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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숙희는 결국 교회 전도사인 언니의 꾸지람 속에서 정범도와의 화려한 휴가 같던 동거 시절을 끝낼수 밖에 없었다.
언니는 그날밤 그에게 소리쳤다.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닙니다. 가정으로 돌아가세요.숙희와 함께 장만하셨다는 이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은 지금은
돌려 드릴수가 없어요. 때가 되면 숙희가 여력을 차려서 정확히 정산해 드릴거에요"
미장원엘 출근해도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퍼머를 하러온 손님 3명을 손봐 드리고 가위를 정리하던 중에 숙희는 먹다 남은 츄잉껌 하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범도가 처음 오던 날 그녀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러니깐 범도가 면접을 보기 위해 그녀의 가게에 처음 들렀던 날이었다.
전숙희의 배웅을 받으며 나오다가 정범도는 다시 돌아섰다.
편의점에 들려 츄잉껌을 한통 사서는 다시 전숙희의 헤어샵으로 들어갔다.
“어머 뭐 빠트리고 가신 물건이라도 있으세요?”
전숙희가 눈을 크게 뜨면 물었다.
“아닙니다. 이걸 중지에 좀 감아 드릴려구요.”
범도는 후레쉬민트 껌 하나를 까서는 은박 껍질을 펼쳐 건네 주면서 말했다.
“이걸 중지에 감고 계시면 두통이 좀 나아지실 겁니다. 좀전에 이발을 해주시면서 편두통이 있으신지 불편해 하시더군요.”
이렇게 범도가 말하고 등을 돌리자 다시 숙희가 불렀다.
“그 껌은 그냥 저를 주시죠. 손에 들고 가기도 그렇고 씹다가 어디 버릴 곳도 마땅치 않으실텐데요..”
웃으며 말하는 숙희는 범도에게서 껍질 깐 껌을 받더니 자기 입으로 가져갔다.
제가 대신 잘 씹어 드릴께요. 면접 잘 보세요.
이젠 딱딱해진 껌을 씹으며 숙희는 다시그 시절에 취해들고 있었다.
가게 곳곳이 범도의 흔적을 일깨웠고 그와의 시간을 되새겨 주는 것들이었다.
정범도는 그런 남자였다.
자기 바지의 단추 하나도 달지 못하면서 머릿속은 유치원 시절 추억부터 매 해 별로 별 시시콜콜한 기억들을 다 저장하면서 추억과 감상의 세계에서 유영하듯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었다.
너 무나 강렬한 자기 개성을 회사라는 조직에서 무마시키거나 변색시키지 않으면서도 살아가는 모습이 용할 정도였다. 한편에서는 너무 박약한 그의 업무력. 또 한 측면에서는 누구도 대신할수 없는 역할로 독보적인 자기 자리를 당당히 대접받는 괴이한 인생 승부사였다.
별로 친구도 없고 사람과의 만남에도 공을 들이지 않는 그인지라 내 가게를 오가며 보내는 시간 속에서 숙희에게 집중하는 그의 자세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었다.
특히 그의 감상 처방은 지친 숙희의 하루 일과에 숨통을 틔어주는 묘약같았다.
그 묘약에 너무 길들여진 탓에 범한 실수였을까?
꿈은 꿈으로 마무리 되고 휴가는 휴가로 만족돼야 했었다.
그의 어깨에 지친 몸을 기대고 그의 감상적 해석에 지친 맘을 달래던 숙희는 그해 여름 정범도와 별헤는 밤의 여행을 시작했다.
며칠 밤 내내 범도의 기억이 그녀의 잠자리를 흔들었다.
벌써 담배 꽁초를 3개째 비벼 끄는 것을 마지막으로 전숙희는 입을 헹궜다.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머리가 어지러웠다.
화장대 서랍에서 은박지를 꺼내 중지 손가락에 돌려 감았다.
아뿔싸.
전숙희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정범도의 흔적속에서 살길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자 소스라쳤다.
그가 처음 가게에 들러 이발을 해주던 날 편두통에 시달리던 자신에게 일러준 수지침 치료법이었다.
나무랄 데 없이 차려입은 그의 정장.
그러나 까치 집을 틀고 있던 그의 머리
그런 몰골로 면접을 보러 가던 길의 그는 단지 머리라도 감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헤어샵에 들러서는
'머리만 좀 감을수 있을까요? 이발은 안해도 되는데로'라며 멎적게 말했었다.
처음엔 의도가 수상스러워 금방 대답을 하지 않은채 뜯어 보는 시선을 내려 깔자 하는 수 없다고 느꼈던지 정범도가 사정을 얘기했었다.
"1시간 후에 요 건너편 회사에 면접을 보러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있는 곳이 고시원이라서 아침 세면실이 만원이었어요. 그래서 머리를 정리하지 못하고 나오는 바람에요."
순간 전숙희는 듣자하니 우스운 생각이 들었던지 얼굴 표정이 다소 풀어졌었다.자신도 모르게
장난스러운 말로 응대했다.
"어쩌지요? 여긴 머릴 감을 곳이 없는데요. 머릴 감겨 드리는 곳은 있구요"
정범도 또한 맘이 풀어진 기색을 확인하고서는 멎적게 말했다.
"그럼 감겨 주세요.합격하면 출퇴근길에 여길 자주 오갈 테니 제가 한턱 내겠습니다"
때론 따분하던 일상에 우연찮게 손님이라는 자격으로 만난 그의 돌발적인 어려움을 도와주는 그러한 상황을 통해서 상대의 사적인 영역을 듣게 되고 개입하게 되고 그런 수순으로 정이 싹트고 자라는 것.
무서운 줄 모르고 봄바람 앞에 두 볼을 내밀며 즐기다가 꽃향기 따라 간 곳에 벌을 만난 격이랄까?
세상의 그러한 기운의 흐름앞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암흑과 수렁의 세계로 시간 여행을 했던 것 같았다.
전숙희는 담배갑을 다시 집어 들다가 손을 놓았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마침 반병 정도 남은 소주가 한켠에 얌전히 서 있었다.
한 입 마셨다. 뚜껑을 따 놓은지 며칠이 돼서인지 술맛 답지가 않았다.
제맛을 먹어보자고 이 차림새로 편의점까지 내려갈 엄두도 나질 않았다.
병째 다 비워버렸다.
숨쉬는게 조금 여유로워 지는 듯 했다. 피가 더워져서일까. 마시고 내쉬는 공기도 약간은 뜨겁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정범도와의 술자리는 퍽이나 서정적이었다.
그는 술잔을 마신다기 보다는 술방울을 헤며 마시는 사람 같았다.
그와 술을 처음 마신 것은 그러니까 그가 1주일간 모습을 안보이다가 처음 얼굴을 내민 날이었다.
"어디 가셨더랬어요? 나는 또 이번 직장에서도 적응을 못하고 퇴사를 하신줄 알았지요"
그는 머리를 긁으며 손을 내밀었다. 웬 두루마기였다.
"중국 출장 갔다가 재래 시장에서 사온 동자 그림 화보에요. 가게에 복을 빌어 주는 그림이라서 여기 헤어샵에도 걸어두면 이국적인 분위기도 만들어 주고 좋을 것 같아서요"
두루마기를 펼쳐 보니 중국식 빵떡 모자를 쓴 소년 소녀의 웃는 표정을 그림 모습이 한가득 붉은 향기로 밀려왔다.
그렇게 그가 내미는 작은 선물을 받고 그가 해석하는 감성적 세계에서 위안을 느끼는 순간들이
시간의 흐름속에서 점점 성장해 가던 여름이었다.
예전에 섯던 빚보증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던 날, 이제는 많이 편해지고 적응된 그의 표정이 앞에 나타났다. 나의 불편한 기색을 눈치챈 그는 또다시 감상 한 조각을 내게 처방하고 있었다.
"마음이 추울때 소리를 귀에 걸어보세요."
자신의 노트북을 꺼내 열면서 어떤 음악 플레이를 트는 것이었다.
" 피아노이든 기타든, 아니면 창가에 빗소리이든 뭐든 좋아요.
돋보기로 햇빛을 끌어모으듯 그렇게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소리와 나 사이에 불꽃이 일지요.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마음에 불꽃 하나 매다는 일 같아요."
숙희는 최면에 걸리듯 그의 감상 처방에 긴장을 풀곤했었다.
그의 손길도 그러는 사이에 구체적인 체온이 되어 그녀를 어느새 감싸곤 했다.
"게다가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을 빗질하는 것 처럼 되지요."
그러면서 유튜브에 접속한뒤 이상한 러시아 글자로 검색하여 노래를 틀어 주었다.
듣자 하니 애절하고 구슬펐다.
'우리 모두가 아마 돌아 올수는 없을 거에요. 그럴지라도 우릴 잊지 말아 주세요. 나의 모국이여'
그가 해석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듣는 러시아 군가는 군대의 노래라기 보다는 차라리 서정적 민요처럼 감상적이고 구슬펐다.
수개월이 흘렀다.
그와 시작한 대장정은 한치 앞이 안 보이는 폭우 속에서의 헤멤 자체 같았다.
그는 자신의 신변을 정리하지 못한채 골치 아픈 일들과 온갖 잡동사니를 다 배에 싣고 있었다.
한편 그날도
그날도 범중은 바이어 방문 준비로 늦은 야근하고 나오던 맥없는 퇴근길이었다.
늦은 퇴근길 나란히 하며 잠시 각자의 추억담을 나누던 숙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선명하다 못해 영롱한 유년기 범도의 추억담에 귀기울이던 그녀의 시선은 미더웠다.
내 어릴적 동심 앞에 저 산은 올라가 보고 싶던 세계.
초딩생 시절 학구열에 교보문고는 천가지 알록달록 달콤한 드롭스 보다 화려한 보물 진열대였다.
그렇게 서로는 글로서 각자의 내면을 서로의 빈 자리에 옮겨 심곤했었다.
한줄의 문자 메시지를 보낼때도 물에 녹차가 우러나듯, 정수가 고이기를 기다렸지.
하 루의 일기 장에서 상대의 글귀마다 댓구로 보태었더니 뭔가 합창곡이 될것만 같았 지.
뭔가 세상사에 대한 깨달음에 함께 이루면 만인의 쉼터로도 부족함이 없는 지식 서비스의 정원을
만들 포부도 나누었지
범중이 숙희에게 팔베개를 해준 날 물었다.
나는 의지의 다리 ,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될터 이니
당신은 돛이 되실래요?
함께 배를 만 들어 험한 탁류를 순항 하여 우리의 낙원,인류의 파라다이스를 찾아가요
깨우침과 사랑의 여운을 살찌우며 애 정과 성찰을 함께 나눠가면
이 인연에서 아름드리 탐스런 밤나무 든든히 자라 만인에게 양식이 될 결실도 열릴터.
그 날이 오면 경계를 넘어 만났던 우리의 일탈도 얼마간은 용서 가 될 것 같았지
텃새도 기득권 도 모르는 회사를 일궈요
상생의 조직답게 블루오션을 키워내 세상도 구제할것 같았지.
이제 생기를 불어넣어 주던 불씨는 떠나갔다.
남은 마지막 추억의 불씨가 꺼지면 창백한 하늘 아래 대지마저 우울해지고
나 홀로 광활한 땅에 내놓였네.
후회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혼자 길을 나서네.
아픈 기억의 잔해를 흐르는 강에 던지지는 않으리.
아픈 추억의 불씨를 내 발로 밟아 꺼뜨리진 않으리.
모두 가슴에 주워 담은 채 차라리 이 차고 싸늘한 밤을 가로질러 보련다.
누워서 잠들거나 취해서 잊기 보단 차라리 이 밤의 적막을 질러가 보련다.
나보다 앞서간 영혼들이 메아리도 들려올 듯한 이 밤.
별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릴 것 같은 밤.
마침내 먼동이 터오는 걸 볼 수만 있다면 자유와 평온도 함께 올까?
하지만 타버 린 장작처럼 혼자 남아 성찬의 시절 화려하던 모닥불을 떠올리고 싶었다..
이제 모든 게 파경에 이른 마당에 추억의 주검밤을 밤마다 핧으며 어렵게 잠을 이뤄야했다.
전숙희를 포옹하던 기억을 조금씩 상상의 힘으로 재생해 보았다.
고요한 밤 나란히 자세를 이루면
파스텔 빛깔 속옷 너머 수줍으면서도 그 면면의 따스한 온기에 얼굴을 부비며 성찬을 누렸다.
각자의 뜨겁움은 상대의 곳곳마다 깊이 배여 섞이었고
살결을 부비며 내려다보는 숙희의 사알짝 감긴 눈빛은 만월의 그림자처럼 그윽했고
탄성의 절정은 하늘로 뛰쳐오를 듯 전신을 용약시켰다
범도는 숙희의 의 작은 가슴을 잊을수가 없었다.
늘 그녀의 품에서 범도는 아들이 되고 싶어했고 엄마라고 부르고 싶었다.
숙희가 자신을 그렇게 세상에서 유일하게 범도 자신에게만 허락하는 그 시간이 마냥 귀하고 좋을 뿐이었다. 한없이 좋은 나머지 끝도 없이 그 시간 속에 머물고 싶을 뿐이었다.
적어도 그 시간 동안 만큼은 숙희가 번민에 겨워하거나 그만 헤어지자는 말을 하질 않았다.
담배를 피우느라 범도의 시야 밖으로 나가는 경우도 없었다.
어쩌면 범도는 끝끝내 숙희와 영원히 함께 하기엔 힘들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른다.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만이라도 그녀의 구석 구석을 기억하고 싶었다.
주름 하나 근육 하나 살결하나 기억속에 그의 감각속에 간직하고 싶었다.
자신의 살을 문질러서 그녀의 살결에서 체취하나 흔적하나 뭐라도 남기고 또 가져오고 싶었다.
그녀와의 잠자리는 그 절박한 몸부림의 연속일 뿐이었다.
범도가 유난히도 숙희의 항문에 입맞춤을 자주 했고 심지어 혀끝을 그 점하나 주름의 점을 향해 번번히 밀어넣으려 했던 까닭은 그런 배경이었다. 또렷하게 작은 점 하나로 모아지는 주름진 그 공간만큼 점이 분명한 부위도 없었다.그녀가 먹고 마시고 소화한 모든 시간의 여정이 마지막 배설의 순간으로 흔적을 남긴 그 작은 공간을 한없이 애무하곤 했다. 거기만 기억하면 물리적으로 아무리 숙희와 떨어져 있어도 그녀의 흔적은 범도 자신의 몸에 영원할 것만 같았다.
" 과장님 차라리애닳은게좋지. 이따금씩푸른가슴으로꺼내보는사랑이더좋지
매일같이한지붕아래서부데끼는게으른돼지와표독한고양이로변해가는사랑이좋아요?
사는게 다 그렇지.
추억? 그저아스라히 보일땐 .그리움의꺼풀씌워져서 낭만일테지만
부비고볶다보면나름대로정이붙는게지.
추억에괜히불지펴봐야 맘만 쓰려.
불꽃으로튀어오르면잠시의황홀은있겠지만..그현기증어떻게감당하려고그래?
그저단도리하면서가는게지..
선짓국한그릇시켜놓고 나 혼자 소주한병비우던그날저녁
식당아줌마는그렇게혀를차시면서영감님드릴거라며황태구이를슬며시챙기고계셨다.
그러나묻을수가없었다.
아무리밀봉을해도봄날민들레홀씨처럼사방에서 불어와뼈쏙까지
파고든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보낸 그녀와의 순간이 골수에 각인되는 몸과 몸의 만남으로 더해진 때문이었다.
정범도에게 있어서 서로의 몸을 부비는 그 시간은 합일과 소통의 시간을 의미했다.
화려한 여름 휴가의 첫날밤 범도는 비둘기를 품에 받듯 전숙희의 체중을 정면에서 떠 안아 본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긴 여자의 표정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동안의 얼굴의 그녀였다.
그녀와 함께하 화려한 여름휴가의 밤은 잔잔한 밀물과 썰물의 이중주로 장식되고 있었다.
" 하얀 모래알이 펼쳐진 백사장은 낭만적이고 모래알이 펼쳐놓은 융단은 몸을 달구지요.
일단 제가 백사장 해드릴께요"
대답과 함께 그의 온몸은 부드러운 파도결처럼 펄떡거린다. 그 파도결에 그녀는 낮게 나는 갈매기 처럼 살을 스치며 아지랭이 피는 소리처럼 곱고 달콤한 신음을 향수처럼 흩어낸다.
" 파 도가 남실대는 바다 위에 몸을 맡기다 모래 위에 돌아와 누워 바닷 바람을 볼로 느낄 때 쯤이면
따끈따끈한 유년의 이야기가 흘러나오지요"
맘이 들뜬건지 몸이 격앙된건지 그녀의 몸부림이 차츰 차츰 거센 파도로 변해갔다.
한편 그는 그 파도를 온 몸으로 마셔 버리는 돌고래가 되고 있었다.
"카아.... 어떻게 이렇게 좋을수가 있는거야?"
그녀의 몸부림 보다 눈물이 먼저 흥건해 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물위로 소나기처럼 흥건해지는 용복의 땀방울로 둘은 서로 서로 물이 되고 물고기가 되어 갔다.
둘만의 은밀하고도 평화로운 새벽 기지개가 그렇게 끝나자 강희는 하늘색애 흰색 줄무뉘 촘촘한 핫팬티를 입으며
침대를 나선다.
"자기야 시원한 미역국 어때?"
의젖한 쇠고기를 챙기고 틈성한 무우를 숭숭 칼질해서 맑은 물에 커피를 타듯 그녀는 식탁을 준비했다.
자신의 손놀림으로 누구를 먹이고 살찌운다는 보람은 어쩌면 그녀의 원초적인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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