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원과욕>遠過慾지나친 욕심을 멀리하며
ㅡ 초당 허엽許曄
'藍輿提挈助躋攀
'남여'가 뒤로 가지 않게 돌보며 도와서 높은 곳을 등반하여
陟盡重岡與複巒
높은 산봉우리 겹쳐진 산등성이를 끝까지 올랐네
一宿桑林宜有念
상림에서 하룻밤도 유념할만한데
況尋名勝得開顔
하물며 명승지 찾아 희색이 만면하랴.'
*남여藍輿:뚜껑이 없고 의자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가마의 하나. 승지나 참의 이상의 벼슬아치가 탔다. 죽여竹輿·죽교竹轎·담자擔子·두자兜子 등의 이름이 있는데 초기엔 대나무로 만들었다.
초당草堂 허엽許曄:(1517중종~1580선조, 청백리, 시호 文簡)
허성 허봉 허난설헌 허균의 아버지이자 우성전의 빙부.
서경덕과 이황(李滉)에게서 수학했는데, 이황은 그의 너무 강직한 성품을 염려했다.
경론할 때, 명종이 알아들었으니 그만하라고 해도, 더 들으셔야 한다며,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잘못됨을 대쪽처럼 질책할 때는 동석한 사람들이 놀라 어쩔줄몰랐다.
집앞 샘물이 맛있어서 두부를 생산하여 강릉 초당 두부의 원조(지금은 바닷물 정제, 초당동 동네명 생김)가 되었으나, 당시에는 관료가 상업한다며 탄핵이 거론되기도 했다.
생애 2번의 파직, 이이의 거친 말에 불쾌하던차에 상소한 소 내용이 불쾌해, 동인 수장들이 허봉과 그 친구들로 하여금 탄핵 소를 올리게 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탐한 재물로 집을 지었다고 음해를 받기도 했고, 승진 청탁을 거절받은 사람이 줄곧 모함했으나 버텨냈고, 결국은 지인의 도움으로 쳐내기도 했다.
도산서원의 건립을 지원하고 향약의 실시를 건의하는 등 주자학의 보급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