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이야기를 읽다보니 한마디 하고싶어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네요.
사업실패,창업실패,한의대진학실패...실패의 늪에 빠져 빚더미에 앉아있던 과거,3년 남짓한 동안 서울에서 택시를 하엿는데요...
저역시 첨엔 의욕을 갖고 시작을 했지요.
웃는 얼굴로 손님들에게 인사하고,안전운행 준법운행 하면서...
12시간 근무가 힘은 들었지만 자유스럽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부천선수님 처럼 내가 좋아하는 음악 테잎 일렬로 쫘악~진열해놓고 음악 골라들어가며 일하고....낮엔 차가 막혀 진상이지만,열심히 하면 입금 무난히 채우고 5만원도 가져가고 6만원도 가져가고.뭐 안될 땐 또 입금채우기도 허덕일 때도 있었지만,내가 사장이요,배짱 편하고 세상 넘 좋더라구요.
아침일 나오자마자 장거리가 걸린다거나 (여행가방을 트렁크에 집어넣고 "아저씨,인천공항아요!) 연속 연속 손님이 타거나,혹은 어여쁜 아가씨가 향긋한 샴푸향릉 풍기며 타면서 "안녕하세요,아저씨"하고 상냥하게 인사하면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야간근무는 제 적성에 딱이더라구요.
원래 부엉이 스타일이라 밤이면 더욱 정신이 말똥해지니,일에 능률도 올라 12시간 거의 휴식없이 돌아다녀 20만원 이상 찍어본적도 여러번이었구요.
배차실 앞에서 일 끝나고 일렬로 죽서서 타코입력 뺄때 배차과장이 "오늘 탑이네"하는 소리 들을 때면 보람과 약간의 으쓱함?도 느꼈던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일은 대방동에서 전북 장수가 걸려 30만원 받고 갓다온 일(영화 촬영지에 가는 여자스텝 2명)
성탄절 이브날 신촌에서 연인 손들 타서 강릉까지 20만원 받고 갔다온일,
또,밤일 하다 말로만 듣던 여자 손의 유혹을 받아 마음이 많이 흔들렸던 적도 있었구요.^^
그렇게 한 6개월 신나게 일하다보니 슬슬 권태로움과 회의가 찾아오데요.
그 주원인은 손님과의 트러불인데,주로 발단은 요금시비와 길문제가 대부분, 일부러 돌아왔다느니,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왔고,요금 올리려고 몇미터 더와서 세웠다느니 하는 터무니없는 오해를 살때는 정말이지 화가 나더라구요.
사람들의 택시기사에 대한 선입견은 절망적이엇습니다.
가끔씩 듣곤 하던말 "이런일 할 분처럼 생기지 않으셨는데....."
손들은 기분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소리가 듣기 싫더라구요.
이런 일화도 생각이 나는데...
길을 찾아주다 내가 가령,"아! 손닙 저기있네요.인터내셔널 센트럴 씨티...그 옆...모비딕 하우스라고 써있네요"
라고 하면 "와 !택시아저씨가 되게 유식하시네요.저런 영어도 아세요?" ".............."
택시와 관련된 범죄사건이 한번 발생하고나면 사람들의 경계어린 싸늘한 시선은 모든 택시기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하엿지요.
여자친구를 배웅하면서 뒤에서 넘버를 찍거나 입력하기는 보통....
앞에 타려는 여자친구에게 누가 잡아먹기나 하는양, 펄쩍뛰며 뒤에타라고 하는 남자넘을 보면 한편 이해가 가면서도 서글픈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사회의 택시기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평가가 이렇구나 느낀 때쯤 과연 내가 이일을 계속하고,개인택시까지 사서 평생 할 만한 일인가? 하는 회의감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서글픈건 집에서조차 마누라가 내가 택시일을 한다는것을 남들에게 쉬쉬하고 감추려고 하는것이었죠.
그리 내세우고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닐찌라도 열심히 가족들을 위해 일하려는 저의 기를 죽이는 큰 이유가 되었던거 같습니다
그무렵 저의 손에데한 태도도 조금식 변해가고 잇었던것 같아요.
무조건 친절하기만 하면 얏잡아 보는 넘들이 있기에 사람 봐가면서 친절하기....거만한 놈에겐 나도 퉁명하게 대하고,쌀쌀맞은 손에겐 궂이 말 안붙이고...손님이 먼저 말을 걸어야 나도 대답하는 식으로.
내가 먼저 저자세 할 필요 없다 이거였죠
지금 내가 택시를 타는 승객입장에서 보면 대다수의 기사들이 이런 식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리고 이후 내가 대리일을 하고나서 느끼는건데,택시기사들은 내가 주인입네하고 약간은 고자세이나 대리기사들은 손들에게 대부분 저자세?공손하다는거....
일의 특성상 어쩔수 없는게 아닌가 합니다.
어쨋건 삼년 남짓한 택시기사 일은 밤일 하다 생진상 전과자넘을 만나 한바탕 격투씬을 겪고 경찰서까지 가게되면서 막에 이릅니다. 그간 일하며 만난 나쁜연놈들...많았지요.
요금 안내고 도망간넘,금방 갖고 온다고 아파트 들어가 안나온 녀~ㄴ.
공연히 돌아간다고 트집잡고 시비거는 넘,잔돈 실수로 백원 안준걸로 사람 도둑놈으로 몰며 구청에다 신고하던 녀~ㄴ
따블준다고 애원하여 비오는 날 안산까지 태워다 줬더니 만원 딸랑 내밀며 배째라고 하던 넘......
물론 좋은 손도 많았겟지만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은 생각이 잘 안나고 나쁜넘들 쌩 진상것들만 샏각이 나는군요 ㅎㅎ
택시가 낫네,아니다 대리가 더 좋다 하는 문제는 개인 성향과 각개의 적성의 문제가 아닐가 생각합니다.
이제 대리기사로 사년여의 생활을 하고보니 저의 경우는 체질상 택시보다는 대리가 더 맞는 듯 합니다.
(택시는 누가 억지로 하라해도 저는 하기 싫습니다.)
수입면에서도 저는 택시보다는 대리하면서 시간대비 더 고소득?을 올리지 않나 싶구요.
진상손을 보더라도 대리진상은 택시진상넘하고 비교하면 진상도 아닌 경우 많습니다. 이건 거지도 아니고 노숙자도 아니고 양아치도 안닌것이 술X먹고 신호대기해 서있는 택시에 불쑥 올라타 개진상떨면 진짜 대책 없습디다.
대리는 적어도 그런 넘은 아직 없더라구요.제 경우에 말이죠.
그리고 택시 몇년 하다보니 몸이 안좋아지더군요.운동부족과 과로로 관절이 안좋아지고 배는 뽈록 나오고 팔다리가 약해진다는....없던 치질도 생기더라구요.ㅎ
무엇보다 우리 남자들에겐 중차대한ㅡ정력이 약해지더라는 것!!
그런데 대리 사년 하며 그런 병 싹 없어졌읍니다.물론 중간에 입이 갑자기 돌아간 적이 있긴 있엇지만..ㅎㅎ
밤에 늘 걷거나 혹은 콜잡으면 뛰어댕기니 비만 걱정,혈압걱정 없어 배안나오고 다리 튼튼해지고,따로 요즘엔 영양에 좀 신경쓰면서 근력운동도 조금식 하다보니 제법 역삼각형의 몸매가 되가니 기분좋네요. 이나이에...ㅎㅎ
정력은 좋아졌는지는 모르겠군요,전 혼자사는 홀로남인 관계로...ㅜ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어쨋든 부천선수님, 택시가 대리보다 적성에 맞으시는거 같다니 다행이시구요
그리고 항상 안전운행 하시구...특히 밤일은 조심하셔햐 합니다. 차조심도 그렇지만 사람조심 해야 합니다.
사람 봐가며 태우는 기술?터득하시는게 여러모로 좋을것입니다.
그럼 초심 늘 유지하시면서 재밌게 일하시고 돈도 많이 버시길.....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일이란 뭐든지 질릴때가 오져 ~~ 일이란 반복 되는거니까요 ㅋㅋ 나는 반대로 대리가 다시는 하기 싫더라구요~ 그냥 열심히 해서 개인택시 하나 갖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거져 ㅎㅎ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이시네요~ 어디든 진상은 있게 마련이고 스트레스 엄청 받지요...ㅎ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택시란 직업 엄청 힘든 직업 맞습니다...대리는 쉬었다가 한탕씩 하면 되지만 택시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 돌아야 돈이 되니 쉬이 지치기 십상이지요...어디서 일을 하시든간에 안전운행 하십시오...ㅎ
재밋네요...???
대리 진상은 택시 진상에 비하면 양반 막말로 대리는 버리고 오면 그만 저도 대리가 적성에 맞습니다 단 투잡일때 백만원 이하로 번다고 했을때 시간 대비 굳입니다....
좀 아시네요..인생경험이 마느네요...
값진 인생경험담 , 잘읽고갑니다..^^
저는서울에서개인택시를하고있습니다 그리고 대리기사도하고있습니다 이틀은택시 하루는대리 이렇게합니다 중요한것은 택시든 대리든 일하는시간만큼은 간이고 쓸개고 다 떼어내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듯 합니다 부천선수님 열심히 하시구 꿈 꼭 이루세요
님이 지존이십니다...^^^^***
대박이군요
흐름을 아시네요...역시 지존이셔...요즘 누가 대리 전업합니까...윗분처럼 쉬엄 쉬엄 똥콜피해가며 몇개 타고 들어오지....
저는 대리 9개월하다 화물차(지입차)로 전향한지 6개월됫는대 대리보다는 화물차가 훨신 낫내요
이분도 오랫만이시네요...수고많군요
언제쯤 은퇴님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시군요. 항상 필드에서 이런 마인드를 가질수 있다는거에 대해 부러움을 느낍니다.
그렇지도 않습니다.대리생활도 징글징글해서 얼마전 다른일도 했는데 결국 얼마 못가고(그 내막은 얼마전 세상사는..에 사행시글 올렸었죠)또 이렇게 전업으로 돌아왔죠.그러니 어쩌겠습니까.먹고살자면 열심히 다시 하는 수밖에요...
은퇴님 글을 읽으니 예전에 개택할때가 생각납니다.전 딱5년 채우자 마자 미련없이 팔아버렸읍니다.부천선수님이 신호걸렸다고 100원에 시비거는 사람 아직 못만난거 같네요.무엇을 하던지 하시는 동안 긍정적으로 사는것도 좋습니다.
보장이 안되는 대리보단, 그래도 기본 보장을 해주는 택시가 더 미;래지향적이라봅니다... 대리야 하루먹고 살기도 힘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