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힌 9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도중 미국 의회에서 전례가 없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공화당 소속 4선 하원의원인 캐롤라이나 출신 조 윌슨이 고함을 지르며 연설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 백악관이 공화당 지도부에 강력 항의하고 결국 해당 의원이 사과했다.
해프닝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건강보험개혁 논쟁 과정에서 근거없이 유포되고 있는 루머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으로 불법 이민자들에게 보험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의원석으로부터 "거짓말이야"(you lie!)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단상으로부터 다섯번째 열에 앉아 있던 윌슨 의원의 고함이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 좌중의 의원들도 `우~'하는 힐난의 소리를 퍼부었다.
의장석에 나란히 앉아 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윌슨 의원을 노려 보았고, 상원 의장인 조 바이든 부통령은 눈살을 찌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 연설을 멈추고 윌슨 의원을 바라보며 "저사람 말은 사실이 아니다"(it's not true)며 한마디를 던진 뒤 곧바로 "정리해야 할 또 다른 건보개혁안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낙태를 하는데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이 끝난 후 윌슨 의원의 행동은 반발과 비난을 초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직에 대한 존경이 부족한 행동"이라고 일제히 비판했고, 공화당 의원들도 '규칙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전적으로 불경스러운 행동이었다. 있을 수 없는 행동이며 윌슨 의원은 자신의 행동을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램 이매뉴얼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연설이 끝난 후 공화당 지도부를 찾아 "야유를 한 의원을 밝혀내고 즉시 사과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대 어떤 대통령도 의회에서 이 같은 일을 당한 적이 없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윌슨 의원은 대통령 연설이 끝난 후 재빨리 의사당을 빠져나갔지만, `역풍'을 의식한 듯 이날 밤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매뉴얼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사당에서 그런 광경이 연출되는 것은 놀랄 일이었다"고 지적했고, 뉴욕 타임스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의회 프로토콜 위반"이라고 논평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대통령 연설때 의원들이 내용에 동의할 수 없을때 몸짓을 하거나 웅성거리는 것은 더러 있는 일이지만, 특정 의원이 윌슨식으로 대통령을 향해 `표적 공격'을 하는 것은 찾기 힘든 사례"라며 "만약 정기회기중에 유사한 일이 생겼다면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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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11일 10:28분 01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