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과정에서 선물 매매로 1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에 거래 운용사들에게 기존에 약속했던 ETF 초기 시딩과 호가 제공이 당분간 불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상적으로 운용사가 ETF를 신규로 출시할 때는 2~3곳의 증권사가 초기 설정액의 일정 부분을 공급하고 유통시장에서는 ETF의 가격과 실제 순자산가치(NAV) 차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호가를 제시하는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ETF LP 운용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통상적인 LP 업무 수행이 당분간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딩 중단 상품에는 내달 초 출시 예정인 밸류업 ETF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에서 사고 이후 시딩뿐 아니라 호가 공급도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해왔다”며 “당장 시딩을 해줄 다른 증권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주 진행 예정이었던 회사채 수요 예측 일정을 미루고 회사채 발행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회사 측은 “시장 환경에 따라 더 나은 조건에서 발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ETF 운용 손실 여파가 회사채 발행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참고로 신한투자증권은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1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국내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한 올 8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내부 직원이 추가 이익을 위해 장내 선물 매매를 시도하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해당 직원은 이를 외국계 증권사와 스와프 거래(미래 특정 시점이나 기간을 설정해 금융 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허위 보고했으며 이 같은 상황이 두 달 가량 이어지다 최근 회사 자체 감시망에 발각됐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