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라면서 자주 먹었던 것이 팥칼국수다. 보리와 밀을 추수하고 방아를 찌어 고운 가루를 만들어 놓고, 고구마 밭 두둑에 심어 놓았던 팥이나 동부가 잘 익으면 따다가... 그것을 이용해 팥 칼국수를 만들었었다. 팥이나 동부는 소다를 넣고 푹 삶아서 부드럽게 만들어 으깨어 놓고, 밀가루(그당시는 요즘처럼 하얀 밀가루가 아니었다)를 반죽하여 홍두깨나 빈병을 이용해 넓게 밀어서 그 위에 밀가루 더 뿌리고 접어서 칼로 썰어 국수를 만들었다. 팥 국물이 팔팔 끓으면 썰어 놓았던 국수를 넣어 저어주다가 국수가 위 아래로 뒤집어 지며 떠 오르면 다 익은 것이다. 거기에 사카린 넣어서 달짝지근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주일 저녁에 팥칼국수를 해 먹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자오쉼터 세명의 여전도 회원이 반죽을 하여 치대 놓고, 미리 삶아 놓은 팥은 믹서로 갈아 곱게 만들고, 반죽해 놓은 것을 아래 가겟집서 얻어온 빈 맥주병으로 밀었다. 일정하게 칼로 썰어 놓은 모습이 한석봉 어머니 저리가라다. 맛있게 끓인 팥칼국수에 설탕 듬뿍 넣어 달게 해서 단팥칼국수로 해서 맛있게 먹었다. 마침 찾아온 지인들까지 별식으로 맛나게 먹었다.
유년 시절을 떠 올리면서도 팥칼국수를 참으로 맛나게 만들어 동생들과 제부들을 불러서 맛있게 먹도록 했던 누나의 생전 모습이 생각났다.
막내 여동생 남편인 매제는 아직도 큰처형이 해 주었던 팥칼국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고 한다.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는 추억을 자주 생각한다는 것이란다. 그러고 보니 매제도 쉰을 넘겼으니 추억을 먹으며 살아가는 나이가 됐다. 모두가 주님 안에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맛있을것 같습니다 ^^
네~
별미지요.
자오 쉼터는 무엇을 하는곳?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작은 장애인시설입니다.
오갈 곳 없는 장애인 5명과 일반 성도 5명이 함께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흐뭇한 모습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항상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