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적 보건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 한미FTA

[남정]

굴욕적 보건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 한미FTA

김창종 (중앙대 명예교수, 의약평론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여러 나라와 FTA를 채결해야 된다는 것은 거의 모든 국민이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국민은 국가의 대사인 한미FTA 협정 내용에 대하여 최근에 TV 토론회나 신문에서도 장단점을 듣고 읽을 수 없었다. 특히 굴욕적 보건의료서비스 및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도입하겠다니 우리 대통령은 우리 국회보다 미국 의회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첫째, 불공정 약사법 개정 ;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특허만료를 앞둔 다국적 제약회사의 중요 제품들
제 품	제약사	용 도	특허만료시기	특허권
엔브렐	화이자	류마티스 관절염	2012	미국계
플라빅스	BMS	항혈전제	2012	“
레미케이드	얀센	류마티스 관절염	2013	“
비아그라	화이자	발기부전, 조루	2012	“
바라크루드	BMS	B형 간염	2015	“
휴미라	애보트	류마티스 관절염	2019	“
디오반	노바티스	혈압강하제	2012	유럽계
란투스	사노피	당뇨병	2015	“
아바스틴	로슈	유방암	2019	“
허셉틴	로슈	유방암	2019	“
액토스	다케다	당뇨병	2012	일본계

특허기간이 만료된 의약품을 우리나라에서 제네릭 의약품으로 생산 허가 신청할 때 신청사실을 허가 신청자가 특허권자에게 통보하고, 통보받은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할 때 특허쟁송이 해결될 때까지 허가권자가 허가를 금지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재협상 때 이를 3년 유예시켰지만 미국의 민주당과 부시 행정부가 지난 2007년 5월에 합의한 ‘신통상정책에서 독소조항으로 규정돼 있다’며 미국이 맺은 페루, 콜롬비아, 파나마 등과의 FTA에서 이 조항은 삭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미 FTA 협정에서는 이 조항이 살아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는 제도 도입 3년 후 한미 FTA 협정문 제18.9조 5항에 따라 특허권자가 소송 제기만으로 복제약의 판매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생긴다. 따라서 외국계 제약회사의 배만 불릴 것이다. 따라서 복제약의 시판이 지연되면 약값 인하를 기대할 수 없고 비싼 오리지널 약만 복용해야 되므로 결국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해야 된다.

둘째,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하여 어떠한 조치도 채택하거나 권리를 유보한다‘ 라고 한미 FTA 협정문 24장 최종규정 부속서11(서비스 투자분야)에 있다. 주권국가로서의 우리나라는 새로운 보건의료와 관계되는 권리가 유보되게 된다. 세계 의료시스템 중 1인당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의 의료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는 미국 의료시스템을 한국에 이식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틀림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의사의 월급의 약 3분의 1이 의료사고(malpractice) 보험료로 지불되고 의료분쟁에 소모됨으로 의료비가 상승되게 되어 있는 나쁜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미국식 로스쿨이 도입되었고 변호사업도 개방될 터이니 미국과 같이 나쁜 사회적 구조가 형성될까 걱정된다. 이 의료행태를 개혁하겠다고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된 민주당의 크린턴 및 오바마 대통령도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고질적인 의료정책이 우리나라에 도입되고 의료민영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 기본 보건의료행태가 변화될 것이 뻔하다. 또한 미국 의료기관과 체인 약국들이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되어 있어 동내 병․의원과 약국의 장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협정문 24장 최종규정 부속서11(서비스투자분야) 역진방지조항 채택:

대한민국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하여 어떠한 조치도 채택하거나 유지할 권리를 유보한다. 다만 이 유보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법률 제8369호, 2007.4.11) 및 제주특별자치도설치 및 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법률 제8372호, 2007.4.11)에 의한 의료기관 및 약국 등의 설치에 관련된 특례와 그 법률에서 특정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원격서비스 관련 특례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법이 충돌될 경우에 미국 주정부 및 연방정부의 법에 따르도록 약 100일 전에 미국의회가 결의하였다고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회는 아무조건도 내걸지 못하고 국회에서 토론도 없이 통과시켰다니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니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었다’고 표현한 최은배 부장판사의 평가도 이해되고 남는다. 이러한 치욕적인 협약은 다음에 다른 나라와 FTA를 채결할 때 빌미로 작용할까 걱정된다.

의료민영화 국가인 미국과 인도, 한국의 의료비 비교. http://chamstory.tistory.com/734
진료내용	미국	인도	한국	인도 비교	미국 비교
위내시경	100만원	15만원	4만원	25.0%	3.3%
대장내시경	160만원	33만원	5만원	14.8%	3.0%
심혈관조형술	430만원	66만원	14만원	16.7%	3.3%
관상동맥우회술	4,140만원	830만원	350만원	43.5%	8.7%
승모판치환술	5,700만원	1,140만원	180만원	16.0%	3.2%
맹장수술	900만원	180만원	30만원	16.7%	3.3%
담낭절제술	770만원	160만원	55만원	35.7%	7.1%
용종절제술	270만원	54만원	14만원	26.7%	5.3%
대퇴골 치환술	3,700만원	430만원	43만원	10.0%	1.2%
슬관절 치환술	6,600만원	710만원	50만원	7,1%	0.8%
(자료; http://incredibleindiahealthcare.com/, 건강보험공단수가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