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에서 온 편지 채영선 (1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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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참 부드럽고 고운 말이지요.
이 땅의 원래 주인이던 인디언의 말로 그 뜻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입니다. 한반도 전체 크기와 맞먹는 땅인데 거의 100% 경작이 가능해서 흐르시쵸프가 미국에 왔을 때 제일 부러워하던 곳이라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북미대륙 중서부에 위치한 아이오와주는 한국의 충청도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도 조금 더 천천히 다니고 사람들도 급한 기색이 없어 아주 안정적이고 평화스러운 곳입니다. 비교적 해발고도가 높아서 한국의 개마고원처럼 고지대이지만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이 옥수수에 단맛을 더해주어서 이곳의 옥수수는 스윗콘이라 불립니다.
가도가도 계속되는 옥수수 밭과 콩밭을 보면 농사를 하는 사람들의 저력과 인내와 수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옥수수와 콩을 번갈아 심으며 농토의 삼분의 일은 언제나 쉬게 하는 농부들의 지혜를 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연 모두 쉬지 않으면 다시 일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몸은 자동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어 있습니다. 한계를 넘어서 사용했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탄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나이만큼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를 느낀다고 합니다. 40대는 40킬로의 속도 50대는 50킬로의 속도 60대는 60킬로의 속도,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의 흐름을 빠르게 인지한다는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정원 화단에 사용할 빨간 블록을 사가지고 오는 자동차 안에서 문득 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왜 요즘 한 주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지. 스마트 폰이 없으면 시계를 보아도 오늘이 월요일인지 화요일인지 까마득한 때가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제 60이 넘은 나이에서 몸은 생각만큼 빨리 움직이지 못하고 머릿속엔 여러 가지 지나온 생각, 자식 손자 생각, 등등 생각만 많아서 머리로만 하루에도 세상을 몇 바퀴씩 도니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으로 느끼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면에 젊은 사람은 몸이 가벼워 잘 움직이니 하루 종일 사용하는 운동량이 많아서 하루가 더 버겁고 시간이 더딘 것으로 느껴지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어떻습니까, 당신의 하루는요.
마음대로 안 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골프와 자식이라고 합니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에 얽매여서 하루 중의 많은 시간을 우울하게 지나시지는 않으신가요. 마음대로 안 되는 내 마음인데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면 무엇 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성경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감사로 기도하라고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살아있기에 감사하고, 찬양할 수 있기에 감사하고, 이렇게 감사의 말을 나눌 수 있기에 감사한 것 아닐까요. 저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시인은 내면을 가꾸기 위하여 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전도자는 말을 해야 합니다. 내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총을 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전하지 않으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남은 삶의 귀한 시간을 내게 주신 은혜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죽음의 고비를 몇 번이고 넘기게 해주신 나의 아버지 하나님께 은혜를 갚는 길이며 가장 귀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은 이제야 벚꽃과 아주 흡사한 크랩애플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금낭화에도 조롱조롱 몽오리가 맺혀 있네요, 당신의 마음에도 핑크 빛 등불이 반짝 켜지면 좋겠습니다.
창밖에 봄이 서성대는 서재 노트북 앞에서 빙그레 웃어 봅니다, 마치 당신이 보는 것처럼...
첫댓글 너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라 그것도 엄히 명하노니 그러셨습니다
주 안에서 자유함을 얻으니 시간이 문제가 않되고 내가 얼마만큼 주안에서 자유함을 얻느냐 ? 그리고 침묵 기도를통하여 하나님과의 케므니케이션을 하느냐? 에 따라 맘의 평화를 얻는 삶이기에 매일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풋볼님. 듣든지 아니 듣든지 전하라고 하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