싶다.

고난의 길만 골라서 찾아가는 모양새가 됐다.

낮 길은 구름기둥을 의지하고 캄캄한 밤길은 불기둥을 등대삼아 광야의 먼 길을 떠나가는

출애굽의 히브리인들의 고난의 출애굽기가 생각이 난다.한 길이 넘는 풀숲을 애면글면

헤치고 나면 발밑으로 물이 흥건한 잡풀과 잡목이 발목을 괴롭힌다.줄기마다 날카로운

가시를 촘촘하게 달고있는 산초나무는 그 얼마나 노마(老馬)들의 팔뚝을 괴롭혔는가?

한 시간 이상의 고난의 시간을 무탈하게 벗어나니 저만치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지하도가

빙긋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짓을 한다.땀을 식혀줄만큼 서늘하고 우중충한 지하도를 빠져

나오니 4차선 차도가 기다린다. 오가는 차량이 한산한 차도를 가로지르면 좌측으로 명품

아울렛상가 시설물들이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다.이곳에서 다음 장소인 연하산과 연설산은 막바로 상가 우측으로 보이는 숲길을

따라야 한다(이곳을 간과하고 인도를 따라 우측으로 20여 분을 헛걸음을 하고 뒤늦게 마음을

바꿔 되돌아 온다).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르다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들어서면 머지않아

이 도로는 축산농가로 이어지는데 그 앞에서 우측으로 난 희미한 산길로 들어서면 된다.

처음에는 희미하던 산길도 시나브로 등성이로 올러서면서 뚜렷하고 번듯한 산길로 변한다.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더니 참나무 숲길로 바뀌며 반짝이는 표피의 도토리들이 뒹구는

산길이 연이어진다. 처음 맞닥드리는 능선삼거리에서 우측의 산길로 들어서야 한다.

고난의 행군을 어렵사리 마친 탓인지 모두들 지친 기색이다.갈증과 허기가 밀려온다.

모두가 내놓는 것이 간편식이다.그렇지만 허기와 갈증을 채우는데는 푸짐하고 화려함에

뒤질게 없으니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이후의 산길은 별 특징이 없이 계속된다.

계절은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름의 열기는 여전하다.땀으로 푹 젖은 셔츠는 젖었다

말랐다를 오르내리며 기능성을 발휘한다.해발 이삼백 미터의 야트막한 능선이지만

오르막은 거친 숨결을 강요하고 내리막은 겸손함을 가르친다.

삼거리 산길이 앞을 막아선다.좌측으로는 연하산으로 향하는 산길이고 우측으로는 연설산으로

향하는 산길이다. 예정대로 좌측의 연하산으로 발길을 딛는다.곧바로 오를 줄 예상한 것이

슬그머니 어긋난다.고만고만한 봉우리 서넛을 넘어서서야 오른 해발 200.7m의 연하산 멧부리는

작은 돌탑 하나가 여기가 연하산 정수리임을 알린다.인증샷을 한 후에 조금 전의 삼거리로

되돌아와 연설산을 향하여 발길을 잇는다.삼거리에서 연설산은 이십여 분 정도의 발품을

들인 듯하다. 해발 200m의 연설산에는 대포산 정상에서 본 것처럼 철구조물 위에 앉아있는

초소가 우뚝하다.연설산에서 마른 목을 적시고 멧부리를 뒤로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후의 여정은 비교적 가벼운 여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설산의 숲을 빠져나오면 4차선 차도다. 차도를 건너 우측으로 난 인도를 따르면 머지않아

37번 국도를 만난다.37번 우측으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방향이고 좌측으로는 여주시내 방향이다.

황학산을 오르려면 좌측의 여주시내 방향을 따라야 한다.삼거리를 건너서면 코카콜라 공장이다.

오뉴월 땡볕이 따로없다.땡볕을 가릴만한 그늘도 없는 인도를 수긋이 이어가다보면

우측 저만치 검푸른 숲이 주택단지 뒤켠에서 목을 쳐들고 있다.황학산이다.

대충 표시된 등산지도를 연신 펴들며 산으로 접어들 곳을 가늠질해본다.

새로 건축 된 원룸촌을 들락거리기도 해보고 산자락을 걷어내고 공사가 한창인 건축현장을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결국 여주대학 못 미쳐 자리한 야트막한 고개마루 우측으로 숲으로 드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무턱대고 들어선다.곧이어 길 좌측으로는 공동묘지이고, 오름 길은

무선기지국으로 연결이 되는데 기지국 한가운데를 통과하면 황학산 정상으로 이른 산길이

잘 나 있다. 깜찍한 이정표가 정상 가는 길을 알려준다.이따금 산을 찾은 인근의 입산객들을 만난다.

군데군데 체력단련을 위한 스포츠 시설이 그늘아래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안락한 벤치가

지친 입산객의 노고를 풀라 한다.팔각정의 정자위에서의 조망이 시원하다.여주시가지가 한 눈에

조망이 되는 절호의 조망처다.아곳 팔각정에서 황학산의 멧부리는 5분 이내의 지척의 거리에 있다. 

해발 175.3m의 황학산 정상에는 대리섯 빗돌이 반듯하다.체육시설들이 소나무 그늘에

설치되어 있으며 오붓한 휴식을 위한 벤치가 알맞게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시원하게 일렁인다.여주 일대의 들판이 너른 품을 활짝 들어내고 있으며

여주시내 일대가 시원하게 모습을 보인다.황학산을 끝으로 오늘 산행일정은 막을 내린다.

여주버스터미널과 가까운 방향을 염두에 두고 하산을 서두른다.황학산 휴양림 주차장으로의

하산이 적당하다.숲길은 평짓 길처럼 편안하고 아늑하고 호젖하기만하다.

가을전령사를 자처하는 귀뚜라미를 비롯한 풀벌레들의 울음과 숲매미들의 애절한 소리가

숲의 적막을 휘젓는다.반벙어리같은 목청의 멧비둘기 울음소리가 처량하다.

황학산 휴양림 주차장,텅 빈 시설 주변이 황량하기까지 하다.청아대장이 택시를 부른다(15시20분).

뒤늦게 도착한 택시기사는 오십대 중반의 사내다.전달을 잘못 받았는지 황학산 식물원으로

잘못 찾아갔다가 다시 이곳 휴양림으로 허겁지겁 달려온 것이다.

씨근벌떡 중간에서 잘못 전달한 사람을 나무라며 투덜댄다.징징거리기까지 한다.

용빼는 재주는 없지만 손님을 접하는 사업자는 손님들 앞에서 절대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

제품판매나 용역 그리고 서비스를 아우르는 모든 것에 해당하는 일이다.

지금 제공하고 있는 행위나 파는 제품은 손해보고 하는 행위이고 물건이니 양해를 부탁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소연에 부닥친 당사자인 소비자는 밑졌다고 하소연하는 제공자에게는 거듭 만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왜냐하면 종전의 손실된 행위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될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때문이다.수원행 버스 출발시간은 16시 30분이다.

여분으로 남아있는 시간은 고작 30분이다.식사를 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그렇다고 맹숭맹숭하게 30여 분 동안 어영부영하다가 버스에 달랑 올라타고 귀가하기에는

 뒤끝이 마냥 섭섭한 거다.간단한 안주 시켜서 두어 잔씩 막걸리로 목을 적신 후에야

버스에 간신히 몸을 싣는다.히브리인들의 출애굽을 방불케(?)하는 고난의 행군(?)을 한 탓인가?

빈 속에 털어넣은 막걸리 탓인가?  출발지에서 도착지인 수원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은 가물가물,

수면속 어디엔가 온전하게 깃들여 있을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