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을 사랑한 한민족
'알타이' 와 '금(金)'
한민족은 금(金)을 유달리 좋아했던 민족이다. 금으로 만든 그릇과 수저 등의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모자, 허리띠, 귀고리, 팔지, 신발까지 있을 정도였다. 고대의 어떤 종족은 성을 김(金)씨로 결정할 정도로 금을 숭배했다. 그런데 알타이 산맥 주변에 사는 여려 민족들에게도 한민족과 비슷한 생활습관이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성산(聖山)을 금산(金山), 곧 알타이(Altai)산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소아시아로부터 시작하는 알타이와 한민족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그리고 한민족이 금을 좋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금 속에 감추어진 한민족의 이야기를 펼쳐본다.
한민족의 독특한 금사랑
고대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은 금과는 뗄 수 없는 민족이다. 삼국시대 왕들은 모자, 허리띠, 귀고리, 팔찌는 물론이고 발목까지 금으로 장식했으며, 신발도 금으로 만들어 신었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의 대신들도 비단관의 양쪽에 새털을 꽂고 금, 은을 섞은 단추를 달아 꾸민다’ 고 했다.

▲ 경남 금관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관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금반지와 금귀걸이이다. 신라의 지배층은 남녀 모두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기 위해 귀걸이등의 장신구를 착용했다고 한다
특히 신라인의 금에 대한 애착은 유별나 왕족, 귀족 모두가 금으로 장식하고 살았다고 한다. 그 중 신라인의 금관은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보물이다. 이 금관은 금의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는 김(金)씨족의 전통을 드높이려는 의도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신라인들이 경주를 근거로 삼은 것도 그들이 좋아하는 사금(砂金)이 그곳에서 많이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금(金)을 사랑한 김(金)씨
어떤 종족은 자기네 집단의 성을 김(金)씨로 할 정도로 금을 숭배했다. 김수로왕이 그 대표적인 유형이다. 한국의 김씨의 시작이라 알려진 가락국(후에 가야로 불림)의 첫 번째왕 김수로(A.D. 42)왕의 이름은 금(金)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언급된 그의 탄생설화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금빛 궤짝 속의 알에서 태어났다’ 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이 금빛과 관련된 것이 바로 김(金)이다.

▲ 신라 김씨의 시조 김알지가 계림에서 금궤짝을 통해 탄생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금궤도(金櫃圖)/조선 인조시대 사대부 화가 조속(趙涑)/1636년작/105.5X56cm, 비단에 채색,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다. 중앙에 있는 큰 나무에는 금궤가 매달려 있고, 그 밑에는 흰 수닭이 울고 있으며, 두 명의 인물이 금궤를 향해 가는 듯한 모습을 그렸다.
다음은 김알지(金閼智)이다. 여기서 김(金)은 김수로와 동일하게 황금궤에서 나왔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그러나 ‘알지’ 에 관한 이론은 다양하다. 삼국사기에서는 ‘아이가 자라면서 더욱 총명하고 지략이 많다’ 고 해서 알지(閼智)라고 지었다고 한다. 삼국유사는 ‘아기’ 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양대 김병모 교수(문화인류학)는 알지를 금(金)으로 해석하고 있다(금관의 비밀 / 푸른역사). 김교수에 의하면 ‘알지(Alji)는 알타이 언어에 속하는 모든 종류의 언어에서 금(金)을 의미한다’ 는 것이다. 즉 알타이 언어의 알트, 알튼, 알타이가 '아르치' 에서 '알지' 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김알지는 금 + 금(Gold + Gold)의 의미로 해석되야 한다는 뜻이다.
알타이 지역과 금산(金山)
이러한 금에 대한 애착이 알타이 지역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알타이 지역은 소아시아로부터 시베리아를 거쳐 중국 붕동부, 사할린에 이르는 지역을 일컫는 것으로 한민족까지 포함시킨다. 이 알타이문화권 내의 모든 종족들은 금을 지극히 숭배하는 사상을 갖고 있다. 먼저 알타이라는 이름에서도 금숭배의 문화를 알 수 있다. 원래 알타이 산맥 주변에 사는 여러 민족들은 자신들이 경외하는 성산(聖山)을 금(金)산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바로 알타이(Altai)산이다. 김병모교수의 말에 의하면 ‘알타이’ 라는 말이 ‘금’ 이라는 뜻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타이 산맥 주변에는 ‘알타이’ 라는 마을이 여러 개 있다. 몽골 쪽에는 ‘Altay', 중국 쪽에는 '아르타이', 러시아 쪽에는 ’Altai' 라는 마을이 있다. 알타이 산맥의 최고봉인 우의봉에서 흘러내리는 강의 이름도 ‘아르치사’ 강이다. 이 강은 여러 가지 옥(玉)과 사금(砂金)이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 산의 이름도 금산(金山, 알타이 산)이다. 알타이 어족 중 퉁구스어를 가진 여진족은 나라 이름마저 금(金)이라 할 정도였다. 오늘날 구소련에서 생산되던 금의 90%가 알타이지역의 금광에서 채굴되기도 했다.

▲ 알타이의 북방쪽 유라시아 초원의 길은 스키타이 부터 흉노, 몽고등 한민족의 나라까지 연결되어있다.우리 한민족에게 까지 영향을 주었던 스키타이의 황금숭배 문화를 보여주는 스키타이시대 황금유물들이다. 귀족의 의례용 가슴장식, 팔찌, 벨트장식, 각베 이다. 모두 정교하고, 섬세한 디자인으로 금을 세공한 솜씨는 놀랍다.
가치있는 천상의 귀금속
사도바울의 전도지역으로 유명한 알타이지역의 소아시아는 이스라엘과 고대이집트의 문화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신구약 성경역사가 펼쳐진 역사의 장이 바로 금문화권을 형성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에게해 연안 땅과 페르시아에 풍부한 금 광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세기 2장 11절에는 정금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두룬 비손강이 언급되어 있다. 기원전 3천녕경 수메르족과 그 후손인 이스라엘 민족은 가정과 종교의식에 필요한 대접, 숟가락, 등대, 불집게 등의 그릇과 물건, 그리고 개인장식품에 금을 사용하기도 했다(창 41:42, 출 25-28, 민 7, 대하 9:20). 하나님은 지성소에 들어갈 속죄소와 그룹 등을 정금으로 만들도록 명하기도 했다(출 25:17-18).
다윗 왕은 예루살렘에서 은, 금을 돌같이 흔하게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대하 2:7). 그의 아들 솔로몬 왕은 성전건축과 그 안에 들어가는 모든 기명들을 대부분 금을 사용했다는 것 또한 성경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대하 1-4). 이는 금은 인간의 물질적인 소유물 중에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되어 왔기 때문이다(시 19:10, 벧전 1:7). 또한 성도의 연단과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성의 모습과 가치가 정금으로 표현되기도 했다(욥 23:10, 슥 13:9, 벧전 1:7, 말 3:3, 계 3:18, 계 9:13, 14:14, 21:8, 21).

▲ 이스라엘 성전의 금등대와 기구들을 성경에 있는 그대로 그림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것들의 재료는 정금으로 만들어졌는데 하나님을 섬기되 순결함과 깨끗함으로 변함없이 섬겨야 할 것을 교훈해 주고 있다.
금관 속에 있는 금면류관
이처럼 ‘금’은 하늘나라의 후손들, 곧 하나님을 섬기던 백성들의 증거물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남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메르에서 이스라엘, 그리고 지금의 알타이에 속하는 지역에 이르기까지 금은 선택한 민족에 대한 연단과 하늘나라에 대한 상징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쪽을 향해 대이동을 한 동이족의 하나님을 섬기는 사상과 그 뿌리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곧 신앙의 인내자에게 주어지는 상급과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금면류관의 뿌리가 신라의 금관속에 들어있다 하겠다(에8:15, 시21:3, 슥6:11, 계4:4,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