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발견한 첫날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곰곰 생각하니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꼭 그 고양이를 잡고 싶었다.
왜냐하면 포천에서 서울로 이사 온 지 벌써 만3년 5개월 지났는데 서울생활은 아직도 시골처럼 푸근하지는 않다.
또한 포천에서 고양이를 4마리나 연속으로 길러본 터여서 익히 고양이의 습성과 마인드를 알고 있어 친숙한 터였다.
서울 생활은 편리 한 듯 하지만 왠지 정감 어린 분위기는 아니고 그저 분주하고 달리기에 바쁜 일상이기에 고양이 한 마리 키우는 것이 모든 가족들을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도 지금쯤 괜찮을 성 싶었다.
그래서 속으로 내일 꼭 그 자리에 새 끼 고양이가 그 자리에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사실 아내보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던 것은 나였다.
아빠들은 안다. 집에 들어갔을 때, 아내도 없고 자식들도 학원이다 독서실이다 아무도 없고 혼자 앉아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주섬주섬 냉장고를 뒤져 대충 남은 반찬에 식은 밥 한덩이 먹어치우고 그나마 라면이라도 끊여먹어도 눈치를 봐야 한다.
나이들수록 적막한 감정이 스멀스멀 배어든다.
그래도 그렇지 남들 대부분이 혐오하는 고양이를 왜 기르느냐고...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고 본다. 처음엔 아내도 나도 고양이를 싫어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가 떠 맡기다시피한 고양이를 키우면서 고양이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후 시골에서 살면서 개와 고양이를 함께 7년여를 길러 보았는데 둘이 너무 잘 어울렸고 개는 개대로, 고양이는 고양이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시간 나는대로 개와 고양이의 특성을 학술적이거나 사전적이지 않은 오로지 내 경험만을 토대로 심혈을 기울이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내 멋대로 지껄여 볼 생각이다.
다음날 아침 기상예보는 오늘밤부터 폭우가 쏟아진다는 것이었다.
장마철의 날씨라 당연한 것이지만 학여울역의 버려진 고양이가 걱정이 되었다.
오후에 찾아봐야지 하면서 지나간 시간이 헉! 벌써 오후8시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둘째 아들을 데리고 고양이를 찾으러 학여울역으로 갔다. “지금부터 5분동안 고양이 소리가 안나면 그냥가자” 말 떨어지자마자 “왜에요~”
한쪽 귀퉁이에 거의 아사직전의 고양이가 뼈만 남은 채 기력도 없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고양이를 손에 쥐니 꼭 손바닥 하나크기다.
생후 1달 보름정도 되었을까? 녀석의 눈빛은 생기가 없고, 오랜 굶주림과 방황, 버려진 아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집고양이로 지내다 전 주인에게 버림받은 고양이가 분명했다.
오래전 연통 속에 거꾸로 쳐박혀 울던 들 고양이 새 끼를 살려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하마터면 손에 큰 상처를 입을 뻔한 적도 있었다.
첫댓글 그랬군요 ........미물마져도 함부로 하지 않는 님의 가족에 경의를 표합니다 .... ....고양이로 인해 더욱 친밀한 가족이 되시겠지요 .....감사해요 약속을 지키심에 ......^^*
약속 잘 지킵니다. 고양이도 한 인격체입니다.
하무요~~~하찮은 동물도 보살펴준사람에게는 그은혜을주지요..
식물도 동물도 그 은혜를 잘 알더라구요
그 고양이는 복도 많다...이렇게 좋은 분들을 가족으로 만났으니...고운 마음을 지닌 님의 가정에 축복의 샘이 넘치시기를요 ㅎ*^_^*
축복 감사! 더 좋은 가정이 되려고 열라 노력중입니다.
고양이 키워보면 개하고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개는 주인에게 직접적인 감정표현을 하며 애정을 달라고 칭얼되지만 고양이는 반대로 독립적이며 은근한 매력이 있습니다.개처럼 일일이 챙겨 주지 앟아도 되고 혼자 사시는 분에게는 개보다 고양이가 좋습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개 고양이 모두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