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 넘어가면 ‘조명’옷을 갈아입은 한강의 다리들, 불빛 선을 길게 늘어뜨린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의 차량행렬, 환하게 불 밝힌 서울 도심의 야경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어디 폼 나는 레스토랑 없나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드디어 짝을 만나 분위기 잡으며 프러포즈라도 할 모양이다. 이때는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를 더 따져서 골라 준다. 밝을 때보다는 어두울 때 ‘작업’ 성공률이 높은 만큼 밤에 초점을 맞춘다. 은밀하게 살짝 숨을 공간이라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올해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여의도 63빌딩 59층에 있는 ‘워킹온더클라우드’를 자주 입에 올린다. ‘구름 위의 산책’이란 타이틀이 말해주듯 창 밖 조망이 최고의 인테리어다.
특히 서울 시내 동·서·남·북 원하는 곳을 어디든 고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북쪽으로는 남산타워를 마주하고, 서쪽으로는 국회의사당이 발 아래 보인다.
동쪽으로는 도도한 한강과 올림픽대로, 남쪽으로는 관악산과 그 주변 아파트가 오밀조밀 모여 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보는 듯해 식탁 위 음식을 기내식으로 착각할 정도다.레스토랑은 아이보리 색조로 깔끔하고 환한 분위기로 저녁보다 점심이 실속 있는 곳이다.
점심에는 전채와 후식을 자유롭게 골라먹을 수 있는 샐러드 바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참치회·도미회·왕게 다리살·달팽이 구이·훈제연어·양송이 요리·새우튀김·치즈 케이크 등 메뉴만 30여 가지나 된다. 안심스테이크 등 주요리(1만8,000원∼3만2,000원)만 고르면 양껏 먹을 수 있다. 물론 수프와 빵을 따로 서브한다.
그러다 보니 서울 시내에서 주부들의 점심모임 장소로 너나없이 치켜세우는 곳이 됐다.
와인 바는 블랙 톤의 실내장식으로 꾸몄다. 이곳은 대부분 좌석이 창을 마주하도록 배치돼 있다.등받이도 높여 머리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 연인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것이다.
특히 이곳은 석양이 질 무렵 여의도 빌딩 너머로 붉게 그림자 진 한강의 모습이 장관이다. 밤으로 넘어가면 ‘조명’옷을 갈아입은 한강의 다리들, 불빛 선을 길게 늘어뜨린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의 차량행렬, 환하게 불 밝힌 서울 도심의 야경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피자 맛 꽃등심 스테이크 등 5가지 코스로 진행되는 실속 세트메뉴가 4만5,000원. 1,500병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는 초대형 와인 셀러에서 꺼내온 칠레산 몬테스알파 레드 와인(2002년산)은 7만9,000원을 받는다.
값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송년의 시간을 특별히 보내는 선남선녀에겐 아깝지 않은 금액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