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 별 뜻도 알지 못하면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있는데 최 희준 씨가 부른 [하숙생]입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라 미련일랑 두지 말라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그 당시에는 인생의 의미도 모르면서 따라 불렀던 노래지만 인생 삶에 대한 정서가 깊이 담겨진 노래였습니다.
청소년기를 목포에서 보냈는데 이따금 부둣가에 나갈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아낙네들이 생선 좌판을 벌려놓고 흥얼거리며 부르던 노랫말은 지금도 잊어지지 않고 머릿속에 맴돕니다. “사공에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에 새악시 아롱저진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음/ 2절 삼백년 원한품은 노적봉 밑에/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닮은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3절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는 새로워진다./ 못 오실 님이라면 이 마음도 보낼 것을/ 항구의 맺은 정조 목포의 사랑/
이 노래를 들으면서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의 서사시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노랫말의 뜻한바를 전혀 알지 못한 소치입니다. 1절은 순수하게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사연들이 내포되어 있고 2절은 임진왜란이 1592년에 일어났고 1910년에 한일합방이 되었으니 300년 남짓이요 노적봉은 충무공이 왜군을 쳐부순 그 발자취가 너무도 선명하고 장군이 승전하고도 돌아가셨기 때문에 님은 이순신 장군을 묘사한 것으로 어찌 통한치 않을 수 있겠는가 라는 뜻입니다. 3절은 이런 깊은 의미가 담겨진 목포는 정조가 있는 도시라는 뜻입니다.
목포는 나의 제이의 고향이어서 이 노래말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침 모 신문에 한 현우 팝 컬처가 요즘 노랫말에 대한 비평에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과거 좋은 노랫말이 사라진 것은 1990년대 덴스그룹의 출현부터입니다. 지금 멜론 차트 1-2위를 다투고 있는 티아라의 [러비-더비]의 가사를 보면 “봐봐 지나가는 저기 커풀 좀봐/ 나도 저렇게 사랑할 수 있는데 / 너무나 외로워/ 우우 너무 오래 얼어버린 나를/ 녹여버릴 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예~” 물론 남녀의 사랑이 직설적이라지만 별 의미가 담겨지지 않는 말이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노래들은 빤짝하다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춥니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요 잠깐의 말초신경만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마약이 잠깐 흡입자들을 흥분시킬 수 있지만 지속하지 못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할 수 있죠!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TV에서 볼수 없는 젊은 뮤지선들은 여전히 홍대 앞에서 가슴 뭉클한 노랫말을 써서 세상에 외치고 있습니다. 스물여덟 동갑내기 김윤주 박세진으로 이루어진 옥상달빛의 노래 [없는게 메리트]를 들어 보면 “없는게 메리트라네 난/ 있는 게 젊음이라네 난/ 두 팔을 벌려 세상을 다 껴 안고/ 난 달려 갈꺼야 / 난 가진 거 없어 / 손해 볼게 없다네 난/ 주머니 용기(勇氣)를 꺼네보고/” 젊음이라는 것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말하는 노래말입니다.
뜻 없는 노랫말 속빈 강정이요 소음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노랫말 소음이 심한 세태지만 세간 밑으로 도도하게 흐르는 의미담긴 노랫말을 묻히게 할순없게죠!. C.C.M도 예외가 아니죠 영혼에 오래 머물 수 있는 복음가사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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