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
渡水復渡水 (도수부도수) 물 건너 또 물 건너
看花還看花 (간화환간화) 꽃구경 또 꽃구경
春風江上路 (춘풍강상로) 봄바람에 강변길 걷다보니
不覺到君家 (불각도군가) 어느덧 벗의 집이네..
고계 (高啓)의 벗에게 가는 길이다.
어제는 밀양 상동면 도곡리에 있는 친구네 별장에서 오래되어 숙성된 진한 장맛이 나는 친구들 끼리의 모임이 있었다.
지명이 낮설고 다소 생소 하지만 도곡리에 속한 자연 부락의 하나 이면서 밀양의 3대 오지라는 솔방 마을은 몇번 다녀 온적이 있는 익숙한 곳 이지만 도곡은 처음이다.
도곡리는 밀양 시내에서 북동쪽에 있는 마을이다.
동내 이름에 대한 유래를 알아보니 뒷실에서 음이 변하여 도실로 변하고 다시 도실에서 도곡으로 변했다고 하는 설도 있고 또 도덕령에서 따온 이름 이라고도 하기도 한단다.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 IC가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해발이 조금 있는 곳이라 공기좋고 물좋고 경치좋은 곳이라 한마디로 전원 주택으로는 딱이다.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더물다 했던가 다 좋지만 별장으로 접근 하는 끝 부분의 도로 폭이 조금 좁다는 것 외는 흠 잡을때 없이 좋은 곳으로 이곳에 머무는 순간 신선이 되는 느낌이다.
白雲雲裡靑山重(백운운리청산중)
흰구름 구름속에 청산이 겹겹이고,
靑山山中白雲多(청산산중백운다)
푸른 산 산속에 흰구름이 가득하네.
日與雲山長作伴(일여운산장작반)
날마다 구름과 산을 벗하다 보니,
安身無處不爲家(안신무처불위가)
몸 편한 곳 어딘들 집이 아니랴.
-雲山 / 太古普愚
적당히 높은 산들로 둘러 쌓여 조용한 마을, 다락논 언덕 마다에는 채소나 과수가 심어져 날로 잎사귀를 키우거나 알알이 열매를 맺어 크기를 더해 가고 연두빛 신록의 산하는 물감 처럼 번져 수묵화를 만들어 낸 곳
먼산 자락엔 철쭉이 아직 꽃잎을 다지우지 못했고 산산은 솔이 많아 부는 솔바람에 묻어온 진한 솔내음이 옷소매에 가득하다.
동원서수의 도곡동천
해발 300m의 하늘아래 첫 동내 산세가 수려하고 지령이 살아 흐르는 그곳 도곡동천에 자리한 마을, 용암봉 아래 어느 작은 골짝기 에서 발원한 물은 서로 흘러 잠시 도곡 저수지에 머물다 내려온 지류는 운문댐을 거쳐 내려온 밀양강과 합수를 이루는 풍수상 인간의 삶이 풍요롭고 인걸이 발현한다는 길지로 전형적인 동원서수형의 지형이다.
700m 전후의 고산 준봉들이 병풍처람 둘러 서 있으니 동북에 용암봉이 있고 동남으로 중산이 자리하여 좌우 지맥이 능선을 이루어 서쪽으로 뻣어 내렸다
북으로는 매화리 동으로는 산내면 남으로는 산외면 엄광이고 서로는 유천을 거쳐 한재가 있으니 유천 으로 가는 길을 제외하면 모도두가 산을 넘어야 갈 수 있는 길이다.
우리가 도착한 도곡리의 모습이다.
마을이 시작 되기전 초입에 제법 규모가 있는 도곡 저수지가 자리하고 꼬불꼴 다락 논길따라 도착한 그곳
옹기종기 옛마을이 촌락을 이룬 가운데 신축을 한 정원이 아름가운 가옥들도 더러 보이고 그 똥내 끝자락에 친구네 별장이다.
마을 주변을 보니 삶의 흔적이 빈번하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산골 마을이다.
그런 연유인지 주변애는 자연을 벗삼고자 한 사람들의 별장과 귀촌을 하여 자연인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산고수장
산좋고 물좋은 곳, 길지를 택해 자리한 친구가 부럽다.
삶이 팍팍한 도심에서 일상의 지친 피로를 씻어가며 힐링과 함께 유유자적 하며 쉼표를 만들어 가는 삶이 곧 도연명의 귀거래사가 이야기하는 그런 해맑은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친구네 별장이다..
오월의 꽃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잘 다듬어진 잔디 마당이며 정원수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스쳐간 흔적의 텃밭에는 여러가지 채소들 이 자란다.
주변과의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신록을 원없이 바라다 볼 수 있는 조망 이곳은 분명 신선의 땅이렸다.
정남향의 햇쌀 좋은 별장 그리고 천정은 물론이고 생각 밖의 넓은 거실에 잘 배치된 건물구조하며 벽체까지 편백나무로 마감된 실내 인테리어 때문인지 온 거실이 은은한 편백향이다
삼삼오오 빠르거나 늦은 가운데 모두가 도착을 하고 이어진 만찬 신선한 횟감에 봄내음을 가득품은 야채에 비워지는 것이 소줏병이더라.
그렇게 만찬이 마무리되고 우리는 윳놀이로 잠시 웃고 떠들다 별관에 마련된 노래방에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하늘은 맑아 달박은 밤에 별빛은 하염없이 쏱아져 내리고 소쩍새 울음 소리에 봄밤이 처량한 가운데 우리는 도란도란 삼경의 밤이 지나 잠을 이루었다.
- 友人會宿 / 李白-
(친구와 같이 밤을 보내며)
滌蕩千古愁 (척탕천고수)천고의 시름을 씻어 내리며
留連百壺飮 (유련백호음)연달아 백 병의 술을 마셔라.
良宵宜淸談 (양소의청담)이런 밤은 청담에 어울리고
皓月未能寢 (호월미능침)밝은 달도 그냥 자게는 안 해
醉來臥空山 (취래와공산)고요한 산에 취해 누우면
天地卽衾枕 (천지즉금침)천지가 곧 나의 금침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