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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불빛축제 ★ 오도리해수욕장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11-09-08/짝재기양말
어느새, 여름이 꼬리내리고 백노 지나 추석이 코앞에 있다.
겨울은 없고 여름에만 있는 휴가철이다.
내겐 바캉스 성수기를 집에서 죽은 듯 지내는 오랜 전통이 있다.
채송화 농사나 하며 조용히 여름을 때우는데..
자유백수인 난 돈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떠날 수가 있다.
난 주로 성수기보단 비수기를 택하니 어딜 가든 인간적으로 좋은 귀족대접을 받는다.
근데, 남들 다 떠나는 이 계절에 나도 어디론지 떠나게 되었다.
--- 경상북도 포항 - 영일만, 포항제철, 호미곶..
산업도시로 울산과 비교되는 이곳을 내가 몇 번 왔나?
국토종단 680km Cycling한다고, 연극 지방순회공연 한다고 한두 번 간 것 갔다.
하여간 졸라 오랜만에 와보는 포항엔 여동생과 가족이 산다.
--- 무신 용무로? 성수기에 휩쓸려 바캉스 흉내 내기로..
실은 '채송화바람개비' 현장답사 설치시공이란
중차대한 거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승용차로 모셔져 포항 곳곳을 관광 당할 예정이고,
먹고, 자고, 싸는 일상생활이 몽당 공짜로 해결되니 완전 땡잡은 여행이다.
5박6일 동안 맛난 것들 먹고 볼만한 곳들 골라 다녔다.
내가 관광하는 중엔 포항에서 명물이란 ‘포항불빛축제’ 기간이었다.
호주, 중국, 포르투갈, 한국이 열을 올리는 불꽃놀이.
잠시, 읽어가는 시각노동 스톱하고 동영상을 구경하시라~
어땠능가? 난 졸라 멀리서 봤기에 디테일에는 까막눈이었다.
환호해맞이공원의 해변이란 수km 떨어진 곳에서..
연극 볼 때랑 마찬가지로 맨 뒤에서 보믄 대충 보니 디테일의 감동이 없는 법이다.
연극이든 뭐든 앞에서 보는 버릇을 갖자.
뭐든 뒤에서 보는 인간들은 버스도 꼭 맨 뒷자리를 선호한다.
큰극장들 보믄 맨 뒤가 싸구려인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는 포항제철과 한화그룹이 합작으로 나섰고..
해발 200~300m 상공에서 뻥뻥 터지는 폭죽메들리는 총 8만5000발이라 한다.
125만 포항백성 관광백성이 구경했다는데 대갈통 세어봤나~
포항시민 쪽수는 50만 좀 넘는다는데 아무래도 3대 뻥튀기 통계수치로 작당 한 듯..
대충 대충을 저주하는 내가 일행에 휩쓸려 오점을 남기다니..ㅋㅎ..
내가 본 광경보다 동영상과 사진으로 박은 게 낫다.
울산은 '현대그룹도시'고 포항은 'POSCO도시'로 공업도시다.
미국 Detroit(디트로이트)가 '자동차도시'인 것처럼..
울산이나 포항은 공업도시답게 드라이하고 어딘지 모르게 삭막한 기운이 있다.
포항은 형산강을 경계로 북은 포항이고 남은 거대공장 POSCO다.
포항의 북쪽은 또 남구랑 북구로 나뉘어 남쪽은 '재래식'이고 북쪽은 '신도시'다.
여동생가족의 아지트는 북구 신도시 '원룸투룸촌'에 있다.
여길 첨 가는 인간은 몽땅 신축인 이 바닥에서
그 건물이 이 건물같고 이 건물이 저 건물같아 미로도 아닌데 졸라 헷갈리도록 한다.
나홀로 버스타고 다니다 이 나이에 길 잊어 먹고 헤매였으니..
밤이 되면 이런 증상은 더더욱 심하게 나타나 노숙자 신세가 된다.
포항 북부해수욕장에 앉아 헷갈림을 진정시키려는 나~
여기서 한참을 보내며 이쪽 지방사람들 살아가는 꼴을 여유로이 감상했다.
실종된 인간 흉내내며 온 식구들 걱정하게 해놓고 즐기는 나~
다음 날 간 곳은 포항 북구에서 북쪽으로 쭉~
칠포라 불리우는 좀 큰 해수욕장스러운 데서 북쪽으로 더 쭉 가면~
嗚島里(오도리)라 하는 Junior Medium급 해수욕장.
국도길로 쓱 지나가다 둘러보기에 접근성은 괜찮다.
아담Size.. 한쪽 구석엔 어촌스러운.. 포구라 할 것도 없이 쓱- 비켜나있다.
잠깐 머물러 가기로 내려갔더니 바로 반기는 바가지상술..
어허~ 지나친 친절은 고맙지만..
우린 잠시 국가으 명을 받들어 취재차 왔다했다.
바람으 나그네.. 어쩌구 뇌까리믄서..
방파제 옆에 넓다란 콩크리트 평판에 차를 세우고..
깨끗하게 확 트인.. 시원하게 퍽 뚫린.. 동해바다를 찬찬히 바라다본다.
이 조그만 나라 동해에도 이런 곳이 수100개는 될 터이다.
사실, 목표를 여기로 삼았던 이유가 있다.
Google Earth(구글어스)로 찾아 내려다보니.. 와우! 이건 뭐지~
자잘한 섬 없이 말끔한 동해에 웬 섬스런 섬이?
위성지도상 오도리 앞바다엔 긴 삼겹살을 쓱쓱 썰어 논 듯..
Size랑 Scale상, 한 100평 정도 무인도로 보였다.
현장에서보니 해발고도 약 3m밖에 안 되는 섬이라하기엔 쑥스러운 암초였던 거다.
방파제 위에서 가까이 보니 틀림없는 바닷가 문지기들일 뿐~
사물이란 수직으로 볼 때와 수평으로 볼 때 이리 큰 차이가 난다.
내 식구들은 어느새 쑥쑥 벗고 동그란 튜브 빌려 물속에서 논다.
나랑 엄마는 물가에 앉아 노는 걸 구경하고 있었고..
물놀이 물장구 치는 해수욕장 놀자판 보니 기억나는 내맘대로 상상..
기타치며 노래부르기(난잡하거나 시끄럽지 않게)도 있고,
돌 줍기나 조개 줍기, 게 잡기도(존나 민첩해야..)
모닥불 때고(이왕지사 소나무 잔가지로..)조개구워먹고, 라면끓여먹고,
원시인 흉내로 로빈손式 뗏목 만들어 진짜 래프팅 즐기기,
어렵고 귀찮게 뗏목을 왜 만들어? 가정집 문짝 하나 떼어다 바닷물에다 깔믄 되지..
이게 써핑이 되나~ 윈드(바람)가 도와주면 파도타기 묘기도..
얕은 물에서 물고기랑 대화 나누기도.. 이걸 Snorkeling(스노클링)이라지~
나 앞에서도 스노클링 하는 젊은 친구가 있었는데..
글쎄.. 자연과 대화는 나누지 않고 뭔가를 열씨미 찾는 듯 해서 살펴보니..
동전이나 금덩이(반지) 따위를 수색하는듯 했다. 니미럴~
시간이 지나 일행은 뭔가 먹을까 했는데 역시나
바가지상술이 두려워 거길 빠져나왔다.
포항 쪽으로 약간을 가니 방송 나온 듯 쟁반 짜장집이 넓게 있어 거기엘 갔다.
파라솔에 자리잡고서 파리들과 싸우며 맛나게 먹었다.
글고, 그제밤에 어젯밤의 여독도 풀겸 일찌감치 - GO HOME.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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