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 수요일 14:0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드디어 떠나는구나! 실감이 안난다.
설레고 불안하기도 한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항상 주변사람들에게 "제 소원은요, 시집가기 전에 유럽여행을 하는거에요!"
이렇게 떠들고 다녔지만 정말 갈 수 있을지는 나도 반신반의었다.
마음먹은지 어언 1년 반만에 드디어 소원성취를 하는거다!
감동의 눈물이..ㅠ_ㅠ
나의 동행은 대학생 사촌동생 이새롬 양.
사실 전에는 별로 안친했는데 내가 용돈을 주기 시작한 후로 나를 잘 따르는 착한(?) 동생이다-_-;
(본인 입으로 그때부터 나와의 관계가 급진전 되었다고 했다)
공항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잠시 방황을 좀 해주다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폰은 택배로 집으로 보내버렸다.
근데 택배비가 14,000원이란다. 휴...비싸다..ㅠ_ㅠ)
카운터가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아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어디서 비상구 옆자리가 좋다고 들은건 있어서 보딩패스 받을때 그 자리로 달라고 했다ㅋ
타본 결과..음..그냥 화장실 갈때 옆사람에게 양해를 안구해도 된다는것과 다리를 맘껏 쭉~뻗을수 있다는 정도? 나처럼 다리가 짧은 사람은 그냥 그랬다..키큰 남자분들이라면 비상구 옆자리 원츄~^-^
16:50 탑승을 시작한다는 방송이 들리고 드뎌 우리를 유럽으로 데려다줄 타이항공에 몸을 실었다.
동남아 항공사가 워낙 별로라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생각했던것 보다는 훨씬 좋게 느껴졌다.
비행기가 뜨자 바로 시작되는 음료서비스와 기내식..생각보다 먹을만..이 아니라 맛있었다..^-^;;;
하지만 처음먹은 기내식 후로 세번 더 먹어야 한다는걸 미리 말해주었더라면 더 좋았을껄..ㅋ
타이페이 공항에서 한시간 정도 대기했다가 다시 방콕으로, 방콕에서 2시간 대기..아직 견딜만 하지만 앞으로 12시간 짜리 런던행 비행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엔 비상구 옆자리를 차지하는데 실패..중간자리라 잔뜩 상심해 있는데, 옆에 왠 금발의 멋쟁이가 앉아주신다!
81년생 James라는 뉴질랜드 총각과 딸리는 영어로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잠깐잠깐 지루함을 풀었다.
자다 일어나서 얘기하고, 자다일어나서 기내식 먹고 얘기하고, 화장실 갔다와서 또 얘기하고...하지만 대화는 길어야 10분을 못넘긴다..한계다..ㅠ_ㅠ 평소에 영어공부좀 해뒀어야 하는건데..
후회가 밀려온다..
셋다 입국카드 쓰는걸 계속 틀려서 잘못 쓴 카드로 기념촬영도 하고..ㅎㅎ
지루하고 지루했던 12시간의 비행이 드디어 끝났다.
창밖으로 우울한 풍경의 런던히드로 공항이 보인다. 비는 안오는것 같은데 날씨가 참 음침~하다.
우울증 걸릴만큼 음침하다는 런던의 날씨를 접하고 나니 내가 한국을 떠나있다는게 실감이 난다.
입국심사를 하는데 듣던대로 정말 까다롭다.
영국엔 몇일있나? 왜왔나? 숙소는 어디냐? 비행기표는 어떻게 샀냐? 직업이 뭐냐? 영국다음엔 어디로 갈꺼냐? 다음 목적지로 뭘타고 갈꺼냐? 다음 목적지로 가는 티켓은 어딨냐? 여행이 끝나는 나라는 어디냐? 등등.
어쨌던 별일없이 통과!
잠시동안이었지만 정들어버린 James와 메일주소도 주고받고 사진도 찍고, 작별인사를 했다 ㅠ_ㅠ
(하지만 아직까지 메일이 안오는걸 보면 우리를 잊은게 분명하다ㅋ)
이제 런던속으로 G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