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가 나오면 최소 6개월은 기다렸다 구매하라는 말이 있다. 새로 개발된 차이다 보니 초기 품질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은 신차에 불량이 생기면 소비자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보완해 즉각적으로 품질을 개선한다. 자동차는 약 2만5000개 부품을 조립해 만들어진다. 아무리 제조사에서 만전을 기한다 해도 예상치 못한 곳에 불량이 생길 수 있다.
대량으로 만든 공산품이 완벽할 수는 없다. 내 벨로스터 N도 마찬가지다. 초기 불량에 당첨됐다. 2018년 6월에서 9월 18일 사이에 생산된 내 벨로스터 N은 크로스 멤버 롤로드 브래킷 연결부 용접 불량으로 무상 수리를 진행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함은 소비자가 발견했다. 동영상 시승기를 진행하던 소비자가 차체 밑을 촬영하다 크로스 멤버와 변속기를 연결하는 롤로드 브래킷 이탈을 확인한 것이다.
크로스 멤버는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과 스트럿 바 등을 연결하는 중심 뼈대다. 현대차의 대응은 빨랐다. 불량임을 알고 원인 파악 절차에 들어갔고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곧장 이 사실을 알렸다. 새차를 사자마자 중요한 부품을 뜯었다 고치는 일은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현대차의 발 빠른 대응은 성난 소비자의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했다.
무상 수리 고객통지문을 받고 바로 고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몇 달 전 엔진오일을 교환하며 롤로드 브래킷을 확인했을 때 이상이 없어서 조금 늑장을 부렸다. 그동안 타면서 큰 이상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증상이 나타났다. 낮은 속도에서 운전대를 끝까지 돌리면 달그락 소리와 함께 불쾌한 진동이 올라왔다. 소리와 진동은 한겨울에 접어들며 점점 심해졌다.
서둘러 서비스센터 예약을 잡았지만 한 달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간단한 수리라면 집 근처 블루핸즈에 방문하면 쉽게 끝날 일이다. 하지만 크로스 멤버 교체는 앞 서스펜션 부품 일부를 떼었다 붙여야 한다. 정비가 끝나면 휠 얼라이먼트를 새로 맞춰야 하는데 집 근처 블루핸즈엔 얼라이먼트를 맞출 장비가 없었다. 블루핸즈 정비사도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하기를 권했다.
결국 한 달 넘는 기다림 끝에 직영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차를 맡기고 약 3시간이 지나 수리가 끝났다. 그동안 묵은 때를 시원하게 벗겨낸 기분이다. 불쾌한 소리와 진동은 자취를 감췄다. 신차를 산 이유로 한 달 남짓 기다림과 반나절의 시간을 수리를 위해 썼지만 현대차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웠다. 결함을 인정하고 빠른 대처로 소비자의 불만을 기분 좋게 해결했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수고를 하고 싶지 않다. 글_박상은(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