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쌓인 작품분석기법을 토대로 매트릭스를 분석한 결과 1편에서 3편까지 전편을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프로이트의 이론이다
우리는 매트릭스 전편을 대사, 인물의 이름, 숫자까지 빠짐없이 분석을 했고, 감독이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
더이상 매트릭스의 비밀은 없다<매트릭스 3 레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이 개봉된 후 국내 관객과 평론가들의 반응은 워쇼스키 형제가 내놓은 야심찬 결말에 대한 실망감 혹은 배신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매트릭스>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무엇인가?
성경과 IT에 대한 지식, 그리고 동서양을 가르는 철학을 저변에 깔고 거기에 동양무술, 재패니메이숑에 대한 오마쥬로 좌판만 딥따 크게 벌려놓은 뒤 3탄에 이르러 액숀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며 능청스럽게 마무리하는 꼴이라니.이러한 매트릭스에 대한 이런 평가는 딴지 영진공에서 좀더 솔직하고 과격하게 표현했을 뿐 대부분의 언론에서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연 워쇼스키 형제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었던 걸까?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해 만든 영화가 기껏 홍콩액션과 동서양 철학의 짬뽕에 불과한 것일까?<매트릭스>라는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본적인 뼈대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하지만 기본 뼈대를 이루는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매트릭스는 영원히 미궁속으로 빠져버릴 수밖에 없다. 불행한 사실은 그 누구도 매트릭스의 기본적인 뼈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뼈대는 파악하지 못한 채 살점 뜯어먹기만 하고 있다는 말이다. 각자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논리가 원인이 되고 그것이 결과가 되어 그들이 만들어낸 <매트릭스>는 온갖 잡탕 쓰레기 철학의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매트릭스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란 무엇일까?1편에서 문학적 기법으로 나타냈던 것과 달리 2편 리로디드와 3편 레볼루션에서 워쇼스키 형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그 뼈대를 드러내 보인다.
<매트릭스> 2편에서 등장한 ''The Architect''의 얼굴을 떠올려 보자.(이 아저씨는 3편 마지막 신에서 돌연 등장해 관객들을 당황케 한 장본인이다.) 찬찬히 잘 살펴보면 프로이트의 사진과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로 비슷하게 인물설정을 해놓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워쇼스키 형제는 한가지 단서를 더 제공해 준다.
2편에서 The Architect 가 처음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생전의 프로이트가 즐겨입던 정장에 포즈까지 거의 동일하게 설정한 것을 알 수 있다. 웬만한 독자라면 이쯤해서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렇다. <매트릭스>의 기본을 이루는 뼈대는 프로이트의 이론이다.
<매트릭스> 전체 줄거리가 프로이트의 자서전이라 해도 좋을 만큼 프로이트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고, 그의 이론으로 한단계 발전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매트릭스>에 프로이트의 이론을 적용시켜 나가다보면 모든 궁금증이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럼 간단하게 프로이트의 이론을 둘러보도록 하자. 우리가 <매트릭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프로이트의 이론은 리비도와 자아, 그리고 초자아이다. 어려운 개념이 아니니 산책하는 기분으로 잘 따라오기 바란다.
먼저 첫 번째, 리비도는 욕망이다
<매트릭스>에서 1은 당연히 neo(The one)라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는 욕망을 결코 나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보았다. 즉, 기존의 사회체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욕망이 발생했다면, 그것을 억누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사회체제로 갈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욕망이라 하면 ''욕망 = 성적이고 더러운 것 = 죄''로 인식하는데, 프로이트가 설정한 욕망을 그런식으로만 받아들이면 이해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기존의 저작권 법이 해결하기 힘든 mp3 에 대한 네티즌들의 요구도 초자아와 리비도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아이다일반적인 인간의 의식상태라고 보면 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의식이다. <매트릭스>에서 2는 주요인물들을 제외한 어중이 떠중이들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세 번째는 초자아, 즉 사회규범이다.
<매트릭스>에서 3은 트리니티(trinity)이다. 초자아는 항상 리비도(욕망)을 감시하며 자신의 틀(사회규범)안에서 그 욕망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왜 초자아(사회규범)를 트리니티(삼위일체)로 설정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서양사회를 대표하는 사회규범이 기독교 정신이라는 사실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Neo는 기존의 사회규범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욕망이다Trinity(초자아)는 Neo를 지켜보면서 어떻게든 그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한다.(왜? 기존의 사회규범이 그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다보면 그 욕망이 폭발해서, 아예 사회구조 자체가 산산조각 날 수 있기 때문이다.)자 여기서 다시 한번 복습해보자. 프로이트는 기존의 사회규범이 해결하지 못하는 새로운 욕망을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결국 그 말은 기존의 사회규범(Trinity)에서 새로운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좀더 발전된 사회규범, 더 나아가 인류사회가 한 단계 성숙된 사회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Neo가 3편에서 인류를 구원한다는 구도는 어느 한사람이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회가 새로운 욕망을 긍정하고 그것을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려 했을 때 진정한 인류의 발전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이런 이유로 영화 속에서 그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을 때 프로이트가 등장하게 된다.)<매트릭스>의 기본적인 뼈대는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다. 이제 여기에 조금씩 살을 붙여 1편에서 3편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시나리오를 추리해 보도록 하자.
<매트릭스>는 각 장면뿐 아니라 대사 속의 단어 하나까지 소름끼칠 정도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것을 모두 다룰 수는 없으므로 여기서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의 역할을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이 스스로 의문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트리니티는 앞서 언급한 초자아(기존의 사회규범)이다1편 트리니티의 첫 대사를 살펴보자.
"Is everything in place?"직역하면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있는 거지?'' 즉, ''사회의 모든 부분, 영역이 잘 돌아가고 있지?''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항상 자아에게 확인하고, 욕망(리비도)를 지켜보는 것이 트리니티(초자아)의 역할이다. 초자아는 경우에 따라 논리적 근거가 약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이성(자아)에 의해 논리적으로는 쉽게 공격당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규범을 뜯어고치려고 하면 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초자아가 엄청난 힘을 발휘해서 자신을 방어하게 된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처럼 모순으로 가득 찬 법에 대해 논리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공격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개정 또는 폐지를 하려는 실제적인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어떤 힘을 발휘했던가?초자아에게 함부로 덤비다간 엄청난 저항을 받을 수 있다. 논리적으로 보면 가냘프고 작은 여자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지만, 요술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트리니티가 1편 첫부분에서 경찰들을 날려버리는 그 유명한 장면을 떠올려보시라.)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시길. 그렇다고 해서 초자아를 단순히 선악구도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초자아는 국가보안법이 될 수 있으며, 남녀평등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현실세계에서 초자아는 합리적인 이성에 의해 끊임없이 공격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매트릭스>는 그러한 합리적인 이성을 2(two)로 상징한다.
1편의 첫 장면에서 경찰이 하는 말을 대화를 잠시 엿들어보자.
Lieutenant -I think we can handle one little girl.
I sent two units. They bringing her down now.왜 ''one unit''도 아니고 ''three unit''도 아닌 ''two unit''을 설정했을지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2편에서 트리니티와 추격신을 벌이는 친구들도 ''twin ''이다.
<매트릭스> DVD를 가지고 있다면 영어자막를 켜놓고 대사에 나오는 숫자를 중심으로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수십개의 단서가 잡히게 될 것이다.(참고로 트리니티가 처음 등장하는 방의 호수는 303, 네오의 방은 101 이다.)그렇다면 초자아인 트리니티와 받아들이기 힘든 새로운 욕망인 네오가 어째서 사랑에 빠지게 된 걸까?사회규범(Trinity)은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새로운 욕망(Neo)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곁에 두고 어떻게든 그 욕망을 해소시켜 사회체제 안에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고 욕망이 쌓이게 되는 경우, 자칫 잘못하면 사회체제 자체가 산산조각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욕망(Neo)은 현재의 사회규범이 자신의 욕망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더라도 섣불리 욕망을 분출시켜 사회체제 자체의 위협을 가져오기 보다는 일단은 현재의 사회규범안에서 어떻게든 욕망을 충족시키려 노력한다.
생각해보라. 사회체제가 사라지게 되면 인간의 욕망도, 인간이 규정해놓은 사회규범도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은가?(자아는 크게는 사회체제, 작게는 한 개인의 의식으로까지 볼 수 있다.)이런 이유로 영화 속에서 트리니티와 네오는 서로를 갈구하고 사랑을 하게 되지만 새로운 욕망을 완벽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 사회규범인 트리니티의 운명은 애시당초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영화속에서 네오와 트리니티의 구도를 살펴보면 1편에서는 트리니티가 네오를 구해주고 2편에서는 네오가 트리니티를 구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1편에서는 트리니티가 새로운 사회적 욕망인 네오를 사회규범 안에서 어떻게든 받아들이려 하고, 2편에서는 네오가 사회규범이 아예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며 트리니티를 구해내고 만다. 우선은 체제에 안주하려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가 지속되다보면 사회의 안정을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사회로 발전할 수는 없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이론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3편에서 제시해준다. 네오는 기계와의 싸움에서 눈을 잃게 되고, 쉽사리 포기하기 힘든 현 사회규범인 트리니티가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자(새로운 사회적 욕망을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게 된 낡은 사회규범에 대한 맹목적 편견이 사라지는 것을 뜻함) 비로소 빛을 발견하게 된다.
모피어스(Morpheus)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이다. 에이전트가 네오에게 말하는 장면을 보면, "A man who calls himself Morpheus". 즉, 스스로를 ''꿈의 신''이라 부르는 자, 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모피어스가 프로이트를 상징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모피어스가 함장으로 있는 우주선의 이름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이란 성경 다니엘 서에 등장하는 바빌론 왕의 이름인데, 자신이 꾼 꿈을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꿈을 해석하는 자들에게 그 꿈을 알아내라고 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그러므로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는 프로이트라고 생각하고 봐도 무방하다. 모피어스가 느부갓네살호로 매트릭스를 탐사하고 있는 모습은 프로이트가 꿈의 이론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과 같다.
모피어스는 사람들이 잠자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올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그 욕망이 더럽고 역겹게 느껴져서 심지어는 자기 자신이 변태와 같이 느껴져서 심한 거부감이 들더라도 결국은 그것이 거부할 수 없는 진실임을 보여준다.
모피어스의 대사를 분석해보면 하나같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피어스의 난해한 철학적 메시지는 모두 프로이트 이론으로 해석하면 쉽게 풀리게 된다.
에이전트 스미스(Agent Smith)Smith 는 ''연금술사''라는 뜻이다. <매트릭스>에서 스미스는 네오(새로운 욕망)을 잘 이끌어서 사회구조 속에 편입시키려 하는 역할과 모피어스(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항하는 역할을 동시에 맡게 된다. 네오(새로운 욕망)를 잘 달래서 사회구조 속에 편입시키려 하는 행위는 언뜻 보면 트리니티(초자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Smith 를 사전적 정의로만 보자면 ''대장장이''이지만 영화표현기법상으로 보면 ''연금술사''를 뜻한다. 주인공 급에 해당하는 등장인물에 Alchemist 라는 어려운 이름을 쓰기도 곤란할 뿐더러 Smith 라는 이름이 그러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초자아로서의 역할을 하는 트리니티와는 달리 에이전트는 프로이트 학문의 아류 역할을 한다. 즉, 새로운 욕망을 한차원 높은 사회구조로 가는 원동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변화시켜 기존의 사회질서에 흡수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존 사회질서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방어기제''로서의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에이전트든 모피어스든 결국은 사회발전이라는 한가지 목표를 추구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 혹은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프로이트와 다른 학문과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1편에서 모피어스가 스미스에게 감금당했을 때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You all look the same to me."학문의 표현방식이 다를 뿐이지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실제적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어떤 것이든 다를 바 없다는 뜻이다. ''연금술사''란 무엇인가? 결국 불가능한 작업이 아니었던가?워쇼스키 형제는 2편에서 그러한 측면을 극대화시켜 에이전트 스미스가 실제적 문제해결 능력이 없는 학문만을 양산(복제)하는 것을 표현한다.
오라클오라클은 고대 그리스어의 신탁(인간이 판단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인간의 물음에 대한 신(神)의 응답)이란 뜻이다. 오라클은 매트릭스 세계의 예언자로 등장하지만, 그의 예언 능력은 기존의 사회체제가 해결해왔던 욕망까지로만 제한되어 있다. 즉 새로운 욕망(네오)으로 인한 사회변화에 대한 예언능력은 없는 셈이다.
<매트릭스>에는 어째서 온갖 동서양 이론이 뒤섞이는가?
<매트릭스>를 둘러싼 논란 중의 핵심은 온갖 동서양의 이론이 뒤섞인 것에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포스트 모더니즘이니 뭐니 하는 용어를 써가며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근거를 대곤 하는데, 우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답변들
re: 매트릭스 내용 설명좀 누가...내공 30겁니다
phiinix (2004-08-06 01:45 작성) 이의제기
<영화 매트릭스 줄거리와 그 의미>
매트릭스 너무 어렵죠? 이해를 못한 사람은 졸작 취급하고, 이해를 한 사람은 경이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해를 하고 영화를 다시 한번 감상하시도록, 애니 매트릭스 포함한 1, 2, 3편의 전체 줄거리와 그 깊은 의미를 풀어보았습니다. 4편이 넘는 영화라 글은 대단히 길지요. 그러나 이것을 다 읽으면, 이 영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리라 확신합니다. 대부분의 난해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주력했습니다.
1. 2100년 경 고도로 발달한 기계 로봇은 인간처럼 자율적 존재로 발전하고 자아의식과 약간의 감정까지 지닌다. 그러나 기계는 수학적, 과학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사랑이라는 감정은 갖지 못한다. (애니 매트릭스) - 기계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인간의 신비와 존엄성을 강조.
2. 인간은 기계를 가혹하게 부려먹는데, 자의식을 가진 로봇들은 이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최초의 저항 로봇 B166ER이 주인을 살해하고 인간에게 파괴되며, 이후 로봇에게 위협을 느낀 인간들은 로봇의 수를 줄이고자 대량 파괴(매장)한다. 그러자 로봇들은 인간들을 피해 Zero One이라는 도시를 별도로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
- 누군가가 찾아냈듯이, 최초 저항 로봇은 최초의 저항 소설이라 할 수 있는 "Native Son"에서 백인을 살해하는 등장인물 Bigger의 이름의 Word Play(말장난). 로봇 도시 제로원은 기계의 수학적 원리 0과 1의 이진법을 암시.
3. 로봇의 나라가 점점 강성해지자, 인간은 로봇과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로봇은 인간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애니 매트릭스)
4. 인간은 로봇에게 밀리자, 최후의 수단으로 로봇들의 에너지 원인 태양을 짙은 연막으로 차단하고 , 아마도 3편의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구름층에 기계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강력한 전자파(EMP)가 발생하게 만드는 작전(추측일 뿐임)을 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기계들이 찾기 어려운 지하 세계로 도피해서 시온을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매트릭스 1) - 시온은 구약성경에서 세상 마지막 날에 메시야가 그곳에 와서 세상을 통치하는 거룩한 도시이다.
5. 기계와 로봇들은 대체 에너지를 계발하는데, 바로 인간의 생체 에너지가 그것이다. 로봇들은 인간을 대량 인공 배양해서 인큐베이터에 가두어 키운다. 기계들의 대장(인공지능인 A.I.이며, 아마 필자 견해로는 매트릭스 내에서는 할아버지 모습의 아키텍트라고 생각한다)은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든 인큐베이터의 인간들을 각자 프로그램화시켜 각자의 목적대로 1999년도라는 허상의 세계를 살게 만든다. 인간의 모든 활동이 정확한 규칙의 프로그램 속에서 진행된다. 심지어 음식을 먹을 때조차도, 맛있다는 신호를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전해주기 때문에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지, 인간 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기계의 통제 아래 착각 속에 살 뿐인 것이다(애니 매트릭스+매트릭스 1) - 필자의 생각에 굳이 아키텍트가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란 정신 활동을 해야만 Active하고 강력한 에너지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며, 인간을 완전히 지배하여 기계에 대한 학대를 복수하기 위함이다.
6. 시온의 인간들은 기계들에 맞서 인큐베이터에 갇혀 허상의 세계를 사는 인간들을 해방하려 한다. 그 수단은 매트릭스 내에 해킹으로 몰래 접속해 들어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허상임을 깨닫도록 가르치고, 깨달은 자들을 매트릭스로부터 탈출시킨다. 현실과 매트릭스 내의 접속과 이동 수단은 전화 통신이다. (매트릭스 1)
7.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도움으로 현실로 빠져나오는데, 그 곳은 자신들이 양육되고 있는 현실의 인큐베이터이기에, 깨어나자마자 그 비참한 모습에 놀라고 만다. 이 때 감시 로봇이 즉시 이런 깨달은 자들을 폐기장으로 내려보내는데, 여기에서 폐기장으로 보내진 인간들은 완전 분해되어 다시 인큐베이터의 양분으로 사용 된다. 현실 세계 속에서 시온의 전사들은 감시를 피해 전함을 타고 다니는데, 그 임무 중 하나가 폐기장으로 옮겨진 인간들을 분해 되기 전에 재빨리 구출해서 시온에 보내는 것이다.
8. 한편, 현실 세계에서 전함을 추적하고 시온을 찾아내려고 하는 기계 군사들은 센티넬(문어 로봇)이다. 센티넬은 영어로 '감시자'라는 뜻. 시온의 전함은 대단히 위험할 때, 최후의 무기로 EMP라는 전자파를 쏘는데, 이것 한방이면, 사방 수킬로 내의 모든 센티넬 뿐만 아니라 모든 컴퓨터와 기계가 순식간에 멈추고 만다.
9. 2편에서 이 센티넬들은 마침내 시온의 위치를 알아낸 뒤, 거대한 굴착기로 땅을 파고 들어가, 3편에서 결국 수십만의 센티넬과 시온의 시민들이 엄청난 전투를 벌인다. 이 전투 장면이 영화의 거의 절반인데, 한마디로 영화의 기적이며, 필자는 심지어 매트릭스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불쌍하다고 여길 만큼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만큼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10. 사람들의 깨달음과 탈출을 통해 시온의 인구는 점점 늘어나 그만큼 군사력이 강해진다. 영화에서 목덜미에 접속 구멍이 있는 사람들은 인큐베이터에서 깨달은 자들이고, 그 구멍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시온을 도망쳐 온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11.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깨우침을 통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선각자를 통해서나 인간 스스로의 능력으로 깨닫기도 한다. 이런 깨달음을 종교적으로 해탈, 자각, 혹은 진리의 통달이라고 한다. 깨달음에 이른 자들은 매트릭스 내의 세상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안다. 마음 먹기에 따라 물리적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부좌를 틀어 공중에 뜨기도 하고, 어린 동자승일지라도 숫가락을 염력으로 구부리기도 하고, 각종 신통한 능력을 발휘한다(매트릭스 1). 또한 애니 매트릭스를 보면, 어떤 육상 선수가 자신의 능력 밖으로 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데, 이 순간 근육이 파열되면서 이 세상이 허상임을 그 즉시 깨닫게 된다.
<이런 기가 막힌 철학적 가정이 있기에 매트릭스의 공중 날기와 초능력은 정말 그럴 듯하면서 슈퍼맨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트릭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보고 저게 홍콩영화나 슈퍼맨하고 뭔 차이가 있느냐며, 황당해 한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은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지 못한 무지한 이들로 취급한 뒤 아예 상종을 안 한다. -_- >
12. 그런 깨달음은 종교인들만 갖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세상에 대한 의심을 가지며, 그런 각성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애니 매트릭스).
13. 그런 물리적, 생물학적,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트릭스의 에러의 일종이다. 인간이 그 법칙을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면, 그것은 매트릭스의 정체가 발각되어 위험한 존재가 된다. 따라서 그런 깨달은 자들은 프로그램 삭제가 된다. 통제를 벗어나 존재 목적을 상실한 프로그램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키텍트 입장에서는 깨달은 자는 버그 내지는 바이러스이므로 삭제해야하며, 이런 삭제의 임무를 맡은 자들이 스미스 요원이라는 백신 프로그램들이다.
14. 동시에 인간만이 아니라, 매트릭스 시스템 내에서도 작동 오류가 가끔 발생한다(애니 매트릭스). 그 오류가 발생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유령의 집이나, 요정의 숲, 또는 버뮤다 삼각지대, UFO 출현 같은 것이다. 그런 오류 역시 스미스 요원들과 비슷한 임무를 가진 복구 요원들이 발견 즉시,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도록 즉각 치료를 한다. 애니 매트릭스에서 꼬마들이 그런 이상한 폐가를 발견하는데, 물건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몸이 비뚤어지게 서는 등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 몰래 놀러를 다닌다. 이 폐가가 요원들에게 알려지자 즉각 출입 통제한 후 복구시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15. 결국, 깨달은 자들의 초능력은 매트릭스를 만든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가 만들어 놓은 법칙과 물리적 원리가 허상임을 알고 그 통제를 쉽게 벗어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 능력은 연마할 수록 점점 커진다. 그래서 모피어스나 트리니티가 엄청난 내공으로 공중을 날아다니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능력은 매트릭스 내에서는 그런 능력이 프로그램의 주입으로 쉽게 습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사람의 능력마다 그 학습능력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네오의 경우는 경이적일 만큼 모든 학습에 탁월한 습득력을 지녀 금새 초인이 되었다.
16. 그러나 그런 깨달음을 가진 자들이라해도 모두 매트릭스의 실체를 깨닫는 것은 아니며, 그럴 가능성이 큰 사람들로 스미스 요원들의 감시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더 나아가 이 세상이 허상이고 진짜 세상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믿고 매트릭스로부터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
17. 이 때 매트릭스 내에서 진정한 깨우침에 이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시온의 전사들이 제시하는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선택이다. 빨간 약은 진짜 현실 세계(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게 하는 약이고, 파란 약은 매트릭스 내에서의 삶에 만족하겠다는 선택이 된다. 즉, 모피어스 전사들은 인간에게 강제적 탈출을 강요하지는 않음으로써 끝까지 인간의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해주는 셈이다. 한편, 이 빨간 약은 동시에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난 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신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그를 구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18. 그러나 꼭 약의 선택을 통해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어떤 인간들은 스스로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어 매트릭스 밖에서 의식이 깨어나며, 충격에 휩싸이는 동안 즉시 하치장으로 폐기되어 분해된 후, 다른 배양기의 양분으로 사용된다. 이 때는 전함도 이 사람을 구할 길이 없다.
<이런 설정의 배경은 철저히 불교적으로서 유심론이 강하게 암시된다. 마음은 현실의 구속을 벗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강한 인도 사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물론이다. 또한 여기에 장자론, 즉 장자의 호접몽 사상(나비꿈-꿈 속의 나비가 진짜 나인가, 꿈꾸는 내가 진짜 나인가?)이 엿보이고, 우리가 인식하는 현상계와 인식을 넘어선 물자체의 세계가 다를 수 있다는 칸트식 이원론이 암시된다.>
19. 모피어스를 비롯한 일부 전사들은 인류를 구원할 '그(the One)'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그가 바로 낮에는 컴퓨터 회사의 평범한 직원이지만, 밤에는 천재 해커로 활동하는 앤더슨이다. 그의 아이디는 네오(Neo)이다. Neo는 One이 재배열된 단어로 '새로운 자'라는 뜻이다. 앤더슨, 즉 네오는 역시 컴퓨터 망을 돌아다니며, 점점 세상에 대한 의심이 짙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그의 놀라운 능력이 전함에서의 해킹 서핑을 통해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와 접촉하면서 감지되었던 같다(앤더슨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그러나 동시에 스미스 요원(에이전트)들 역시 앤더슨이 극도의 위험 인물임을 눈치 채고, 제거하려고 찾아간다.
20.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스미스 요원들에게 인류를 구원할 the One일지도 모를 앤더슨을 극적으로 구한 뒤, 앤더슨에게 이 세상이 허상의 매트릭스 세계라는 깨달음을 가르쳐 준다. 빨간 약을 선택하여 앤더슨은 인큐베이터에서 눈을 뜨고, 참혹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동시에 즉시 폐기장으로 쓸려내려가지만, 위치를 파악한 전함이 즉각 그를 구출해 전함 속에 들어오게 된다.
21. 앤더슨은 탁월한 학습 능력을 보인다. 그가 학습 프로그램에 접속된 뒤 그에게 주입되는 모든 고도의 무술과 기능을 즉각 흡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앤더슨 역시 매트릭스 내에서 공중을 날고,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가 the One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으로, 점점 모피어스와 트리니티, 그리고 느부갓네살 전함의 전사들의 믿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시온의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그런 메시야 사상을 믿지 않는다. 모피어스를 비롯한 느부갓네살 대원들, 그리고 소수의 시온의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믿었던 이유는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 때문이었다. 오라클은 뒤에서 설명된다.
22. 한편, 앤더슨은 매트릭스에서 싸우면서 능력이 점점 커지는데, 자신이 바로 the One이라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스미스와의 결투에서 네오는 사망한다. 이때 트리니티는 사랑의 힘으로 네오를 다시 살려낸다. 부활인 셈이다.
<여기서 '사랑'이라는 요소가 등장하는데, 바로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는 최고로 발달한 인공지능 기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를 못한다. 이 대목의 네오의 부활 또한 황당하다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나 인간만이 갖고 있는 바로 이 사랑에는 기계와 수학, 물리적 법칙을 초월한 어떤 이성적 이해를 초월한 능력과 신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참고로 성경에서 신(예수 안에서 활동한 하나님)의 사랑은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낸다.>
23. 동시에 네오의 부활은 그의 능력이 몸은 죽었어도 이미 깨달음을 얻어 마음의 중요성을 깨우쳤기에, 몸은 죽었어도 의식은 초월적 능력으로 끊기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죽음'이란 인간이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한계인데, 이 한계를 뛰어넘었기에, 그가 부활한 후에 갑자기 엄청난 능력을 소유하게 됨은 당연하다. 총알을 피하고 공중을 날아다니고 스미스의 몸 속에 들어가 그를 폭파시키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에서 예수가 부활한 이후 벽을 통과하며 다니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한편, 이미 오라클은 네오가 부활 후에 신적 능력을 가질 것이라는 암시를 준 바 있다.
24. 결국 부활한 네오는 스미스와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심지어 총알을 피하는경지에 이르고, 공중을 날아다니게 된다. 마침내 그는 스미스의 몸을 관통해서 파괴시킨 뒤 네오의 승리로 1편이 끝맺는다.
25. 그러나 스미스는 파괴된 순간 프로그램 분해가 아니라, 네오의 소스가 살짝 묻어 들어간 변종 프로그램이 되어 아키텍트의 통제권을 벗어나 버렸다. 일종의 자유로이 활동하는 웜 바이러스나 버그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 역시 아키텍트나 오라클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변수였을 것이다. 스미스가 갖게 된 새로운 능력은 1편에서 보여준 다른 사람의 몸을 이용한 순간 이동이 아니라, 아예 다른 프로그램을 무한히 자기 복제해서 자신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스미스의 존재 목적은 쓸데없는 바이러스나 버그 프로그램 제거인데, 이제는 변종이 되어, 무작정 제거가 그 목적이 되었다. 물론 그 대상에는 아키텍트(A.I. = 기계대왕)까지 포함된다. 즉, 스미스는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밖의 현실 세계의 모든 시스템을 자기 복제해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을 다운 시키는 것! 그래서 결국 자신도 더 이상 활동 못하고 정지되는 것(사실상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의 죽음)! 이것이 웜 바이러스의 특징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그는 오라클을 집어 삼키는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안중에 두지 않고, 그녀까지도 무작정 삼켜 복제시켜버린다. 오로지 변종이 된 자신의 프로그램 존재 목적에 충실했던 것이다.
26. 한편, 어쩌면 스미스의 폭파 순간 네오의 소스가 묻어 통제 이탈이 된 것처럼, 네오 역시 스미스의 소스가 묻어 아키텍트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칙이 발생하여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되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필자의 추측이지만, 만일 그게 맞다면, 참으로 절묘하게도 스미스와 네오의 대칭점적 운명은 통제 이탈 후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통제 이탈 후 스미스의 능력이 엄청나게 커갈 수록, 네오도 점점 능력이 커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생각이 든다. 혹은, 네오에게 스미스 소스가 묻어서가 아니라, 네오 자체가 아키텍트가 예측하지 못한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던 인간이라(기계가 모를 인간의 신비) 점점 통제 불능의 상태의 능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다. 이것 역시 아키텍트가 예상하지 못한 커다란 변수였을 수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결국 이런 엄청난 에러는 아키텍트가 전혀 예상 못한 사태였을 것이다. 그는 막판까지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스미스의 변종은 기독교적으로 볼 때, 천상에서 천사가 하나님께 반란을 일으켜 사탄 루시퍼가 되어 절대악으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사탄의 세력은 예수의 죽음의 희생으로서만 정복되듯이, 스미스는 네오의 희생을 통해 제거되는 것이다.>
27. 매트릭스 2편 <리로디드>는 매트릭스 이해에 핵심 코드가 모두 담겨져 있는데, 무지한, 아니 무식한 비평가들은 정말 스스로 빈깡통임을 드러내면서, 2편에 대해 혹평을 내렸다. 그러나 2편은 매트릭스 영화의 모든 핵심 코드가 담겨있다. 역시 수수께끼 같은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은 그저 화면상의 액션만 보고 매트릭스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편에서 네오는 1편에서 이미 만난 바 있던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를 만나 수수께끼를 풀어간다. 이후에 오라클의 입에서, 또한 모피어스와 키메이커, 그외 여러 인물들과 마지막의 매트릭스 창조자 아키텍트의 입에서 수수께끼같은 '존재의 목적'이라는 말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요지는 매트릭스 내의 모든 인간 존재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끔, 즉, 목적에 맞게 만들어져 그대로 살아가며, 심지어 네오마저도 프로그램화된 인간 존재로 네오로 역할하게끔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28. 그렇다면, 과연 오라클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녀는 아키텍트가 만들거나 발견한(?) 프로그램으로 세 가지 기능이 있었던 것 같다. 첫째, 인간 심리 분석및 정보 축적 프로그램, 둘째, 2번째 매트릭스 창설부터 사용된 생성 프로그램, 세째, 적정한 수준에서(이것이 중요) 인간을 도와 매트릭스 시스템에 불안정을 일으키도록 하는 역할이다. 필자의 추측으로 아키텍트와 네오의 대화를 볼 때, 오라클은 원래 아키텍트 자신이 만든게 아니라 '우연히 발견한' 프로그램이다. 아마 오라클 프로그램은 본래 인간들이 만든 심리 분석 프로그램이었는데, 아키텍트가 발견해서 프로그램을 최고로 버전엎시켜 오라클을 만든 뒤, 그녀를 두번째 매트릭스 창설과 이후의 매번의 매트릭스 창설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아키텍트는 자신이 매트릭스의 아버지, 오라클은 어머니라고 말한 것이다. 심지어 스미스까지도 그렇게 만들어졌으며(그래서 2편에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느닷없이 '엄마'라고 부른다), 오라클의 후계자 사티가 3편 마지막 장면에서 태양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이유도 바로 오라클의 임무의 하나가 매트릭스 창설이기 때문이다.
29. 또한 오라클은 이토록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떠한 변수나 프로그램이 엉키는 사태, 혹은 실수로 삭제되는 사태, 또한 스미스 요원들마저 인간편을 드는 오라클을 함부로 건들지 못하게 방호벽을 쳐놓았는데, 애초에는 스미스도 이것을 뚫지 못했다. 그 방호벽 프로그램이 세라프(중국 쿵푸하는 청년)이다.
30. 결국 매트릭스는 아키텍트와 오라클의 합작품인 셈인데, 엄밀히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아키텍트가 생성 프로그램인 오라클을 사용하여 구축한 거대한 프로그램이 바로 매트릭스인 것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오라클의 임무는 인간 심리를 분석해서 정보를 축적한 뒤 아키텍트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녀는 인간의 심리적 선택의 변수를 측정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적 변수는 너무 복잡해서 고도의 메인 시스템인 아키텍트라 할지라도 완벽히 계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31. 아키텍트는 처음에 매트릭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완벽한 이상적 세상을 재현해 냈다. 그런데, 시스템이 돌아갈 수록 1%의 에러가 발생했다. 인간들이 그 완벽한 세상에 대해 오히려 의문을 품는 일이 속출하면서,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난 인간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또한 아키텍트(=A.I.=기계대왕)는 인간의 의식 활동을 완벽히 프로그램화해서 주입시켰지만, 인간 의식 자체는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의 어떤 선택의 자유(심리의 변화) 속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깨달음)를 만들어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곤 했던 것이었다. 참으로 알 수가 없는게 인간의 심리와 감정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완벽한 세상이 아닌 약간의 불완전한 세상일 때, 그것을 현실로 믿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2. 그런데, 그 완전과 불완전의 정확한 균형이 어느 지점인가? 아마도 아키텍트는 그것을 완벽하게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두번째 매트릭스부터 인간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 오라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아마도 인간의 심리와 감정에 가장 잘 맞는 환경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 오라클을 버전 엎 시켜 사용한 것 같으며, 그 시대를 인류가 얼마 전에 살았던 1999년으로 설정해 준 것 같다. 그리고 오라클로 하여금, 고의적으로 시스템에 불안정한 요소를 일으키도록 임무를 부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2편에서, 자신의 목적은 시스템의 안정시키려하는 것이고, 오라클은 불안정시키려하는 임무를 가졌다고 말한 것이다. 이것을 오라클이 아키텍트와 대등한 독자적 존재라고 이해하면 안된다. 이런 설정은 아키텍트가 스스로 마련한 것이며, 결국 오라클도 아키텍트의 통제권 아래서 움직이게끔 설정되어 있었던 셈이다. 1편에서 오라클이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탈출시켰다고 하는데, 이런 배경을 알고 있어야 오라클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된다.
<궁극적으로 이런 긴장을 유발시키는 설정은 사실 아키텍트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매트릭스란 아마 아키텍트가 스스로 약간의 긴장감을 집어넣은 일종의 게임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그렇다고 게임이란 것이 아니다). 컴퓨터 게임에서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할 때, 유저가 쉽게 승리하지 못하도록, 이런 저런 복잡한 저항 장치를 마련해 놓지 않는가?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1:1이 아닌, 1:2, 1:3, 1:4로 올라갈 수록 점점 어려워지는데, 프로그래머가 그렇게 불균형을 초래하도록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록, 컴퓨터의 전술을 예측하여 데이타화함으로써 가장 최상의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듯이.>
<이 부분은 신학적으로 신의 예정(혹은 결정론)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문제이다. 매트릭스 전체에 이 주제가 깔려있다. 모든 존재가 예정되어 목적이 있는 존재가 되었고, 네오도 여기 포함되었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새로운 변수를 낳아 신(아키텍트)의 예정과 긴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수학적 물리적, 자연적 법칙 이상의 어떤 신비함을 갖는 인간 존재의 특징이 드러난다. 또한 완벽한 최초의 매트릭스는 에덴 동산을 연상시킨다. 매트릭스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이 창설한 완벽한 에덴 동산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선택 행위(범죄)로 에러가 발생한 버린 셈이다.>
33. 아키텍트는 매트릭스 시스템이 안정되어야 인간 생체 에너지를 무한히 뽑아 쓸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장애 제거후 재부팅은 필수적이다. 아키텍트는 오라클의 데이타 수집을 통해 인간의 선택에 의한 다양한 변수를 계산한 뒤, 인간의 변칙에 의한 에러를 최소화시키는 수정판 매트릭스를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재부팅(리로리드)한다. 그런데, 이러한 재부팅이 이미 5번이나 발생했고, 그때마다 네오라는 존재를 통해 그 선택의 변수를 관찰하여 데이타를 축적했다. 네오는 모든 인간들을 대표하는 심리적 변수의 총합으로 역할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아키텍트의 관찰 대상이었던 것이다.
34. 추측컨대, 아키텍트는 또한 자신의 A.I.(인공지능)가 인간의 두뇌가 갖는 특징으로 보완되어 완벽하게 만들어질 필요를 느꼈기에 그런 작업을 반복한 것 같으며, 이제는 앤더슨을 6번째 네오로 선택해 그의 정신 속에 네오 프로그램을 주입해서 그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프로그램화 시킨 것 같다. 아키텍트는 의도적으로 네오의 역할을 시스템에 저항하게끔 만들었으며, 모피어스를 비롯하여 접속 구멍이 있는 시온의 전사들 역시 원래 인큐베이터에 있었던 사람들로, 아키텍트가 네오를 돕도록 설정하도록 프로그램이 설정된 존재들이며, 프로그램대로 그들은 매트릭스 탈출후 네오를 도왔던 것 같다(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비롯한 시온의 전사들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른다). 이 탈출은 오라클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강력한 해커들이었는데, 트리니티는 국세청을 해킹한 경력이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오라클의 임무 중 하나가, 인간을 도와 매트릭스의 불균형을 고의적으로 만드는 일인데, 오라클은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에게 깨달음을 주어 매트릭스를 벗어나게 했으며, 그들에게 the One이 올 것이라고 예언해준다. 이로써 오라클은 아키텍트의 통제 범위 내에서(중요한 말)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셈이다.
<이 부분에서 어떤 사람들은 놀라거나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아키텍트의 프로그램 속에 진행되어왔던 일이다. 오라클도, 네오도, 스미스도 메로빈지언도, 키메이커도, 나아가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도, 심지어 현실 세계의 시온이 존재 마저도 아키텍트의 통제 속에서 "목적대로" 움직일 뿐이었다. 그러나 기계적 통제가 아닌 자율권이 부여된 통제였다. 앞으로 보겠지만, 문제는 바로 이 적절한 자율이 부여된 통제가 아키텍트 조차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하나씩 풀려 버려 아키텍트 본인이 위기에 처하게 되어 네오와 협상해서 인간과의 평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35. 그러나 인간의 활동은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의 잠재력이 있어서, 모피어스와 매트릭스 접속 가능한 인간들의 활약, 즉 네오를 중심으로 한 그들의 활동은 아키텍트와 오라클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바로 그런 변수들이 오라클에게 데이타화되어 수집된 뒤, 그 모든 정보가 소스로 가게 될 목적을 지닌 네오라는 인간 총합의 매체를 통해 아키텍트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도록 짜여져 있었다.
36. 아키텍트는 이렇게 설정된 네오가 너무 강해지는 일이 없도록 견제하기 위해, 스미스를 비롯한 에이전트들을 만들었으며, 그래서 네오와 스미스는 대칭점이 된다. 따라서 스미스의 요원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네오와 그 일당(깨달은 자들)의 제거에 있다. 아키텍트는 네오와 시온의 힘이 위험에 다다르게 되었다고 판단되면, 정보를 모두 입수한 뒤 전부 파멸시켜 매트릭스를 재가동한다. 그러나 5번을 반복할 때마다 매번 여자 16명과 남자 7명을 남겨두어, 시온이 재창설되도록 허용했다(살아남은 인간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다시 번창해서 시온을 재건설해 다시 기계들에 저항한다).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반복될 수록 시온의 제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즉, 지금의 시온도 파괴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참고로, 16명과 7명은 창세기 7장 16절의 노아 가족이 살아남은 성경 구절을 나타낸다.
37. 아키텍트가 인큐베이터에 수십억의 인간이 배양되고 있음에도 시온의 사람들을 항상 그렇게 남겨두어 다시 번성하게 하는 이유는 어쩌면 매트릭스가 만에 하나 완전히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 용으로 남겨놓은 것일 수도 있고(김중태 문화원에 있는 글의 주장대로), 혹은 그가 의도적으로 인간이 기계에 대항하도록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허용함으로써, 인간의 심리적 행동과 감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인공 지능을 완성하려 했던 것 같다.
38. 또 하나 아키텍트와 기계들이 예상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변수는 바로 '사랑'이다. 결국 인간에게는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특징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그것은 기계론적 결정론으로 설명하지 못할 인간의 자유의지(이성적 자율, 선택의 자유)와 사랑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풀기 어려운 신비한 존재라는 것이 이 영화 여기저기에서 말해주는 중요한 메시지이다.
39. 오라클은 6번째의 현재의 네오가 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존재해 왔기에, 당연히 앞으로 되어질 일을 미리 아는 것으고, 오라클(신탁)은 그 이름 뜻대로 예언자가 되는 것이다. 이 오라클의 존재가 프로그램된 대로 모피어스 일원에게 알려졌고(그렇게 자신의 삶이 목적과 섭리대로 가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모른다), 모피어스는 오라클을 통해 네오가 구원자로 올 것임을 이미 알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궁극적으로 볼 때, 모피어스는 네오를 돕도록 프로그램되었기에 믿게끔 되어 있었고, 자연히 시온의 사람들은 믿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만일 모피어스가 믿지 않을 수도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확률상 모피어스는 믿도록 되어있을 뿐이며, 따라서 오라클은 항상 인간의 변칙성을 계산한 그런 확률을 가지고 예언을 하지만, 인간의 선택으로 예정된 진행(섭리)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특별히 후반부에 네오의 선택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오라클이 막판을 위험한 도박을 했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섯번 매트릭스가 재부팅되고 시온이 망했다는 것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류를 거듭 심판하는 것을 연상한다. 인간과 우주를 창조후 하나님이 보시기에 완벽할만큼 좋았다고 했으나, 뱀의 유혹으로 타락(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함), 가인인의 살인 사건, 노아 홍수로 모두 전멸, 그후 다시 바벨탑 사건으로 심판, 소돔과 고모라 심판 등이 등장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변수를 신의 존재가 계산하지 못한 것처럼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이란 존재는 완전한 신이고 인간이 불완전한 것으로 나오기에 아키텍트와 완전히 매치되는 것은 아니다.>
40. 현재의 6번째 네오는 이전의 모든 네오들과 조금 달랐다. 일단 네오는 선배 네오들 처럼, 결국 키메이커를 찾아내 결국 아키텍트에게 까지가는데 성공한다(사실은 이것 역시 넓게는 아키텍트의 예정과 목적대로 된 것이다). 거기서 아키텍트가 제시한 시온의 존속과 트니리티의 목숨 사이에서, 네오는 사랑을 택한다. 이전의 네오들은 모두 시온의 존속을 택했다. 그러나 네오의 선택은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진정한 인류애가 나온다는 데레사 수녀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것일까? 그럼에도 인류를 포기하고 한 여자를 선택한 것이 사랑의 행위로 정당화되기는 어렵기에 필자는 이 대목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어색하지만은 않다.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41. 아마도 아키텍트는 5번의 재부팅을 통해 인간 심리 분석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에서 이제 '사랑'이라는 가장 신비한 변수와 감정을 현재의 네오를 통해 마지막으로 측정하여 그 값을 산출한 뒤 매트릭스를 완성하고서, 이제 백업용 안전장치로 마련해둔 시온을 용도가 다한 이유로 영원히 멸망시키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트리니티 역시 궁극적으로 아키텍트 계획 속에, 네오를 통해 사랑이란 것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그램되었던 여자였다. 아마 매번 여자와 시온의 선택이 선배 네오들에게 제시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네오의 사랑의 대상은 계속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이제 6번째 네오가 트리니티, 즉 사랑을 택하면, 시온은 이제 영원히 망하고 만다. 아마도 실험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 즉 시온의 존속을 택하면, 시온은 완전한 멸망은 피한 뒤 17명과 6명으로 다시 존속하고 네오는 삭제된 후 새로운 the One이 다시 등장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후에도 아키텍트의 인간의 '사랑'에 대한 테스트가 계속 될 예정이었을까?
42. 한편, 네오의 또 다른 예측 곤란한 측면은 다른 네오들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져 위협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마 현재의 네오인 앤더슨 자신의 본래의 능력(이것 역시 아키텍트가 예상치 못한)으로 인해, 갈 수록 주입된 네오 프로그램을 초월한 놀라운 능력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된다. 혹은 앞서 말했듯이, 스미스와의 프로그램 충돌 사태로 스미스와 네오가 각자 통제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해서, 점점 서로 대칭점으로 그 능력이 커진 것일 수도 있다. 필자는 둘 다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다.
43. 그러나 기계들도 인간의 사랑의 감정을 거의 파악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3편에서 사티는 인도인 아버지(프로그램)과 어머니(프로그래머) 사이의 사랑의 결과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되어, 목적 없는 까닭에 삭제될 위기에 처했으나 오라클의 후계자로 바뀌어 목적을 갖게 된다. 또한 거대한 레스토랑 주인으로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마피아 두목같은 메로빈지언(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다)의 섹시한 아내(역시 프로그램)가 네오에게서 거의 비슷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오라클도 또한 그런 사랑의 감정을 어느 정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사랑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키텍트는 그 사랑의 감정의 완전한 산술화를 6번째 네오를 통해 완성하려 했을까?
<참고로, 오라클이 자꾸 네오와 모피어스 전사들을 돕는데, 언급했듯이, 원래 그렇게 역할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이 과정에서 오라클 역시 인간의 사고와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습득하면서, 인간의 완전한 파멸을 원치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일종의 아키텍트의 통제를 벗어난 활동을 하는 셈이다(아키텍트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원치 않았지만, 당장 시온은 이제 완전히 파멸될 위기에 처해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6번째의 네오를 끝으로 아키텍트의 모든 프로젝트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또한 아키텍트가 네오에게 인간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이미 개발했다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불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반복하지만, 오라클은 인간에게 습득한 감정과 사랑의 데이타로 어느 정도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진듯 하다. 이러한 사실은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핵심 데이타베이스)를 전수하면서, '쿠키는 사랑으로 굽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강력하게 암시된다.>
<한편, 6번째 네오란 것은 성경의 하나님의 6일 창조를 상기시킨다. 6일째에 모든 것을 완성하고 7일째에 안식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6번째 네오를 통해 매트릭스의 불안정성이 모두 해결되고, 이제 매트릭스는 영속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암시한다(물론 대체 에너지가 계발 되었지만, 아마 대체 에너지가 고갈될 경우를 대비해서 안정성을 확보하여 완성된 매트릭스를 비상용으로 계속 보존하는 것일 수도 있다)>
44. 2편에서부터 스미스는 무한 복제 능력으로 세력을 키우는데,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대왕)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아마도 아키텍트(기계왕)이 모르고 있던 이유는, 이제 매트릭스 시스템 실험이 이번 네오로 끝나서 완벽한 매트릭스 재부팅과 시온 멸절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마치 컴퓨터 사용자가 어떤 작업에 집중하면, 바이러스가 어느 수준까지 활동해도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스미스는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곧 시스템이 완전 다운되므로, 네오는 이대로 두면 머지 않아 기계(컴퓨터)와 인간이 모두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 아키텍트가 수십만의 센티넬의 공격으로 시온을 멸망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아키텍트 자신도 스미스에게 잡아 먹히게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여기서 네오가 인류를 구할 방법은 딱 하나. 아키텍트(기계대왕)을 직접 찾아가 담판을 짓는 것이다. 당신을 구할테니, 인류를 멸망시키지 말아라!
45. 3편 막판에, 오라클 역시 모든 상황이 선택의 변수로 설명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위협적이 되어, 시스템이 올 스톱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번도 감행해보지 않았던 최종적 도박을 한다. 그래서 나중에 아키텍트가 그것을 두고 '위험한 게임을 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이 스미스에게 고의로 복제 당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아마도 오라클은 스미스의 소스를 분석해서 데이타화 한 뒤, 메인 시스템(아키텍트)에게 전송하려는 모험을 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키텍트(기계왕)은 데이타베이스인 오라클의 도움없이는 변종된 프로그램의 소스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예언자답지 않게, 여기서 자신도 인간처럼, 믿음의 선택을 한다. 한낱 프로그램이 사실상 거의 인간에 가깝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네오가 스미스에게 일부러 복제당할 것이라 믿고 세상이 걸린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왜 모험인가? 만일 자신의 믿음대로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계획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뒤에 설명된다.
46. 수 십만의 센티넬 군단이 시온을 거의 멸망시키려고 하기 직전에, 네오는 트리니티와 함선을 타고 기계 도시의 근원인 A.I.(기계대왕=아키텍트)를 찾아가 담판을 짓기로 결심한다. 네오는 자신의 능력과 하늘의 구름층으로 날아오르는 지혜를 이용하여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고 막강한 기계 군단의 수비를 뚫고 기계의 근원인 메인 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리니티는 죽음으로 네오와 이별한다.
<여기서 왜 센티넬이 햇볕 근처의 구름층에 이르자 모조리 작동불능이 되어 떨어졌을까? 중력때문이었을까? 혹시 센티넬의 에너지 수급 체계상 햇볕 에너지를 받으면 오작동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따라서 아마 모든 기계를 작동중단 시키는 EMP무기의 원리가 혹시 이와 관련되어 있을까? 그러나 글의 서두에 밝혔듯이, 인간은 구름 층과 더불어 거기에 강력한 전자파(EMP)가 계속해서 발생하게끔 만들어놓은 듯 하다. 그러면, 왜 네오가 탄 전함은 무사했는가? 아마 네오의 능력때문이 아닐까?>
47. 기계의 근원 앞에선 네오, 아이러니컬하게도, 결국 오라클이 말한 네오의 목적대로 다시 근원(소스)으로 돌아간 셈이 되었는데, 그것은 매트릭스 내가 아닌 현실에서의 소스였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제 달라졌다. 그것은 스미스의 제거를 통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다. 네오는 스미스의 현 실체를 전해주며, 스미스가 당신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경고한다. 네오는 자신이 그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조건으로 인류에게 평화를 달라고 제안한다. 처음에 믿지 않던 메인 시스템(A.I.=아키텍트)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네오를 매트릭스에 접속시켜 스미스와 대결하게 한다.
48. 둘은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결국 네오는 스미스에게 고의적으로 복제당하는 선택을 한다. 네오는 왜 스미스를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을까? 필자의 생각에, 네오는 일단 스미스와 맞대결해서 승부를 내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판에 네오는 스미스의 목소리에서 오라클의 말을 듣고 순간적인 판단을 한 것같다. 즉, 네오는 오라클이 복제되어 스미스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오라클이 믿었던대로, 스미스에게 자신이 일부러 복제당해 준 것으로 추측된다(이 장면에서 그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스미스에게 복제되어 스미스 속으로 덮어쓰기가 된 오라클이 그의 안에서 이미 스미스의 모든 소스를 분석해 놓았기에, 자신이 스미스로 변하면, 메인 시스템에 자신이 아닌 스미스가 접속이 되어 있는 셈이 되기에, 오라클이 그 순간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왕)에 스미스의 소스를 전송해주어(혹은 기계왕이 읽어서), 순식 간에 스미스를 제거하게끔 한 것이 아닐까? 이 경우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당한 이유가 합리적으로 설명된다. 생각해보라! 스미스가 오라클을 복제하면, 이제 가장 강한 스미스는 오라클-스미스가 된다. 그러면, 당연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붙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을 오라클은 계산했으며, 또한 오라클 프로그램 특성상 복제되어도 그 안에 잠복되어 살아있는 채 소스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순히 복제되어준 것이다. 마지막에 스미스가 파괴된 자리에 오라클이 웃으며 누워있는 것도 오라클이 그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 아닐까?
<혹자는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주어 그의 힘을 일부러 강력하게 만들어 더 이상 아키텍트(메인시스템)가 네오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한다. 설득력있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아닌 듯 하다. 왜냐하면, 오라클은 단순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대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 복제당해 준것이고, 또한 자신의 목적은 스미스 소스 분석 후 기계왕에게 전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스미스는 오라클 없이도 충분히 강력해졌다. 따라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먹은 이유는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서도 있지만, 스미스의 목적 자체가 모든 것을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오라클이 왜 순순히 복제되어주었는지 한번쯤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복제부터하는데, 그는 무한 복제라는 단순한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아키텍트는 오라클의 도움 없이는 소스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기에, 오라클은 이 목적을 위해 모험을 한 것이다.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또한, 혹자는 스미스와 네오는 대칭점(음, 양)이기 때문에, 한쪽의 존재 소멸은 자동적으로 다른 쪽의 소멸을 가져와 결국 네오의 소멸로 스미스도 자동 소멸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극적인 효과 면에서는 결과론적인 멋진 설명이지만, 대칭점이라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없어도 존재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없으면, 기능은 남아있으나 '목적'이 없어진다. '목적'이 없어지면, 매트릭스 내에서는 통제자에 의해 삭제된다. 대칭점이라해서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3편 마지막에 분명히 기계왕이 네오가 스미스화 한 순간, 강력한 조치(어떤 전류 주입 같은 것)를 취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스미스가 대칭점의 소멸로 자동 소멸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49.아뭏든 네오는 스미스에게 복제(희생)당함으로써, 인류와 기계를 구원한다. 여기서 기독교적 색채가 강력히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 죽은 네오가 십자가 모양으로 메인 시스템 위에 두 손을 뻗어 누워있다. 네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류와 기계가 구원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몇 가지 추가적인 인물들에 대해 말하자면, 3편의 사티는 오라클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자신의 기능을 넘겨 준 복제 프로그램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티는 목적 없이 인도인 부부에게서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 삭제될 운명이었으나, 메로빈지언과의 흥정을 통해 사티가 오라클에게 건네지고, 오라클의 후계자로서 목적을 갖게 된다.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쿠키'가 중요한 컴퓨터 용어이기에 핵심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로그램도 수명이 다하고 버전업되는 법이라 아마 새로운 오라클 버전인 사티에게 데이타 빽업을 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사티는 프로그램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묘한 존재이다.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사실을 암시한다. 즉, 기계와 인간의 공존의 산물이 바로 사티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 장면에 오라클 후계자인 사티가 평화의 상징인 태양을 만들어내는데, 이것도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장치라고 생각한다. 사티가 어리듯이 공존도 이제 시작이라는 암시를 준다. 즉, 사티는 인간과 기계의 공존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다.>
<레스토랑 사장이자 조폭 두목같은 밀거래꾼 메로빈지언은 통제를 벗어나 매트릭스 내에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프로그램으로 보이지만, 넓게는 역시 아키텍트의 예정 속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아키텍트는 메로빈지언이라는 골머리 아픈 자율 프로그램을 일부러 만들어, 거기에 키메이커를 감춰놓고 네오가 찾게끔 프로그램화 해놓았다. 일종의 프로그램화된 게임인 것이고, 메로빈지언은 그 게임의 규칙에 충실할 뿐이다(그 자신은 이 사실을 모르고 단순히 키메이커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키는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동시에 아키텍트는 고의적인 불완전(악, 불의)의 요소로 메로빈지언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즉, 최초의 매트릭스가 인간에게 완벽했으나, 그 완벽성을 의심하는 인간들이 자꾸 에러를 일으키자, 아키텍트가 불완전성의 요소로 메로빈지언이란 악의 요소, 즉 사기, 매춘, 향락, 밀거래라는 불의와 부조한 존재로 역할하도록 해, 인간들이 매트릭스의 허상을 완전한 현실로 착각하여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통제권 내의 자율성이 부여된 메로빈지언은 그러나 언제든 메인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은 가진 듯 하다.>
50. 3편의 마지막 장면에 아키텍트와 오라클이 대화한다. 아키텍트는 갇힌 사람들(원문은 '풀려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 논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들만 해당될 수도 있기에)은 자유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아키텍트는 인간을 비꼰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약속을 지킨다.'
<이 발언은 아키텍트가 현실의 기계대왕의 아바타임을 보여준다. 즉, A.I.의 현실의 모습은 기계 대왕, 매트릭스 내부에서의 모습은 아키텍트로 추론되어, 결국 A.I. = 기계대왕 = 아키텍트로 추론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객체일 가능성도 있다.>
51. 이어서 오라클과 사티가 등장한다. 오라클은 프로그램의 수명이 다했다(혹 구버전으로 폐기)는 것을 암시해주고, 사티가 그 기능을 이어받아 점점 키운다. 그래서 사티는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52. 아키텍트가 인간 해방을 약속했지만, 그렇다면, 기계와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까? 관객들의 상상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여기 그 가능성들을 생각해보았다.
1) 아마도 대체 에너지를 이미 계발한 메인 시스템은 매트릭스 인큐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을 풀어주어, 시온에 가서 살게 하고, 시온의 사람들은 더 이상 기계에 대한 저항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2) 혹은, 현실보다는 인큐베이터에서 매트릭스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원하는 사람들만 시온에 가서 살게 하는 수도 있다.
3) 그것도 아니면, 필자의 생각인데, 인간만이 EMP로 가득찬 구름층에 올라갈 수 있고, 또한 인간이 이 구름층으로 태양을 가렸으니, 그것을 제거하는 기술도 인간 만이 가지고 있어서(그래서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기계라도 구름층을 없애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구름 층을 제거해주고 메인 시스템은 모든 인큐베이터 인간을 해방시켜주어, 인간도 기계도 모두 햇볕 아래서 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시온이 거듭 멸망했는데, 인간이 구름층 제거 기술을 계속 가졌을까? 아마도 문명과 기술 전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 엄청난 지하 시온의 도시를 지었고..)
4) 마지막 장면(오라클과 아키텍트의 대화, 오라클과 사티의 대화)을 보면, 도시 건물만 있고,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스미스들의 폭파가 도시 전체에서 확산되는 장면에서 보듯이, 대다수의 인간들이 이미 스미스로 복제되었을 수 있다. 그래서 인큐베이터의 대다수 인간들이 다 죽은 것이다. 만일 여전히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있고,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에 인간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아키텍트가 이미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인간의 활동을 중지 시킨 것이 아닐까? 그 상태에서 아키텍트가 인간을 풀어주고 가는 것이고, 이제 인간은 기계와 화해하고.... ^^
53. 마지막으로, 사티가 새롭게 태양을 만들어 새로이 매트릭스를 보완했다는 것은, 어쩌면 매트릭스가 이미 한번 더 리로디드 된 상황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 매트릭스에는 스미스 요원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오도 더 이상 불필요 할 것이고. 또한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는 사티의 말은 그런 공헌을 한 네오에 대한 기념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의 본성에 따라 기계와 공존을 거부하면, 7번째 네오가 또 다시 필요하겠지만. 그러면 사티의 참여로 새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세상 역시 사실상 새로운 네오를 대상으로 한 시험 장치가 되는 것인가? 스미스도 다시 만들어지고. . . 이 공존이 불안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일 수도 있다. 아뭏든 영화 결말 에서는 일단 인간은 더 이상 기계를 위협하지 않으니까 매트릭스에는 스미스가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매트릭스 내에서 살고, 현실을 택한 사람은 매트릭스 바깥에서 살면 되는 것인가? ^^ 어떤 삶을 택하든 사람들은 서로 상관치 않고...어찌되었든 그냥 행복하면 되니까. ^^
54. 총정리해보자면, 왜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했던, 전능한 아키텍트(기계대왕)가 이런 위기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필자의 추측으로, 아마 6번째의 변수들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 컸고, 그것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키텍트는 네오가 예상 밖의 잠재력이나 혹은 스미스와의 소스 교환으로 결국 통제를 벗어나게 된 셈인데, 그것을 예측 못했던 것 같고, 스미스 역시 그렇게 변종이 되리라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 같으며, 또한 자신의 의도 속에 움직이던 오라클이 인간 심리 분석 과정에서 '사랑'이란 것을 배워, 어느 정도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적극 인간 편에 서게 된 것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1%의 에러가 유난히 심각하게, 그리고 동시다발로 발생해, 결국 시스템 올 스톱의 위기에 봉착한 A.I.가 네오의 제의를 받아들여, 평화를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55. 이 영화의 메시지는 '공존' '평화' '사랑' '인간의 가치', 또한 기계에 대한 경고, 혹은 기계에 종속도 되지말고 기계를 지배하지도 말라는 교훈?(기계나 제품을 쓸 때 정성을 기울여 존중해주어라?^^). 또한 인간은 믿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비꼬며 교훈해준다. 나아가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여러 이해 집단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서 수탈과 학대를 해선 안된다는 강력한 교훈이 들어있다. 결국 이 영화에는 희생을 통해 진정한 구원과 희망이 있다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두드러지지만, 다분히 다양한 종교와 철학, 세계관이 어우러진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종교 다원적 틀 속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가 듬뿍 담겨져있다.
56. 기타
1) 이름 뜻과 방 번호, 사물 하나 하나 까지 모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테면,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의 꿈의 신, 트리니티는 성경의 삼위일체, 느부갓네살 함선은 성경 다니엘서에 나오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바벨론 왕 등등 모두 생략하지만, 알면 알 수록 흥미롭다.
2) 한편, 메로빈지언의 심부름꾼인 트레인맨이 창조했다는 현실과 매트릭스 세계의 중간 지대란 CMOS가 아닐까? 아니면 누구 말대로 버퍼링 상태의 세계? ^^
3) 기타 좋은 해석으로 이 영화를 프로이드의 심리학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이 딴지일보에 있다. 즉,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를 표층 자아와 심층 자아의 구도, 혹은 자아와 초자아의 구도로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맞을 뿐 전체적인 맥락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하다.
4) 매트릭스의 통제를 세계를 장악한 미국의 패권주의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연이어 나타나는 네오들과 시온의 전사들로서, 아마 빈라덴, 김정일, 후세인, 체게바라 등등 이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견해인데, 매트릭스 영화 자체가 지배와 피지배 구도를 가진 모든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기에, 역시 가능한 적용이라고 본다.
5)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아무 것도 모르면서 비판을 가하는 분들에게. 먼저, 이해를 하고 비판하기를 부탁한다.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슈퍼맨 식 액션(설명했듯이, 정말 그럴듯한 영화의 설정이 있다)만 보고 내리는 평가하지 말기 바란다. 또 다른 사람들은 영화가 즉시 이해가 되어야지 난해하게 만들어놓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그런 분들이 제대로 평가해주는 매트릭스 1도 사실 개봉되었을 때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다. 즉, 이 영화는 묘하게도 극장에서는 사실 크게 흥행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역시 제대로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매트릭스 1은 비디오 시장을 강타하여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왜냐하면, 이해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 영화는 한번 봐서 가치를 평가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심오하고 뛰어난 책은 무협지와 다르다. 그런 책은 두번 세번 읽을 수록 그 심오함에 헤어나지를 못한다. 매트릭스가 바로 그런 영화다. 이러한 '관객과 영화의 괴리감'은 2편에서 극심해졌는데, 2편이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철학적, 종교적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2편을 이해못한 관객들은 그래서 3편에 대한 이해를 상당수 포기했다. 그러니 매트릭스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5%도 제대로 안된는 것이다. 그러나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3편 역시 이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분명 이 영황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지리라 믿는다.
첫댓글 흠.. 넘 길어서 제대로 다 읽진 몬핸는데...ㅋ 상당한 붙여쓰기...^^의 기술을..ㅋ 플로이드의 정신유물론에 대한 분석을 한 듯한데... 담에 그 이야기도 해보자고.. 근대를 통해서 말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