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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구부제(絶口不提)
어떤 일에 대하여 입을 다물고 한 마디도 꺼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絶 : 끊을 절(糹/6)
口 : 입 구(口/0)
不 : 아닐 부(一/3)
提 : 끌 제(扌/9)
출전 : 한서(漢書) 卷074 병길전(丙吉傳)
한(漢)나라 무제(武帝)의 통치 말기, 한 무제의 증손자인 유순(劉詢)이 태어난 지 몇 달되지 않아 태자(太子; 일명 巫蠱사건)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당시 감옥을 관장하던 병길(丙吉)이라는 관리는 이 무고한 갓난아이를 불쌍히 여기고, 사람을 시켜 보살피며 기르도록 하였다.
武帝末, 巫蠱事起, 吉以故廷尉監徵, 詔治巫蠱郡邸獄. 時宣帝生數月, 以皇曾孫坐衛太子事繫, 吉見而憐之. 又心知太子無事實, 重哀曾孫無辜, 吉擇謹厚女徒, 令保養曾孫, 置閒燥處. 吉治巫蠱事, 連歲不決.
한무제 후원(后元) 2년, 즉 기원전 162년 병석에 누워있던 한 무제는 신병 치료를 위해서 장양궁과 오작궁을 왕래하였는데, 기운(氣運)을 보고 점치는 자가 장안의 감옥에 천자의 기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황제는 죄의 경중(輕重)을 가리지 말고 감옥에 있는 모든 죄인들을 죽이라는 명을 내렸다. 황제의 명을 하달 받은 내알자령 곽양이 밤에 군저의 감옥에 도착하자 병길은 문을 닫은 채 사자를 막고 들여보내지 않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병길왈 '황제의 증손이 여기에 계신다. 여느 사람도 무고하면 죽이는 것이 불가하거늘 하물며 황제의 친증손자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병길은 날이 밝을 때까지 그들을 저지하였다. 관리들은 궁으로 돌아와 황제에게 병길의 행동을 아뢰었다.
그런데 마침 이날 한무제는 깨달은 바가 있어 하늘이 시키는 일이다라면서 모든 죄인들을 사면하라는 교지를 내렸는데, 이 덕분에 유순은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이후, 병길은 유순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양육하였다.
後元二年, 武帝疾, 往來長楊, 五柞宮, 望氣者言長安獄中有天子氣, 於是上遣使者分條中都官詔獄繫者, 亡輕重一切皆殺之. 內謁者令郭穰夜到郡邸獄, 吉閉門拒使者不納, 曰: 皇曾孫在. 他人亡辜死者猶不可, 況親曾孫乎. 相守至天明不得入, 穰還以聞, 因劾奏吉. 武帝亦寤, 曰: 天使之也. 因赦天下. 郡邸獄繫者獨賴吉得生, 恩及四海矣. 曾孫病, 幾不全者數焉, 吉數敕保養乳母加致醫藥, 視遇甚有恩惠, 以私財物給其衣食.
무제가 죽은 후, 제위를 계승했던 소제(昭帝)가 십여 년 후에 죽었는데, 그의 뒤를 이을 아들이 없었다. 이때, 유순은 이미 스물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 있었다.
병길은 유순에게 학문과 재능이 있음을 알고,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대장군 곽광에게 유순을 천거하였다. 곽광은 병길의 건의를 받아들여 유순을 황제로 옹립하였으니, 그는 한나라 선제(宣帝)였다.
昭帝崩, 亡嗣, 大將軍光遣吉迎昌邑王賀. 賀卽位, 以行淫亂廢, 光與車騎將軍張安世諸大臣議所立, 未定. 光覽其議, 遂尊立皇曾孫, 遣宗正劉德與吉迎曾孫於掖庭. 宣帝初卽位, 賜吉爵關內侯
병길은 비록 큰공을 세웠지만, 그는 사람 됨됨이가 깊고 침착하였기 때문에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황제의 모든 과거에 대하여 입을 다물고 꺼내지 않았다.
吉爲人深厚, 不伐善. 自曾孫遭遇, 吉絶口不道前恩, 故朝廷莫能明其功也.
선제가 즉위한 지 몇 년이 지난 후, 누군가가 병길이 어린 황제를 돌보았다는 내용의 글을 황제에게 올리자, 곧 조사가 시작되었다.
얼마 후, 선제는 가장 큰 공을 세운 이가 병길이라는 사실과 끝내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황제는 매우 훌륭하다고 여기고 승상에게 다음과 같은 조서를 내렸다. '짐이 미천하던 때에 어사대부 병길은 내게 은혜를 베풀었으므로 그 덕이 매우 크도다. 시경에 '덕은 모두 보답 받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병길을 박양후(博陽侯)에 봉하고 1300호의 식읍을 내리노라!'
制詔丞相: 朕微眇時, 御史大夫吉與朕有舊恩, 厥德茂焉. 詩不云虖. 亡德不報. 其封吉爲博陽侯, 邑千三百戶, 臨當封.
그때 병들어 있던 병길이 일러나지 못하자 황제는 사람을 보내어 제후의 인장을 띠에 달아서 병길 몸에 달아 봉함을 그가 죽기 전에 봉작을 받게 하고자 했다.
이에 태자태부 하후승은 병길이 죽지 않고 회복되어 보답을 받을 것이라 했다. 병길은 헛된 명목으로 상을 받을 수 없다며 끝내 받지 않자,
吉疾病, 上將使人加紼而封之, 及其生存也. 上憂吉疾不起, 太子太傅夏侯勝曰: 此未死也. 臣聞有陰德者, 必饗其樂以及子孫. 今吉未獲報而疾甚, 非其死疾也. 後病果瘉. 吉上書固辭, 自陳不宜以空名受賞.
선제는 이렇게 말했다. '짐이 그대를 君에 봉하는 것은 헛된 명목이 아니다. 그대가 글을 올려 제후의 인을 돌려보낸다면 짐의 부덕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제 천하에 일이 적으니 그대는 정신을 가다듬고 염려를 덜며 의원과 약을 가까이 스스로를 잘 보존하라!'
上報曰: 朕之封君, 非空名也, 而君上書歸侯印, 是顯朕之不德也. 方今天下少事, 君其專精神, 省思慮, 近醫藥, 以自持.
그로부터 5년 뒤 병길은 위상의 뒤를 이어 승상이 되었다.
後五歲, 代魏相爲丞相.
(참고) 사기열전(史記列傳) 卷96 병길(邴吉)
邴丞相吉者, 魯國人也.
승상 병길(邴吉)은 노나라 사람이다.
以讀書好法令至御史大夫.
그는 글 읽기와 법령을 좋아하여 어사대부에 올랐다.
孝宣帝時, 以有舊故, 封為列侯, 而因為丞相.
효선제(孝宣帝) 때 선제를 구한 옛 일이 인정되어 열후에 봉해지고 곧 이어서 승상이 되었다.
明於事, 有大智, 後世稱之.
일에 밝으며 큰 지혜가 있었다고 후세 사람들이 칭찬했다.
以丞相病死, 子顯嗣.
승상으로 병사하자 아들 현(顯)이 뒤를 이었다.
後坐騎至廟, 不敬, 有詔奪爵一級, 失列侯, 得食故國邑.
그러나 뒤에 말을 타고 종묘에 갔던 것이 불경죄가 되어 조칙에 의해 작위가 1등급 떨어졌으며, 열후의 지위는 상실했으나 본래의 봉읍을 식읍으로 받았다.
顯為吏至太仆, 坐官秏亂, 身及子男有姦贓, 免為庶人.
병현(邴顯)은 벼슬이 태복(太僕)에 이르렀으나 관직에서 부패하고 타락하였으며 그 자신과 아들이 남몰래 뇌물을 받은 죄로 파면되어 평민이 되었다.
▶️ 絶(끊을 절)은 ❶회의문자로 绝(절)은 간자(簡字), 撧(절)과 絕(절)은 동자(同字)이다. 실 사(糸; 실타래)部와 卵의 오른쪽 부분, 刀(도; 날붙이, 자르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실이 끊어지다, 실을 끊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絶자는 '끊다'나 '단절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絶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色(빛 색)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糸자와 色자의 조합만으론 '끊다'라는 뜻을 유추하기 어렵다. 그러나 絶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絲(실 사)자 사이에 여러 개의 칼이 그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금문에서도 위아래로 잘린 실과 刀(칼 도)자가 그려져 있어서 역시 칼로 실을 잘랐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刀자가 色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絶(절)은 ①끊다 ②단절하다, 숨이 끊어지다, 죽다 ③다하다, 끝나다 ④막히다, 막다르다 ⑤뛰어나다, 비할 데 없다 ⑥건너다 ⑦기발하다, 색다르다 ⑧으뜸 ⑨매우, 몹시 ⑩심히, 극히 ⑪결코 ⑫절구(시의 한 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끊을 초(剿), 끊을 절(截), 끊을 단(斷),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사(嗣), 이을 소(紹), 이을 계(繼)이다. 용례로는 상대하여 견줄 만한 다른 것이 없음을 절대(絶對),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체념함을 절망(絶望), 힘을 다하여 부르짖음을 절규(絶叫), 이것과 견줄 만한 이 뒤에는 다시없음을 절후(絶後), 더할 수 없이 훌륭한 경치를 절경(絶景), 멀리 떨어져 있는 땅을 절경(絶境), 산의 맨 꼭대기를 절정(絶頂), 아주 기묘함을 절묘(絶妙), 병 등으로 음식을 끊음을 절곡(絶穀), 더할 수 없이 좋음을 절호(絶好), 세상과 교제를 끊음을 절세(絶世), 먹을 것이 끊어져 없음을 절식(絶食), 출판하여 낸 책이 다 팔리어 없음을 절판(絶版), 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남을 절륜(絶倫), 기절하여 넘어짐을 절도(絶倒), 다시 생환할 수 없게 아주 뿌리째 끊어 없애 버림을 근절(根絶), 남의 제의나 요구 따위를 응낙하지 않고 물리침을 거절(拒絶), 참혹하리 만큼 구슬픔을 처절(悽絶), 막히고 끊어짐을 두절(杜絶),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어떤 일 특히 임신을 인공적으로 더 이상 지속되지 않게 함을 중절(中絶), 빼어나게 아름다움이나 매우 좋음을 가절(佳絶), 정신이 아찔하여 까무러침을 혼절(昏絶), 정신을 잃음을 기절(氣絶), 긴 것을 잘라서 짧은 것에 보태어 부족함을 채운다는 뜻으로 좋은 것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함을 이르는 말을 절장보단(絶長補短), 이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절세대미(絶世代美), 세상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를 이르는 말을 절세가인(絶世佳人),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일컫는 말을 봉복절도(捧腹絶倒), 궁지에 몰려 살아날 길이 없게 된 막다른 처지를 일컫는 말을 절체절명(絶體絶命) 등에 쓰인다.
▶️ 口(입 구)는 ❶상형문자로 입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그러나 다른 글자의 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는 口(구)꼴의 자형(字形)은 입의 뜻인 경우 뿐만은 아니다. 品(품)과 같이 물품을 나타내거나 各(각)과 같이 장소를 나타내기도 하고, 石(석)과 같이 돌을 나타내기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口자는 '입'이나 '입구', '구멍'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口자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본떠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口자를 보면 ㅂ자 모양을 하고 있어 위아래의 구분이 있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네모난 모습으로 바뀌면서 더는 상하를 구분하지 않게 되었다. 口자는 입을 그린 것이니만큼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입'이나 '소리'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출입구'나 '구멍'과 같이 단순히 모양자로 응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口(구)는 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1)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의 뜻 (2)작은 구멍, 구멍이 나 있는 곳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입 ②어귀, 사람이 드나들게 만든 곳 ③인구(人口) ④주둥이, 부리, 아가리 ⑤입구(入口), 항구(港口), 관문(關門) 따위 ⑥구멍, 구멍이 난 곳 ⑦자루, 칼 등을 세는 단위 ⑧말하다, 입 밖에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에는 연설이 끝이나 시위 행진 때 외치는 간결한 문구를 구호(口號),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변명할 재료를 구실(口實), 음식을 대하거나 맛을 보았을 때 느끼게 되는 먹고 싶은 충동을 구미(口味), 말로써 베풀어 아룀을 구술(口述),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흥정을 붙여 주고받는 돈을 구문(口文), 보통 회화로 쓰는 말을 구어(口語), 글을 읽을 때 다른 말을 아니하고 책에 집중하는 일을 구도(口到), 말로 전함을 구전(口傳), 입과 입술을 구순(口脣), 단체 행동의 동작을 일제히 하도록 부르는 호령을 구령(口令), 사람의 수효를 구수(口數), 집안 식구나 집안의 사람 수효를 가구(家口), 한 나라 또는 일정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입을 다물어서 봉함을 함구(緘口), 배가 안전하게 드나들고 하는 항구(港口),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아니함을 금구(噤口), 나가는 곳을 출구(出口), 강물이 큰 강이나 호수 또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하구(河口),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한 것을 이르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함을 일컫는 말을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뜻으로 말조심을 하라고 경계하는 말을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이 급히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으로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구약현하(口若懸河), 말과 마음으로 전하여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구전심수(口傳心授), 입과 귀의 간격이 가깝다는 뜻으로 남에게서 들은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에 남에게 옮김 곧 자기의 몸에 붙지 않은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사촌(口耳四寸),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살아 나갈 걱정 곧 먹고 살 근심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복지루(口腹之累), 말로는 옳다 하면서 마음으로는 그르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구시심비(口是心非), 남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할 정도밖에 되지 않는 천박한 학문을 이르는 말을 구이지학(口耳之學), 그 입에 오르면 온전한 사람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나 결점만을 들추어 좋게 말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구무완인(口無完人),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그린다는 뜻으로 열과 정성을 다하여 교육한다는 말을 구강지화(口講指畫)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提(끌 제, 떼지어 날 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是(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是(시)는 바로 나아가다, 물건을 나르는 일, 또 먹을 것을 퍼내거나 퍼넣거나 하는 도구(道具), 물건을 손으로 들어올리는 일을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提자는 '끌다'나 '제시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提자는 手(손 수)자와 是(옳을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是자는 '옳다'나 '바르다'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提자의 사전적 의미는 '끌다'이다. 그러나 提자는 주로 '제시하다'나 '들다', '높이다'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니 提자는 手자가 의미요소로 쓰인 글자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提(제, 시)는 성(姓)의 하나로 ①끌다, 이끌다 ②끌어 당기다 ③거느리다 ④(손에)들다 ⑤점잖게 걷다 ⑥제시하다(提示--) ⑦던지다, 던져서 때리다 ⑧끊다, 단절하다(斷切--) ⑨북의 이름 ⑩편안(便安)한 모양, 그리고 ⓐ떼지어 날다(시) ⓑ떼지어 나는 모양(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의견을 붙이어 의논할 것을 제초함 또는 드러내어 문제를 일으킴을 제기(提起), 어떤 사람에게 또는 단체에 어떤 사물을 가지거나 누리도록 주는 것을 제공(提供), 어떠한 뜻을 글이나 말로 드러내어 보이거나 가리킴을 제시(提示), 안을 냄 또는 계획을 제출함을 제안(提案), 문안이나 의견이나 법안 등을 내어 놓음을 제출(提出), 쳐들어 높임 또는 정도를 높임을 제고(提高), 의견이나 의안을 냄 또는 의견이나 의안을 제의(提議), 서로 붙들어 도와줌 또는 공동의 목적을 위하여 서로 도움을 제휴(提携), 마땅한 사람을 추천하여 임명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일 또는 그렇게 함을 제청(提請), 소송을 제기함 또는 소송을 일으킴을 제소(提訴), 정보를 제공함을 제보(提報), 처음으로 주장함을 제창(提唱), 생각이나 의견을 제출함 또는 제출한 생각이나 의견을 제언(提言), 어린아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해제(孩提), 어떤 사물을 의논할 때 먼저 내세우는 기본이 되는 것 또는 추리를 할 때의 결론의 기초가 되는 판단을 전제(前提), 살생을 많이 하여 착한 성품이 전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제(闡提), 번거롭게 말을 꺼냄을 번제(煩提), 귀를 끌어당겨 면전에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사리를 깨닫도록 간곡히 타이름을 이르는 말을 제이면명(提耳面命), 어떠한 일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조건을 일컫는 말을 전제조건(前提條件), 어린아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해제지동(孩提之童), 왼쪽으로 끌고 오른쪽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이르는 말을 좌제우설(左提右挈), 나라와 나라끼리 기업이나 특허나 기술 등을 서로 교환하거나 제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기술제휴(技術提携), 위로 보리菩提의 지혜를 구해 닦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구보리(上求菩提), 귀를 잡아당겨 얼굴을 마주하고 가르친다는 뜻으로 친절히 가르침을 이르는 말을 이제면명(耳提面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