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3(목) 사순절 스물여섯째 날 묵상(출애굽기 5:1-2)
벽도 밀면 문이 된다
그 뒤에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광야에서 나의 절기를 지켜야 한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바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주가 누구인데, 나더러 그의 말을 듣고서, 이스라엘을 보내라는 것이냐? 나는 주를 알지도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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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자손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굽어 살피시고, 그들이 고통 받는 것을 보셨다는 말을 듣고, 엎드려 주님께 경배하지만(4:31), 이스라엘 백성을 종으로 부려서 제국을 유지하는 애굽의 바로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사실 바로가 이스라엘을 쉽게 내 보내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하나님도 알고 계시고 모세에게 이미 말씀도 하셨습니다.(3:19)
예상대로 바로는 벽처럼 단단하게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자신의 백성’이라고 부르시지만, 바로 또한 이스라엘을 ‘자신의 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느닷없이 종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뜬금없는 말에 바로 또한 황당했을 것입니다. “그 주가 누구인데~”라는 이 한마디를 통해 바로는 자신의 정확한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평등을 외치는 일, 폭력이 난무한 세상에 평화와 자비를 말하는 일, 악이 가득한 곳에서 선으로 악을 이기려고 하는 시도, 돈이 주인인 곳에서 사람다움을 지키려는 마음, 이 모두가 마치 벽 앞에 선 것처럼 막막한 것이 되기 쉽습니다. 그럴 때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기에 모세 또한 그토록 주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불평등한 세상, 폭력의 위협, 악의 창궐, 금권의 전횡을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그건 아니야!”라고 외치는 소리들이 계속 들리기 때문입니다. 만우 송창근 목사는 “벽도 밀면 문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양심의 소리를 듣고, 초월자 하나님의 말씀으로 벽을 밀었던 이들 덕분에 세상은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우리 또한 그 길에 함께 서야할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자에게만 맞바람이 분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여 주소서. 머물러 안주하기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애쓰고 노력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소서. 때때로 마주하게 되는 높은 벽 앞에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게 하소서. 희망의 언어를 간직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굳게 믿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40일 평화 발자국 : 고린도전서 13장 1-13절을 읽고 5분간 묵상 후, 다시 한 번 읽기
* 40일 탄소금식(3/19-25. 에너지 금식) : 3층 이하는 되도록 걸어 다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