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훈련소에서부터 함께 친하던 동기들 두 명과 같이 자대배치를 받았어요.
같은 소대로요. 정말 좋았지요. 상병 이후로부터는 저 외에 동기 두 명이 분대장을 달았으니 (저는 저희 분대에 3달 고참이 있어서 병장 달고 잡았습니다. )
아무튼 셋이서 100일 휴가를 나가는데 그 당시에 저희 소대에는 휴가자가 저희 말고는 없었고
다른 소대의 말년 병장 한 명이 함께 나갔드랬죠.
나가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그저 집에 1분 1초라도 더 빨리! 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구요.
근데 요 녀석들(제 동기들) 이 벨트 버클을 바꾸고 싶다면서 전우사에 들어가서 버클을 사더니 바꿔 다는거에요.
(지금 생각하면 참 '이 xx같은 놈들이..')
전 발만 동동 구르다가 먼저 간다고 인사하고 버스타고 집으로 왔고요.
복귀하는 날 위병소를 통과하는데 (화기중대라 저희가 위병소를 섰었네요)
마침 소대 고참들이 근무를 서고 있더라구요.
경례를 하고 다녀왔다고 말을 하는데 고참들이 전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며 저희를 맞는 거에요.
연병장을 통과하는데 소대에서 활동복 차림으로 고참들이 전부 뛰어나와 '자 가자~ 얼른 들어가자~'
들어가서 보니 함께 나갔던 다른 소대 말년 병장님께서 저희 소대에 와선
'애들이 나가자마자 버클을 바꾸더라~ 요즘 애들 참 개념없어~ 그지?'
요런 식으로 썰을 풀어 놔가지고 소대에선 저희가 복귀하기만 기다렸던 거에요.
그거 바꾸고선 왜 안하고 왔냐, 번쩍번쩍 거리는게 그렇게 좋았냐 부터 시작해서
물론 전 바꾸진 않았지만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버클사건은 한 달 가량 수많은 갈굼과 손찌검을 불렀답니다.
그리고 나서 그 사건이 잊혀갈 때쯤 100일 휴가 다녀온지 한 40일 정도 되었을 거에요.
부모님이 제 생일을 맞아(제 생일이 다음주 화요일 이라면 금주 토요일) 면회를 오신 거에요.
소대장님께서는 그걸 들으시고 제 의사는 묻지 않고 외박증을 끊어다 주셨어요.
얼떨결에 외박을 나갔다가 왔는데 군필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외박자는 미리 정해놓잖아요. 인원 수 맞춰서.
근데 제가 갑자기 외박을 나가는 바람에 밀린 외박자가 한 분이 계셨으니
당시 저희 소대의 넘버 3 , 상병말 5분대장님이었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락칰 규정에 맞지 않으므로 쓰지 않을게요.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공익 분들도 많이 힘들고 서러운 일 많으실 건데요, 암튼 이리 잘 살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ㅋㅋ
에휴우 진짜 왜 이러고 살아야하냐 생각 많이 들었죠. 지금에 와서는 이렇게 얘기하지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