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수요일] 열왕기상 15장 1~8절

[김시온]

열왕기상 15장

1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 왕 열여덟째 해에 아비얌이 유다 왕이 되고

2 예루살렘에서 삼 년 동안 다스리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마아가요 아비살롬의 딸이더라

3 아비얌이 그의 아버지가 이미 행한 모든 죄를 행하고 그의 마음이 그의 조상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하지 못하였으나

4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다윗을 위하여 예루살렘에서 그에게 등불을 주시되 그의 아들을 세워 뒤를 잇게 하사 예루살렘을 견고하게 하셨으니

5 이는 다윗이 헷 사람 우리아의 일 외에는 평생에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고 자기에게 명령하신 모든 일을 어기지 아니하였음이라

6 르호보암과 여로보암 사이에 사는 날 동안 전쟁이 있었더니

7 아비얌과 여로보암 사이에도 전쟁이 있으니라 아비얌의 남은 사적과 그 행한 모든 일은 유다 왕 역대지략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8 아비얌이 그의 조상들과 함께 자니 다윗 성에 장사되고 그 아들 아사가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설교

오늘 본문은 르호보암의 아들이자, 남유다의 두 번째 왕인 아비얌에 대한 평가와 기록입니다. 1절 보시면, 아직 북이스라엘에 여로보암이 다스리고 있을 때, 남유다에는 르호보암이 죽고 르호보암의 아들 아비얌이 왕이 됩니다. 아비얌은 겨우 삼 년을 왕으로 있었는데, 이 짧은 통치 동안에도 그는 수많은 악을 저지릅니다. 3절 보시면, 아비얌이 그의 아버지가 이미 행한 모든 죄를 행하고 그의 마음이 그의 조상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비얌은 르호보암을 닮았고, 할아버지 솔로몬의 말년을 닮았습니다. 이제는 이 짧은 구절만 봐도, 아비얌의 삶이 어떠했을지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런 아비얌에게 은혜를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그 은혜는 다름이 아니라, 아비얌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유다를 견고하게 하신 것입니다. 원래라면, 이렇게 악한 왕의 다스림 아래에서는 나라가 약해지고, 공격을 받고 해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아비얌에게 특별한 은혜를 주십니다. 그 이유는, 다윗을 기억하셨기 때문입니다. 4절 보시면, 하나님께서 다윗을 위해 등불을 주셨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다윗의 왕위가 영원할 것이라고 약속해 주셨는데, 그 약속을 기억하셔서 계속해서 다윗의 왕위가 이어지게 하셨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후손들에게 은혜를 주신다는 사실은, 북이스라엘의 상황을 보면 더 확실해집니다. 15장 뒷부분에, 여로보암의 아들 나답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보시면, 나답이 악을 행하자, 하나님께서 모반을 일으켜 나답이 죽게 하시고, 여로보암의 온 집이 멸하게 만드십니다. 르호보암과 여로보암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둘 다 악한 왕입니다. 둘 다 하나님의 어떤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두 사람을 대하시는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다윗에게 주신 약속 때문입니다.

아비얌을 볼 때, 우리는 사람의 신실함이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우리를 붙들고, 이끌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아비얌의 나라를 얼마나 견고하게 만드셨는지, 역대하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역대하에서는 아비얌이 아니라 아비야라고 기록합니다. 역대하 13장을 보시면, 아비얌과 북이스라엘 여로보암이 치렀던 어떤 전쟁의 한 장면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오늘 본문 6절, 7절의 한 장면을, 중요한 어떤 전투를 펼쳐 놓은 듯합니다. 그 전투를 보시면, 아비얌이 대체로 좋지 않은 왕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때로 믿음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 전쟁에서 아비얌이 북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다윗과 다윗의 집안을 배신하면 안 된다. 여로보암의 금송아지를 섬기면 안 된다. 남유다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제사장이 있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성전이 있으니, 남유다로 돌아와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겨라. 그것이 옳은 길이다. 실제로, 북이스라엘 여로보암 왕이 백성들이 남유다로 돌아갈까 봐 금송아지 두 마리를 만들어 세웠죠. 더 이상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예배하면 된다고 하면서 금송아지를 예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가만히 볼 수 없었겠죠. 금송아지 숭배를 거부했고, 여로보암은 제사장들을 다 해임하고, 자기 마음대로 다른 사람들을 제사장으로 세웁니다. 결국,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모두 북이스라엘을 떠나 남유다로 내려왔습니다. 역대하 11장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아비얌이 바로 이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다윗의 후손이 다스리는 남유다, 그리고 성전과 제사제도가 있는 남유다로 돌아오는 것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아비얌이 자기 아버지 르호보암과 똑같이 우상숭배에 빠졌는지 다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런 아비얌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전하시고, 다윗에게 하신 약속을 지켜 가셨다는 사실입니다.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약속을 맺어주시는 그 자체가 이미 은혜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에게 주신 약속을 계속 지키셨죠. 그렇게 결국은, 다윗의 후손에서 그리스도께서 나게 하셨습니다. 다윗의 왕위가 정말로 영원하게 하신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격 없고, 심판받아 마땅한 우리를 위해 약속을 주십니다. 약속에 스스로를 묶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약속하시면, 우리가 어떠하든지 그 약속을 지켜나가시기 때문입니다. 어떤 신학자가 성경을 두 단어로 요약했습니다. 약속과 구원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고, 약속하신 대로 구원을 이루어 가신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하나님의 약속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사는 것은 그 자체로 복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약속의 말씀에 우리를 맞춰가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에 신실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경을 보실 때, 늘 하나님의 약속에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약속을 하시고, 어떻게 지켜 가시는가. 그게 성경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다윗에게 하신 약속을 악한 아비얌에게도 지켜 주시고, 마침내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보내셔서 지키신 그 놀라운 신실하심을 묵상하시며, 오늘도 약속을 마침내 다 지켜가실 그 하나님 믿고 살아가는 복이 있으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