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관전평)제주항공 대 롯데주류
12. 제주항공 62 : 61 롯데주류
K리그에 첫 출전한 두 팀이 첫 경기에서부터 연장 승부를 벌이며 짜릿한 신입인사를 했습니다.
연장전에서는 양 팀은 준비가 안 되고 주전들이 지치거나 코트를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제주항공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제주항공은 대외 첫 경기라고 하니 행운 중에 행운이어서 팀원들이 이런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도 얻고 경기에서의 교훈도 얻었을 것입니다. 이는 아마도 경기에 진 롯데주류도 마찬가지였겠습니다.
경기초반의 흐름은 의외였습니다.
대회경험이 적은 팀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이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경기운영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반 스코어는 14대 0 으로 롯데주류의 압도적인 리드.
그러나 2쿼터 3분여를 남기고 제주항공이 25 대 24로 역전하기 까지 눈물겨운 추격전이 펼쳐졌습니다.
대회 첫 출전에서 14점의 점수 차이를 극복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요. 다만 상대 팀도 제주항공과 비슷한 처지였기에 전반도 못 버티고 상대에게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결국 전반전 스코어는 31 대 29로 롯데주류의 근소한 리그.
전반전의 양상을 보면 양 팀의 경기스타일이 눈에 보입니다.
제주항공은 황순재(25점 10리바운드 3A)의 경기 리딩과 득점 그리고 서병익(8점 11리바운드), 김영준(7점 11리바운드)의 리바운드가 기본 패턴이라면 롯데주류는 김성훈(26점 9리바운드), 하상영(19점 3리바운드 6스틸) 같은 빠른 가드들과 이혁재(4점 16리바운드), 윤영석(2점 14리바운드) 같은 리바운더들이 경기운영의 주체들이었습니다.
후반들어 제주항공의 대반격이 시작되어 3쿼터 종료 시에는 제주항공이 47 대 42로 앞서는 상황.
첫 경기답게 무수한 실책이나 슛 미스를 쏟아 냈지만 슬라이딩을 하는 등 집중력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4쿼터에서는 양 팀의 에이스들이 경험과 개인기로 득점을 주도하면서 경기는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었습니다.
4쿼터 득점을 보면 제주항공의 황순재가 7점, 김영준이 4점을 했고, 롯데주류는 김성훈이 6점, 하상영이 7점, 김찬일이 3점을 올리는 에이스들의 활약도가 커지며 막판 1점 승부를 했지만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득점 장면들을 이 선수들이 해 내지 못한 것입니다.
경기가 연장 흐름으로 가게된 것은 양 팀의 경험 부족에 기인합니다.
제주항공은 주득점원(황순재)이 파울 관리 미스로 파울 아웃 당했고, 롯데주류는 마지막 단계에게 경기 주도권을 에이스들이 가져 가지 못한 데다가 자유투 실패가 연장전으로 가는 길을 안내했습니다.
승부처에서는 가급적 득점을 잘 하는 선수가 경기를 주도하도록 하는 게 정설이지만 롯데주류의 김성훈, 하상영이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한 게 아쉽습니다.
상대의 거침 수비에 몰린 에이스들이 볼을 잡지 못하자 필드골 득점은 어려웠고 결국 승부는 자유투 하나 하나에 목을 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그마한 실수이거나 자신이 의도하지 못하는 파울 등은 이러한 접전 상태에서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보여 주기도합니다.
황순재가 빠진 제주항공을 경기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리드했던 롯데주류가 경기 막판에는 체력을 다한 에이스들의 경기조정 능력 상실로 승부처에서는 능력 발휘가 안되어 패배하고 만 것입니다.
제주항공으로서는 첫 대회 출전 첫 경기에서 황순재 없이도 연장 승부를 승리로 이끈 결과에 대한 자부심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경기여서 양 팀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펼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어서 경기를 해 나가면서 팀이 정비되고 색깔이 입혀 지는 과정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