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는 내 손 안에 있소이다(강순덕씨).hwp
우리동네 쓰레기는 내 손안에 있소이다
강순덕씨(63세 태평동)의 일과는 쓰레기로 시작해서 쓰레기로 끝나지만 늘 감사하며 지낸다. 쓰레기를 치우고 길거리 청소를 7년째 하고 있다. 태평동 18통 쪽으로 청소구역을 옮겼는데 예전에 일하던 동네에서 아쉬워한다고 한다. 강순덕씨가 청소하는 곳은 항상 말끔하기 때문이다. 강순덕씨는 부지런하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찾아서 골목골목 쓰레기 청소에 열심이다.
전주시청 용역 업체인 ㈜서희산업에서 근무하는 강순덕씨는 회사에서 정해준 근무시간 외에도 쓰레기가 쌓이면 즉시 쓰레기를 치운다. 강순덕씨가 지나간 골목은 말끔하다. 명절엔 하루 쉬고, 공휴일은 없으며, 일요일만 쉰다.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있던 강순덕씨는 “치우고 지나가도 금방 쓰레기가 떨어져 있곤 하는데, 차가 지나가면서 담배꽁초를 버린다. 오토바이를 타고 광고물을 던지는 것도 쓰레기 치우는데 방해가 된다. 거리마다 던진 명함 크기의 광고전단이 길바닥에 뒹군다. 재활용수거함에는 재활용품만 넣어야 하는데, 음식물이나, 애완견이 싼 똥도 재활용수거함에 던져 놓고 간다. 시청에서도 쓰레기 불법 투기자를 찾아 벌금을 물리게 해야만 쓰레기 불법 투기가 그나마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를 구분 없이 섞어 내 놓는다. 시민들이 쓰레기 버리는 방법을 몰라서 잘못 내놓는 경우도 있다. 마늘 껍데기는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하고, 조개껍데기, 신발이나 유리, 사기종류는 매립용 봉투에 담아 내놓아야 한다. 아무렇게나 내놓은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르신들은 쓰레기 봉투값이 아까워 쓰레기를 그냥 내 놓는다. 심지어는 쓰레기 옮기는 리어카를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불법으로 내놓은 쓰레기로 치우는데 불편함이 생기면 이야기하여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해서 고쳐진 것도 많다. 회사에서는 절대 주민들과 다투지 말라고 하기 때문에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래도 막무가내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같이 일하는 회사 직원들이 참 좋다. 격려금도 가끔 주신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는 서로 내 청소구역, 네 청소구역 따지지 않고, 보는 즉시 줍고 쓴다”며 몸담고 있는 회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버려진 쓰레기 중에 쓸만한 것이 있으면 집에 가져가서 깨끗이 닦아 필요한 이웃주민에게 준다고 한다. 청소하기 좋은 빗자루도 튼튼하게 만들어 원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곤 한다. 어릴 때부터 딸이라고 천덕꾸러기 지내며 14살에 보리밭도 메고, 힘든 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결혼한 지 4년 만에 남편을 사별하고 홀로 아들을 키웠다. 남편과 사별하고 영양실조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강순덕씨는 지금 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즐거운 맘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교회 권사로서 고생한 시절을 생각하며 없는 사람에게 쌀도 팔아준다. 미용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머리도 해준다.
태평동 주민 최광택씨는 “쓰레기가 쌓여 있으면 지나가면서 너도나도 쓰레기를 버리게 된다. 강순덕씨가 청소하고부터는 우리동네가 더 깨끗해졌다. 내년이 정년퇴직이라고 하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해야 한다.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분이 더 일을 해야하지 않겠는가”라며 힘을 실어 줬다.
태평동 18통장 강영자씨는 “우리 주위에 이렇게나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시는 분이 있어서 그나마 구도심이 깨끗한 편이다. 보이는 족족 열심히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치운다. 월급을 받고 일을 한다고는 하지만 이런 사람에게는 상을 줘야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혜숙 도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