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6일 스타트를 끊었다. 6~7일 이틀에 걸쳐 사전투표를 하며 11일엔 본 투표가 진행된다.
사전 투표 첫날인 6일 투표율은 8.48%를 기록했다.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강서구청장 선거 사전 투표 첫날(9.81%)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이날 여야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지원하기 위해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선거대책위원회에 권영세·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수도권 중량급 인사를 합류시킨 국민의힘은 이날 김기현 대표가 강서구를 찾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화곡동에서 동대표·부녀회·노인회장단 간담회를 가졌다.
김 후보는 국회를 찾아 “강서구청장으로 다시 일 할 기회가 생긴다면 급여를 1원도 받지 않겠다”며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면 봉사단체에 전액 기부하든지 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와 최고위원 전원이 총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민주당도 이날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오만, 경제 무능과 민생파탄에 대한 심판을 투표로 실현해주길 부탁한다”(홍익표)며 투표를 독려했다.
與 “열세로 시작했지만 이젠 달라” vs 野 “승리 당부 많아”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흐름은 진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달 18~19일 실시한 리얼미터·뉴스피릿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37%)는 진 후보(44.6%)에 7.6%포인트 뒤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야 지도부 모두 선거 초반 “진 후보가 앞서 있다”는 데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힘 있는 여당 후보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역전 추세"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대표는 틈날 때마다 “김태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현장을 누빈 송언석 의원은 “직접 만나본 강서구 주민들은 강서구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서울시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도 “최근 바닥 민심이 다시 돌아온 게 느껴진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푸르지오아파트 경로당에서 열린 동 대표, 부녀회, 노인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관건은 지지층 결집과 투표율
핵심 변수는 지지층 결집도다. 통상 평일에 실시되는 보궐선거는 관심도가 떨어져 투표율이 저조한 만큼 “자기 지지자를 얼마나 투표장에 갈 수 있게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는 게 여야의 공통된 진단이다.
김기현 대표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경로당 방문과 노인회장단 면담 등의 일정을 늘린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평일에 직장인은 투표하기 쉽지 않은 만큼 어르신들의 투표 위력은 더 강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엔 김 후보와 이명호 우리공화당 후보와의 단일화도 이뤘다.
민주당은 이재명의 구속영장 기각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강조하고 있다. “강서구민의 한 표가 나라를 구하고 이재명을 구하는 일”(정청래), 이라는 말이 사전 투표 첫날인 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이유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를 만든 당사자를 다시 후보로 낸 데 이어 김 후보가 보궐선거 비용 40억원을 ‘애교로 봐달라’는 발언까지 해서 우리 지지층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투표율도 중요한 변수다. 전통적으로 강서구는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워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막판 네거티브, 누가 득 될까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도 과열 양상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가 경기 성남시와 서울 성동구에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갖고 있으면서도 강서구엔 셋집에 산다는 점을 지적하며 “김 후보는 가짜 강서사람”(최민석)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진 후보 배우자라고 적힌 점퍼를 입은 사람이 상가에 명함을 비치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진 후보를 고발했다.
선거운동원이 명함을 거리나 식당에 비치하는 건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
그러자 민주당도 강서구청 경로당에 김 후보 명함이 불법 배포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진 후보 측은 “김 후보 측이 경로당에 명함을 살포했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선거 과열을 막으려 우리가 먼저)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