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환자 증가세=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자궁근종 진료를 받은 인원이 2009년 23만7000명에서 2013년 29만3000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5.5%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연평균 증가율이 14.2%로 가장 높았고, 50대와 30대 환자도 각각 5.2%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 환자가 증가한 데에는 폐경 이후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호르몬 또는 호르몬 유사제제를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인 불분명…조기발견 중요=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을 이루는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살혹(근종)이다. 근종이 생긴 위치에 따라 크게 장막하근종, 근층내근종, 점막하근종으로 분류된다<그림 참조>.
이 중 점막하근종이 생리 과다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한개 또는 여러개가 생길 수 있으며, 크기 또한 현미경으로 봐야 알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지름이 30㎝가 넘는 거대종양까지 다양하다.
20~30대에서 3분의 1, 40대의 절반, 50대 이후에서 3분의 2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생리 과다·생리통·불임·성교통·골반염 또는 잦은 소변과 변비 등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근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근종 크기가 너무 커질 경우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환자 가운데 70%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에 의해 자라며 역학적으로 육류섭취·비만 등이 근종의 크기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에서 자궁 초음파검사를 받아 조기에 증상을 발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환자들이 국가검진에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로 모든 자궁질환을 진단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자궁근종은 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경 후에도 배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골반 또는 허리 통증이 있으면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폐경 후 출혈은 근종보다는 자궁내막의 이상이 원인인 경우가 잦으므로 자궁내막암 여부를 함께 진단받아야 한다.
◆임신 원하면 근종제거술 효과적=근종치료는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근종이 있더라도 크기 변화가 없고, 생리 과다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제거할 필요는 없다.
수술에는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전자궁 적출술과 자궁근종만을 제거하는 자궁근종 제거술이 있다. 전자궁 적출술은 근종이 재발할 위험이 없는 반면, 자궁을 잃음으로써 발생하는 육체적·심리적 고통이 따른다.
근종절제술은 크게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 배에 구멍을 하나만 내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 로봇 복강경 수술로 나뉜다. 개복수술은 복부의 상처가 크고 회복기간이 길지만, 자궁근종을 직접 제거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상처가 적고 회복기간이 짧지만 근종이 크거나 출혈이 심하면 개복을 고려해야 한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상처가 적어 젊은 여성들의 선호가 높지만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로봇 수술은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고 복강경 수술보다 상처부위가 크다.
수술 외 요법으로는 ▲고주파를 이용한 자궁근종 용해술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초음파 온열치료 ▲초음파를 한곳에 쏘아 열을 발생하는 하이푸(HIFU) ▲자궁근종을 먹여살리는 동맥으로의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차단하는 자궁동맥 색전술 등이 개발돼 있다. 이들 방법들은 흉터가 아주 작거나 거의 없는데다 자궁동맥 색전술을 제외하면 마취나 입원도 필요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문헌을 고려할 때 임신을 염두에 둘 경우 수술적 요법이 더 안전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산희 교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