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시대의 동전들
신약 성서에 등장하는 동전들은 앗사리온(마 10:29, 눅 12:6),렙돈(막 12:42),
데나리온(마 20:2, 22:19),드라크마(눅 15:8),디드라카마(마 17:27),므나(눅 19:13),
달란트(마 18:24, 25:14-30),세겔(마 17:24) 등이다. 이러한 동전들은 직경이 8-40mm로 다양해서 도시나 성전 입구에 앉아있던 환전상들에게서 교환해야 했는데,
테트라드라크마(tetradrachmon)를 세겔로 교환할때 4-8%의 수수료가 징수되었다.
예수께서 "가이사에게 세를 바치는 것이 가하니이까 불가하니이까"라는 질문을 받고"셋돈을 내게 보이라"하셧을때 가져온 데나리온(마22:19)은 당시에 흔했던 티베리우스(Tiberius,AD 14-37) 황제의 은전이었을 것이다. 이 은 데나리온의 앞면에는 월계관을 쓴 황제의 모습과 함께"신적 군주인 아우구스투스의 아들 아우구스투스 티베리우스 케사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뒷면에는 평화의 의미로 티베리우스 어머니가 앉아 있는 모습과
최고 승원장(Pontifex Maximus)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기원후 66년 로마의 네로(Nero, 54-68)가 통치하고 있을 때
제1차 유대반란(the First Jewish Revolt)이 일어났다. 화폐 제조는 반란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은전과 동전이 만들어 졌으며, 잛은 기간에 온 유대지역, 심지어 마사다 요새까지 파급되었다. 동전에는 성배(chalice), 세 개의 열매가 달린 가지, 2개의 손잡이가 달린
항아리(amphora), 덩굴손이 있는 포도나무 잎,에트론(etron)과 룰라브(lulav),그리고
종려나무의 모습과 "세겔 이스라엘" 등의 민족 특유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반란이 끝난 후 안디옥과 두로에서 은전이 계속 제조되었고, 베스파시안(Vespasian, 69-79)때에는
아스글론에서 동전이 만들어졌고, 티투스(Titus, 79-81)와 도미티안(Domitian, 81-96)황제때에는 네아폴리스(Neapolis)와 세바스테(Sebaste= Samaria)에서도 동전이
제작되었다.
기원후 130년에 예루살렘이 로마의 식민지가 된 후 제 2차 유대 반란인 바르 코르바 전쟁이 발발하였다. 반란 첫해에 나온 동전의 전면에는 아마도 법궤인 듯한 형상과 예루살렘이라는 명문을 가진 성전의 정면 이라는 명문이 묘사되었다. 뒷면에는 에트론과 룰라브의
형상과 "이스라엘 구속 원년"이라는 명문이 기록되었다. 135년 반란의 종식과 더불어
유대 동전도 끝이 나는데, 이는 예루살렘 인근 지역에 살던 유대인을 모두 추방시켜 버리고 유대교의 규례를 시행한 사람들을 모두 사형에 처한 로마의 정책이 실행된 증거가 된다.
그러나 마지막 유대인의 동전들이 사라져 버린 후 18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이스라엘이 우표와 동전, 메달 등에서 옛 동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바리새인들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문제로 예수님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을 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세금 내는 동전을 가져와 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가져온 데나리온(마 22:19)은 아마도 당시 로마의 황제 티베리우스(AD 14-37)의 모습과 그 이름이 새겨진 동전이었을 것이다. 모습을 새겨 넣은 것은 로마의 지배에 의해
평화가 있다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로마황제의 형상과 글이 새겨져있는 동전은 우상숭배를 배격하는 유대인들이 결코 들고 다니고 싶지 않은 것이었지만,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대상이었다.
1. 희랍의 드라크마 = 로마의 데나리온
"어느 여자가 열 드라크마가 있는데 하나를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을 쓸며 찾도록 부지런히 찾지 아니하겠느냐"(눅 15.8).
신약성서 안에서 화폐 단위에 대한 혼동은, 유대, 희랍(달란트, 므나, 스타터, 드라크마,
렙돈), 로마(데나리온, 앗사리온, 고드란트)의 화폐 시스템이 서로 함께 어울려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중된다. 그 중 희랍의 은전인 드라크마(drachma)는 누가복음 15장 8a,b,9에서만 등장하는데, 동일 희랍의 화폐 단위에서 비교할 때 이것은 1/100 므나,
즉 1/6000 달란트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다. 한편 희랍의 드라크마는
로마의 은전 데나리온와 같은 화폐 가치를 갖는다.
누가복음서에 등장하는 잃은 자의 비유에 관한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드라크마 비유(눅 15.8-10)는, 실상 그 화폐 단위의 중요함보다 당시 고대 그레코-로만적 환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cf.서중석, [예수], 213). 이 시대에는 여인들이 악귀의 접근을
막기 위해 열 개, 혹은 100개의 은화나 금화로 만든 목걸이를 사용하는 관행이 있었다.
목걸이를 이루고 있는 은화나 금화 한 개라도 잃게 되면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에, 본문의 여인은 은전 한 개에 강한 관심을 갖는 것으로 그려진다.
2. 디드라크마 = 2 드라크마 = 반 세겔
"가버나움에 이르니 디드라크마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나아와 가로되 너의 선생이
디드라크마를 내지 아니하느냐"(마 17.24).
개역한글판은 '디드라크마'(didrachma)를 '반 세겔'이라고 번역했다. 한편 표준새번역과
공동번역은 같은 단어를 '성전세'라고 번역했다. 이같은 사실은 유대가 독립을 상실한 이후 로마에게 납부해야만 했던 공세(k nsos)와의 관련을 시사한다. 베스파시안의 예루살렘
성전 파괴 후 로마 치하의 유대인들은 한 사람 당, 두 드라크마를 카피톨 신전에 바쳐야
했다. 이 제도는 네르바 때 폐지되었다가 바 코흐바 혁명 이후 전쟁으로
인한 재정 압박으로 하드리안 치하에 부활했다. 그런데 이 세금은 의도적으로 과거 유대인들이 성전에 연례적으로 바치던 액수, 즉 반 세겔(cf. 출 30.13, 16; 38.26)과
동일한 액수로 부과되었다.
로마시대에는 세겔 혹은 드라크마가 더 이상 유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의 지불은 데나리온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