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앤디 맛집나들이] 홍대 뒷골목… 양곱창· 알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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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곱창집과 달리 내장 속이 꽉 찬 ‘강수알곱창 ’의 알곱창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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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골목 골목 자리잡은 식당 안에서 어깨를 부비며 식사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만 봐도 정겹고 맛스럽다. 허름하고 볼품없는 작은
식당들이지만 푸짐한 양에 저렴한 가격, 군침을 돌게 하는 음식들로
일반인들에게도 단골집 1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건너,
공원 뒤, 언덕을 따라 내려가 작은 뒷골목으로 접어들면 여기저기에서
풍겨 나오는 음식 냄새와 더불어 왁자지껄 세상 냄새 또한 느낄 수 있다.
▲홍익보쌈 (02)323-3773
보쌈정식이나 해장국 같은 식사 메뉴와 몇 가지 간단한 술안주도 있지만
이 식당으로 손님이 몰리는 것은 바로 보쌈(1만4000원) 때문이다.
돼지고기 냄새를 살짝 감추며 잘 삶아진 두툼한 육질에 비계와 살이
적당하게 배합이 돼 씹으면 씹을수록 담백함이 절로 느껴진다. 따끈하게
나오는 고기 한 점을 마늘과 고추, 된장과 함께 배추잎에 싸 먹어도
좋지만 생굴을 듬뿍 얹은 싱싱한 보쌈김치와 곁들여 먹어도 환상이다.
술을 마시면서 속도 풀어 주라는 배려에서 해장국을 서비스로 주는데 그
맛도 일품이다. 배추, 콩나물, 청양고추를 넣고 맑게 끓인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며 선지의 향도 잘 살아 있어 해장국 본연의 성격도 잘
고수하고 있다.
▲강수알곱창 (02)338-2866
이 식당의 여러 곱창 메뉴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이 속이 꽉 차 있는
알곱창구이(1만원)다. 창자 속을 깨끗이 비우지 않고 지방 찌꺼기 같은
내용물을 그대로 두어 알곱창이라 하는데, 철판에 양파와 감자를 깔고
길게 또아리를 튼 것 같은 곱창을 얹은 후 마늘을 뿌려 함께 구우면
냄새도 덜 나고 질겨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간장에 과일, 달래,
풋고추를 넣고 달인 양념장에 찍어 개운하게 맛보거나 꽃상추로 버무린
겉절이와 함께 상큼함을 첨가해 맛보는 것도 좋은 시식 방법이다.
피비린내 살짝 도는 고소한 맛의 생간(肝)과 쫄깃하게 씹히는 텍스처가
매력인 천엽을 서비스로 주기에 곱창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참새골 (02)323-3656
항상 손님으로 꽉 차, 식당 안이 비좁은 이 곳은 늦은 시간, 간단한
술안주로 가볍게 한 잔 걸치기에 알맞다. 빨리 먹고 자리를 떠야만 될
정도로 불편함이 느껴지지만 안주만은 독특하다. 날치알쌈(1만2000원)이
바로 그것이다. 커다란 접시에 양상추, 무순, 깻잎, 당근, 오이,
팽이버섯, 양파와 날치알이 풍성하게 나오는데 야채와 날치알을 굽지
않은 김에 싸 먹는다. 더 독특한 점은 쌈을 쌀 때 땅콩 버터를 발라 김을
만 후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는 다는 데 있다. 혀 위에서 톡톡 튀는
날치알과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 땅콩 버터의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나른한 봄날의 몸과 마음을 흔들어 깨운다.
(강지영·앤디 서먼·부부 음식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