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원 에세이】
아침 식탁에서 아내와 나눈 ‘평범한 이야기’
―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삶의 방식이 ‘건강 지키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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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에세이】
아침 식탁에서 아내와 나눈 ‘평범한 이야기’
―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삶의 방식이 ‘건강 지키는 비결’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아침 식탁에서 아내가 말했다.
“요즘은 무엇이든 지나친 데서 오는 병이 더 많다고 하네요. 특히 들뜨고 불안해서 생기는 병. 그래서 ‘심안’이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하네요.”
심안? ‘심안’이라면 두 가지 뜻이 있는데? ‘心眼’을 말하는 걸까? ‘心安’을 말하는 걸까?
나의 의문은 언제나 한글사전이나 백과사전이 해결해 준다. 더 깊고 넓은 학술적 해석은 ‘지식백과’가 해결해 준다.
하지만 ‘심안(心眼)’이란 말은 국어사전에는 나와 있어도, 심안(心安)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심안(心眼)은 ‘사물을 주의하여 잘 살피고 식별하는 능력. 또는 그런 마음의 작용’이라는 것이 사전적 풀이다.
그렇다면 ‘심안(心安)’은 무엇을 말할까?
불안(不安) 하지 않은 심리 상태, 즉 평안한 마음이 아닌가. ‘마음의 평안(平安)’을 줄임말이 ‘심안(心安)’이다.
나는 그 구체적인 해답을 어느 90 노인에게 찾았다.
인생을 구십 평생 살아오면서 경험으로 체득한 삶의 철학이 아닌가. 산전수전 온갖 풍파 이기면서 살아온 구순(九旬) 어르신이라면 ‘인생의 스승’이다.
대전매일신문(현 충청투데이)에 썼던 칼럼 한 토막이 문득 떠올랐다. 나의 졸고 칼럼에 그 구순의 어르신이 등장한다.
※ 필자 칼럼 : 아래 덧붙임
특별한 주제도 아니다. 누구나 잘 아는 평범한 삶의 이야기다. 대수롭지 않은 아주 단순한 이치다.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생활 방식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는 사실이다. 새삼 또다시 깨닫는 것은 늘 ‘실천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
2024. 11. 30. 아침 식탁에서
윤승원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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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매일신문 『大每直筆』 1993년 6월 9일
▲ 책장 스크랩북에서 잠자고 있던 31년 전 필자의 색 바랜 칼럼을 소환한다.
■ 대전매일신문 『大每直筆』 (1993년 6월 9일)
마음의 平安
윤승원
이른 아침, 어느 90 노인이 TV에 나와 자신의 건강 비결을 말하고 있었다.
“소식(小食)과 다동(多動), 그리고 심안(心安)이 건강 3훈(健康三訓)이지요.”
나는 노인의 말을 들으면서 여간한 마음이 아니고는 어느 한 가지도 지키기 어려운 것들이구나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지키기 어려운 것, 그것을 지키는 것이 건강 비결인지 모른다.
그분의 말씀 가운데 소식(小食)과 다동(多動)도 물론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거친 삶의 현장에서 시달려야 하는 사람에게 심안(心安)이란 말은 매우 한가롭고 고급스러운 말로 들렸다.
그러나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 아니고 오랜 세월 노인이 체득한 인생 경험이란 생각이 들어 소홀히 흘려버릴 수 없었다.
‘심안(心安)’의 뜻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스트레스를 잘 풀어나감’, ‘죄지은 일 없어 편안한 마음’, ‘조금 모자란 듯 사는 삶’, ‘손해 보고도 운수소관으로 돌리고 마는 여유’, ‘때로는 거슬리는 것도 덮어버릴 줄 아는 너그러움’, ‘이기려고 아득바득거리지 않는 도량’ 등등이 아닐까 해석해 보았다.
참으로 어려운 말이지만 노인이 굳이 ‘건강 훈(訓)’으로 삼은 까닭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부엌일을 하거나 빨래를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콧노래를 부르고, 가족과 대수롭지 않은 얘기를 나누면서도 곧잘 깔깔거리며 대소(大笑)를 즐기는 주부의 건강이 매사 빈틈없는 것만이 최상의 것으로 여기는 남자에 비하여 훨씬 좋다는 사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이따금 ‘머리 비우는 연습’을 해본다.
출퇴근길 심한 교통체증을 겪으면서 잡다한 뉴스보다는 FM 음악이나 판소리 테이프를 틀어 놓고 따라 부른다. 물론 혼자 운전하고 갈 때나 가능한 일이다.
음정 박자 모두 엉터리지만 소리 내어 부르면 잠시나마 마음의 평정(平靜)을 얻을 수 있다. 처음에는 어색한 일이다. 옆 차선 운전자가 힐끗 쳐다보기라도 하면 얼른 창을 올려야 한다.
인간은 본래 품위만 유지하고 살 수 없는 야성적(野性的) 기질이 있다고 한다. 점잖은 자세를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으면 좀이 쑤시는 것은 훈련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유로워지려는 본연의 습성 때문이다.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기학대다. 때로는 무상무념(無想無念)의 상태로 자신을 비워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은 일이다.
논어에 ‘슬기로운 이는 즐겁고 어진 이는 오래 산다(知者樂 仁者壽)’고 했다. 결국, 슬기로움과 너그러움도 마음의 평안에서 비롯된다 할 것이다. <수필가. 충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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