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丙申일 일요일--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
1. 법회는 어디서든 가능합니다.
북카페가 아주 좋은 법회의 장소가 되기도 하죠.
일요일이라 아이들 엄마 10명정도가 북카페에 둘러 앉아 있는데요, 상담도 없는 저는 그걸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아직 아이들이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까요.
<도시의 양육자>라는 책을 교재로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새벽에 봉사하시는 김소순보살님의 따님이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낸 책이라고 보살님이 대중공양 내신 책입니다.
마침 엄마들 법회 교재로 쓰면 딱 좋겠더라구요.
법회 방식은 독서모임처럼 책을 읽고는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입니다. 토론하면 더 좋겠지만 이번엔 제가 강의하는 식으로 했죠.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요.
아이들한테 한 법문도 같이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곤 관음정근도 했고요. 오늘은 북카페에 신도분들도 여럿 앉아 계셨는데 우린 우리대로 법회를 했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들도 오고 갔는데요, 자신의 엄마가 여러 사람들과 기도하고 있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선한 영향을 주리라 기대봅니다.
북카페에서 이런식으로 법회를 하니 너무 좋습니다.
2. 자유로운 분위기는 오늘 49재 초재에서도 연출되었는데요, 법회 참여자들은 매우 낯설었을 것입니다. 제가 요즘 한번씩 반야심경 노래를 들려주는데요, 그 노래를 신중단에 반야심경 염불을 대신해 틀었습니다.
아침에 등산할 때마다 현묵거사님이 이 음악을 틀고 산에 다니시거든요.
언젠가 제가 이 음악을 신중단 예불 때 할 것이라고 공언했었죠.
이 음악은 신기하게도 지겹지 않고, 노랫말(가사)가 귀에 쏙쏙 꼿힙니다. 처음 들을땐 따라하기 어렵지만 몇 번 들으면 따라하게 되는 마법같은 곡이죠.
각자마다 느낌이 참 달랐을 것입니다.
3. 일요일인데다가 박보라 영가의 초재이니 불자님들이 꾀 동참하셨습니다.
불자님들과 ‘지심정례공양~’하며 칠정례를 하는데 다들 염불을 잘해주셔서 합송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염불을 큰소리로 해주시면 이렇게 환희의 법회가 될 수 있습니다.
스님과 신도 모두가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느낌이 납니다.
강의는 영가님과 신도님을 위한 법문으로 광우스님 가피 이야기에서 뽑은 이야기와 금강경을 혼합해서 했습니다.
4. 일요일에 재는 끝까지 참석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 법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영가법문을 마치고 3층에 올라가 아이들 법회를 봤습니다.
사명스님과 제자들 탁발 야이기를 해 줬죠.
아이들에게 무슨이야기를 할까 늘 고민이었는데 당분간 광우스님이 쓴 책에서 소재를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누구는 이유없이 좋고, 누구는 이유없이 싫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전생에 공덕을 많이 지으면 이 생에 그 사람들을 다시 만나 좋은 사이가 되고
전생에 나쁜 짓을 많이 하면 그 사람이 원수가 되어서 괴롭게 된다고 하죠.
사명 대사의 제자가 축생의 뼈를 묻으니 사람으로 태어난 축생은 전생의 기억은 없지만 그냥 그 제자에게 잘해주고, 그렇지 않은 다른 제자는 문전 박대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법당과 아이들 법회, 엄마들 법회까지 세 번이나 써먹네요. ㅋ
5. 간단하게 아이들 법회를 마치고 빨리 법당으로 내려오니 아직 재가 끝나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염불 했습니다.
점심공양 후 북카페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유롭고, 제자들과 신도들도 곳곳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박보라 영가의 올케와 조카를 데리고 상담을 했습니다.
재는 10시부터 시작인데 아주 일찍 절에 왔거든요.
저는 산에 갔다가 아직 씻으러 가지 않은 상태여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산에서는 새로 짓는 건물 엘리베이터 위치를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결국 설계사에게 변경 요청했습니다. 설계사에겐 미안하지만 고심하다보니 반드시 변경해야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