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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찬송시 스크랩 `밝은 빛을 따라서`
익투스 추천 0 조회 117 18.06.13 21:5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밝은 빛을 따라서'



글 : 오소운 목사



1. 주일학교 찬송가, 1962 

1961년 10월 13일, 아동 문학가 강소천(姜小泉, 1915-1963) 선생이 ‘차나 한 잔 하자’, 며 나를「시온다방」으로 불러 내렸다. 종로 2가 YMCA 넌너편 기독교서회 2층에 사무실을 둔 어린이 잡지《새벗》의 주간(主幹)인 강 선생은, 나를 추천하여 문단에 등단케 해준 문단의 스승이다.


“오 선생, 서회에서 어린이 찬송가를 내기로 했습니다. 내가 가사 부분을 맡고 나운영 선생이 곡조 부분을 맡았는데, 오 선생 도움이 필요하오. 동시를 쓰는 친구들에게 가사를 써 달라 했더니, 시는 좋은데 찬송으로는 쓸 수가 없단 말이오. 오 선생은 신학을 하고 아동문학을 할 뿐만 아니라 작곡도 하니 이 일을 좀 도와주시오.”


“여부가 있습니까. 뭐든지 시켜만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우선 가사 5편을 작사해 주시오.”


그런데 다음 날 나운영(羅運榮, 1922~1993) 선생이 찾아 왔다. 나는 그 때 개인적으로 나 선생에게 매주 3일씩 작곡을 공부하고 있을 때였다.

“이번에 서회에서 어린이 찬송가를 내기로 했습니다.”

“아, 강소천 선생에게서 어제 들었습니다.”

 

                                   

영원한 恩師 나운영 장로


“그래요? 그런데 박재훈 선생에게서 판권을 넘겨받은《어린이 찬송가》출판사에서 자기네 것은 ‘사용을 금한다’ 는 공문이 왔어요. 모두 새 곡으로 낸다면 책이 팔리겠어요?”

“그《어린이 찬송가》에 실려 있는 찬송 절반 가까이가 옛날 현제명 선생이 편찬한《아동 찬송가, 1936》에 있는 것인데요.”


“그런데 그《아동 찬송가》를 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현제명 선생 댁에도 그 책이 없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자 선생님은 와락 내 손을 잡으며,

“아니 그 책을 어떻게 구했습니까? 내가 구해보려고 헌책방을 두루 다녔지만 구할 수가 없었는데….”

“피난 시절 집사람이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혼수 제 1호예요. 집사람이 어렸을 때, 권서(勸書)1)들이 정가 1원이나 하는 그 책을 2개월 할부로 팔았답니다.

 

<주> 1) [권서] : 4복음을 따로따로 인쇄한「쪽복음」을 들고 다니며 전도하는 사람을 권서(勸書)라고 하였다. 이들은 생계를 위하여 기독교 서적도 가지고 다니며 팔았다.


집사람은 그 책을 사 달라고 사흘을 울며 졸라댔대요. 장인어른이 하는 수 없이 월부로 사 주셨답니다. 피난민 시절 시집오면서 그 책을 제게 선물했습니다.”

 

    우리 집의 가보 [아동 찬송가, 1936] 안표지    


 

“정말 하나님의 하시는 일은 헤아릴 수가 없군요. 그 책이 그렇게 오 선생 손에 들어오다니. 내일 당장 가지고 나오세요.”

10월 20일, 부탁 받은 신작 어린이 찬송 가사 5편을 가지고《새벗사》로 가서 가사를 전달하니, 죽 읽어본 강 선생은 만족해하며 말했다.


“아주 잘 지었군요. 여기 영어 찬송 9편이 있는데, 이것도 아예 오 선생이 번역해주시오. 그리고 어린이 찬송가 작사할 만한 사람을 추천해주시오.”


이리하여 나는 아동문학의 스승 강소천과, 작곡의 스승 나운영 선생을 도와 어린이 찬송가 편집에 깊이 관여하게 되었고, 이후 30여 년 동안, 모든 어린이 찬송가 편집에 전문위원 자격으로 참여하게 된다.

 

교정 책임자는 서회의 편집부 차장인 동중선(董重善)이었다. 동중선은 김춘배 목사가 함경도에서 목회할 때부터 신임하는 교육자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매사에 꼼꼼한 성품이어서 편집에도 적격이었다. 2 년 동안의 작업 끝에 막상 출판을 하려 하니,「어린이 찬송가」라는 이름을 ‘판권이 등록되어 있으니 사용하지 말라’ 하는 게 아닌가.


총무 김춘배 목사는 화를 냈다.

“아니,《아동 찬송가, 1936》도 우리 서회가 출판했고,《어린이 찬송가, 1953》도 우리가 출판했는데, 무슨 소리야?”

 

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같이 쓰자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하는 수 없이《주일학교 찬송가》란 이상한 이름으로 출판할 수밖에 없었다.

 

 

 



2. 148장, 밝은 빛을 따라서

(Hebrew Melody, 오소운 1절 역사, 2절 작사)


밝은 빛을 따라서 앞만 향해 나가자

내 마음을 지키며 앞만 향해 나가자

주와 함께 걸으면 걱정할 게 무어냐

갈길 멀고 험하여도 노래하며 나가자


1961년 10월 기독교서회에서《주일학교 천송가, 1962》를 낼 때, 가사 담당 책임자인 고 강소천(姜小泉) 선생의 부탁으로 미국 어린이 찬송가에 있는 히브리 멜로디(Hebrew Melody)인 이 찬송을 짧은 영어 실력으로 번역하였다. 1절 밖에 없고 작곡자도 모르는 찬송이었다. 1절 번역을 본 강소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2절을 작사해 넣어 주시오.”

그래서 작사한 게 다음의 2절이다.


<2절>

주의 음성 들으며 앞만 향해 나가자

나쁜 꾀임 이기고 앞만 향해 나가자

주와 함께 걸으면 두려울 게 무어냐

갈길 멀고 험하여도 노래하며 나가자


1절의 골격에다가 중요한 부분만 살짝 고쳐 만든 이 가사를 보고 강소천 선생은 흡족해하며 말했다.

 

“어디 한번 불러보시오.”

나는 힘차게 사무실이 쩡쩡 울리게 불렀다. 나는 번역하면서 이 멜로디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세상에 이렇게 웅장한 멜로디도 있구나! 너무나 감탄하며 집에서 자주 불렀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이 어린이 찬송은 오늘까지 애창되고 있다.


그런데 작사, 작곡자를 알 수 없어서 기회만 있으면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아보다가 드디어 찾아냈다. (2004-3-1). 그러나 내가 찾아낸 것은, 곡조는 맞는데,  어린이 찬송가의 작사자가 아닌「이스라엘 국가」의 작사자요 편곡자였다.

곡명은「희망」히브리어로 'HATIKVAH' 였다. 그러니까「밝은 빛을 따라서」는 현 이스라엘의 국가 곡조인 것이다.


히브리어 글자는 인터넷에서 뜨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 번역된「이스라엘 국가」가사를 인용한다. 이스라엘에 갈 기회가 있으면 우리 어린이 찬송 가사로 불러도 좋고, 영어가사로「이스라엘」국가를 불러도 좋고, 가장 좋은 건 영자로 표기된 히브리어로 부르면 더 좋겠다.


As long as deep in the heart,

The soul of a Jew yearns,

And forward to the East

To Zion, an eye looks

Our hope will not be lost,

The hope of two thousand years,

To be a free nation in our land,

The land of Zion and Jerusalem.


아래 발음은 히브리어 발음이다.

 

 

Kol od balevav p'nimah           (콜 오드 바-레바브 프니마)

Nefesh Yehudi homiyah           (네페쉬 예후디 호미야)

Ulfa'atey mizrach kadimah       (우-레파아테이 미즈라흐 카디마)

Ayin l'tzion tzofiyah               (아인 레-찌온 쪼피야)

Od lo avdah tikvatenu             (오드 로 바브다 티트바이테누)

Hatikvah bat shnot alpayim      (하-티크바 바트 쉬노트 알파임)

L'hiyot am chofshi b'artzenu     (레흐요트 암 호프쉬 베-아르쩨이누)

Eretz Tzion v'Yerushalayim      (에레츠 찌온 베-예루살라임)


이 가사 발음은 건국대학교 히브리학과 최창모(崔昌謨, 1955 - )2) 교수에게 적어 달래서 올린 것이다.

 

 

  최창모 교수


2) 최창모: 건국대학교 사회교육원장 취임(1998). 저서:《이스라엘史》(1994). 대한교과서(주), 《예루살렘》 - 순례자의 도시, 《 문명의 교차로 이스라엘》등. 현재 종로에 있는 중앙감리교회 권사이다.


이 이스라엘 국가는「하티크바(HATIKVAH)」혹은「하티카(HATIKAH)」라고 하는데, 희망이란 뜻이다. 작사자는 나탈리 헤르츠 임베르(Naftali Herz Imber, 1856-1909)로서, 1882년에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한 우크라이나(Ukraine) 태생이다.

 

 

 


편곡자는 몰다비아(Moldavia)에서 이민 온 사무엘 코언(Samuel Cohen)이며, 곡조는 스메타나가 스칸디나비아 민요에 기초하여 주제로 한「몰다우강」에서 왔다.3)

 

3) The title of the national anthem, HATIKVA, means "The Hope." It was written by Naftali Herz Imber (1856-1909), who moved to Palestine in 1882 from Galicia. The melody was arranged by Samuel Cohen, an immigrant from Moldavia, from a musical theme in Smetana's "Moldau" that is partly based on a Scandinavian folk song.


원 곡조 가락은 히브리 전통 가락으로서 작곡자를 알 수가 없다. 미국에서는 여러 사람이 히브리어로 불러 CD를 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해리 벨라폰테의(Harry Belafonte, 1927~ )4)가 부른 것이다.


   4) Harry Belafonte; 흑인 가수, 1927년 뉴욕의 할렘에서 출생. 블루스나 재즈가 아닌 정통 음악을 전문적으로 소화해 내어 국내 팬들은 물론이고, 세계 유수의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존경의 대상으로 군림해온 천부적인 가수이다. 그는「칼립소의 제왕」이라 불리우며, 아프로-아메리칸(Afro-American) 중 성공한 스타로 기록된다.

 


 



 

위 그림은 최근 인터넷에서 퍼온 히브리어 하티크바이다. 다 아다시피, 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글이기 때문에, 악보에는 히브리어 발음을 영자로 표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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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8.06.17 16:59

    첫댓글 어려운 시절 .수고하신 분들이 있어 어린이 찬송가가 어렵게 만들어 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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