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리언 달러 베이비
- 모든 상품이 1센트에 판매되는 1센트 가게에서 100백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물건....
- '예상하지 못했던 허름한 곳에서 보물 같은 진귀한 것을 얻는다'거나 '뜻밖의
순간에 행운처럼 소중한 사람을 만난다'는 뜻
이번 77회 아카데미상 중에서 주요부분인(작품,감독,남우주연,여우주연,각본)에서 ,남우주연,각본상을 제외하고 나머지부분을 석권한 이 영화의 힘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영화엔딩 자막이 올라올 때 즈음 이 영화는 갈채보낼 정도로 전율적이었다......
비록 다른 모든 노미네이트 된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 아카데미결과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될정도로 이 영화는 쿨~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혹자는 공로상을 받아야할 나이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상을 받는건 , 그에게 영화란게 나이의 구속 대상이 아니라는것을 단적으로 증명해보였다...
그렇다고 이스트우드가 처음부터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은 아니었다..그가 젊었을땐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으로도 더 유명한) 등등으로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의 주인공으로 "마초맨"의 이미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더티해리"와 같은 형사물 시리즈로 입지를 더욱 굳힌 단순한 액션스타였었다...
그러던 그가 "용서받지 못한자"이후 "퍼펙트 월드", "사선에서" , "메디슨카운티 다리", "미드나잇 가든", "미스틱리버" 등등 상당히 발전적이 모습을 보여준다...
"용서받지 못한 자"로써 아카데미 작품, 감독상의 탔다는것은 웨스턴 영화의 대부인 그가 웨스턴 영화의 해체를 통해 자신 스스로도 거듭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말년에 이 영화로 그 영화인생에 최대의 걸작다운 영화를 내 놓았다..
감독적 재능말고 연기력도 그가 이제 최고조에 다다른 사람인 사람인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냉혹한 트레이너이자 컷맨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인 "프랭키"역을 과연 이스트우드가 아니면 누가 할것인가에 대해 답을 말할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 누구보다 차가웠던 프랭키가 아가페적인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는 입체적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줬던 이스트우드...
후배 배우들에게 연기가 무엇인지 한수 가르쳐 준다....
힐러리 스웽크....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매기역을 맡아 아카데미 주연상을 획득 결국 주연상을 두번이나 석권했다..."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남장소녀역할을 맡아 영화계의 샛별으로 인정 받았으나, 항상 아카데미 주연상이 다음 작품에서 성공한다는걸 보장하지 않는다...
첫 역할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는지 , 이 후 그녀의 출연 영화들은 다소 실망스런 영화(기프트, 코어..)들로 일색했다...
마치 홀리헌터가 "피아노" 성공후에 급격히 몰락하는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배우적 내공은 이 영화를 통해 억눌려있었던 화산마냥 폭발한다....이 영화를 위해 그녀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한 것은 영화내내 느낄수 있었고,그녀의 연기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권투씬에서의 그녀의 모습, 그리고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연기는 소름이 끼칠정도로 리얼했고 이 배우의 예술적 재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모건 프리먼
그가 출연했던 영화중 최고의 영화 3편...
세븐, 키스 더 걸, 그리고 쇼생크 탈출....
결국 그는 수많은 영화에서 주연보다 뛰어난 조연을 했고 결국 이 영화로 아카데미 조연상을 획득했다....
쇼생크 탈출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 영화를 진행해나가는 이야기 전달자 스크랩역할을 했다....프랭키와 매기의 사이를 원만하게 만들어 주는 그의 연기는 영화속에서 잘 녹아 내린다...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없어보이지도 않는 그의 연기는 언제, 어떤 영화에서나 작품의 무게를 더해준다....
한 복싱 경기장에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그리고 매기가 가난한 프랭키에게 복싱을 가르쳐 달라고 하고 "여자는 복싱과 안 어울린다"
라며 거절한다...프랭키는 여기서 상당히 보수적이면서 자기방어력이 강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자신의 키우고 있는 선수가 타이틀 전을 하자고 요구하는것을 아직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룬다....그리고 예전의 아픔(스크랩 이 눈을 실명한 사건) 때문에 더더욱 타이틀전에 대해 조심해한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제자였던 선수는 다른 매니저를 찾아 그를 떠나버리고.....
그 선수는 결국 챔피언전에서 이겨서 챔피언이 된다....
그리고 상처받지 않기위해...예를 들어 게일어(아일랜드 토속어)와 예이츠 시에 집착하는 모습등등...좀 더 철저히 외부와의 관계를 끊고 자신안으로 파고든다....
배신감과 자신의 무능함에 괴로워하던 프랭키는 체육관에서 밤 늦게까지 연습하는 매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대충 어떻게 갈건지 답이 나온다...마치 공식처럼...록키와 같은 스포츠 영웅영화의 아류작이 될것 같은...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31살에 발레리나를 꿈꾸지 않는다"라고 하며 복싱 포기할것을 충고, 매몰차게 대한다....
그리고 20년동안 쓰지 않았던 복싱기구를 쓴다고 혼낼때는 거의 노인성 치매에 가깝워 보였다..-,.-;;;
결국 유비와 제갈공명의 삼고초려처럼...프랭키는 매기의 설득에 같은 배를 타게 된다....
마치 선택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선택할수 밖에 없는 숙명처럼..적어도 프랭키에겐.......
영화 끝까지 프랭키와 딸과의 멀어진 사이에 대해 언급은 없었지만, 프랭키는 딸을 잃어버렸고, 매기는 아버지를 잃어버렸었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가며 서로 스승과 제자에서 딸과 아버지와 같은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그리고 그 믿음에 답을 하듯 좋은 조건의 매니저와의 계약도 매기는 거절한다...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승승장구....
그리고 그녀을 보면서 프랭키는 항상 하는말....
"터프함이 전부는 아니다"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
그녀도 그에게 자신과 아버지와 있었던 몇가지 이야기들을 해준다...
"다리 불편한 강아지를 아버지가 죽이고 너무나 슬퍼했어요..
하늘나라에선 둘이 행복하게 같이 있겠죠???"
프랭키도 변하기 시작한다....그가 꺼려하는 타이틀전을 드디어 그녀에게 하자고 권하게 되고....
그리고 그녀에게 있을수 없는 "선택"이란 선물을 준다...어떻게 갈것인지....
그러자 그녀는 "갈때는 비행기...올때는 자동차"
덧붙여 그녀 가운 뒤에 적은 "모쿠슈라"의 의미를 이긴다면 가르쳐 준다고.....
그들의 성공은 시간문제일것 처럼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도로변 식당에서 그들의 마지막 식사...레몬파이를 먹고 프랭키 왈 "죽어도 여한이 없을정도다...."
이어 벌어지는 타이틀 매치....상대를 초죽음으로 만들어 놓고 뒤 공이 울려 돌아 서는 순간...상대의 어이없는 단발의 스트레이트...
쓰러지는 매기는 ...너무도 허무하게 ...프랭키가 놓은 의자에 얼굴을 부딪힌다.....
경추손상.....목뼈 골절은 목 이하의 신경을 쓸수 없다는걸 의미하고...그것은 그녀에게 복싱인생의 끝과 보통사람의 인생을 살 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그와 그녀의 성공스토리는 허무하게 흰 연기처럼 날아갔다....
이제부터가 보통 스포츠영화와 이 영화의 차이점이다.....
그녀는 결국 하반신 마비된 몸으로 엠브란스를 타고 귀향한다....
그때 그녀 한마디 " 갈때는 비행기, 올때는 자동차"
이 영화는 다른 손수건 영화와 다른점은 아름다운 멜로디의 음악을 깔지도 않고 뛰어난 미쟝센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런 간단한 대화가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란 영화의 마지막 대화장면을 너무 좋아하는데 마치 그런 장면을 연상시켜 더욱 감동적이었다...
병문안 온 스크랩에게 "항상 자신을 보호하라고 프랭키가 말했는데...제가 실수 했어요...미안해요"
모건 프리만은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그의 눈망울에서 말할수 없는 그들의 아픔을 느꼈다....
그런 그녀에게 가족이 한번만 병문안 해 주길 간절히 소망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가족들이란....재산을 양도하게 하기 위해 손가락도 쓸 수없는 그녀에게 입에 펜을 물려 싸인을 종용하는 악랄한 빨대형 인간들이었다...
끝까지 그녀을 지켜주었던 사람은 결국 처음에 그렇게 그녀에게 차갑게 대했던 프랭키...그녀의 고통을 마음으로 묻으며 겉으론 태연하척하지만 어떠한것도 그녀를 위해 해줄수 없다는 마음아파하는 노년의 트레이너....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따뜻한 맘이 넘치는 프랭키...
시간이 갈수록 부패해가던 그녀의 다리를 결국 절단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두가지 부탁을 한다.....모쿠라슈의 비밀과 자신을 안락사 시켜 달라고.....
천주교 신자인 프랭키에게 안락사란건 있을수 없다....
자기방어력이 강하고 보수적인 프랭키가 남을 위해 자신이 무거운 윤리적 죄를 뒤집어 쓸수는 없다....
하지만 프랭키는 더이상 과거의 프랭키가 아니었다....
그녀를 위해 산소호흡기를 떼고 준비해둔 주사약을 투여한다.....마지막으로 모쿠라슈의 의미를 말해주며...
"내 사랑 ...내 핏줄"
그랬다....프랭키는 이미 자신의 안에 그녀의 모든것을 들여 놓았던것이다....
프랭키는 그녀를 위해 그의 모든것을 초개같이 희생했다....
그리고 이어 지는 아까 그 도로변 식당.....
담날부터 프랭키는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와 다리불편한 개 처럼.....
늙은 프랭키와 아픈 매기는...
저세상에서 행복했을까......?
까다롭기로 유명한 롤링 스톤지의 피터 트래비스마저도 이 영화에 대해 "이스트우드가 던지는 KO 펀치. 지금까지 자신이 보여준 어떤 연기보다도 파워풀한 그의 연기는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라며 극찬했다...
39일만에 이 영화를 만든 이스트우드의 감독적 재능과 연기력 그리고 스웽크와 프리만의 연기적 조화 그리고 탄탄한 시나리오는 영화내내 감정의 긴박함을 절대로 놓치 않을 것이며 2005년에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영화적 유산이다...
프랭키와 매기에게 뒤늦게 찾아온 행복을 손끝에서 놓쳐버린 그들에게 이 시를 보내며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귀천
- 천상병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라고 말하리라..
첫댓글 재화오빠의 영화평을 읽노라면 넘 놀래서 헉~ 이런 말이 먼저 나오네요..^^ 역쉬나 멋지고 친절한 설명.....내가 놓친 부분까지 다시한번 영화 장면장면이 떠오르네요..^^
대단해~~~중간만 읽고 안읽었다..나머진 영화보고나서 읽을께..ㅎㅎ
흠...본인이 적으신거 맞는지... 전문 영화 서적에 나오는 평론들 저리가라네요 ^^
^^실화 같은 감동적인 영화~~~~~멋져~~
예전에 교통사고로 6개월 입원한 적이 있었다...내옆 환자가 골수암앓고 있었는데...그친구는 결국 다리 절단했고..괜찮아요? 라고 물었더니.."사람은 아끼는 물건을 잃어도 속 상한데...이상하게 시원섭섭한걸요..발가락 가려운거 빼고 (환각 통증~)" 그 멋적은 웃음이 힐러리 초췌한 모습과 오버랩 되어서 눈물이~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그 장면들을 떠올려봤어요...다시 눈물이 나네요...영화보는동안에도 많이 울었는데...넘 감동적인 영화였어요..멋진글 잘 읽었어요^^* 모.쿠.슈.라.~
사랑스런나의 가족..ㅋㅋ 가슴깊이 세겨진 말..ㅋㅋ
영화땜에 거의 울지 않는데....이 글 적으면서 영화 장면이 자꾸 눈에 아련거려서 2번 눈물 흘렸슴다...ㅠㅠ
^^ 영화의 매력을 느끼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도 굿! 영화평도 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