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0.6.27 일요일 오전7시30분 부산진역 출발
2. 회비 : 1만원/기족
3. 환승 택시비 11,000원 소요
참고 : 우곡사 - 대흥초등학교 15분 소요되므로 총무님 차량배치 고민해보세요
차량2대 7시 출발시키면 7시30분 출발차량과 같이 산행할 수 있습니다.
4. 개인장비 지참, 중식, 출발지 시원한 물 있음(절), 하산시 우곡사 효험있는 약수있음
5. 총 소요시간 : 휴식과 식사 포함 6시30분(시원한 숲속길, 적당한 오르내리막 있음)
6. 비밀번호 : 3333
7. 참가자 : 정종훈(아내 사무실 행사로 불참), 공미형 민병현,
지난 5월23일 새벽 고향마을 뒷산 바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살아 남은 자'들에게 큰 숙제를 안겼다. 그가 몸을 던지면서 끝내 던져 준 숙제는 거창한 이념도 아니요, 조국애도 아니요, 소외된 사람들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도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어떻게 살것인가'와 '어떻게 삶을 마감할 것인가'라는, 인간으로서 실로 근원적인 물음이었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 버린, 또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했지만 '비범했던' 한 사람이 던진 이 물음 앞에서 지극히 평범한 산꾼일 뿐인 우리들은 그 해답을 알 듯 모를 듯하다.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그를 지지했든, 아니든 간에 이 땅의 산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같은 물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리라. 그는 낮은 산에서 생을 마감했고, 그 자락 어딘가에 낮은 비석 하나만 세워달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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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진영의 주산인 금병산에서 응봉산을 거쳐 김해터널 위쪽으로 가다보면 왼쪽 가까운 곳에 봉하마을 뒷산인 봉화산 자락과 부엉이바위, 사자바위 등이 보인다. 오는 10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 막재가 열리는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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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은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49재 중 막재 날이다. 그의 49재를 1주일 여 앞두고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은 곳은 노 전 대통령이 나고 자란 김해시 진영읍의 주산인 금병산(金屛山·271m)과 응봉산(應烽山·284m)을 연결하는 능선이다. 이름하여 '금병산~응봉산 종주 산행'. 야트막 한데다 많이 알려진 산은 더 더욱 아니다 보니 '도대체 어디?'라고 되물을 독자가 있을 것 같아 부연 설명을 할 필요가 있겠다. 부산에서 마산 방면으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진영휴게소 못미쳐 만나는 김해터널(옛 진영터널) 위에 걸쳐져 있는 능선길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그림이 그려질 듯.
전체적인 산행코스는 진영읍 서구2동 대흥초등학교 위 금산사 입구에서 시작된다. 이후 금산사~능선 갈림길(운동시설)~금병산 정상~이정표~여래고개~응봉산~태숭산갈림길~김해터널 위~284.1m봉~291m봉~노티재~379.5m봉~안부 갈림길~409m봉 이정표(낙남정맥 합류)~우곡사 갈림길(이정표, 낙남정맥 이탈)~우곡사로 이어진다. 총 길이 13.1㎞에 걷는 시간만 5시간가량 걸린다.
진영역 인근의 대흥초등학교를 오른쪽에 끼고 남쪽 경사도로를 타고 가면 T자 형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곳이 들머리다. 정면 산을 바라보면서 도로를 건너 오른쪽 계단을 올라 좁고 구불구불한 마을 골목길을 통과하면 15분 후 금산사에 닿는다. 금산사로 향하는 길 주변은 온통 드넓은 단감 과수원. 금병산 자락은 이 지역이 자랑하는 전국적인 특산품인 단감을 재배하는 과수원들로 덮여 있다.
금산사에서는 이정표 표시를 따라 오른쪽으로 800m가량 오르면 운동기구들이 있는 능선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 정상을 향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500여m를 가면 작은 돌탑 여러개가 나타나는데 곧바로 사방이 트인 금병산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에는 금병산의 금 자를 '비단 금(錦)' 자로 표시해 두었다. 이는 '비단 병풍을 둘러 친것과 같은 산세'라고 했던 지명 유래에서 비롯된 표기다. 정상에 서 있는 정자인 '금병정(金屛亭)'에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기록돼 있다.
정상에서 북동쪽을 내려다 보면 진영읍 시가지와 들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산 자락의 북동쪽 아래에 보이는 진영 대창초등학교는 1919년 문을 열었던 유서깊은 학교다. 올해로 개교 90주년을 맞은 이 학교에서 1950년대 초반 10리길을 걸어서 통학하던 '노무현 학생'이 뛰어 놀며 공부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학교 35회 졸업생이다. 또한 진영 출신으로 훗날 한국의 대표적 문학평론가가 된 김윤식 선생과 소설가 김원일 김원우 형제 등도 이 학교를 다녔다. 김원일 씨는 노 전 대통령의 4회 선배다. 그의 대표적인 단편인 '어둠의 혼'이나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장편 소설 '노을' 등에는 해방과 한국전쟁기 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잘 그려져 있다. 특히 '노을'의 마지막 부분에는 주인공이 봉하마을 뒷산인 봉화산(140m)에서 아버지와 헤어져 산을 내려오면서 바라본 진영 들판의 노을의 아름다움이 묘사돼 있기도 하다. 그 무렵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였을 노 전 대통령도 봉화산 자락 어딘가에서 뛰어 놀았으리라. 또한 그 주인공의 눈에 비친 그 아름다운 노을의 중간쯤 어딘가에 바로 이 곳 금병산이 금빛 찬란하게 걸려 있었을테다. 대창초등학교에서 눈을 들어 좀 더 먼 곳을 바라보면 비로소 보인다. 봉화산과 부엉이바위. 하지만 거리가 제법 되는데다 연무까지 겹쳐 선명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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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교인 진영 대창초교. 학교 뒤로 금병산 정상이 보인다. 이 학교 교가 첫 구절은 '금병산 이상봉은 하늘에 높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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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으로 가는 길은 이정표의 '진우원' 표시를 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100m쯤 가면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진우원 900m' 표시를 따라 왼쪽 내리막을 타고 가면 10분 후 갈림길을 만나고 여기서 오른쪽 철탑을 보면서 길을 재촉한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따라 완만한 내리막을 5분가량 걸으면 도로와 만나는데 이 곳이 여래고개다. 도로를 건너면 이정표에 '노티재 5.4㎞'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면서 오르막으로 접어든다. 한적한 숲길이다. 산새소리가 정답다. 15분 후 201m봉 정상을 왼쪽에 두고 살짝 넘어서면 또 한번 이정표를 만나는데 이곳에서부터 15분가량 오르막을 치면 응봉산 정상이다. 응봉산은 금병산과 달리 조망이랄 것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지형도상의 산 위치만 확인하고 곧바로 통과한다. 완만한 내리막을 타며 걷는데 취재에 동행한 숲해설가 이현정 씨가 "어머 자귀나무네"하며 반색을 한다. "수술이 달린 연붉은 꽃을 피운 자귀나무는 낮에는 잎이 벌어졌다가 저녁이 되면 잎이 달라붙기 때문에 합환수 또는 유정수라고도 한다"는 이 씨의 설명에 모두들 신기해 한다. 그렇게 5분여를 걸었을까. 왼쪽이 탁 트이는 안부에 이르자 왼쪽 들판 너머에 비로소 봉하마을과 봉화산이 뚜렷이 드러난다. 왼쪽의 부엉이바위와 오른쪽의 사자바위가 우뚝하고 정토원 및 정상부의 불상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취재팀원 중 몇 사람이 조용히 옷깃을 여미고 묵념을 한다. 봉화산의 모습은 금병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것에 비해 훨씬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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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이 응봉산 정상 부근 숲길을 통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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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막을 10분쯤 치면 태숭산갈림길로 알려진 삼거리다. 왼쪽으로 가면 태숭산으로 가는 길. 취재팀은 김해터널을 향해 직진한다. 완만한 내리막을 타면 왼쪽 아래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는 차량들이 보인다. 10분 만에 도착한 김해터널 상부 갈림길.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진형휴게소로 갈 수 있다. 완만한 오르막으로 직진해 8분가량 가면 사유지임을 알리는 푯말이 서 있는 계단형 갈림길을 만난다. 다시 오른쪽 윗길로 방향을 잡고 계속 전진하면 7분 뒤 '산불조심' 푯말이 있는 갈림길을 지나는데 왼쪽은 다곡마을로 내려서는 방향이다. 능선을 따라서 계속 직진하면 284.1m봉 갈림길이다. 이어지는 능선길을 걷는데 산꾼들에게 친숙한 일명 '홀딱벗고 새'의 울음소리가 정겹다. 숲해설가 이 씨는 "저 새의 정식 이름은 검은 등 뻐꾸기예요. 그런데도 산꾼들은 '홀딱벗고 새'로 부르는 거죠. 재미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짓궂다는 느낌도 받아요"라고 말한다. 정식 명칭을 잘 몰랐기에 그렇게 불렀던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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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도중 만난 자귀나무 잎과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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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한 습지에 자란다는 '고마리' 군락지를 지나 270.3m봉과 309m봉, 291m봉 갈림길까지 세차례나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 뒤에야 노티재에 닿는다. 직전 291m봉 갈림길에선 왼쪽 내리막을 택해야 한다. '진례산성 3.9㎞'라 표시된 이정표를 보면서 직진, 곧바로 오르막을 치는데 이 구간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20분가량 가뿐 숨을 몰아쉬며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379.5m봉. 오른쪽 골짜기 너머로 창원 정병산이 우뚝하다. 왼쪽 안부를 향해 내려서는데 능선을 타고 넘는 시원한 산바람이 그간의 땀방울을 모두 씻어준다. 10분 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용지봉 8.6㎞'라는 표시를 보면서 직진해 15분가량 더 가면 또한번 갈림길이다. 이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곧바로 우곡사에 닿을 수 있지만 5분쯤 더 직진해 낙남정맥 구간에 합류하는 409m봉 갈림길까지 간다. '정병산 3.9㎞(오른쪽)', '비음산 2.8㎞, 대암산 5㎞(직진)' 등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는데 정병산 방향인 오른쪽으로 튼다. 300m쯤 내려서면 또 한번 이정표를 만나는데 이 지점이 우곡사 갈림길이다. 직진하는 낙남정맥 길을 버리고 '우곡사 0.7㎞' 표지판을 보면서 오른쪽으로 꺾어 계곡을 따라 10분가량 내려서면 날머리인 우곡사 주차장에 닿는다. 비록 산행 막바지이긴 하지만 계곡길 중간에 만나는 옹달샘은 역시 반갑다. 목을 축이며 갈증을 풀어본다.
◆ 떠나기 전에
- 날머리 우곡사 약수·산새 유명한 1000년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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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인 우곡사 약수는 피부병 효험으로 명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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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날머리인 창원시 동읍 단계리의 우곡사(牛谷寺)는 인근의 성주사(聖住寺) 성흥사(聖興寺)와 함께 무염(無染) 스님이 신라 흥덕왕 7년(832년) 창건한 1000년 고찰이다. 현재 이 절은 특히 약수물과 갖가지 산새들로 유명하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대웅전 앞의 샘물은 피부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평일에도 물을 떠 가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이 절 주변의 전단산 정병산 자락의 깊고 청정한 수림탓인지 각종 산새들이 많이 발견된다. 동박새와 쇠박새 곤줄박이 노랑턱멧새 직박구리 딱새 흰배지빠귀 검은머리방울새 등 작고 예쁜 산새들이 우곡사 옆 계곡과 숲속에서 정답게 살아가고 있다. 절 앞의 벼락맞은 은행나무도 유명한데 나무 모양이 우곡사와 빼닮아 신비함을 가져다 준다.
◆ 교통편
남해고속도로 동창원IC에서 내린 후 진영 방면으로 14번 국도를 타고 가다 진영읍에서 진영역 인근의 대흥초등학교를 찾아 가면 된다. 초등학교를 오른쪽에 끼고 산을 바라보며 차를 몰고 가면 T자형 막다른 길 주변에 주차할 수 있다.
진영택시(055-343-5454)를 이용, 요금은 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