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계절 반대편으로의 여행은 떠남 자체만으로도 맘을 설레게 한다. 무거운 외투 대신 반팔셔츠에 선글라스, 일단 가벼워진 차림이 일상탈출을 실감케 한다. 이즈음 적도 반대편 호주 빅토리아주를 찾으면 그런 여행의 매력에 젖어들 수 있다. 드넓은 평원과 끝간데 없이 이어진 오렌지빛 사막, 광활한 초지…. 남극에서 불어온 매서운 극지 강풍은 해안절벽에 부딪히고 완만한 초지를 넘어서는 동안 부드러운 미풍으로 순치된다.
남반구 특유의 초가을날 호주속의 작은 유럽 '멜버른' 거리를 누비며 문화코드를 익혀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골드러시의 잔재가 남아 있는 '소버린 힐', 억겁의 세월속에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걸작 '그레이트 오션로드', 그리고 '단데농' 유칼리프 숲사이로 느릿느릿 빨려 들어가는 증기기관차에 몸을 싣노라면 '몰입'과 '망각'이라는 여행의 또다른 매력에 젖어들게 된다.
▲ 멜버른 야라강을 오가는 유람선. | |
◆ 멜버른 호주의 대표적 문화-예술도시 맬버른은 한마디로 깔끔하고 세련된 귀족풍으로 다가온다. 굳이 비교한다면 건물 등 도시 외양이 영국 런던이나 캐나다 밴쿠버에 견줄만하다.
수도가 캔버라로 옮겨지기 전까지 30여년간 호주의 중심지였던 멜버른은 1850년 금을 캐기위해 몰려든 광부와 자본가들이 일군 골드러시 타운의 전형이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전세계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몰렸던 것은 패션, 음식, 퓨전 예술 등 오늘의 멜버른이 지닌 다양한 문화적 스펙트럼의 근간이다.
◇ 도심투어 멜버른 시내관광은 자주색 나무 전철이 고풍스런 멋을 풍기는 시티 서클 트램(Tram)을 타면 된다. 트레저리 정원, 캡틴 쿡의 오두막, 차이나타운 등 시내 주요 관광지를 무료운행(오전10시~오후6시) 한다.
높이 253m로 남반구 최고층 빌딩인 리알토타워 전망대도 시내관광의 인기 코스. 사우스뱅크 거리에 있는 크라운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이어 세계 두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멜버른 나이트 투어의 한축이다.
멜버른의 밤은 화려하다. 야라강변에 펼쳐진 빅토리아풍 건물과 첨단 빌딩이 이뤄내는 빛의 잔치가 강물속에 투영된 모습이 환상이다. 멜버른 하버의 밤풍경은 훨씬 낭만적이다. 부드러운 밤공기를 가르며 거니는 한적한 해안 산책로는 절로 콧노래가 흘러 나올만큼 쾌적하다.
◇ 크루즈 멜버른 도심투어의 백미이다. 야라강은 '끊임없이 흐르는 강'이라는 말뜻에 걸맞게 1시간 남짓 동안 느릿느릿 멜버른의 속내를 아낌없이 드러내 보인다. 야라강은 우리의 중랑천 정도의 폭을 가진 강임에도 멜버른을 관통하는 요긴한 운하이다.
야라강은 규모나 강물을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파리 세느강과 흡사하다. 단, 세느강 크루즈에서는 강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모습이 유독 많이 눈에 띈다면 야라강변에서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훨씬 많다.
야라강은 한눈에 친환경 하천임을 알 수 있다. 시멘트 직강하천 대신 물가의 수초와 갈대, 굴곡을 그대로 살려 자연미를 한껏 살려두었다. 잔디밭 아래로 난 자전거 전용도로는 단숨에 페달을 굴리고 싶을 만큼 완만한 굴곡을 이루며 물가와 물위를 번갈아 오르내리며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 그레이트 오션로드 아폴로베이에 자리한 '12사도상' | |
◆ 그레이트 오션로드 빅토리아주 여정의 압권은 '그레이트 오션로드'이다. 해안 절경을 따라 214km가 넘게 이어지는 그야말로 위대한 자연유산이다.
멜버른 남서쪽에 위치한 질롱의 토키에서 론, 아폴로 베이, 포트 캠벨 국립공원을 거쳐 와남불에 이르기까지 남반구 최고 '낭만의 길'로 통한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해안 절벽은 사암층으로 남단에서 불어오는 강한 파도와 바람에 깍여 저마다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포트 캠벨 국립공원의 아폴로 베이에 위치한 12사도상은 단연 최고의 절경이다. 거친 파도와 바람에 의해 생긴 작은 바위섬이 마치 예수의 열두제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절벽의 전망대에서 만나는 12사도의 실루엣은 연인의 그림자처럼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레이트오션로드를 감상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게 헬기투어이다. 아폴로베이 헬기장을 이륙, 12사도상 등 최대의 절경을 하늘에서 훑으며 오르내린다. 헬기투어 입장료는 10분 걸리는 캠벨항까지 75호주달러(약 1만5000원), 15분에 100호주달러, 25분을 타면 175호주달러가 든다.
베이 오브 아일랜드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런던브리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2개의 아치모양으로 이어져 있던 런던브리지는 1992년 한쪽이 붕괴돼 섬처럼 떨어져버렸다. 당시 '런던브리지' 상판이 붕괴되며 헬기로 한쌍의 커플을 구조하게 됐는데, 이 과정이 호주 전역에 TV로 생중계됐다. 그 드라마틱한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불륜의 중년남녀.
▲ 소버린힐에서는 19세기 방법으로 사금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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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랏 소버린힐 발라랏은 멜버른에서 차로 1시간30분 정도 달리면 나타나는 작은 도시. 19세기 골드러시의 현장이다. 금광이 있던 소버린힐에 우리의 민속촌처럼 금광촌을 재현해 놓았다. 거리를 활보하는 마차와 19세기 복장의 사람들을 만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금광에 들어가 당시 금 채굴 과정을 살펴보는 프로그램, 개울에 앉아 직접 사금을 채취하는 프로그램, 야간 불꽃놀이와 광산 노동자 무장폭동 재현 등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 체험행사가 연일 벌어진다.
소버린힐 인근 발라랏야생동물공원은 호주의 명물 캥거루와 코알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먹이를 한움큼 쥐고 손을 내밀면 캥거루가 달려와 천연덕스럽게 먹어댄다.
◆ 휴양지 '단데농' 숲속의 증기기관차 '푸핑빌리' 유칼리프 숲이 우거져 환상적인 단데농은 한마디로 웰빙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맑은 숲내음 풍기는 원시림속으로 들어서면 마치 쥬라기공룡시대에 접어드는 느낌이다. 100년간 운행되고 있다는 빨간색 증기 기관차 '퍼핑 빌리'를 타고 떠나는 숲속 여행 또한 환상이다. 느릿느릿 숲속을 관통하는 증기기관차는 매일 4차례 벨그레이브 역을 출발해 에메랄드 호수 구간까지 약 15㎞를 반복 운행한다. 기차에는 창문이 없어 손쉽게 창가에 걸터앉아 살아 숨쉬는 산림을 그대로 느낄수 있다.
[여행메모]
▷ 한국에서 멜버른으로의 직항로는 아직 없다. 캐세이퍼시픽항공(02-311-28)은 '서울~홍콩 경유~멜버른'을 향하는 항공편을 주13회 운항한다. 13시간 소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한차례 '서울~시드니'를 오간다. 멜버른까지는 현지항공으로 연결된다.
▷ 호주 대륙 남단에 있는 빅토리아주와 주도 멜버른은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다. 지금은 초가을로 접어든 시기로 일교차가 심한편. 아침에는 영상 12~13도, 한낮은 영상 25도를 웃돈다. 밤공기는 부드러운 편. 그러나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연중 바람이 많아 방풍복이 필요하다. 3월말까지 서머타임을 적용해 멜버른이 우리보다 2시간 빠르며, 환율은 1호주 달러에 약 830원. 멜버른 은행업무시간은 매주 월~목요일까지이며, 오전 9시30분~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오후 6시가 지나면 보통 가게는 문을 닫아 쇼핑이 원활치 않다. 전기는 240~260V를 사용하는데 3개의 핀으로 된 어댑터를 가져가거나 호텔 프런트에서 빌리면 된다.
▲ 휴양지 '단데농' 숲속을 관통하는 증기기관차. | |
▷ 여행상품 : 허니문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가 캐세이퍼시픽항공사, 호주 빅토리아주 관광청 한국사무소(02-752-4131)와 함께 '멜버른-빅토리아주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출시했다. 도쿄를 경유해 시드니와 멜버른, 또는 홍콩을 경유해 시드니와 멜버른을 여행하는 허니문 상품을 지난 1일부터 169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드니, 멜버른 직항 여행상품은 199만9000원. (02)536-4200
첫댓글 미인들은 모두들 화사한 웃음을 띄고 있구먼.
'독도로 날아간 호랑나비'라는 노래가 곧 나오겠네.. 인기폭발이겠는걸!
카X 탓인가 ~~~~~~~ 별루쓸 말이 없네...
미야- 3월은 행사가 많다. 오늘은 장군엄마 생일이라 나두 한잔 했더니 취기가 도는구나...^^
↑장군맘 아니지 아니지 예원맘 생일축하한다고 전해주슈~~ (늧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